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미군 이전 부지 활용 논란…해법은?

입력 2012.12.27 (21:26) 수정 2012.12.2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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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미군 기지 반환 촉구 시위(11/7) : "국가안보 책임진 동두천을 보상하라! 보상하라! 보상하라!"

<앵커 멘트>

동두천에서 벌어진 주민 시윕니다.

미군 기지 반환이 지연되면서 지역 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겁니다.

전국에 있는 반환 대상 주한미군 기지는 80곳, 이 가운데 동두천에 있는 기지 4곳을 비롯해 모두 32개 기지가 아직 반환되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슈앤뉴스>에서는 지지부진한 미군 기지 이전 실태와 해외 성공사례를 살펴봅니다.

먼저, 반환 예정 지역인 동두천을 은준수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미군 캠프 케이시 정문 앞에 위치한 동두천 외국인 관광특구.

평일 대낮이지만 지나가는 미군 몇 명이 눈에 뜨일 뿐입니다.

가게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고 그나마 문을 연 곳도 손님은 드뭅니다.

<인터뷰> 이옥순(상인) : "지금은 미군이 없어서 장사가 안 되니까... 뭐 다들 세도 안 나가잖아. 가게 세도..."

1950년대 이후 동두천에 위치했던 미군 기지는 모두 6곳, 면적은 4천만 제곱미터에 달해 시 전체의 42.5%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8년 전 이전 계획이 확정되고 주둔 미군 규모가 줄어들면서 지역 경제도 침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기지 이전이 2016년으로 10년 늦춰지면서 동두천시는 반환 부지 개발을 위한 계획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수조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국유지인 미군 부지의 매입 자금이 부담입니다.

<인터뷰> 임상오(동두천 미군 기지 반환 촉구 시의회 비대위원장) : "동두천 미군기지를 매각할 때 특별 회계를 만들어달라. 매각 대금의 30%를 놓고, 귀속시켜달라. 그것도 정부는 안 했다 이거지."

주민들은 반환되는 주한미군 기지 활용 방안과 함께 지역 경제 회생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문제는 이런 상황에 처한 지역이 동두천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기지 이전이 결정되고도 미뤄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기본적인 개발 청사진을 그리는 일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김용덕 기자가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전국에 있는 반환 대상 미군 기지의 면적은 178제곱킬로미터에 달합니다.

여의도 면적의 21배입니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경기 북부 지역에 몰려있는데요.

공원 건설이 예정된 서울 용산 기지를 빼면, 민간 개발이 예정된 반환 기지중 절반 가까운 35 제곱 킬로미터는 오는 2016년으로 반환이 미뤄졌습니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이유는 주한 미군 기지들이 옮겨갈 평택 기지 건설이 지연되면서 이전 계획도 함께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특히 경기 북부의 경우 활용이 예정된 미군 기지 21곳 가운데 2/3가 개발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반환이 완료된 곳도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파주시는 이미 반환된 미군 기지 터에 대학 캠퍼스와 연구 복합단지를 유치하려다가 대부분 무산됐는데요.

국방부가 제시한 땅값과 대학이 원한 가격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국방부는 주한 미군 기지 이전에 들어가는 8조 9천억 원가량의 예산을 반환되는 미군기지 터를 매각해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따라서 막대한 매입 비용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해당 자치단체들과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지역 경제는 계속 가라앉고 반환 시기는 다가오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미군 반환 부지가 어떤 과정을 거쳐 활용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자와 호수, 그리고 숲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겨울 정취가 느껴집니다.

도쿄 서쪽 다치가와 시에 위치한 국립 쇼와 기념공원.

1977년 반환된 미군 비행장 터로 개발은 30년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지역에 부족한 녹지공간을 만들고 주변 상업 시설과도 연계돼 도쿄 서부권 쇼핑 중심지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 사와다 다이스케(쇼와기념공원 관리소 과장) : "다치가와시의 중심 시가지로부터 서서히 자연을 항해 들어갈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미군 기지에서 오키나와의 새로운 주거, 상업, 문화 중심지로 떠오른 '나하 신도심'.

나하시는 국가기관인 도시재생기구와 개발을 추진해 국가가 개발 비용의 90%를 부담했습니다.

<인터뷰> 타케노우치 이사오(오키나와도시재생기구 소장) : "전체적인 토지량을 바탕으로 장소를 정해서 각종 시설을 유치했습니다. 조금씩 부지가 반환될 때마다 개발했다면 이렇게 이상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40년간 미 해군과 공군 기지로 쓰이다 1992년 반환된 필리핀 수빅과 클락 지역.

수빅 지역 한가운데 직선으로 곧게 뻗어있는 이 도로는 과거 미군기지 도로로 사용됐던 길입니다. 이런 도로 뿐아니라 군 숙소, PX 등 기지 시설들을 그대로 활용해 개발된 것이 이곳의 특징입니다.

교통요지라는 입지 조건도 적극 활용해 경제 자유구역으로 변신했습니다.

<인터뷰> 제임스 고든(올롱가포시장) : "우리는 페덱스를 공항에 유치할 수도 있었습니다. 또 이곳에는 항구도 있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도 받을 수 있습니다."

