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성범죄자, 전자발찌 끊고 또 도주

입력 2013.01.02 (08:36) 수정 2013.01.0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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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자발찌를 차고 생활하던 성범죄 전과자가 이 발찌를 끊고 달아났다가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이 40대 전과자는 발찌를 끊은 게 벌써 두 번째라고 합니다.

다행히 빨리 붙잡혔고, 다른 범행을 하지도 않았는데요.

그래도 전자발찌가 이렇게 쉽게 끊어진다는 사실에 많은 시민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 발찌가 안 끊겨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어떻게 생겼는데 이렇게 쉽게 끊는 건가요?

<기자 멘트>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건 아니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끊을 수 있는데요.

이번에 검거된 김모 씨는 철물점에서 산 공구를 이용해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습니다.

그가 차고 있던 전자발찌는 2008년 9월 처음으로 도입된 우레탄 재질의 전자발찌 보다 더 강하게 만들어 쉽게 자를 수 없도록 개선된 전자발찌였습니다.

그런데 김씨처럼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던 성범죄자가 제도 도입 이후 36명에 이르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통해 전자발찌의 문제점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일, 경찰은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혐의로 43살 김 모 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저녁 6시30분쯤 청주시의 한 주유소 화장실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는데요.

스프링 강을 넣어 쉽게 자를 수 없도록 개선된 전자발찌였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인터뷰> 윤석천(계장/청주보호관찰소) : "인근에 있는 철물점에 들러서 절단기와 송곳을 하나씩 구입해서 절단기로 반 이상 자르고. "

전자발찌가 훼손되면서 경보가 울리자 보호관찰소 직원들이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검거에는 실패했습니다.

<인터뷰> 윤석천(계장/청주보호관찰소) : "훼손 경보가 발생되면 바로 대전 위치추적 감내 센터에서 감지를 하게 됩니다. 감지를 함과 동시에 저희들 보호관찰소 (직원을) 비상 출동시키고요. 두 번째는 바로 지방 경찰서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게 됩니다. "

청주보호관찰소는 경찰과 공조해 추적에 나섰고, 김 씨는 도주 이틀만인 31일 저녁 8시 40분, 충남 천안의 한 찜질방에서 검거되었습니다.

<인터뷰> 김재동(팀장/청주청남경찰서 형사4팀) : "저희들은 나름대로 수사를 해왔고 보호관찰소 직원들은 천안의 한증 찜질방에 가서 매복을 했었는데, 그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검거를 했다."

검거된 김 씨는 2010년 9월 10대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복역했는데요.

<인터뷰> 윤석천(계장/청주보호관찰소) : "놀이터를 지나가는 13세 남학생을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면서 추행을 하며 발생한 사건입니다. 본건을 포함해서 본건과 유사한 아동, 청소년 13세 미만 성추행 사건이 2건 있었고요."

그는 지난해 3월 출소와 함께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았는데요.

2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충남 천안시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망쳤다가 3일 만에 자수했습니다.

<인터뷰> 김재동(팀장/청주청남경찰서 형사4팀) : "전에도 그 전자발찌를 같은 방법으로 훼손해서 처벌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

10년 전 부모 형제와 떨어져 혼자 살아온 김씨를 찜질방 직원은 그냥 취객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찜질방 직원(음성변조) : "봄에 한참 오다가 한동안 뜸했다가 엊그제 처음 왔어요. 그때도 술 드시고 왔다갔다하고 항상 입장료를 덜 내세요. 덜 내고 외상 하자 그러고."

김 씨가 두 번이나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성범죄자였다는 사실에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녹취> 찜질방 직원(음성변조) : "어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인지 모르니깐 염려되잖아요. 하도 세상이 험악하고 그러니까 혹시나 해코지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면 그는 왜 2번이나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걸까요?

<녹취> 김00(성범죄 전과자) : "술 먹게 되고, 또 술 안 먹으면 잠 못 자니까 술 먹게 되고. 술만 먹게 되니까 이런 사고가 난 거예요."

전자발찌를 훼손한 혐의로 6개월을 더 복역하고 최근 출소한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출소자의 생활안정과 정착을 돕는 법무보호복지공단에서 생활해왔습니다.

<인터뷰> 윤석천(청주보호관찰소 계장) : "평소에는 상당히 면담태도도 양호하고 또 지도감독에 대해서 선호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평상시에는 그런 게 잘 없는데, 일용노동직에 종사하다 보니
혼자 음주하는 그런 습관이 잦았던 것 같습니다. "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특히 김 씨가 전자발찌 착용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요.

<녹취> 김00(성범죄 전과자) : "많이 미안하죠. 이런 결과가 생겨서 미안합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9월, 제도가 시행된 이후 전자발찌 훼손 사례는 점점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상황에서 아직 추가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성범죄 전력이 있는데다 경찰의 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만큼 시민들의 불안감은 쉬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시민(음성변조) : "밤에 다닌다던지 자녀들이나. 거리를 다니는 게 불안하죠."

<녹취> 시민(음성변조) : "동네 주위에서 돌아다니면 당연히 불안하죠. 솔직히 국가에서 말만 그렇게 하지 대체적으로 해주는 게 없잖아요."

