<앵커 멘트>
이혼하자는 아내를 심부름센터에 의뢰해 살해한 혐의로 남편이 붙잡혔습니다.
살해해 달라는 남편도, 여기에 응한 심부름센터도 모두 놀랍고 충격적입니다.
이 남편은 왜 아내와 사이가 나빠졌고, 살해할 생각까지 품게 됐을까요?
김기흥 기자, 처음엔 이 아내가 성공한 사업가여서 돈을 노리고 한 거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꼭 그렇게만 보기도 어렵다면서요?
<기자 멘트>
돈에 눈이 멀었던 걸까요?
아니면 사람이 미웠던 걸까요?
심부름센터 직원을 시켜 아내를 청부살해한 남편, 이 영화 같은 이야기에 경악한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처음 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이혼 절차를 밟고 있던 남편이 위자료도 챙기기도 월매출 2억 원을 올리는 아내의 회사 소유권까지 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 이유 때문인지 남편은 굳게 입을 다문 상태라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비정한 남편의 비열한 청부살해 사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양주의 한 야산.
지난 18일 이 곳에서 34살 박모 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박 씨를 살해하고 이곳에 시신을 유기한 이는 30살 원 모씨.
당시 상황을 재연합니다.
<녹취> 원 00 (피의자/음성변조) : “이불이에요. 덮은 게 아니라요, 이쪽에 비탈진 데에서 손 보이기에 이불을 던지니까 이쪽으로 가려지더라고요.”
원 씨에게 살해당한 박 씨는 지난달 실종신고가 된 상태.
그는 왜 박 씨를 살해한 걸까요?
박 씨가 자취를 감춘 건 지난 달 14일...
다음 날, 박 씨의 남편 정모 씨는 경찰에 아내가 연락이 안 된다며,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녹취> 채범석(경장/성동경찰서 주폭전담팀) : “(정 씨가) 평범하게 와서 집사람이 어제 밤에 나가서 아직까지 귀가를 안 하고 있다. 실종된 것 같다. 그렇게 신고가 되었죠.”
시종일관 차분하게 박 씨의 실종경위를 설명한 40살 정모 씨.
그런데 뭔가 수상했습니다.
연락이 안 되는 아내를 찾아달라고 하는 남편의 태도가 다른 사람들과 너무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아내가) 안 들어올 사람이 아닌데 안 들어왔잖아요. 그럼 사실 (남편이) 뒤집어져야 하잖아요. 아침까지 연락을 안 받았다는 자체가 이상한 거잖아요. 그것을 태연하게 얘기했다는 자체도 그렇고...”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박 씨에게 문자를 보내 본 경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락이 두절됐다는 박 씨가 그날 바로!
답장을 보내온 것!
지금 보이는 화면이 바로 경찰이 박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인데요,
박 씨는 경찰에게 피치못할 사정이 있다며, 정리되는대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녹취> 채범석(경장/성동경찰서 주폭전담팀) : “곧 들어갑니다. 그렇게 (문자) 보내고, 어머니한테 자기 잘 있으니깐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문자) 보내고요. (하지만) 피해자 (친정)측에서는 전혀 가출할 이유가 없다, 너무 수상하다 (했어요.)”
정말 남편에게 차마 말할 수 없는 일이라도 생겼던 걸까요...
문자 메시지로만 보면 박 씨는 단순히 가출을 한 걸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건을 마무리 하기엔 미심쩍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도 속을 뻔 했죠. 조금 이상하잖아요. 음성만 들려줘라 믿겠다 (했는데,) 음성은 안 (들려)주고, 문자만 (보냈어요.) 사업하는 사람인데 휴대전화를 꺼놓은 것도(이상했고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사업가인 박 씨가 가까운 지인이나 직원에게조차 일언반구 없이 자취를 감춘 것.
그런 상황에서도 경찰에게는 꼬박꼬박 문자메시지를 보낸 건 더욱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박 씨는 월매출 2억 원을 내는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재력가였습니다.