수빅만 관리청과 클락 개발공사라는 독립적인 기구도 반환 미군기지의 성공적인 개발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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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미군 이전 부지 활용 논란…해법은?
    • 입력 2012-12-27 21:27:51
    • 수정2012-12-27 21:59:45
    뉴스 9
<녹취> 미군 기지 반환 촉구 시위(11/7) : "국가안보 책임진 동두천을 보상하라! 보상하라! 보상하라!"

<앵커 멘트>

동두천에서 벌어진 주민 시윕니다.

미군 기지 반환이 지연되면서 지역 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겁니다.

전국에 있는 반환 대상 주한미군 기지는 80곳, 이 가운데 동두천에 있는 기지 4곳을 비롯해 모두 32개 기지가 아직 반환되지 않았습니다.

오늘 <이슈앤뉴스>에서는 지지부진한 미군 기지 이전 실태와 해외 성공사례를 살펴봅니다.

먼저, 반환 예정 지역인 동두천을 은준수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미군 캠프 케이시 정문 앞에 위치한 동두천 외국인 관광특구.

평일 대낮이지만 지나가는 미군 몇 명이 눈에 뜨일 뿐입니다.

가게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고 그나마 문을 연 곳도 손님은 드뭅니다.

<인터뷰> 이옥순(상인) : "지금은 미군이 없어서 장사가 안 되니까... 뭐 다들 세도 안 나가잖아. 가게 세도..."

1950년대 이후 동두천에 위치했던 미군 기지는 모두 6곳, 면적은 4천만 제곱미터에 달해 시 전체의 42.5%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8년 전 이전 계획이 확정되고 주둔 미군 규모가 줄어들면서 지역 경제도 침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기지 이전이 2016년으로 10년 늦춰지면서 동두천시는 반환 부지 개발을 위한 계획도 아직 확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수조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국유지인 미군 부지의 매입 자금이 부담입니다.

<인터뷰> 임상오(동두천 미군 기지 반환 촉구 시의회 비대위원장) : "동두천 미군기지를 매각할 때 특별 회계를 만들어달라. 매각 대금의 30%를 놓고, 귀속시켜달라. 그것도 정부는 안 했다 이거지."

주민들은 반환되는 주한미군 기지 활용 방안과 함께 지역 경제 회생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문제는 이런 상황에 처한 지역이 동두천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기지 이전이 결정되고도 미뤄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기본적인 개발 청사진을 그리는 일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김용덕 기자가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기자 멘트>

전국에 있는 반환 대상 미군 기지의 면적은 178제곱킬로미터에 달합니다.

여의도 면적의 21배입니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경기 북부 지역에 몰려있는데요.

공원 건설이 예정된 서울 용산 기지를 빼면, 민간 개발이 예정된 반환 기지중 절반 가까운 35 제곱 킬로미터는 오는 2016년으로 반환이 미뤄졌습니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이유는 주한 미군 기지들이 옮겨갈 평택 기지 건설이 지연되면서 이전 계획도 함께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특히 경기 북부의 경우 활용이 예정된 미군 기지 21곳 가운데 2/3가 개발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반환이 완료된 곳도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파주시는 이미 반환된 미군 기지 터에 대학 캠퍼스와 연구 복합단지를 유치하려다가 대부분 무산됐는데요.

국방부가 제시한 땅값과 대학이 원한 가격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국방부는 주한 미군 기지 이전에 들어가는 8조 9천억 원가량의 예산을 반환되는 미군기지 터를 매각해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따라서 막대한 매입 비용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해당 자치단체들과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지역 경제는 계속 가라앉고 반환 시기는 다가오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미군 반환 부지가 어떤 과정을 거쳐 활용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자와 호수, 그리고 숲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겨울 정취가 느껴집니다.

도쿄 서쪽 다치가와 시에 위치한 국립 쇼와 기념공원.

1977년 반환된 미군 비행장 터로 개발은 30년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지역에 부족한 녹지공간을 만들고 주변 상업 시설과도 연계돼 도쿄 서부권 쇼핑 중심지로 떠올랐습니다.

<인터뷰> 사와다 다이스케(쇼와기념공원 관리소 과장) : "다치가와시의 중심 시가지로부터 서서히 자연을 항해 들어갈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미군 기지에서 오키나와의 새로운 주거, 상업, 문화 중심지로 떠오른 '나하 신도심'.

나하시는 국가기관인 도시재생기구와 개발을 추진해 국가가 개발 비용의 90%를 부담했습니다.

<인터뷰> 타케노우치 이사오(오키나와도시재생기구 소장) : "전체적인 토지량을 바탕으로 장소를 정해서 각종 시설을 유치했습니다. 조금씩 부지가 반환될 때마다 개발했다면 이렇게 이상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40년간 미 해군과 공군 기지로 쓰이다 1992년 반환된 필리핀 수빅과 클락 지역.

수빅 지역 한가운데 직선으로 곧게 뻗어있는 이 도로는 과거 미군기지 도로로 사용됐던 길입니다. 이런 도로 뿐아니라 군 숙소, PX 등 기지 시설들을 그대로 활용해 개발된 것이 이곳의 특징입니다.

교통요지라는 입지 조건도 적극 활용해 경제 자유구역으로 변신했습니다.

<인터뷰> 제임스 고든(올롱가포시장) : "우리는 페덱스를 공항에 유치할 수도 있었습니다. 또 이곳에는 항구도 있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도 받을 수 있습니다."

수빅만 관리청과 클락 개발공사라는 독립적인 기구도 반환 미군기지의 성공적인 개발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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