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정착촌’ 갈등 계속…중동 평화 해법은?

입력 2012.12.25 (21:24) 수정 2012.12.25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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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입니다.

이스라엘과의 휴전으로 총성이 멎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있는 베들레헴에는 성탄절을 맞아 관광객들과 성지 순례객들의 발길이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 공존을 위한 해법은 올해도 풀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긴장 속에 맞는 성탄분위기, 먼저 현지에서 박상용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높은 장벽으로 둘러싸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임시 행정수도.

주요 길목 마다 총을 든 군인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주민들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적개심을 감추지 않습니다.

<인터뷰> 팔레스타인 주민 : "이스라엘은 빼앗아가기만 하고 우리에게 주는 건 아무 것도 없어요..."

휴전한 지 한 달. 중심가 아라파트 광장에는 성탄 트리가 세워졌습니다.

이곳에서도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상점들은 세일에 들어갔고, 거리엔 차들로 붐빕니다.

그러나 이 평화가 언제까지 갈 지 불안한기만 합니다.

지난 11월 un에서 팔레스타인을 사실상 국가로 인정한뒤 부터 중동 평화는 오히려 멀어졌다는 시각입니다.

<인터뷰> 샤름스(팔레스타인 학생) : "(유엔 옵저버 회원국 가입 이후) 이스라엘의 압력은 더 강해질 거에요."

장벽 너머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도 팔레스타인은 믿기 어려운 대상입니다.

<인터뷰> 임마누엘(이스라엘 시민) : "이렇게 몇 년마다 전쟁을 치르는 게 이어지면서 평화를 찾는 건 기대하기 어려워요..."

가자 접경에선 한 달만에 또 다시 총성이 들렸습니다.

<인터뷰> 시몬 베니타(히부르 대학 교수) : "팔레스타인이 하마스와 파타로 나눠져있어 협상 파트너를 찾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평화라는 산타의 선물은 언제쯤 이들에게 찾아올까, 빛바랜 산타 인형 만큼이나 힘겨워보입니다.

<앵커 멘트>

최근 들어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이 추진하고 있는 '유대인 정착촌'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왜 정착촌을 만들려고 하는지, 팔레스타인은 왜 강하게 반대하는지, 이재석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0미터 높이의 이 견고한 콘크리트 담장.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곳곳에 쳐놓은 이른바 '분리 장벽'입니다.

한쪽엔 이스라엘 사람들이 살고 반대쪽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삽니다.

대대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아온 곳이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건국을 선포하고 막강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이렇게 영토를 점점 늘려왔습니다.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에는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까지 점령합니다.

이스라엘은 이들 지역에 5백km의 분리 장벽을 곳곳에 설치해놓고 유대인들만 따로 섬처럼 살게 했습니다.

이걸 '유대인 정착촌'이라고 하는데 추가로 짓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팔레스타인을 인정한 유엔 조치에 대한 맞대응입니다.

'서안지구'에만 벌써 백 20여 개 정착촌이 있는데 여기에 정착촌이 더 들어서면 서안지구는 결과적으로 남북으로 갈라지는 꼴이 됩니다.

서안지구를 영토로 삼아야 하는 팔레스타인 입장에선 국가 건설을 방해하려는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심지어 이스라엘과 가장 밀접한 미국도 이스라엘의 조치를 비판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여기에 내년엔 이스라엘 총선까지 예정돼 있어서 해법은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으로의 정세를 전망해봤습니다.

김영인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스라엘 총선은 내년 1월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지난 10월 극우파 정당과 합당했습니다.

최근엔 국제사회 반대에도 'E1'이라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의 중도와 좌파 진영은 지리멸렬 상태, 이 때문에, 우익 행보엔 거침이 없고 최근엔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이란 핵 문제를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까지 밝혔습니다.

팔레스타인의 경우, 가자지구의 강경파 하마스와 서안지구의 온건파 파타당이 서로 화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교전과 UN의 국가 지위 인정 등 일련의 사건 이후 나타난 변화입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지난 14일 서안 지구에서 하마스 창립 25주년 기념 행사를 허가해줬습니다.

<녹취> 이스마일 하니야(하마스 총리)

2007년 갈라섰던 두 정파가 강하게 결속할 경우 이스라엘도 맞설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팔레스타인이 국가 지위를 지렛대 삼아 이스라엘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내년에도 긴장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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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2-25 21:24:32
    • 수정2012-12-25 22: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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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입니다.

