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내년부터 음폐수 해양투기 금지 비상

입력 2012.12.13 (21:28) 수정 2012.12.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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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해 바다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인데요, 이런 해양투기가 내년부터는 전면 금지됩니다.

이 때문에 지자체마다 비상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이고 또 버릴 곳도 확보해야 하는데요,

지금까지 가구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보통 천원에서 1500원 정도를 일률적으로 부담했지만, 내년부터는 버리는 양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가 실시됩니다.

이렇게 하면 우선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이 준다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줄이더라도 막대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곳을 확보하는 게 쉽진 않습니다.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발등의 불이 된 음식물 쓰레기 해결 방안을 집중 분석해 봅니다.

먼저,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과 처리 실태를 박 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정에서, 음식점에서, 대형 급식소에서, 음식물 쓰레기들이 쏟아집니다.

<인터뷰> 이재연(서울 거여동) : "구더기 생기고 그냥 씻지 않아서 너무 지저분해요. 사람들이 마구 그냥 버리니까 그걸 주체를 못해요."

서울에서만 하루 3300톤. 전국에서 만 3천 톤이 넘습니다.

수거된 음식물 쓰레기는 일단 각종 이물질을 골라낸 뒤, 고형물질과 폐수로 분리됩니다.

탈수와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 음식물 쓰레기의 10% 정도가 이렇게 사료로 만들어집니다.

문제는 80%를 넘게 차지하는 음식물 폐수의 처리입니다.

외국에 비해 우리 음폐수는 기름성분과 염분이 많아 재활용하기도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용구(서울 도봉구 음식물자원화팀장) : "음식물 속에 유분이 많이 섞여있는 국물 문화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음식물을 처리하는 과정이 좀 어렵고 복잡한 것이 사실."

골칫거리인 음폐수를 우리나라는 축산폐수와 함께 지난 1988년부터 바다에 버려왔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폐수를 바다에 버리는 유일의 국가입니다.

<기자 멘트>

바다에 버린 폐수,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요?

물속을 들여다보면 오물 입자들이 바닷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 걸 볼 수 있는데요, 결국은 어패류를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됩니다.

군산 서쪽과 포항 동쪽, 울산 남동쪽.

가깝게는 63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바다에 버려왔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1억 2천만 톤의 폐수가 버려졌습니다.

이 중 절반 정도가 음식물 폐수인데.

지난해, 하루에만 3천 톤이 넘는 음폐수가 버려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우리나라가 쓰레기의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런던협약에 가입하면서 당장 내년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됐습니다.

정부도 2007년부터 일찌감치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음폐수 처리 시설을 늘려 올해 말까지 해양배출을 모두 없앨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지켜지고 있을까요?

일단 서울시를 보죠.

하루 6백 톤 이상의 음폐수를 바다에 버렸는데요.

2백 톤은 공공처리시설에 넘기고 4백 톤은 민간위탁업체에서 처리해 문제가 없다고 자신합니다.

하지만, 정작 민간처리업체의 반응은 전혀 다릅니다.

<인터뷰> 음폐수 처리 민간 업자 : "비상구가 없습니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땅에 파묻던지 아니면 불법에서 야산에 가서 버리든지 그럴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바다에 갈 수 있는 길은 막혔고.."

이렇게 6년 동안 해양투기 금지에 대비했지만 대책은 아직도 미흡합니다.

결국 음식물 쓰레기의 절대량을 더 줄이고 또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우한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서 쓰레기통에 전자태그를 갖다댑니다.

<녹취> "배출하신 양은 450 그람입니다."

버릴 때마다 쓰레기 양이 측정돼 그 양만큼 요금이 부과됩니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입니다.

<인터뷰> 김광순(아파트 주민) : "말린다든지 물기를 제거한다든지 해서 버리면 양이 줄 거 아네요."

정부가 지자체 8곳에서 시범 실시해보니, 매일 세대당 700그램씩 배출되던 쓰레기가 30% 줄었습니다.

쓰레기양 줄이기 못지않게 중요한 게 에너지원으로 다시 쓰는 겁니다.

검은색 분말 형태의 음식물 쓰레기 부산물입니다.

보일러 연료로 쓸 경우, 석탄연료에 못지 않은 열을 방출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 가스 분출구에서 불이 계속 타오릅니다.

연료는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는 과정에 나온 메탄가습니다.

<인터뷰> 유상근(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 : "전기난이 심한데 전기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폐기물 환경오염도 줄이고 자원화를 할 수 있다는 1석 2조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비율은 전체 음식물 쓰레기의 3.6%에 불과합니다.

