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땅 밑에 빈 굴이! 이어지는 지반 침하

입력 2012.12.17 (08:44) 수정 2012.12.1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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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충북 곳곳의 마을에서 난데없는 지반사고들이 잇따라 일어나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멀쩡하던 논이 푹 꺼지는가 하면 산비탈까지 무너지는 등 땅이 꺼지는 일이 생기는 건데요.

조빛나 기자, 수십년 동안 잘 살아온 땅이 갑자기 내려앉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멘트>

네, 일단 광산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광산을 개발하다 보면 땅속을 파 들어 가야 하는데 폐광이 됐다 해도 땅 밑에 생긴 빈 굴:이 지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화제포착 카메라가 최근 정밀조사가 시작된 충북지역 두 곳과 지난 2008년에 피해를 입은 지역을 직접 다녀왔는데요.

땅이 스펀지처럼 푹 꺼진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점점 커지는 그 구멍 만큼이나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었습니다.

<리포트>

멀쩡하던 논이 푹 꺼지더니 하루가 다르게 그 구덩이는 점점 커져 갑니다.

<녹취> 피해자(충청북도 청원군) : "옛날에도 여기 한 번 꺼졌어요. 그땐 자연재해라고 해서 그냥 묻어버렸다고요."

한 복지시설의 마당도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녹취> 박영식(마태오 수사/음성 꽃동네) : "깊이 34m 정도, 일순간에 쿵 하고 내려앉았어요."

이 마을에선 산이 무너져내리고 밭은 푹 꺼졌습니다.

<인터뷰> 설용목(충청북도 옥천군) : "한쪽에서는 산이 무너지고 한쪽에서는 밭에 구멍이 뻥 뚫리고. 황당한 것 아니에요?

곳곳의 땅이 꺼지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충북 옥천군의 한 마을입니다.

최근 지반침하에 대한 정밀 조사가 시작됐는데요.

농경지가 꺼지는 사고 탓입니다.

<인터뷰> 설용목(충청북도 옥천군) : "여기 감나무에서 이렇게 해서 여기가 내려앉은 자리예요. 여기다 뭘 했느냐면 완전히 파 내려가서 밑을 내려다보면 완전히 광산이에요."

밭 한가운데 박힌 큰 돌은 땅 밑에 뚫려있는 큰 구멍을 막고 있다는데요..

<인터뷰> 설용목(충청북도 옥천군) : "엄청나게 큰 돌이에요, 이게. 이걸 그때 우린 이런 걸 모르고 이 돌을 밭농사 짓는 데 지장 있다고 이 돌을 없애려고 삽으로 파다 보니 범위가 넓더라고. 이것만 열었다 하면 이 밑에는 광산이에요."

땅 밑이 뻥 뚫려 있어 밭이 내려 앉다니요.

더 큰 문제는 주변 산도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설용목(충청북도 옥천군) : "한쪽에서는 산이 무너지고 한쪽에서는 밭에 구멍이 뻥 뚫리고 황당한 것 아니에요?"

무너지고 있다는 산을 찾아가봤습니다.

이미 산의 흙은 산 아래 밭까지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동만(충청북도 옥천군) : "이 흙이 전부 다 저 산 흙이에요."

때문에 이 밭은 경작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원인이 뭘까요?

바로 폐광이었습니다.

이 산에서만 세 개가 발견된 이 구멍들, 바로 갱도의 입굽니다.

일제강점기, 광산지역이었던 겁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피해가 발생했지만 주민들은 원인을 몰라 답답해하던 터였다고요,..

<인터뷰> 김이제(충청북도 옥천군) : "일제강점기에 (광산이) 생겼는데 100년은 넘었대요. 처음에는 조그맣게 (광석만) 캐낼 만큼 뚫었는데 일을 하면 그 사람들이 관리해서 못 무너지게 하겠지만 일을 안 하고 방치하고 놔두니까 산이 무너진 거예요."

이렇게 알지도 못하는 사이 피해를 입은 곳은 또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사고가 난 현장을 찾았는데요.

한 복지시설의 마당이 순식간에 무너진 겁니다.

<인터뷰> 박영식 마태오 수사(충청북도 음성 꽃동네) : "그땐 폭이 약 5m 정도, 깊이 34m 정도였어요. 일순간에 쿵 하고 내려앉았어요."

<녹취> 2008년 KBS 뉴스 9 : "복지시설의 마당이 갑자기 무너져 내려 건물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3주 뒤 추가 붕괴로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뻥 뚫린 구멍 속으로 지하 암반층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입수된 도면을 조사한 결과 이 복지관을 비롯해 도로와 주택 밑으로 지하 갱도 20여개가 확인됐고 실제로 시추한 결과로도 땅속 곳곳에 빈 굴이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박영식 마태오 수사(충청북도 음성 꽃동네) : "내려가다가 암반이 나오고 이런 (공동 같은) 것이 나오는데 이렇게 표현이 되었다는 것은 지하로 몇 미터 내려가지 않아서 다 비었다고 보시면 돼요."

