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현직 검사가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

입력 2012.11.26 (09:01) 수정 2012.11.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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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뇌물 검사에 이어 성추문 검사가 우리 사회에 큰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제 막 검사 생활을 시작해 일을 배우는 중이던 검사가 피의자와 성 거래부터 시작했다는 게 참 기가 막힙니다.

또 성행위를 검사실에서 했다는 점도 저는 놀라웠고요.

파문의 당사자인 전 모 검사가 모텔에서 관계를 한 이후에는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의혹도 나온 상황입니다.

김기흥 기자, 일단 구속영장이 청구됐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수사가 진행되나요?

<기자 멘트>

검찰이 처음에는 감찰 차원에서 해당 검사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었습니다.

전 검사가 불기소나 선처를 대가로 해당 여성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는지.

또 무거운 처벌 등을 언급하며 위압감을 주진 않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는데요.

하지만 검찰은 그제 전 검사를 긴급체포했고 어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전 검사에 대해 돈을 받지 않았는데도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단순 절도 사건에서 현직 검사의 긴급체포로까지 이어진 기막힌 성추문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검찰이 성추문을 일으킨 로스쿨 출신 전 모 검사에 대해 어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전 검사가 긴급 체포된 지 하루 만입니다.

적용된 혐의는 뇌물수수.

검찰은 성관계를 향응으로 본 건데요.

그러면서 전 검사의 행위에 ‘대가성’은 있었지만 ‘강압성’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성 피의자 측 변호사는 전 검사의 행위를 전혀 다른 범죄로 규정했습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어떤 폭행이나 협박이나 이런 것이 있지는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항거할 수 없는 항거불능의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이 검거라는 직무사항,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다."

사건은 지난 10일 토요일 오후 2시 쯤 전 검사가 동부지검 형사2부 검사실에서 여성피의자를 조사하던 중 일어났습니다.

40대 여성 피의자는 서울 강동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17차례에 걸쳐 400만 원어치의 물건을 훔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는데요.

사무실에는 두 사람 뿐이었습니다.

검사가 합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450만 원은 너무 억울하다고 얘기하니까 그러면 한 400만 원으로 한번 얘기해봐라 이렇게 했다는 거예요. 50만 원 안 깎아주면 어떻게 하냐 했더니 그러면 나한테 전화해라. 그러면서 전화번호를 가르쳐줬고."

하지만 곧 피의자 여성에게 황당한 상황이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피해액은 전부 다 합의를 해야 한다. 이런 식의 강압적인 얘기를 했어요. 두려움 때문에 여성이 울음을 터뜨렸고, 그때 검사가 차를 권하면서 신체접촉이 이뤄지고 결국 성관계까지 이뤄지게 된 것이죠."

6시간에 걸친 조사 도중 유사성행위를 했고 사흘 뒤에는 서울 구의역에서 만나 검사의 차를 타고 서울 왕십리의 한 모텔로 이동해 성관계를 가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은 가해자 본인이 인정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후 여성 피의자는 한 성폭력 상담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았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진술했습니다.

<녹취> 상담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래도 자기가 불이익 받을 것 같아서 (검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런 뉘앙스예요.”

충격적인 사실은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전 검사가 자녀가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것입니다.

그는로스쿨 1기 출신으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지난 3월 검사로 임용됐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그가 로스쿨 출신인 것을 언급하며 검사임용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승철(변호사) : "로스쿨 같은 경우에는 불과 5~6일 정도 면접을 보고 곧바로 뽑으니까 사실은 인성이라는 측면이라든가 법률가로서의 어떤 책임감 소명의식에 대해서는 사실 평가하기 어렵다고 봐야죠."