6년 동안 정부의 대책마련에도 불구하고 음식물 처리 시설은 여전히 부족해 쓰레기를 대폭 줄이는 전 국민적인 노력이 없다면 새해는 자칫 쓰레기 대란으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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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내년부터 음폐수 해양투기 금지 비상
    • 입력 2012-12-13 21:33:23
    • 수정2012-12-13 22: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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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해 바다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인데요, 이런 해양투기가 내년부터는 전면 금지됩니다. 이 때문에 지자체마다 비상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이고 또 버릴 곳도 확보해야 하는데요, 지금까지 가구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보통 천원에서 1500원 정도를 일률적으로 부담했지만, 내년부터는 버리는 양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가 실시됩니다. 이렇게 하면 우선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이 준다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줄이더라도 막대한 양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곳을 확보하는 게 쉽진 않습니다. 오늘 이슈 앤 뉴스에서는 발등의 불이 된 음식물 쓰레기 해결 방안을 집중 분석해 봅니다. 먼저, 음식물 쓰레기의 발생과 처리 실태를 박 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정에서, 음식점에서, 대형 급식소에서, 음식물 쓰레기들이 쏟아집니다. <인터뷰> 이재연(서울 거여동) : "구더기 생기고 그냥 씻지 않아서 너무 지저분해요. 사람들이 마구 그냥 버리니까 그걸 주체를 못해요." 서울에서만 하루 3300톤. 전국에서 만 3천 톤이 넘습니다. 수거된 음식물 쓰레기는 일단 각종 이물질을 골라낸 뒤, 고형물질과 폐수로 분리됩니다. 탈수와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 음식물 쓰레기의 10% 정도가 이렇게 사료로 만들어집니다. 문제는 80%를 넘게 차지하는 음식물 폐수의 처리입니다. 외국에 비해 우리 음폐수는 기름성분과 염분이 많아 재활용하기도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용구(서울 도봉구 음식물자원화팀장) : "음식물 속에 유분이 많이 섞여있는 국물 문화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음식물을 처리하는 과정이 좀 어렵고 복잡한 것이 사실." 골칫거리인 음폐수를 우리나라는 축산폐수와 함께 지난 1988년부터 바다에 버려왔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폐수를 바다에 버리는 유일의 국가입니다. <기자 멘트> 바다에 버린 폐수,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요? 물속을 들여다보면 오물 입자들이 바닷속으로 서서히 가라앉는 걸 볼 수 있는데요, 결국은 어패류를 거쳐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됩니다. 군산 서쪽과 포항 동쪽, 울산 남동쪽. 가깝게는 63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바다에 버려왔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1억 2천만 톤의 폐수가 버려졌습니다. 이 중 절반 정도가 음식물 폐수인데. 지난해, 하루에만 3천 톤이 넘는 음폐수가 버려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우리나라가 쓰레기의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런던협약에 가입하면서 당장 내년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됐습니다. 정부도 2007년부터 일찌감치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음폐수 처리 시설을 늘려 올해 말까지 해양배출을 모두 없앨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지켜지고 있을까요? 일단 서울시를 보죠. 하루 6백 톤 이상의 음폐수를 바다에 버렸는데요. 2백 톤은 공공처리시설에 넘기고 4백 톤은 민간위탁업체에서 처리해 문제가 없다고 자신합니다. 하지만, 정작 민간처리업체의 반응은 전혀 다릅니다. <인터뷰> 음폐수 처리 민간 업자 : "비상구가 없습니다.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땅에 파묻던지 아니면 불법에서 야산에 가서 버리든지 그럴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바다에 갈 수 있는 길은 막혔고.." 이렇게 6년 동안 해양투기 금지에 대비했지만 대책은 아직도 미흡합니다. 결국 음식물 쓰레기의 절대량을 더 줄이고 또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우한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서 쓰레기통에 전자태그를 갖다댑니다. <녹취> "배출하신 양은 450 그람입니다." 버릴 때마다 쓰레기 양이 측정돼 그 양만큼 요금이 부과됩니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입니다. <인터뷰> 김광순(아파트 주민) : "말린다든지 물기를 제거한다든지 해서 버리면 양이 줄 거 아네요." 정부가 지자체 8곳에서 시범 실시해보니, 매일 세대당 700그램씩 배출되던 쓰레기가 30% 줄었습니다. 쓰레기양 줄이기 못지않게 중요한 게 에너지원으로 다시 쓰는 겁니다. 검은색 분말 형태의 음식물 쓰레기 부산물입니다. 보일러 연료로 쓸 경우, 석탄연료에 못지 않은 열을 방출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 가스 분출구에서 불이 계속 타오릅니다. 연료는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는 과정에 나온 메탄가습니다. <인터뷰> 유상근(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 : "전기난이 심한데 전기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폐기물 환경오염도 줄이고 자원화를 할 수 있다는 1석 2조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비율은 전체 음식물 쓰레기의 3.6%에 불과합니다. 6년 동안 정부의 대책마련에도 불구하고 음식물 처리 시설은 여전히 부족해 쓰레기를 대폭 줄이는 전 국민적인 노력이 없다면 새해는 자칫 쓰레기 대란으로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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