<녹취> 시민(음성변조) : "그런 것(전자발찌 훼손, 도주)에 대해서 엄하게 처벌과 관리를 해야 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보호관찰소는 올해 안에 강화 스테인리스 재질의 전자발찌 보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범죄 예방을 위해 전자발찌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안정시켜줄 갱생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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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성범죄자, 전자발찌 끊고 또 도주
    • 입력 2013-01-02 08:39:01
    • 수정2013-01-02 09: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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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자발찌를 차고 생활하던 성범죄 전과자가 이 발찌를 끊고 달아났다가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이 40대 전과자는 발찌를 끊은 게 벌써 두 번째라고 합니다. 다행히 빨리 붙잡혔고, 다른 범행을 하지도 않았는데요. 그래도 전자발찌가 이렇게 쉽게 끊어진다는 사실에 많은 시민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 발찌가 안 끊겨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어떻게 생겼는데 이렇게 쉽게 끊는 건가요? <기자 멘트>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건 아니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끊을 수 있는데요. 이번에 검거된 김모 씨는 철물점에서 산 공구를 이용해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습니다. 그가 차고 있던 전자발찌는 2008년 9월 처음으로 도입된 우레탄 재질의 전자발찌 보다 더 강하게 만들어 쉽게 자를 수 없도록 개선된 전자발찌였습니다. 그런데 김씨처럼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던 성범죄자가 제도 도입 이후 36명에 이르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통해 전자발찌의 문제점을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일, 경찰은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혐의로 43살 김 모 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저녁 6시30분쯤 청주시의 한 주유소 화장실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는데요. 스프링 강을 넣어 쉽게 자를 수 없도록 개선된 전자발찌였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인터뷰> 윤석천(계장/청주보호관찰소) : "인근에 있는 철물점에 들러서 절단기와 송곳을 하나씩 구입해서 절단기로 반 이상 자르고. " 전자발찌가 훼손되면서 경보가 울리자 보호관찰소 직원들이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검거에는 실패했습니다. <인터뷰> 윤석천(계장/청주보호관찰소) : "훼손 경보가 발생되면 바로 대전 위치추적 감내 센터에서 감지를 하게 됩니다. 감지를 함과 동시에 저희들 보호관찰소 (직원을) 비상 출동시키고요. 두 번째는 바로 지방 경찰서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게 됩니다. " 청주보호관찰소는 경찰과 공조해 추적에 나섰고, 김 씨는 도주 이틀만인 31일 저녁 8시 40분, 충남 천안의 한 찜질방에서 검거되었습니다. <인터뷰> 김재동(팀장/청주청남경찰서 형사4팀) : "저희들은 나름대로 수사를 해왔고 보호관찰소 직원들은 천안의 한증 찜질방에 가서 매복을 했었는데, 그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검거를 했다." 검거된 김 씨는 2010년 9월 10대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복역했는데요. <인터뷰> 윤석천(계장/청주보호관찰소) : "놀이터를 지나가는 13세 남학생을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면서 추행을 하며 발생한 사건입니다. 본건을 포함해서 본건과 유사한 아동, 청소년 13세 미만 성추행 사건이 2건 있었고요." 그는 지난해 3월 출소와 함께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았는데요. 2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충남 천안시에서 전자발찌를 끊고 도망쳤다가 3일 만에 자수했습니다. <인터뷰> 김재동(팀장/청주청남경찰서 형사4팀) : "전에도 그 전자발찌를 같은 방법으로 훼손해서 처벌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 10년 전 부모 형제와 떨어져 혼자 살아온 김씨를 찜질방 직원은 그냥 취객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녹취> 찜질방 직원(음성변조) : "봄에 한참 오다가 한동안 뜸했다가 엊그제 처음 왔어요. 그때도 술 드시고 왔다갔다하고 항상 입장료를 덜 내세요. 덜 내고 외상 하자 그러고." 김 씨가 두 번이나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성범죄자였다는 사실에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녹취> 찜질방 직원(음성변조) : "어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인지 모르니깐 염려되잖아요. 하도 세상이 험악하고 그러니까 혹시나 해코지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면 그는 왜 2번이나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걸까요? <녹취> 김00(성범죄 전과자) : "술 먹게 되고, 또 술 안 먹으면 잠 못 자니까 술 먹게 되고. 술만 먹게 되니까 이런 사고가 난 거예요." 전자발찌를 훼손한 혐의로 6개월을 더 복역하고 최근 출소한 김 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출소자의 생활안정과 정착을 돕는 법무보호복지공단에서 생활해왔습니다. <인터뷰> 윤석천(청주보호관찰소 계장) : "평소에는 상당히 면담태도도 양호하고 또 지도감독에 대해서 선호도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평상시에는 그런 게 잘 없는데, 일용노동직에 종사하다 보니 혼자 음주하는 그런 습관이 잦았던 것 같습니다. "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특히 김 씨가 전자발찌 착용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요. <녹취> 김00(성범죄 전과자) : "많이 미안하죠. 이런 결과가 생겨서 미안합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9월, 제도가 시행된 이후 전자발찌 훼손 사례는 점점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난 상황에서 아직 추가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성범죄 전력이 있는데다 경찰의 추격을 받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만큼 시민들의 불안감은 쉬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시민(음성변조) : "밤에 다닌다던지 자녀들이나. 거리를 다니는 게 불안하죠." <녹취> 시민(음성변조) : "동네 주위에서 돌아다니면 당연히 불안하죠. 솔직히 국가에서 말만 그렇게 하지 대체적으로 해주는 게 없잖아요." <녹취> 시민(음성변조) : "그런 것(전자발찌 훼손, 도주)에 대해서 엄하게 처벌과 관리를 해야 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보호관찰소는 올해 안에 강화 스테인리스 재질의 전자발찌 보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범죄 예방을 위해 전자발찌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안정시켜줄 갱생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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