이같은 지반침하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난 9월 논 한 가운데가 폭삭 주저앉은 마을을 찾아가봤습니다.

<녹취> 마을주민(충청북도 청원군) : "볏논이 꺼지고. 아래로 광산을 파서. 그래서 지금 (벼를) 베지도 못하고 있잖아요."

주민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마을주민(충청북도 청원군) : "피해를 많이 봤죠. 논 한 마지기를 다 파먹었으니까."

이렇게 논 한가운데 뻥 뚫린 구덩이는 하루에 1미터씩 침하되고 있다는데요.

위험한 상황이니 벼도 베지 못한 상태.

한 해 농사를 포기했습니다.

피해자를 직접 만나 봤습니다.

<녹취> 나OO(충청북도 청원군) : "농사 못 지어요. 얼마나 깊은데요. 거기 가 봐요. 이 전봇대보다 더 깊어요. 사람이 거기 빠지면 나오지도 못해요."

사고 후 주민의 출입을 엄금하는 구덩이에는 야생동물들이 빠져 죽는 사고마저도 발생하고 있다는데요.

이 마을에서 이같은 지반침하사고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습니다.

<녹취> 신OO(충청북도 청원군) : "2007년도인가 그때는 저 위가 1차적으로 꺼졌는데 그때 함몰됐을 때는 자연재해라고 일단 임시방편으로 메우기만 한 상태였고 2010년에는 저수지 아래가 함몰되어서 물이 다 빠진 상태였고 2012년도에는 3차적으로 논이 함몰된 상태예요."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이 지역 지질층을 조사했더니 38미터 지하에 석회석 광산 갱도가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방치된 지하 갱도에 공동, 즉 빈 굴이 생기면서 땅을 지지할 힘이 부족해진 겁니다.

