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19년 만에 신년사 직접 발표
입력 2013.01.05 (08:05)
수정 2013.01.0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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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지난 1일 북한 당국이 신년사를 내놨습니다.
19년 만에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특히 경제 문제와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 둔 부분이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북한 당국이 발표한 신년사,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2일) : "1월 1일 정각 0시.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희망찬 새해를 경축하는 장쾌한 축포가 평양의 하늘가에 터져 올랐습니다."
화려한 불꽃이 평양의 밤하늘을 수놓으며 2013년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새해 첫 날 아침, 김정은 제1비서가 연단에 나와 연설을 시작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 우리는 조국 역사에 특기할 사변들로 빛나게 아로 새겨진 2012년을 보내고 원대한 포부와 최후 승리에 대한 신심에 넘쳐 새해 2013년을 맞이합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방송을 통해 직접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19년 만이다.
21분 넘게 계속된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지난해 성과를 평가하고 올 한해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신년사 또는 신년 공동 사설을 통해 한 해 동안의 당과 국가의 중요 목표를 제시해왔습니다. 그리고 신년사가 발표되면 각 부문별로 신년사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회의와 군중대회를 조직해왔습니다. 따라서 신년사에 천명된 내용은 한 해 동안 북한의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녹취> 김일성 주석 (1994년 신년사 中): "오늘 우리는 영웅적인 투쟁과 유훈으로 빛나는 1993년을 보내고 신심과 낙관에 넘쳐 새해 1994년을 맞이합니다."
김일성 주석은 해방 직후인 1946년부터 1994년까지 직접 신년사를 발표했다.
노동신문 등의 사설로 대체한 것은 1966년과 1970년 두 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집권한 뒤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김 위원장은 집권 기간 내내 노동신문과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3개 신문의 공동 사설 형식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월 1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는 곧 위대한 김일성 동지이시다. 김정은 동지를 결사옹위하며 위대한 당을 따라 영원히 한 길을 가려는 투철한 신념을 지녀야..."
방송 역시 진행자가 사설 내용을 그대로 읽는 형식에 불과했고 실제 발표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방식은 또다시 바뀌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이른바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할아버지 김일성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모두 15차례. 최근 5년간 신년사에서 가장 많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정은이 올해 1월 1일 신년사를 직접 발표한 것은 최고 지도자가 명백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지 않고 신년 공동 사설을 통해 주민들에게 정책 방향을 제시하던 과거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분명하게 선을 긋고 김일성 시대의 방식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월 1일) : "위대한 김정일의 유훈을 받들어 2012년을 강성 부흥의 전성기가 펼쳐지는 자랑찬 승리의 해로 빛내자."
지난해,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은 김정일에 대한 찬양과 김일성 일가의 유훈을 잇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김정일이란 단어는 31차례, 선군은 17차례 언급됐다.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고 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정일의 업적과 유훈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에선 선군에 대한 언급은 고작 6차례.
지난해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김정은 체제가 비교적 안착하고, 또 로켓 발사에 성공하는 등 정책 결정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선군 정치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당은 인민을 믿고 인민은 당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따르는 혼연일체의 위력으로 혁명의 붉은기 폭에 승리만을 아로새겨온 일심단결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끝까지 변함없이 이어나가야 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군부의 힘을 약화시키고 당 기능 정상화를 계속 할 뜻을 내비친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물론 김정은이 앞으로도 김정일의 유훈을 존중하긴 하겠지만 김정은 방식으로 계승해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일의 선군 정치도 군부의 기득권을 보장하면서 군부와 타협하는 방식이 아니라 군대에 대한 당의 통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군사력 현대화를 통해 군부의 충성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우주를 정복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경제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자’ 이것이 올해에 우리 당과 인민이 들고나가야 할 투쟁 구호입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제 강국 건설’이다.
김정은은 지난해를 결산하는 내용을 제외하고 경제 관련 부분을 신년사에서 제일 먼저 언급했다.
지난해까지 두 세 차례 정도에 불과했던 ‘경제 강국’은 올해 7차례나, ‘인민생활’ 역시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6차례나 언급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건설의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인민생활과 직결돼 있는 부문과 단위들을 추켜세우고 생산을 늘리는 데 큰 힘을 넣어 인민들에게 생활상 혜택이 더 많이 차려지게 해야 하겠습니다."
<인터뷰> 임강택(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정책의 주요 지향점으로 경제 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 이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김정은 체제 출범에도 불구하고 일반 주민들의 경제생활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서 이런 현상을 방치할 경우에 김정은 체제에 정치적 부담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특히 경제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농업과 경공업에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주민들의 식생활 문제가 여전히 체제 안정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강조한 ‘석탄’과 ‘금속공업’의 혁신 역시 주민 생활 개선을 위한 조치라는 의견이 많다.
<인터뷰> 임강택(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는 석탄 증산을 통해서 무엇보다도 시급한 전력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이와 함께 금속 공업을 통해서는 설, 생산 비의 생산을 확대하는 일이 생산기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지난해 시범 실시한 6.28 경제 개선 방침을 전면 시행하는 등 신년사에 파격적 조치를 담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올해 신년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남북 관계와 관련된 부분이다.