<녹취> 인근상인(음성변조) : “00동에서 최고였어요. 렌터카 쪽으로는. 00동에 렌터카 업체만 30군데 있거든요. 최고 월매출 지금 2억 원 나오는데...”
그리고 박 씨와 남편 정 씨는 가정불화 등 이유로 지난 5월부터 이혼 얘기가 나왔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
그리고 경찰의 수사망에 결정적인 단서가 포착됩니다.
<녹취> 채범석(경장/성동경찰서 주폭전담팀) : “피해자(박 씨) 카드를 이용해서 여자 옷 파는데서 옷도 사고 네일샵도 가서 사고 꾸준히 쓴 게 있더라고요. 그 일대를 전부 뒤졌죠.”
유독 CCTV가 없는 가게에서만 결제가 된 박 씨 카드.
경찰은 해당 가게 인근에 설치된 cctv에서 공통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한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30살 원 씨였는데요,
박 씨를 살해하고, 박 씨의 휴대전화와 카드를 이용해 한달 가까이 박 씨가 살아있는 척 연기를 해 온 원 씨.
알고 보니 원 씨는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업자였습니다.
<녹취> 원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그때는 죽이겠다는 생각보다도요, 그냥 착수금만 얻어먹고, 어차피 신고 안하니까 그렇게 통상적으로 진행하다 그만두면 되겠다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원 씨에게 청부살해를 의뢰한 이는 누굴까?
다름 아닌, 박 씨의 남편 정 씨였습니다.
아내 박 씨가 이혼을 요구한 지난 5월말부터 원 씨를 접촉해 박씨를 살해할 음모를 세웠습니다.
청부살해의 댓가는 1억9천 만 원.
원 씨도 선뜻 뿌리치기 힘든 제안이었습니다.
<녹취> 원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에 3천만 원 받고 연락 끊으려고 했는데, 계속 이런저런 핑계 대니까 (정 씨가) 돈 주셔가지고...”
그러나 그 후 넉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이 없자, 급기야 정씨가 직접 박 씨를 유인하기에 이릅니다.
원 씨를 렌터카 업자라며 둘을 직접 만나게 한 것.
그렇게 박 씨를 차에 태우게 된 원 씨.
그리고 원 씨는 서울 성동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박 씨를 살해했습니다.
<녹취> 원 씨 지인(피의자/음성변조) : “제가 (원 씨한테) 좀 많이 뭐라 하고, 그냥 돈 돌려주고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살해 후) 전화 와서는 사실은 내가 이렇게 됐다, 이렇게 됐는데 두렵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박 씨가 이혼을 조건으로 6억 원의 위자료를 약속하고, 이중 4억 원은 이미 정씨에게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 씨가 거액의 위자료를 받고도, 박 씨의 업체까지 노렸다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습니다.
정 씨가 하는 사업마다 실패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정 씨 지인들은 정씨가 남부럽지 않게 돈을 잘 번다며 이런 소문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정 씨 지인(음성변조) : “(정 씨가) 찌질한 남자로 나오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0000라고 논현동에서 제일 잘 나가는 주점을 하고 있고요. 노래방도 하고 있고 (업소) 세 개를 하고 있어요. (노래방 월수입이 천만 원 정도 되는데...)”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남편 정씨가 그런 일을 벌인 데에는 돈 말고,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정 씨 지인들의 말입니다.
<녹취> 정 씨 지인(음성변조) : “ (이혼하면) 모든 걸 뺏긴다는 생각과 양육권도 자기는 다 잃는다 그런 생각도 (한 것 같아요.)배신감... 그런 것도 있지 않았을까...”
이혼을 요구하는 재력가 아내를 청부살해한 비정한 남편.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 영화같은 사건은 알려진 대로 ‘돈’ 때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사건의 열쇠를 쥔 남편 정 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혼하자는 아내를 심부름센터에 의뢰해 살해한 혐의로 남편이 붙잡혔습니다.
