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농촌도 양극화 심화…해법은?

입력 2012.12.24 (21:27) 수정 2012.12.2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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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1년에 6백만 원도 못 번다"

<녹취> "생딸기 1억, 딸기잼 2억 정도 번다"

<앵커 멘트>

이처럼 농촌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

지난해 소득 하위 20% 농민들의 연평균 소득은 609만 원인 반면 소득 상위 20%는 7천4백60만 원으로 격차가 12배를 넘어섰습니다.

따라서 농촌사회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소득 증대 대책이 절실한데요. 먼저 농촌 지역의 소득 양극화 실태를 정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77살인 엄익선 씨는 작은 비닐 하우스에서 콩과 토마토, 고추 농사를 짓습니다.

한 해 수입은 6백만 원 안팎.

수입이 전혀 없는 농한기에는 기초노령연금 7만5천 원에 의지해 살아갑니다.

<인터뷰> 엄익선(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 "(생활비가)모자라요. 나가서 일 좀 해서 (모은 돈) 그런 걸 아껴서 씁니다."

반면 딸기 재배농 곽해석씨는 웬만한 변호사나 의사가 부럽지 않습니다.

학교 운동장 보다 넓은 시설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잼 제조 공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한 해 3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해석(경북 고령시) : "쌍림면 작황이 아마 제일 좋은 게 아니겠나, 제가 여태까지 재배한 것 중에서..."

이처럼 같은 농가 사이에서도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농촌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최근 들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소득 하위 20% 농가의 연소득은 지난 2007년 763만 원에서 지난해 609만 원으로 150만 원 이상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상위 20% 농가는 7천5백85만 원에서 7천4백62만 원으로 소득이 거의 줄지 않아 격차가 12.1배로 벌어졌습니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도시의 빈부 격차는 6배 수준을 유지한 반면 농촌의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져 사상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득 양극화의 원인을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유독 농촌에서 양극화가 심각한 것은 무엇보다 급속한 고령화 때문입니다.

농어촌 인구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년 사이에 14%에서 27%로 두 배 정도 높아졌습니다.

젊은 자녀들이 농촌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남는 1~2인 가구가 늘어난 탓입니다.

통계를 봐도 1~2인 가구 수 비중이 43%에서 64%로 20%포인트가 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고령화가 농사 규모의 차이를 불러 오고 결국 양극화로 이어진다는 건데요.

실제로 경작면적이 5000제곱미터도 안 되는 영세 농가는 지난 95년에서 2010년 사이에 전체의 29%에서 41%로 늘었습니다.

반면에 같은 기간 3만 제곱미터 넘게 농사를 짓는 농가 역시 4.8%에서 8.3%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 지원이 경쟁력있는 대규모 농가 육성으로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5천에서 2만 제곱미터 정도의 농지를 소유한 중산층 농가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결국 규모의 경제에서 밀린 중산층 농가의 몰락에 급속한 고령화가 현재의 농촌 양극화를 불러온 셈입니다.

그렇다면 영세농들에 대한 지원과 자활 대책은 없는 것일까요?

허솔지 기자가 농촌 양극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방안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예순의 나이에도 시금치 재배로 1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정의만씨,

비결은 노동력은 적게 들지만 단가가 높아 소득 증대 효과가 큰 고소득 작물 재뱁니다.

<인터뷰> 시금치 농가 : "작은 규모에서도 높은 소득을 올릴수 있는 것을 택해야죠. 농촌이 지금 전부 고령화되어 있는데 규모만 크게 하면 현실과 안맞죠"

농어촌 공동체 회사를 통한 소득증대도 양극화의 대안입니다.

강화도에 있는 이 두부 공장은 직원의 1/3이 60대 이상의 농업인들입니다.

수입이 없는 농한기에도 안정적 일자리가 보장돼 소득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순이(61세) : "집에 있으면 시간도 안가는데 이렇게 나와서 사람들하고 어울리기도 하고 돈도 벌고"

이같은 농어촌 공동체 회사는 전국에 440여 곳, 지난 한 해 모두 5천 7백 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2,900명 정도의 신규 고용 효과를 거뒀습니다.

<인터뷰> 농어촌공동체회사 대표 : "기업이 생기고 활동을 통해서 소득이 생기면 농가로 환원되는 차원에서 일자리 임금형태로 환원"

농지연금과 직불금 등 현재의 적자보전 중심의 정책도 자립농 육성을 위한 지원책으로 변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령 친화형 작물 보급과 협동조합을 통한 소규모 농가의 판로 확대 등 소득 증대의 선순환 구조 정착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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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2-12-24 22: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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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1년에 6백만 원도 못 번다"

<녹취> "생딸기 1억, 딸기잼 2억 정도 번다"

<앵커 멘트>

이처럼 농촌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

지난해 소득 하위 20% 농민들의 연평균 소득은 609만 원인 반면 소득 상위 20%는 7천4백60만 원으로 격차가 12배를 넘어섰습니다.