김정은은 남북 간 대결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비교적 부드러운 어조로 언급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 나라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북남 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은 북남 관계를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 전제입니다."
준엄한 심판 대상이라며 지난해 남한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한의 이런 분위기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과 비슷하다.
당시도 북한은 새 정부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며 남북 공동선언의 이행을 강조했다.
대외 관계와 관련해 김정은은 기존 우방들과는 공고한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앞으로도 자주, 평화, 친선의 이념 밑에 우리 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친선 협조 관계를 확대발전 시키..."
실제 김정은 부부는 지난해 마지막 날 중국 대사 등 외교 사절을 초청해 새해를 함께 맞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2일) : "새해를 함께 쇠게 되어 반갑다고 우리 함께 새해의 종소리를 들어보자고 하시면서 주조 외교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신 경애하는 원수님."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미국과 핵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로켓 발사로 국제사회가 제재 움직임에 나서자 성급히 정책 노선을 밝히는 대신, 의도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신년사에 대해 기존 노선을 유지했을 뿐 대체로 새로운 것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단,경제 관리 개선과 남북 관계 등의 부분에서는 변화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고질적인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남한 새 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올해 경제 회복 그리고 경제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경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외 관계 개선, 특히 대남 관계 개선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북한은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내심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지난 1일 북한 당국이 신년사를 내놨습니다.
19년 만에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특히 경제 문제와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 둔 부분이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북한 당국이 발표한 신년사,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2일) : "1월 1일 정각 0시.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희망찬 새해를 경축하는 장쾌한 축포가 평양의 하늘가에 터져 올랐습니다."
화려한 불꽃이 평양의 밤하늘을 수놓으며 2013년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새해 첫 날 아침, 김정은 제1비서가 연단에 나와 연설을 시작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 우리는 조국 역사에 특기할 사변들로 빛나게 아로 새겨진 2012년을 보내고 원대한 포부와 최후 승리에 대한 신심에 넘쳐 새해 2013년을 맞이합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방송을 통해 직접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19년 만이다.
21분 넘게 계속된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지난해 성과를 평가하고 올 한해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신년사 또는 신년 공동 사설을 통해 한 해 동안의 당과 국가의 중요 목표를 제시해왔습니다. 그리고 신년사가 발표되면 각 부문별로 신년사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회의와 군중대회를 조직해왔습니다. 따라서 신년사에 천명된 내용은 한 해 동안 북한의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녹취> 김일성 주석 (1994년 신년사 中): "오늘 우리는 영웅적인 투쟁과 유훈으로 빛나는 1993년을 보내고 신심과 낙관에 넘쳐 새해 1994년을 맞이합니다."
김일성 주석은 해방 직후인 1946년부터 1994년까지 직접 신년사를 발표했다.
노동신문 등의 사설로 대체한 것은 1966년과 1970년 두 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집권한 뒤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김 위원장은 집권 기간 내내 노동신문과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3개 신문의 공동 사설 형식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월 1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는 곧 위대한 김일성 동지이시다. 김정은 동지를 결사옹위하며 위대한 당을 따라 영원히 한 길을 가려는 투철한 신념을 지녀야..."
방송 역시 진행자가 사설 내용을 그대로 읽는 형식에 불과했고 실제 발표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방식은 또다시 바뀌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이른바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할아버지 김일성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모두 15차례. 최근 5년간 신년사에서 가장 많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정은이 올해 1월 1일 신년사를 직접 발표한 것은 최고 지도자가 명백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지 않고 신년 공동 사설을 통해 주민들에게 정책 방향을 제시하던 과거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분명하게 선을 긋고 김일성 시대의 방식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월 1일) : "위대한 김정일의 유훈을 받들어 2012년을 강성 부흥의 전성기가 펼쳐지는 자랑찬 승리의 해로 빛내자."
지난해,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은 김정일에 대한 찬양과 김일성 일가의 유훈을 잇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김정일이란 단어는 31차례, 선군은 17차례 언급됐다.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고 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정일의 업적과 유훈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에선 선군에 대한 언급은 고작 6차례.
지난해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김정은 체제가 비교적 안착하고, 또 로켓 발사에 성공하는 등 정책 결정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선군 정치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당은 인민을 믿고 인민은 당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따르는 혼연일체의 위력으로 혁명의 붉은기 폭에 승리만을 아로새겨온 일심단결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끝까지 변함없이 이어나가야 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군부의 힘을 약화시키고 당 기능 정상화를 계속 할 뜻을 내비친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물론 김정은이 앞으로도 김정일의 유훈을 존중하긴 하겠지만 김정은 방식으로 계승해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일의 선군 정치도 군부의 기득권을 보장하면서 군부와 타협하는 방식이 아니라 군대에 대한 당의 통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군사력 현대화를 통해 군부의 충성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우주를 정복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경제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자’ 이것이 올해에 우리 당과 인민이 들고나가야 할 투쟁 구호입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제 강국 건설’이다.
김정은은 지난해를 결산하는 내용을 제외하고 경제 관련 부분을 신년사에서 제일 먼저 언급했다.