살해해 달라는 남편도, 여기에 응한 심부름센터도 모두 놀랍고 충격적입니다.
이 남편은 왜 아내와 사이가 나빠졌고, 살해할 생각까지 품게 됐을까요?
김기흥 기자, 처음엔 이 아내가 성공한 사업가여서 돈을 노리고 한 거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꼭 그렇게만 보기도 어렵다면서요?
<기자 멘트>
돈에 눈이 멀었던 걸까요?
아니면 사람이 미웠던 걸까요?
심부름센터 직원을 시켜 아내를 청부살해한 남편, 이 영화 같은 이야기에 경악한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처음 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이혼 절차를 밟고 있던 남편이 위자료도 챙기기도 월매출 2억 원을 올리는 아내의 회사 소유권까지 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 이유 때문인지 남편은 굳게 입을 다문 상태라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비정한 남편의 비열한 청부살해 사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양주의 한 야산.
지난 18일 이 곳에서 34살 박모 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박 씨를 살해하고 이곳에 시신을 유기한 이는 30살 원 모씨.
당시 상황을 재연합니다.
<녹취> 원 00 (피의자/음성변조) : “이불이에요. 덮은 게 아니라요, 이쪽에 비탈진 데에서 손 보이기에 이불을 던지니까 이쪽으로 가려지더라고요.”
원 씨에게 살해당한 박 씨는 지난달 실종신고가 된 상태.
그는 왜 박 씨를 살해한 걸까요?
박 씨가 자취를 감춘 건 지난 달 14일...
다음 날, 박 씨의 남편 정모 씨는 경찰에 아내가 연락이 안 된다며,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녹취> 채범석(경장/성동경찰서 주폭전담팀) : “(정 씨가) 평범하게 와서 집사람이 어제 밤에 나가서 아직까지 귀가를 안 하고 있다. 실종된 것 같다. 그렇게 신고가 되었죠.”
시종일관 차분하게 박 씨의 실종경위를 설명한 40살 정모 씨.
그런데 뭔가 수상했습니다.
연락이 안 되는 아내를 찾아달라고 하는 남편의 태도가 다른 사람들과 너무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아내가) 안 들어올 사람이 아닌데 안 들어왔잖아요. 그럼 사실 (남편이) 뒤집어져야 하잖아요. 아침까지 연락을 안 받았다는 자체가 이상한 거잖아요. 그것을 태연하게 얘기했다는 자체도 그렇고...”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박 씨에게 문자를 보내 본 경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락이 두절됐다는 박 씨가 그날 바로!
답장을 보내온 것!
지금 보이는 화면이 바로 경찰이 박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인데요,
박 씨는 경찰에게 피치못할 사정이 있다며, 정리되는대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녹취> 채범석(경장/성동경찰서 주폭전담팀) : “곧 들어갑니다. 그렇게 (문자) 보내고, 어머니한테 자기 잘 있으니깐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문자) 보내고요. (하지만) 피해자 (친정)측에서는 전혀 가출할 이유가 없다, 너무 수상하다 (했어요.)”
정말 남편에게 차마 말할 수 없는 일이라도 생겼던 걸까요...
문자 메시지로만 보면 박 씨는 단순히 가출을 한 걸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건을 마무리 하기엔 미심쩍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도 속을 뻔 했죠. 조금 이상하잖아요. 음성만 들려줘라 믿겠다 (했는데,) 음성은 안 (들려)주고, 문자만 (보냈어요.) 사업하는 사람인데 휴대전화를 꺼놓은 것도(이상했고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사업가인 박 씨가 가까운 지인이나 직원에게조차 일언반구 없이 자취를 감춘 것.
그런 상황에서도 경찰에게는 꼬박꼬박 문자메시지를 보낸 건 더욱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박 씨는 월매출 2억 원을 내는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재력가였습니다.