<인터뷰> 임영철 팀장(한국광해관리공단 충청지사) : "꼭 청원군에 집중된 것은 아니고요. 석회석 광산 하부에 갱도를 개발하다 보면 상부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단양이나 삼척 등 석회석 광산이 많은 곳은 다 똑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다만 청원은 석회석 벨트나 지층 구조와 지표와의 사이가 가까워서 이런 현상이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현재 충북 청원과 옥천에서는 정밀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또다시 땅이 꺼질 지 모르는 채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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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금 충북 곳곳의 마을에서 난데없는 지반사고들이 잇따라 일어나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멀쩡하던 논이 푹 꺼지는가 하면 산비탈까지 무너지는 등 땅이 꺼지는 일이 생기는 건데요. 조빛나 기자, 수십년 동안 잘 살아온 땅이 갑자기 내려앉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멘트> 네, 일단 광산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광산을 개발하다 보면 땅속을 파 들어 가야 하는데 폐광이 됐다 해도 땅 밑에 생긴 빈 굴:이 지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화제포착 카메라가 최근 정밀조사가 시작된 충북지역 두 곳과 지난 2008년에 피해를 입은 지역을 직접 다녀왔는데요. 땅이 스펀지처럼 푹 꺼진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점점 커지는 그 구멍 만큼이나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었습니다. <리포트> 멀쩡하던 논이 푹 꺼지더니 하루가 다르게 그 구덩이는 점점 커져 갑니다. <녹취> 피해자(충청북도 청원군) : "옛날에도 여기 한 번 꺼졌어요. 그땐 자연재해라고 해서 그냥 묻어버렸다고요." 한 복지시설의 마당도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녹취> 박영식(마태오 수사/음성 꽃동네) : "깊이 34m 정도, 일순간에 쿵 하고 내려앉았어요." 이 마을에선 산이 무너져내리고 밭은 푹 꺼졌습니다. <인터뷰> 설용목(충청북도 옥천군) : "한쪽에서는 산이 무너지고 한쪽에서는 밭에 구멍이 뻥 뚫리고. 황당한 것 아니에요? 곳곳의 땅이 꺼지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충북 옥천군의 한 마을입니다. 최근 지반침하에 대한 정밀 조사가 시작됐는데요. 농경지가 꺼지는 사고 탓입니다. <인터뷰> 설용목(충청북도 옥천군) : "여기 감나무에서 이렇게 해서 여기가 내려앉은 자리예요. 여기다 뭘 했느냐면 완전히 파 내려가서 밑을 내려다보면 완전히 광산이에요." 밭 한가운데 박힌 큰 돌은 땅 밑에 뚫려있는 큰 구멍을 막고 있다는데요.. <인터뷰> 설용목(충청북도 옥천군) : "엄청나게 큰 돌이에요, 이게. 이걸 그때 우린 이런 걸 모르고 이 돌을 밭농사 짓는 데 지장 있다고 이 돌을 없애려고 삽으로 파다 보니 범위가 넓더라고. 이것만 열었다 하면 이 밑에는 광산이에요." 땅 밑이 뻥 뚫려 있어 밭이 내려 앉다니요. 더 큰 문제는 주변 산도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설용목(충청북도 옥천군) : "한쪽에서는 산이 무너지고 한쪽에서는 밭에 구멍이 뻥 뚫리고 황당한 것 아니에요?" 무너지고 있다는 산을 찾아가봤습니다. 이미 산의 흙은 산 아래 밭까지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김동만(충청북도 옥천군) : "이 흙이 전부 다 저 산 흙이에요." 때문에 이 밭은 경작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원인이 뭘까요? 바로 폐광이었습니다. 이 산에서만 세 개가 발견된 이 구멍들, 바로 갱도의 입굽니다. 일제강점기, 광산지역이었던 겁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피해가 발생했지만 주민들은 원인을 몰라 답답해하던 터였다고요,.. <인터뷰> 김이제(충청북도 옥천군) : "일제강점기에 (광산이) 생겼는데 100년은 넘었대요. 처음에는 조그맣게 (광석만) 캐낼 만큼 뚫었는데 일을 하면 그 사람들이 관리해서 못 무너지게 하겠지만 일을 안 하고 방치하고 놔두니까 산이 무너진 거예요." 이렇게 알지도 못하는 사이 피해를 입은 곳은 또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사고가 난 현장을 찾았는데요. 한 복지시설의 마당이 순식간에 무너진 겁니다. <인터뷰> 박영식 마태오 수사(충청북도 음성 꽃동네) : "그땐 폭이 약 5m 정도, 깊이 34m 정도였어요. 일순간에 쿵 하고 내려앉았어요." <녹취> 2008년 KBS 뉴스 9 : "복지시설의 마당이 갑자기 무너져 내려 건물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3주 뒤 추가 붕괴로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뻥 뚫린 구멍 속으로 지하 암반층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입수된 도면을 조사한 결과 이 복지관을 비롯해 도로와 주택 밑으로 지하 갱도 20여개가 확인됐고 실제로 시추한 결과로도 땅속 곳곳에 빈 굴이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박영식 마태오 수사(충청북도 음성 꽃동네) : "내려가다가 암반이 나오고 이런 (공동 같은) 것이 나오는데 이렇게 표현이 되었다는 것은 지하로 몇 미터 내려가지 않아서 다 비었다고 보시면 돼요." 이같은 지반침하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난 9월 논 한 가운데가 폭삭 주저앉은 마을을 찾아가봤습니다. <녹취> 마을주민(충청북도 청원군) : "볏논이 꺼지고. 아래로 광산을 파서. 그래서 지금 (벼를) 베지도 못하고 있잖아요." 주민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녹취> 마을주민(충청북도 청원군) : "피해를 많이 봤죠. 논 한 마지기를 다 파먹었으니까." 이렇게 논 한가운데 뻥 뚫린 구덩이는 하루에 1미터씩 침하되고 있다는데요. 위험한 상황이니 벼도 베지 못한 상태. 한 해 농사를 포기했습니다. 피해자를 직접 만나 봤습니다. <녹취> 나OO(충청북도 청원군) : "농사 못 지어요. 얼마나 깊은데요. 거기 가 봐요. 이 전봇대보다 더 깊어요. 사람이 거기 빠지면 나오지도 못해요." 사고 후 주민의 출입을 엄금하는 구덩이에는 야생동물들이 빠져 죽는 사고마저도 발생하고 있다는데요. 이 마을에서 이같은 지반침하사고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습니다. <녹취> 신OO(충청북도 청원군) : "2007년도인가 그때는 저 위가 1차적으로 꺼졌는데 그때 함몰됐을 때는 자연재해라고 일단 임시방편으로 메우기만 한 상태였고 2010년에는 저수지 아래가 함몰되어서 물이 다 빠진 상태였고 2012년도에는 3차적으로 논이 함몰된 상태예요."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이 지역 지질층을 조사했더니 38미터 지하에 석회석 광산 갱도가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방치된 지하 갱도에 공동, 즉 빈 굴이 생기면서 땅을 지지할 힘이 부족해진 겁니다. <인터뷰> 임영철 팀장(한국광해관리공단 충청지사) : "꼭 청원군에 집중된 것은 아니고요. 석회석 광산 하부에 갱도를 개발하다 보면 상부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단양이나 삼척 등 석회석 광산이 많은 곳은 다 똑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다만 청원은 석회석 벨트나 지층 구조와 지표와의 사이가 가까워서 이런 현상이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현재 충북 청원과 옥천에서는 정밀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또다시 땅이 꺼질 지 모르는 채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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