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2013 세계 경제 전망

입력 2013.01.01 (21:44) 수정 2013.01.0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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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녹취> 숀 조엘(노숙자/미국 뉴욕시) : "사람들이 그냥 노숙자 쉼터에 앉아있어요. 당장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쉼터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어요."

<녹취> 안젤리키 파투루(그리스 고교교사/노동조합) : "이 나라에는 더 이상 안정적인 것이 없습니다. 아무 때나 해고될 수 있어요."

지난해 미국에서는 살 곳을 잃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대공황 이후 최대로 늘었고 유럽에서는 정부의 재정 긴축에 맞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2010년 이후 세계 경제는 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면서 지난해에도 힘든 한 해를 보냈는데요.

올해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변수가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세계 경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먼저 짚어보겠습니다.

뉴욕에서 임장원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인들의 씀씀이가 지난 연말 쇼핑 시즌에 일시 위축됐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게 아니라 이른바, '재정 절벽'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시저(뉴욕 시민) "재정 절벽이 현실화되면 세금이 늘어나니까, 소비를 줄여야 할 거예요."

다행히 밤새 '재정 절벽' 협상이 극적 타결됐습니다.

소비심리에 청신홉니다.

실물 경기의 핵심인 고용도 살아나고 있고, 주택시장엔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올 한 해 미국 경제의 앞길이 그리 어둡지 않은 이유입니다.

<녹취> 벤버냉키(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 "재정 문제를 창의적이고 협조적으로 풀어내면 미국 경제는 매우 좋은 한 해를 맞게 될 것입니다."

재정 긴축이 시작되면서 올해 성장률 자체는 지난해와 비슷한 2%대 초중반에 머물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렇지만, 재정의 빈 자리를 민간부문이 메우면서 성장의 질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제는 정부의 돈 풀기 대신 기력을 다소 회복한 가계와 기업 주도로 미국 경제가 돌아갈 거라는 얘깁니다.

다만, 경제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여 천문학적인 국가 부채와 전례없는 양적 완화의 부작용 우려는 잠재돼 있습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 경제규모인 유로존으로 가보겠습니다.

불안 요인이 가장 많은 지역인데요.

최근 그리스 신용등급이 6단계나 오르면서 투기 등급에서 벗어난 것은 일단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로존 경제는 후퇴가 예상되는데요.

유로존 내 1~2위 경제 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 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올해에는 0.5%에도 못 미치는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나마 사정이 낫습니다.

시진핑 시대 개막으로 성장률이 8%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위안화 강세와 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제조업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일본은 새 정부가 무제한 양적 완화까지 내세우며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히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과 환율 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경제를 날씨로 전망해 보자면 미국과 중국은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유로존은 먹구름, 일본은 구름 많음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수출이 중요한 우리 경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올해 환율이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세계 경제가 다소 회복되더라도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출 성형기를 만드는 이 업체는 지난 해 경기 침체 속에서도 매출을 20%나 늘렸습니다.

선진국 대신 신흥국 쪽으로 수출을 확대한 덕입니다.

<인터뷰> 신형관(수출기업 상무) : "아무래도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는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해서 영업활동에 집중했고..."

다행히 올해는 선진국 여건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4% 이상 수출 성장이 기대됩니다.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 휴대전화 등의 전망이 밝습니다.

문제는 환율입니다.

일본까지 가세한 이른바, 환율전쟁으로 원화값이 또 오를 추세여서 수출에 위협적입니다.

<인터뷰> 변양규(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특히 한계기업이라고 부르는 일부 채산성이 낮은 기업의 수출은 상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출이 나아져도 서민들 살림살이가 나아지길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겁니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성장률에 미치지 못할거란 관측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천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에 집값은 내리고 전세값은 올라 올해도 소비여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 사정을 보면 기업 신규채용뿐 아니라, 자영업 진출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김인옥(자영업자) : "옆에 다 먹는 가게가 생겨버린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뭐 나눠먹다보니까 이게 너무너무 힘들어요."

