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정원 못채우는 자율형 사립고, 왜?

입력 2012.12.13 (21:36) 수정 2012.12.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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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교에는 운영의 자율을, 학생에게는 선택의 자유를 주고 다양한 교육을 해보자는 목표로 출발한 자율형 사립고가 현재 전국에 49곳이 있습니다.

당초 목표는 백 개까지 늘리자는 거였지만 오히려 매년 그 숫자가 줄고 있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걸까요?

구영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자율형 사립고.

올해 신입생 280명을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20명에 그쳐 다시 일반고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너무나 소수고, 한 학급도 채 안되는 인원 가지고 정상적인 학교를 운영할 수 없지 않습니까?"

지난 2010년 자사고가 생겨난 이래 벌써 세 곳이 학생이 부족해 스스로 자사고를 포기했습니다.

어려운 건 이 학교들만이 아닙니다.

교과부는 전국적으로 2013학년도 자사고 정원을 630명 줄였는데도 열 두개 학교가 미달됐습니다.

<인터뷰> 자율형사립고 학생(음성변조) : "미달이 이렇게 많이 났는데 뭐하러 자율고라고, 명문으로 해서 나갈 필요가 뭐 있겠냐 일반고로 바꿔서..."

자사고가 미달 사태를 빚는 것은 우선, 정확한 수요 예측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경우 전체 자사고의 절반 이상이 (=25곳) 몰려있을 정도로 편중돼있습니다.

하지만 성적 상위 50% 이내로 지원 자격이 제한되고 특목고와 동시에 지원할 수 없어 대상이 한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수업료는 일반고의 3배 수준이지만 교육의 질도 그에 비례하는가에 대해서는 이견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승현(사교육걱정없는 세상) : "일반고와 비교할때 내용이나 질은 큰 차이가 없고 입시 경쟁력 차원에서 보면 내신관리에는 오히려 부담이 있는 거죠."

정부는 자사고의 정책적 방향은 유지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배동인(교과부 학교선진화과장) : "학생과 학부모의 고교선택권을 확대하고 학교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조는 그대로 끌고 갈 겁니다."

자율형 사립고와 관련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설립 목적에 맞게 관리 감독하자는 입장이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일반고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어서 관련 교육 정책의 변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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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정원 못채우는 자율형 사립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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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2-12-13 22: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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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교에는 운영의 자율을, 학생에게는 선택의 자유를 주고 다양한 교육을 해보자는 목표로 출발한 자율형 사립고가 현재 전국에 49곳이 있습니다. 당초 목표는 백 개까지 늘리자는 거였지만 오히려 매년 그 숫자가 줄고 있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걸까요? 구영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자율형 사립고. 올해 신입생 280명을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20명에 그쳐 다시 일반고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너무나 소수고, 한 학급도 채 안되는 인원 가지고 정상적인 학교를 운영할 수 없지 않습니까?" 지난 2010년 자사고가 생겨난 이래 벌써 세 곳이 학생이 부족해 스스로 자사고를 포기했습니다. 어려운 건 이 학교들만이 아닙니다. 교과부는 전국적으로 2013학년도 자사고 정원을 630명 줄였는데도 열 두개 학교가 미달됐습니다. <인터뷰> 자율형사립고 학생(음성변조) : "미달이 이렇게 많이 났는데 뭐하러 자율고라고, 명문으로 해서 나갈 필요가 뭐 있겠냐 일반고로 바꿔서..." 자사고가 미달 사태를 빚는 것은 우선, 정확한 수요 예측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경우 전체 자사고의 절반 이상이 (=25곳) 몰려있을 정도로 편중돼있습니다. 하지만 성적 상위 50% 이내로 지원 자격이 제한되고 특목고와 동시에 지원할 수 없어 대상이 한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수업료는 일반고의 3배 수준이지만 교육의 질도 그에 비례하는가에 대해서는 이견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승현(사교육걱정없는 세상) : "일반고와 비교할때 내용이나 질은 큰 차이가 없고 입시 경쟁력 차원에서 보면 내신관리에는 오히려 부담이 있는 거죠." 정부는 자사고의 정책적 방향은 유지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배동인(교과부 학교선진화과장) : "학생과 학부모의 고교선택권을 확대하고 학교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한다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조는 그대로 끌고 갈 겁니다." 자율형 사립고와 관련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설립 목적에 맞게 관리 감독하자는 입장이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일반고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어서 관련 교육 정책의 변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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