<녹취> 인근상인(음성변조) : “00동에서 최고였어요. 렌터카 쪽으로는. 00동에 렌터카 업체만 30군데 있거든요. 최고 월매출 지금 2억 원 나오는데...”
그리고 박 씨와 남편 정 씨는 가정불화 등 이유로 지난 5월부터 이혼 얘기가 나왔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
그리고 경찰의 수사망에 결정적인 단서가 포착됩니다.
<녹취> 채범석(경장/성동경찰서 주폭전담팀) : “피해자(박 씨) 카드를 이용해서 여자 옷 파는데서 옷도 사고 네일샵도 가서 사고 꾸준히 쓴 게 있더라고요. 그 일대를 전부 뒤졌죠.”
유독 CCTV가 없는 가게에서만 결제가 된 박 씨 카드.
경찰은 해당 가게 인근에 설치된 cctv에서 공통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한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30살 원 씨였는데요,
박 씨를 살해하고, 박 씨의 휴대전화와 카드를 이용해 한달 가까이 박 씨가 살아있는 척 연기를 해 온 원 씨.
알고 보니 원 씨는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업자였습니다.
<녹취> 원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그때는 죽이겠다는 생각보다도요, 그냥 착수금만 얻어먹고, 어차피 신고 안하니까 그렇게 통상적으로 진행하다 그만두면 되겠다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원 씨에게 청부살해를 의뢰한 이는 누굴까?
다름 아닌, 박 씨의 남편 정 씨였습니다.
아내 박 씨가 이혼을 요구한 지난 5월말부터 원 씨를 접촉해 박씨를 살해할 음모를 세웠습니다.
청부살해의 댓가는 1억9천 만 원.
원 씨도 선뜻 뿌리치기 힘든 제안이었습니다.
<녹취> 원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에 3천만 원 받고 연락 끊으려고 했는데, 계속 이런저런 핑계 대니까 (정 씨가) 돈 주셔가지고...”
그러나 그 후 넉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이 없자, 급기야 정씨가 직접 박 씨를 유인하기에 이릅니다.
원 씨를 렌터카 업자라며 둘을 직접 만나게 한 것.
그렇게 박 씨를 차에 태우게 된 원 씨.
그리고 원 씨는 서울 성동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박 씨를 살해했습니다.
<녹취> 원 씨 지인(피의자/음성변조) : “제가 (원 씨한테) 좀 많이 뭐라 하고, 그냥 돈 돌려주고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살해 후) 전화 와서는 사실은 내가 이렇게 됐다, 이렇게 됐는데 두렵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박 씨가 이혼을 조건으로 6억 원의 위자료를 약속하고, 이중 4억 원은 이미 정씨에게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 씨가 거액의 위자료를 받고도, 박 씨의 업체까지 노렸다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습니다.
정 씨가 하는 사업마다 실패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정 씨 지인들은 정씨가 남부럽지 않게 돈을 잘 번다며 이런 소문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정 씨 지인(음성변조) : “(정 씨가) 찌질한 남자로 나오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0000라고 논현동에서 제일 잘 나가는 주점을 하고 있고요. 노래방도 하고 있고 (업소) 세 개를 하고 있어요. (노래방 월수입이 천만 원 정도 되는데...)”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남편 정씨가 그런 일을 벌인 데에는 돈 말고,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정 씨 지인들의 말입니다.
<녹취> 정 씨 지인(음성변조) : “ (이혼하면) 모든 걸 뺏긴다는 생각과 양육권도 자기는 다 잃는다 그런 생각도 (한 것 같아요.)배신감... 그런 것도 있지 않았을까...”
이혼을 요구하는 재력가 아내를 청부살해한 비정한 남편.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 영화같은 사건은 알려진 대로 ‘돈’ 때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사건의 열쇠를 쥔 남편 정 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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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이혼 요구했다고 아내 청부살해
-
- 입력 2012-10-24 09:20:45
<앵커 멘트>
이혼하자는 아내를 심부름센터에 의뢰해 살해한 혐의로 남편이 붙잡혔습니다.