한편, 피의자 여성은 전 검사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서명하고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피의자 여성 측에서는 증거자료를 제출하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검사실에서의 성행위 주장은 검사의 주장과 다른데?) 피해자한테 제가 들었을 때 검사실에서부터 최초 성관계를 했다고 들었어요. 검사한테 직접 확인해보니까 그렇지는 않다고 변명 했고요. (피해 여성은 저항 할 수 없었나?) 가해자 검사는 체구가 큰 사람입니다. 제가 보니까 180 가까이 되는 건장한 체격이더라고요. 그런데 이 피해자 여성은 155센티도 안 되는 작고 마른 사람이에요. (핸드폰 녹취가 있던데 피의자 쪽의 의도적인 접근은 아니었나?) 피해자 여성은 이 검사하고 말하고 할 때에 이 상황을 핸드폰으로 녹취했어요. 그것을 좀 녹음해오라고 제가 조언을 했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은 이뿐 아닙니다.

모텔에서의 성행위만 있었다고 주장하는 검사와 달리 여성 피의자 측은 모텔까지 가는 도중 차 안에서도 유사성행위를 했다고 밝힌 겁니다.

또한 전 검사가 성관계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정황까지 공개했습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검사의 휴대폰으로 통화한 게 2건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을 삭제하도록 요구했죠. 이 통화내역이 남편에게 알려지면 안 되니까 삭제를 하라. 그렇게 얘기했답니다."

이와 관련해 피의자 여성측은 총 160여분의 녹취파일과 속옷까지 제출했습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이 국민의 검찰제도의 존재 의의인 수사과정에서 국민의 인권보호가 지금 이 사건에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의 파문이 커지면서 석동현 동부지검장이 지난 23일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또한 검찰 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해 간부들의 회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서울남부지검 소속의 한 검사가 현직 검사로서는 처음 검찰 개혁을 요구하고 개혁안을 실명으로 제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민들도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반응인데요.

<녹취> 시민(음성변조) : "인성이나 아니면 어떤 도덕적인 면을 강조하는 교육. 그런 것을 주기적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되지 않을까."

<녹취> 시민(음성변조) : "피상적으로 하지만 아주 엄격한 처벌을 먼저 하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외부에서 감시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

피의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던 현직 검사가 수사의 대상이 되고 긴급 체포로 이어진 희대의 성추문사건.

