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중3 교실’ 수업 공백 심각…개선책은?

입력 2012.11.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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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능시험을 마친 고3학생들의 학사일정이 잘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 며칠 전에 전해드렸는데요.

중3 학생들도 마찬가집니다.

서울 한 중학교의 3학년 2학기 학사 일정입니다.

8월 말에 2학기가 시작됐고 한달 뒤에 중간고사, 10월말에 기말고사를 치렀습니다.

겨울방학까지는 두 달이 남습니다.

이 학교만이 아닌 전국 대부분의 중학교가 불과 두 달만에 3학년 2학기 진도를 다 나갔고 평가까지 마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수업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요?

중3 학생들은 지금 학교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먼저 노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오후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운동장을 서성입니다.

여기저기 걸터앉아 무료하게 시간을 보냅니다.

교실에서도 벌떡 일어나 장난을 치는가 하면, 복도나 교실 뒷편에서 수다를 떨기 바쁩니다.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 기말고사를 끝낸 중3 학생들의 요즘 학교생활입니다.

<녹취> "선생님이 영화 틀어주거나, 애들이랑 보드 게임을 하거나 그래요."

<녹취> "아예 안 나오는 애들도 있어요. 보통 노래방 가거나 놀이터 가거나..."

교과서는 물론 필기 도구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녹취> "그냥 옷 밖에 안 갖고 왔는데. 갈아입을 옷. (책은 없어요?) 네, 없는데요."

<녹취> "(학교 수업 교재예요?) 아니요. 이건 학원 거고 이건 가정 통신문..."

중3 학생들이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 건 학사 일정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11월 초에 수업 진도는 물론 기말고사도 모두 끝내 12월 말 겨울방학까지 약 두 달간 공백이 생긴 겁니다.

학교는 학교대로 학사관리와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이창희(대방중학교 교무부장) :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좀 해주려고 해도 첫째는 아이들이 안 듣고요. 두 번째는 또 선행 학습을 못 하게 했잖아요."

기형적인 학사 일정 탓에 학생들의 소중한 시간이 아깝게 허비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앵커 멘트>

이같은 일이 빚어지는 것은 중학교 학사 일정이 고교입시 전형 계획에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서 빨리 대안이 마련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어서 구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학교 3학년 기말고사가 끝나면, 교사들은 다시 바빠집니다.

특목고 등 고교 입시 원서 준비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창학(수명중 교사) : "지금 중3담임들은 원서작성에 진로상담때문에 굉장히 늦게까지 업무를 보기 때문에..."

고교 전형은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 특성화고 등 전기와, 일반고 등 후기로 나뉩니다.

그런데 2월 초까지 후기고 배정을 마치자면 전기고는 12월 중에 추가합격자까지 발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전기고의 원서접수는 11월에 해야하고, 여기에 3년 내신성적을 제출하다보니, 기말고사를 10월말부터 보는 겁니다.

<인터뷰> 최현석(교과부 학교선진화과) : "전후기는 교과부와 교육청이 협의해결정하고 전기후기내 일정은 교육청별로..."

일부 고교의 입시 때문에 전체 중학교 3학년의 교과진도가 빨리 끝나는 상황이 해마다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형 일정을 단축할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개편하거나, 기말을 제외한 성적만 입시에 반영하는 등의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손충모(전교조 대변인) : "전기전형을 후기전형과 통합해 고교입시일정 전체를 뒤로 미루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학교에서조차 입시가 중심이 되면서 공교육의 공백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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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중3 교실’ 수업 공백 심각…개선책은?
    • 입력 2012-11-26 2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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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능시험을 마친 고3학생들의 학사일정이 잘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 며칠 전에 전해드렸는데요. 중3 학생들도 마찬가집니다. 서울 한 중학교의 3학년 2학기 학사 일정입니다. 8월 말에 2학기가 시작됐고 한달 뒤에 중간고사, 10월말에 기말고사를 치렀습니다. 겨울방학까지는 두 달이 남습니다. 이 학교만이 아닌 전국 대부분의 중학교가 불과 두 달만에 3학년 2학기 진도를 다 나갔고 평가까지 마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 수업이 제대로 될 수 있을까요? 중3 학생들은 지금 학교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먼저 노윤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오후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운동장을 서성입니다. 여기저기 걸터앉아 무료하게 시간을 보냅니다. 교실에서도 벌떡 일어나 장난을 치는가 하면, 복도나 교실 뒷편에서 수다를 떨기 바쁩니다.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 기말고사를 끝낸 중3 학생들의 요즘 학교생활입니다. <녹취> "선생님이 영화 틀어주거나, 애들이랑 보드 게임을 하거나 그래요." <녹취> "아예 안 나오는 애들도 있어요. 보통 노래방 가거나 놀이터 가거나..." 교과서는 물론 필기 도구도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녹취> "그냥 옷 밖에 안 갖고 왔는데. 갈아입을 옷. (책은 없어요?) 네, 없는데요." <녹취> "(학교 수업 교재예요?) 아니요. 이건 학원 거고 이건 가정 통신문..." 중3 학생들이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 건 학사 일정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11월 초에 수업 진도는 물론 기말고사도 모두 끝내 12월 말 겨울방학까지 약 두 달간 공백이 생긴 겁니다. 학교는 학교대로 학사관리와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인터뷰> 이창희(대방중학교 교무부장) :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좀 해주려고 해도 첫째는 아이들이 안 듣고요. 두 번째는 또 선행 학습을 못 하게 했잖아요." 기형적인 학사 일정 탓에 학생들의 소중한 시간이 아깝게 허비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앵커 멘트> 이같은 일이 빚어지는 것은 중학교 학사 일정이 고교입시 전형 계획에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서 빨리 대안이 마련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어서 구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학교 3학년 기말고사가 끝나면, 교사들은 다시 바빠집니다. 특목고 등 고교 입시 원서 준비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창학(수명중 교사) : "지금 중3담임들은 원서작성에 진로상담때문에 굉장히 늦게까지 업무를 보기 때문에..." 고교 전형은 외국어고와 자율형사립고, 특성화고 등 전기와, 일반고 등 후기로 나뉩니다. 그런데 2월 초까지 후기고 배정을 마치자면 전기고는 12월 중에 추가합격자까지 발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전기고의 원서접수는 11월에 해야하고, 여기에 3년 내신성적을 제출하다보니, 기말고사를 10월말부터 보는 겁니다. <인터뷰> 최현석(교과부 학교선진화과) : "전후기는 교과부와 교육청이 협의해결정하고 전기후기내 일정은 교육청별로..." 일부 고교의 입시 때문에 전체 중학교 3학년의 교과진도가 빨리 끝나는 상황이 해마다 반복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형 일정을 단축할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개편하거나, 기말을 제외한 성적만 입시에 반영하는 등의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손충모(전교조 대변인) : "전기전형을 후기전형과 통합해 고교입시일정 전체를 뒤로 미루는 것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중학교에서조차 입시가 중심이 되면서 공교육의 공백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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