이스라엘과의 휴전으로 총성이 멎은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 있는 베들레헴에는 성탄절을 맞아 관광객들과 성지 순례객들의 발길이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 공존을 위한 해법은 올해도 풀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긴장 속에 맞는 성탄분위기, 먼저 현지에서 박상용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높은 장벽으로 둘러싸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임시 행정수도.

주요 길목 마다 총을 든 군인들이 지키고 있습니다.

주민들 역시 이스라엘에 대한 적개심을 감추지 않습니다.

<인터뷰> 팔레스타인 주민 : "이스라엘은 빼앗아가기만 하고 우리에게 주는 건 아무 것도 없어요..."

휴전한 지 한 달. 중심가 아라파트 광장에는 성탄 트리가 세워졌습니다.

이곳에서도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상점들은 세일에 들어갔고, 거리엔 차들로 붐빕니다.

그러나 이 평화가 언제까지 갈 지 불안한기만 합니다.

지난 11월 un에서 팔레스타인을 사실상 국가로 인정한뒤 부터 중동 평화는 오히려 멀어졌다는 시각입니다.

<인터뷰> 샤름스(팔레스타인 학생) : "(유엔 옵저버 회원국 가입 이후) 이스라엘의 압력은 더 강해질 거에요."

장벽 너머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도 팔레스타인은 믿기 어려운 대상입니다.

<인터뷰> 임마누엘(이스라엘 시민) : "이렇게 몇 년마다 전쟁을 치르는 게 이어지면서 평화를 찾는 건 기대하기 어려워요..."

가자 접경에선 한 달만에 또 다시 총성이 들렸습니다.

<인터뷰> 시몬 베니타(히부르 대학 교수) : "팔레스타인이 하마스와 파타로 나눠져있어 협상 파트너를 찾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평화라는 산타의 선물은 언제쯤 이들에게 찾아올까, 빛바랜 산타 인형 만큼이나 힘겨워보입니다.

<앵커 멘트>

최근 들어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이 추진하고 있는 '유대인 정착촌'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왜 정착촌을 만들려고 하는지, 팔레스타인은 왜 강하게 반대하는지, 이재석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10미터 높이의 이 견고한 콘크리트 담장.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곳곳에 쳐놓은 이른바 '분리 장벽'입니다.

한쪽엔 이스라엘 사람들이 살고 반대쪽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삽니다.

대대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아온 곳이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건국을 선포하고 막강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이렇게 영토를 점점 늘려왔습니다.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에는 '서안지구'와 '가자지구'까지 점령합니다.

이스라엘은 이들 지역에 5백km의 분리 장벽을 곳곳에 설치해놓고 유대인들만 따로 섬처럼 살게 했습니다.

이걸 '유대인 정착촌'이라고 하는데 추가로 짓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팔레스타인을 인정한 유엔 조치에 대한 맞대응입니다.

'서안지구'에만 벌써 백 20여 개 정착촌이 있는데 여기에 정착촌이 더 들어서면 서안지구는 결과적으로 남북으로 갈라지는 꼴이 됩니다.

서안지구를 영토로 삼아야 하는 팔레스타인 입장에선 국가 건설을 방해하려는 조치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심지어 이스라엘과 가장 밀접한 미국도 이스라엘의 조치를 비판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여기에 내년엔 이스라엘 총선까지 예정돼 있어서 해법은 결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으로의 정세를 전망해봤습니다.

김영인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스라엘 총선은 내년 1월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지난 10월 극우파 정당과 합당했습니다.

최근엔 국제사회 반대에도 'E1'이라는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의 중도와 좌파 진영은 지리멸렬 상태, 이 때문에, 우익 행보엔 거침이 없고 최근엔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이란 핵 문제를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까지 밝혔습니다.

팔레스타인의 경우, 가자지구의 강경파 하마스와 서안지구의 온건파 파타당이 서로 화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교전과 UN의 국가 지위 인정 등 일련의 사건 이후 나타난 변화입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지난 14일 서안 지구에서 하마스 창립 25주년 기념 행사를 허가해줬습니다.

<녹취> 이스마일 하니야(하마스 총리)

2007년 갈라섰던 두 정파가 강하게 결속할 경우 이스라엘도 맞설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팔레스타인이 국가 지위를 지렛대 삼아 이스라엘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내년에도 긴장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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