세계경제가 더 나빠지지만 않으면 우리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서민들이 체감할 정도까지 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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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01-02 07: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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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숀 조엘(노숙자/미국 뉴욕시) : "사람들이 그냥 노숙자 쉼터에 앉아있어요. 당장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쉼터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어요."

<녹취> 안젤리키 파투루(그리스 고교교사/노동조합) : "이 나라에는 더 이상 안정적인 것이 없습니다. 아무 때나 해고될 수 있어요."

지난해 미국에서는 살 곳을 잃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대공황 이후 최대로 늘었고 유럽에서는 정부의 재정 긴축에 맞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2010년 이후 세계 경제는 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면서 지난해에도 힘든 한 해를 보냈는데요.

올해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변수가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세계 경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먼저 짚어보겠습니다.

뉴욕에서 임장원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미국인들의 씀씀이가 지난 연말 쇼핑 시즌에 일시 위축됐습니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게 아니라 이른바, '재정 절벽'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시저(뉴욕 시민) "재정 절벽이 현실화되면 세금이 늘어나니까, 소비를 줄여야 할 거예요."

다행히 밤새 '재정 절벽' 협상이 극적 타결됐습니다.

소비심리에 청신홉니다.

실물 경기의 핵심인 고용도 살아나고 있고, 주택시장엔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올 한 해 미국 경제의 앞길이 그리 어둡지 않은 이유입니다.

<녹취> 벤버냉키(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 "재정 문제를 창의적이고 협조적으로 풀어내면 미국 경제는 매우 좋은 한 해를 맞게 될 것입니다."

재정 긴축이 시작되면서 올해 성장률 자체는 지난해와 비슷한 2%대 초중반에 머물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렇지만, 재정의 빈 자리를 민간부문이 메우면서 성장의 질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제는 정부의 돈 풀기 대신 기력을 다소 회복한 가계와 기업 주도로 미국 경제가 돌아갈 거라는 얘깁니다.

다만, 경제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여 천문학적인 국가 부채와 전례없는 양적 완화의 부작용 우려는 잠재돼 있습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 경제규모인 유로존으로 가보겠습니다.

불안 요인이 가장 많은 지역인데요.

최근 그리스 신용등급이 6단계나 오르면서 투기 등급에서 벗어난 것은 일단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로존 경제는 후퇴가 예상되는데요.

유로존 내 1~2위 경제 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 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올해에는 0.5%에도 못 미치는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나마 사정이 낫습니다.

시진핑 시대 개막으로 성장률이 8%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위안화 강세와 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제조업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일본은 새 정부가 무제한 양적 완화까지 내세우며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밝히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과 환율 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경제를 날씨로 전망해 보자면 미국과 중국은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유로존은 먹구름, 일본은 구름 많음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수출이 중요한 우리 경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올해 환율이라는 또 다른 복병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세계 경제가 다소 회복되더라도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출 성형기를 만드는 이 업체는 지난 해 경기 침체 속에서도 매출을 20%나 늘렸습니다.

선진국 대신 신흥국 쪽으로 수출을 확대한 덕입니다.

<인터뷰> 신형관(수출기업 상무) : "아무래도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는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해서 영업활동에 집중했고..."

다행히 올해는 선진국 여건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4% 이상 수출 성장이 기대됩니다.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 휴대전화 등의 전망이 밝습니다.

문제는 환율입니다.

일본까지 가세한 이른바, 환율전쟁으로 원화값이 또 오를 추세여서 수출에 위협적입니다.

<인터뷰> 변양규(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특히 한계기업이라고 부르는 일부 채산성이 낮은 기업의 수출은 상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수출이 나아져도 서민들 살림살이가 나아지길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겁니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성장률에 미치지 못할거란 관측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천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에 집값은 내리고 전세값은 올라 올해도 소비여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 사정을 보면 기업 신규채용뿐 아니라, 자영업 진출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터뷰> 김인옥(자영업자) : "옆에 다 먹는 가게가 생겨버린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뭐 나눠먹다보니까 이게 너무너무 힘들어요."

세계경제가 더 나빠지지만 않으면 우리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서민들이 체감할 정도까지 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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