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공연시장은 ‘뮤지컬 전성시대’…과제는?

입력 2012.12.28 (21:25) 수정 2012.12.2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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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뮤지컬은 10여 년 전만 해도 배고픈 예술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20%가 넘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서 지금은 한해 관객 5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제는 공연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정도가 됐는데요. 아직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군요.

우리 뮤지컬의 힘과 가능성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스트리아 황태자의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 뮤지컬.

공연이 끝난 후 곳곳에서 기념촬영이 이어집니다.

<녹취>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술자리 대신 이른바 '문화 송년회'를 한 사람들, 이제 공연장에선 익숙해진 모습입니다.

이 뮤지컬의 경우 전체 관객의 25% 정도가 이런 단체 손님일 정돕니다.

<인터뷰> 문형준(서울 약수동) : "공연 관람이 마땅치 않았지만 막상 와 보니 라이브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해 가족과 함께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볼거리와 재미,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친근함에 뮤지컬은 이제 대중화 시대를 맞았습니다.

상반기 흥행작인 '위키드'와 '엘리자벳' 등은 천석 넘는 공연장이 비좁을 정도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등 올해 우리 뮤지컬은 2500억 원 규모의 산업으로 탄탄이 자리잡았습니다.

전망은 더욱 밝습니다.

<인터뷰> 원종원(뮤지컬 평론가) : "아직 굉장히 가능성을 많이 갖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고 성장세만 본다면 단연 문화산업으로 부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자금력과 기획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속속 뮤지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점도 시장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입니다.

<기자 멘트>

뮤지컬이 인기 장르로 성장하면서 이렇게 뮤지컬 전용 극장도 등장했습니다.

좋은 공연을 안정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외적 기반이 튼실해지고 있는 건데요.

우리 뮤지컬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11년 전 첫선을 보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우리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촉발시켰습니다.

그리고 올 연말, 다시 관객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달 초 막을 올렸는데, 벌써 올해 흥행 순위 3위에 올랐습니다.

오페라의 유령보다 관객이 많았던 두 편을 포함해 흥행 10위 안에 든 뮤지컬은 모두 외국 작품입니다.

창작 뮤지컬은 한 편도 없는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시아준수와 규현, 성민,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모두 아이돌 가수이자, 각광받는 뮤지컬 배우란 점입니다.

연기력과 함께 엄청난 관객 동원력을 갖춘 이들은 분명 뮤지컬 시장이 자라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부작용도 낳았습니다.

부족한 작품성을 이들의 유명세로 메워 관객을 모으려 하는 일부 제작사의 행태는 뮤지컬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뮤지컬이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뮤지컬의 원조였던 영국 웨스트엔드를 밀어내고 세계 뮤지컬의 중심이 된 미국 브로드웨이를 통해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뉴욕에서 임장원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요즘 선두를 달리는 작품은 순수 창작극인 '더 북 오브 몰몬'입니다.

<인터뷰> 뉴럴(관객) : "입석표를 구하려고 오전 8시 반에 와서 3시간 반 동안 줄을 섰어요."

종교와 인종 문제를 다룬 이 풍자극에는 유명한 배우도 화려한 무대 장치도 없습니다.

대신, 연습만 3년을 했을 정도로 완성도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여기에, 워크숍 전용극장 등 단계별 창작 지원 시스템이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녹취> 세이콘 셍글로(뮤지컬 배우) : "매우 오랜 기간 동안 대본 읽기와 워크숍을 하면서 땀방울을 쏟아온 작품을 소개하러 왔어요."

주머니가 얇은 관객들을 위한 방안도 끊임없이 모색합니다.

그날 그날의 남는 표를 저렴하게 파는 이런 할인 매표소를 공동으로 설치하고, 관광 비수기에는 한 장 가격에 두 장을 주는 '브로드웨이위크'를 운영합니다.

<인터뷰> 샬롯 마틴(브로드웨이제작자연합 사무국장) : "우리는 '브로드웨이'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합니다."

창작을 뒷받침하는 시스템과 관객층을 넓혀나가는 마케팅.