따라서 농촌사회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소득 증대 대책이 절실한데요. 먼저 농촌 지역의 소득 양극화 실태를 정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77살인 엄익선 씨는 작은 비닐 하우스에서 콩과 토마토, 고추 농사를 짓습니다.

한 해 수입은 6백만 원 안팎.

수입이 전혀 없는 농한기에는 기초노령연금 7만5천 원에 의지해 살아갑니다.

<인터뷰> 엄익선(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 "(생활비가)모자라요. 나가서 일 좀 해서 (모은 돈) 그런 걸 아껴서 씁니다."

반면 딸기 재배농 곽해석씨는 웬만한 변호사나 의사가 부럽지 않습니다.

학교 운동장 보다 넓은 시설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잼 제조 공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한 해 3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해석(경북 고령시) : "쌍림면 작황이 아마 제일 좋은 게 아니겠나, 제가 여태까지 재배한 것 중에서..."

이처럼 같은 농가 사이에서도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농촌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최근 들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소득 하위 20% 농가의 연소득은 지난 2007년 763만 원에서 지난해 609만 원으로 150만 원 이상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상위 20% 농가는 7천5백85만 원에서 7천4백62만 원으로 소득이 거의 줄지 않아 격차가 12.1배로 벌어졌습니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도시의 빈부 격차는 6배 수준을 유지한 반면 농촌의 소득 격차는 더욱 벌어져 사상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득 양극화의 원인을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유독 농촌에서 양극화가 심각한 것은 무엇보다 급속한 고령화 때문입니다.

농어촌 인구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년 사이에 14%에서 27%로 두 배 정도 높아졌습니다.

젊은 자녀들이 농촌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남는 1~2인 가구가 늘어난 탓입니다.

통계를 봐도 1~2인 가구 수 비중이 43%에서 64%로 20%포인트가 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고령화가 농사 규모의 차이를 불러 오고 결국 양극화로 이어진다는 건데요.

실제로 경작면적이 5000제곱미터도 안 되는 영세 농가는 지난 95년에서 2010년 사이에 전체의 29%에서 41%로 늘었습니다.

반면에 같은 기간 3만 제곱미터 넘게 농사를 짓는 농가 역시 4.8%에서 8.3%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 지원이 경쟁력있는 대규모 농가 육성으로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5천에서 2만 제곱미터 정도의 농지를 소유한 중산층 농가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결국 규모의 경제에서 밀린 중산층 농가의 몰락에 급속한 고령화가 현재의 농촌 양극화를 불러온 셈입니다.

그렇다면 영세농들에 대한 지원과 자활 대책은 없는 것일까요?

허솔지 기자가 농촌 양극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방안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예순의 나이에도 시금치 재배로 1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정의만씨,

비결은 노동력은 적게 들지만 단가가 높아 소득 증대 효과가 큰 고소득 작물 재뱁니다.

<인터뷰> 시금치 농가 : "작은 규모에서도 높은 소득을 올릴수 있는 것을 택해야죠. 농촌이 지금 전부 고령화되어 있는데 규모만 크게 하면 현실과 안맞죠"

농어촌 공동체 회사를 통한 소득증대도 양극화의 대안입니다.

강화도에 있는 이 두부 공장은 직원의 1/3이 60대 이상의 농업인들입니다.

수입이 없는 농한기에도 안정적 일자리가 보장돼 소득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순이(61세) : "집에 있으면 시간도 안가는데 이렇게 나와서 사람들하고 어울리기도 하고 돈도 벌고"

이같은 농어촌 공동체 회사는 전국에 440여 곳, 지난 한 해 모두 5천 7백 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2,900명 정도의 신규 고용 효과를 거뒀습니다.

<인터뷰> 농어촌공동체회사 대표 : "기업이 생기고 활동을 통해서 소득이 생기면 농가로 환원되는 차원에서 일자리 임금형태로 환원"

농지연금과 직불금 등 현재의 적자보전 중심의 정책도 자립농 육성을 위한 지원책으로 변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령 친화형 작물 보급과 협동조합을 통한 소규모 농가의 판로 확대 등 소득 증대의 선순환 구조 정착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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