살해해 달라는 남편도, 여기에 응한 심부름센터도 모두 놀랍고 충격적입니다.
이 남편은 왜 아내와 사이가 나빠졌고, 살해할 생각까지 품게 됐을까요?
김기흥 기자, 처음엔 이 아내가 성공한 사업가여서 돈을 노리고 한 거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꼭 그렇게만 보기도 어렵다면서요?
<기자 멘트>
돈에 눈이 멀었던 걸까요?
아니면 사람이 미웠던 걸까요?
심부름센터 직원을 시켜 아내를 청부살해한 남편, 이 영화 같은 이야기에 경악한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처음 이 사건이 알려진 직후 이혼 절차를 밟고 있던 남편이 위자료도 챙기기도 월매출 2억 원을 올리는 아내의 회사 소유권까지 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 이유 때문인지 남편은 굳게 입을 다문 상태라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비정한 남편의 비열한 청부살해 사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양주의 한 야산.
지난 18일 이 곳에서 34살 박모 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박 씨를 살해하고 이곳에 시신을 유기한 이는 30살 원 모씨.
당시 상황을 재연합니다.
<녹취> 원 00 (피의자/음성변조) : “이불이에요. 덮은 게 아니라요, 이쪽에 비탈진 데에서 손 보이기에 이불을 던지니까 이쪽으로 가려지더라고요.”
원 씨에게 살해당한 박 씨는 지난달 실종신고가 된 상태.
그는 왜 박 씨를 살해한 걸까요?
박 씨가 자취를 감춘 건 지난 달 14일...
다음 날, 박 씨의 남편 정모 씨는 경찰에 아내가 연락이 안 된다며,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녹취> 채범석(경장/성동경찰서 주폭전담팀) : “(정 씨가) 평범하게 와서 집사람이 어제 밤에 나가서 아직까지 귀가를 안 하고 있다. 실종된 것 같다. 그렇게 신고가 되었죠.”
시종일관 차분하게 박 씨의 실종경위를 설명한 40살 정모 씨.
그런데 뭔가 수상했습니다.
연락이 안 되는 아내를 찾아달라고 하는 남편의 태도가 다른 사람들과 너무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아내가) 안 들어올 사람이 아닌데 안 들어왔잖아요. 그럼 사실 (남편이) 뒤집어져야 하잖아요. 아침까지 연락을 안 받았다는 자체가 이상한 거잖아요. 그것을 태연하게 얘기했다는 자체도 그렇고...”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박 씨에게 문자를 보내 본 경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연락이 두절됐다는 박 씨가 그날 바로!
답장을 보내온 것!
지금 보이는 화면이 바로 경찰이 박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인데요,
박 씨는 경찰에게 피치못할 사정이 있다며, 정리되는대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녹취> 채범석(경장/성동경찰서 주폭전담팀) : “곧 들어갑니다. 그렇게 (문자) 보내고, 어머니한테 자기 잘 있으니깐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문자) 보내고요. (하지만) 피해자 (친정)측에서는 전혀 가출할 이유가 없다, 너무 수상하다 (했어요.)”
정말 남편에게 차마 말할 수 없는 일이라도 생겼던 걸까요...
문자 메시지로만 보면 박 씨는 단순히 가출을 한 걸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건을 마무리 하기엔 미심쩍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우리도 속을 뻔 했죠. 조금 이상하잖아요. 음성만 들려줘라 믿겠다 (했는데,) 음성은 안 (들려)주고, 문자만 (보냈어요.) 사업하는 사람인데 휴대전화를 꺼놓은 것도(이상했고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사업가인 박 씨가 가까운 지인이나 직원에게조차 일언반구 없이 자취를 감춘 것.
그런 상황에서도 경찰에게는 꼬박꼬박 문자메시지를 보낸 건 더욱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박 씨는 월매출 2억 원을 내는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재력가였습니다.