전 검사에 대한 구속 여부는 오늘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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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현직 검사가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
    • 입력 2012-11-26 09:01:44
    • 수정2012-11-26 09: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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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뇌물 검사에 이어 성추문 검사가 우리 사회에 큰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제 막 검사 생활을 시작해 일을 배우는 중이던 검사가 피의자와 성 거래부터 시작했다는 게 참 기가 막힙니다. 또 성행위를 검사실에서 했다는 점도 저는 놀라웠고요. 파문의 당사자인 전 모 검사가 모텔에서 관계를 한 이후에는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의혹도 나온 상황입니다. 김기흥 기자, 일단 구속영장이 청구됐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수사가 진행되나요? <기자 멘트> 검찰이 처음에는 감찰 차원에서 해당 검사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었습니다. 전 검사가 불기소나 선처를 대가로 해당 여성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는지. 또 무거운 처벌 등을 언급하며 위압감을 주진 않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는데요. 하지만 검찰은 그제 전 검사를 긴급체포했고 어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전 검사에 대해 돈을 받지 않았는데도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단순 절도 사건에서 현직 검사의 긴급체포로까지 이어진 기막힌 성추문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검찰이 성추문을 일으킨 로스쿨 출신 전 모 검사에 대해 어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전 검사가 긴급 체포된 지 하루 만입니다. 적용된 혐의는 뇌물수수. 검찰은 성관계를 향응으로 본 건데요. 그러면서 전 검사의 행위에 ‘대가성’은 있었지만 ‘강압성’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성 피의자 측 변호사는 전 검사의 행위를 전혀 다른 범죄로 규정했습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어떤 폭행이나 협박이나 이런 것이 있지는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항거할 수 없는 항거불능의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이 검거라는 직무사항,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다." 사건은 지난 10일 토요일 오후 2시 쯤 전 검사가 동부지검 형사2부 검사실에서 여성피의자를 조사하던 중 일어났습니다. 40대 여성 피의자는 서울 강동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17차례에 걸쳐 400만 원어치의 물건을 훔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는데요. 사무실에는 두 사람 뿐이었습니다. 검사가 합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450만 원은 너무 억울하다고 얘기하니까 그러면 한 400만 원으로 한번 얘기해봐라 이렇게 했다는 거예요. 50만 원 안 깎아주면 어떻게 하냐 했더니 그러면 나한테 전화해라. 그러면서 전화번호를 가르쳐줬고." 하지만 곧 피의자 여성에게 황당한 상황이 이어졌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피해액은 전부 다 합의를 해야 한다. 이런 식의 강압적인 얘기를 했어요. 두려움 때문에 여성이 울음을 터뜨렸고, 그때 검사가 차를 권하면서 신체접촉이 이뤄지고 결국 성관계까지 이뤄지게 된 것이죠." 6시간에 걸친 조사 도중 유사성행위를 했고 사흘 뒤에는 서울 구의역에서 만나 검사의 차를 타고 서울 왕십리의 한 모텔로 이동해 성관계를 가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은 가해자 본인이 인정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후 여성 피의자는 한 성폭력 상담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았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진술했습니다. <녹취> 상담관계자(음성변조) : “아무래도 자기가 불이익 받을 것 같아서 (검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런 뉘앙스예요.” 충격적인 사실은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전 검사가 자녀가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것입니다. 그는로스쿨 1기 출신으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지난 3월 검사로 임용됐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그가 로스쿨 출신인 것을 언급하며 검사임용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승철(변호사) : "로스쿨 같은 경우에는 불과 5~6일 정도 면접을 보고 곧바로 뽑으니까 사실은 인성이라는 측면이라든가 법률가로서의 어떤 책임감 소명의식에 대해서는 사실 평가하기 어렵다고 봐야죠." 한편, 피의자 여성은 전 검사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합의서에 서명하고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피의자 여성 측에서는 증거자료를 제출하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검사실에서의 성행위 주장은 검사의 주장과 다른데?) 피해자한테 제가 들었을 때 검사실에서부터 최초 성관계를 했다고 들었어요. 검사한테 직접 확인해보니까 그렇지는 않다고 변명 했고요. (피해 여성은 저항 할 수 없었나?) 가해자 검사는 체구가 큰 사람입니다. 제가 보니까 180 가까이 되는 건장한 체격이더라고요. 그런데 이 피해자 여성은 155센티도 안 되는 작고 마른 사람이에요. (핸드폰 녹취가 있던데 피의자 쪽의 의도적인 접근은 아니었나?) 피해자 여성은 이 검사하고 말하고 할 때에 이 상황을 핸드폰으로 녹취했어요. 그것을 좀 녹음해오라고 제가 조언을 했습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것은 이뿐 아닙니다. 모텔에서의 성행위만 있었다고 주장하는 검사와 달리 여성 피의자 측은 모텔까지 가는 도중 차 안에서도 유사성행위를 했다고 밝힌 겁니다. 또한 전 검사가 성관계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정황까지 공개했습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검사의 휴대폰으로 통화한 게 2건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을 삭제하도록 요구했죠. 이 통화내역이 남편에게 알려지면 안 되니까 삭제를 하라. 그렇게 얘기했답니다." 이와 관련해 피의자 여성측은 총 160여분의 녹취파일과 속옷까지 제출했습니다. <인터뷰> 정철승(변호사) : "이 국민의 검찰제도의 존재 의의인 수사과정에서 국민의 인권보호가 지금 이 사건에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의 파문이 커지면서 석동현 동부지검장이 지난 23일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또한 검찰 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해 간부들의 회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서울남부지검 소속의 한 검사가 현직 검사로서는 처음 검찰 개혁을 요구하고 개혁안을 실명으로 제시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민들도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반응인데요. <녹취> 시민(음성변조) : "인성이나 아니면 어떤 도덕적인 면을 강조하는 교육. 그런 것을 주기적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되지 않을까." <녹취> 시민(음성변조) : "피상적으로 하지만 아주 엄격한 처벌을 먼저 하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외부에서 감시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 피의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던 현직 검사가 수사의 대상이 되고 긴급 체포로 이어진 희대의 성추문사건. 전 검사에 대한 구속 여부는 오늘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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