한국 뮤지컬 산업에 던지는 브로드웨이의 조언입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임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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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12-28 21:26:30
    • 수정2012-12-28 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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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뮤지컬은 10여 년 전만 해도 배고픈 예술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20%가 넘는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서 지금은 한해 관객 5백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제는 공연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정도가 됐는데요. 아직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군요.

우리 뮤지컬의 힘과 가능성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스트리아 황태자의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린 뮤지컬.

공연이 끝난 후 곳곳에서 기념촬영이 이어집니다.

<녹취>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술자리 대신 이른바 '문화 송년회'를 한 사람들, 이제 공연장에선 익숙해진 모습입니다.

이 뮤지컬의 경우 전체 관객의 25% 정도가 이런 단체 손님일 정돕니다.

<인터뷰> 문형준(서울 약수동) : "공연 관람이 마땅치 않았지만 막상 와 보니 라이브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해 가족과 함께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볼거리와 재미,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친근함에 뮤지컬은 이제 대중화 시대를 맞았습니다.

상반기 흥행작인 '위키드'와 '엘리자벳' 등은 천석 넘는 공연장이 비좁을 정도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등 올해 우리 뮤지컬은 2500억 원 규모의 산업으로 탄탄이 자리잡았습니다.

전망은 더욱 밝습니다.

<인터뷰> 원종원(뮤지컬 평론가) : "아직 굉장히 가능성을 많이 갖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고 성장세만 본다면 단연 문화산업으로 부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자금력과 기획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속속 뮤지컬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점도 시장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입니다.

<기자 멘트>

뮤지컬이 인기 장르로 성장하면서 이렇게 뮤지컬 전용 극장도 등장했습니다.

좋은 공연을 안정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외적 기반이 튼실해지고 있는 건데요.

우리 뮤지컬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내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11년 전 첫선을 보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우리 뮤지컬 시장의 성장을 촉발시켰습니다.

그리고 올 연말, 다시 관객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달 초 막을 올렸는데, 벌써 올해 흥행 순위 3위에 올랐습니다.

오페라의 유령보다 관객이 많았던 두 편을 포함해 흥행 10위 안에 든 뮤지컬은 모두 외국 작품입니다.

창작 뮤지컬은 한 편도 없는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시아준수와 규현, 성민,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모두 아이돌 가수이자, 각광받는 뮤지컬 배우란 점입니다.

연기력과 함께 엄청난 관객 동원력을 갖춘 이들은 분명 뮤지컬 시장이 자라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부작용도 낳았습니다.

부족한 작품성을 이들의 유명세로 메워 관객을 모으려 하는 일부 제작사의 행태는 뮤지컬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뮤지컬이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뮤지컬의 원조였던 영국 웨스트엔드를 밀어내고 세계 뮤지컬의 중심이 된 미국 브로드웨이를 통해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뉴욕에서 임장원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요즘 선두를 달리는 작품은 순수 창작극인 '더 북 오브 몰몬'입니다.

<인터뷰> 뉴럴(관객) : "입석표를 구하려고 오전 8시 반에 와서 3시간 반 동안 줄을 섰어요."

종교와 인종 문제를 다룬 이 풍자극에는 유명한 배우도 화려한 무대 장치도 없습니다.

대신, 연습만 3년을 했을 정도로 완성도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여기에, 워크숍 전용극장 등 단계별 창작 지원 시스템이 경쟁력의 원천입니다.

<녹취> 세이콘 셍글로(뮤지컬 배우) : "매우 오랜 기간 동안 대본 읽기와 워크숍을 하면서 땀방울을 쏟아온 작품을 소개하러 왔어요."

주머니가 얇은 관객들을 위한 방안도 끊임없이 모색합니다.

그날 그날의 남는 표를 저렴하게 파는 이런 할인 매표소를 공동으로 설치하고, 관광 비수기에는 한 장 가격에 두 장을 주는 '브로드웨이위크'를 운영합니다.

<인터뷰> 샬롯 마틴(브로드웨이제작자연합 사무국장) : "우리는 '브로드웨이'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합니다."

창작을 뒷받침하는 시스템과 관객층을 넓혀나가는 마케팅.

한국 뮤지컬 산업에 던지는 브로드웨이의 조언입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임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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