<녹취> 인근상인(음성변조) : “00동에서 최고였어요. 렌터카 쪽으로는. 00동에 렌터카 업체만 30군데 있거든요. 최고 월매출 지금 2억 원 나오는데...”
그리고 박 씨와 남편 정 씨는 가정불화 등 이유로 지난 5월부터 이혼 얘기가 나왔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
그리고 경찰의 수사망에 결정적인 단서가 포착됩니다.
<녹취> 채범석(경장/성동경찰서 주폭전담팀) : “피해자(박 씨) 카드를 이용해서 여자 옷 파는데서 옷도 사고 네일샵도 가서 사고 꾸준히 쓴 게 있더라고요. 그 일대를 전부 뒤졌죠.”
유독 CCTV가 없는 가게에서만 결제가 된 박 씨 카드.
경찰은 해당 가게 인근에 설치된 cctv에서 공통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한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30살 원 씨였는데요,
박 씨를 살해하고, 박 씨의 휴대전화와 카드를 이용해 한달 가까이 박 씨가 살아있는 척 연기를 해 온 원 씨.
알고 보니 원 씨는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업자였습니다.
<녹취> 원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그때는 죽이겠다는 생각보다도요, 그냥 착수금만 얻어먹고, 어차피 신고 안하니까 그렇게 통상적으로 진행하다 그만두면 되겠다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원 씨에게 청부살해를 의뢰한 이는 누굴까?
다름 아닌, 박 씨의 남편 정 씨였습니다.
아내 박 씨가 이혼을 요구한 지난 5월말부터 원 씨를 접촉해 박씨를 살해할 음모를 세웠습니다.
청부살해의 댓가는 1억9천 만 원.
원 씨도 선뜻 뿌리치기 힘든 제안이었습니다.
<녹취> 원00(피의자/음성변조) : “처음에 3천만 원 받고 연락 끊으려고 했는데, 계속 이런저런 핑계 대니까 (정 씨가) 돈 주셔가지고...”
그러나 그 후 넉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이 없자, 급기야 정씨가 직접 박 씨를 유인하기에 이릅니다.
원 씨를 렌터카 업자라며 둘을 직접 만나게 한 것.
그렇게 박 씨를 차에 태우게 된 원 씨.
그리고 원 씨는 서울 성동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박 씨를 살해했습니다.
<녹취> 원 씨 지인(피의자/음성변조) : “제가 (원 씨한테) 좀 많이 뭐라 하고, 그냥 돈 돌려주고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살해 후) 전화 와서는 사실은 내가 이렇게 됐다, 이렇게 됐는데 두렵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박 씨가 이혼을 조건으로 6억 원의 위자료를 약속하고, 이중 4억 원은 이미 정씨에게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 씨가 거액의 위자료를 받고도, 박 씨의 업체까지 노렸다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습니다.
정 씨가 하는 사업마다 실패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정 씨 지인들은 정씨가 남부럽지 않게 돈을 잘 번다며 이런 소문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정 씨 지인(음성변조) : “(정 씨가) 찌질한 남자로 나오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0000라고 논현동에서 제일 잘 나가는 주점을 하고 있고요. 노래방도 하고 있고 (업소) 세 개를 하고 있어요. (노래방 월수입이 천만 원 정도 되는데...)”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남편 정씨가 그런 일을 벌인 데에는 돈 말고,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정 씨 지인들의 말입니다.
<녹취> 정 씨 지인(음성변조) : “ (이혼하면) 모든 걸 뺏긴다는 생각과 양육권도 자기는 다 잃는다 그런 생각도 (한 것 같아요.)배신감... 그런 것도 있지 않았을까...”
이혼을 요구하는 재력가 아내를 청부살해한 비정한 남편.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이 영화같은 사건은 알려진 대로 ‘돈’ 때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사건의 열쇠를 쥔 남편 정 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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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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