지난해까지 두 세 차례 정도에 불과했던 ‘경제 강국’은 올해 7차례나, ‘인민생활’ 역시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6차례나 언급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건설의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인민생활과 직결돼 있는 부문과 단위들을 추켜세우고 생산을 늘리는 데 큰 힘을 넣어 인민들에게 생활상 혜택이 더 많이 차려지게 해야 하겠습니다."
<인터뷰> 임강택(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정책의 주요 지향점으로 경제 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 이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김정은 체제 출범에도 불구하고 일반 주민들의 경제생활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서 이런 현상을 방치할 경우에 김정은 체제에 정치적 부담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특히 경제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농업과 경공업에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주민들의 식생활 문제가 여전히 체제 안정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강조한 ‘석탄’과 ‘금속공업’의 혁신 역시 주민 생활 개선을 위한 조치라는 의견이 많다.
<인터뷰> 임강택(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는 석탄 증산을 통해서 무엇보다도 시급한 전력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이와 함께 금속 공업을 통해서는 설, 생산 비의 생산을 확대하는 일이 생산기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지난해 시범 실시한 6.28 경제 개선 방침을 전면 시행하는 등 신년사에 파격적 조치를 담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올해 신년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남북 관계와 관련된 부분이다.
김정은은 남북 간 대결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비교적 부드러운 어조로 언급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 나라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북남 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은 북남 관계를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 전제입니다."
준엄한 심판 대상이라며 지난해 남한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한의 이런 분위기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과 비슷하다.
당시도 북한은 새 정부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며 남북 공동선언의 이행을 강조했다.
대외 관계와 관련해 김정은은 기존 우방들과는 공고한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앞으로도 자주, 평화, 친선의 이념 밑에 우리 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친선 협조 관계를 확대발전 시키..."
실제 김정은 부부는 지난해 마지막 날 중국 대사 등 외교 사절을 초청해 새해를 함께 맞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2일) : "새해를 함께 쇠게 되어 반갑다고 우리 함께 새해의 종소리를 들어보자고 하시면서 주조 외교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신 경애하는 원수님."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미국과 핵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로켓 발사로 국제사회가 제재 움직임에 나서자 성급히 정책 노선을 밝히는 대신, 의도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신년사에 대해 기존 노선을 유지했을 뿐 대체로 새로운 것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단,경제 관리 개선과 남북 관계 등의 부분에서는 변화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고질적인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남한 새 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올해 경제 회복 그리고 경제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경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외 관계 개선, 특히 대남 관계 개선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북한은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내심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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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19년 만에 신년사 직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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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1-05 08:58:35
- 수정2013-01-05 10:31:50
<앵커 멘트>
북한 내부를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입니다.
지난 1일 북한 당국이 신년사를 내놨습니다.
19년 만에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신년사를 발표하면서 큰 관심을 끌었는데요.
특히 경제 문제와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을 열어 둔 부분이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북한 당국이 발표한 신년사,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2일) : "1월 1일 정각 0시.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희망찬 새해를 경축하는 장쾌한 축포가 평양의 하늘가에 터져 올랐습니다."
화려한 불꽃이 평양의 밤하늘을 수놓으며 2013년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새해 첫 날 아침, 김정은 제1비서가 연단에 나와 연설을 시작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 우리는 조국 역사에 특기할 사변들로 빛나게 아로 새겨진 2012년을 보내고 원대한 포부와 최후 승리에 대한 신심에 넘쳐 새해 2013년을 맞이합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방송을 통해 직접 신년사를 발표한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19년 만이다.
21분 넘게 계속된 신년사에서 김정은은 지난해 성과를 평가하고 올 한해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신년사 또는 신년 공동 사설을 통해 한 해 동안의 당과 국가의 중요 목표를 제시해왔습니다. 그리고 신년사가 발표되면 각 부문별로 신년사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회의와 군중대회를 조직해왔습니다. 따라서 신년사에 천명된 내용은 한 해 동안 북한의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녹취> 김일성 주석 (1994년 신년사 中): "오늘 우리는 영웅적인 투쟁과 유훈으로 빛나는 1993년을 보내고 신심과 낙관에 넘쳐 새해 1994년을 맞이합니다."
김일성 주석은 해방 직후인 1946년부터 1994년까지 직접 신년사를 발표했다.
노동신문 등의 사설로 대체한 것은 1966년과 1970년 두 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집권한 뒤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김 위원장은 집권 기간 내내 노동신문과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3개 신문의 공동 사설 형식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월 1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는 곧 위대한 김일성 동지이시다. 김정은 동지를 결사옹위하며 위대한 당을 따라 영원히 한 길을 가려는 투철한 신념을 지녀야..."
방송 역시 진행자가 사설 내용을 그대로 읽는 형식에 불과했고 실제 발표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방식은 또다시 바뀌었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이른바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할아버지 김일성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모두 15차례. 최근 5년간 신년사에서 가장 많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정은이 올해 1월 1일 신년사를 직접 발표한 것은 최고 지도자가 명백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지 않고 신년 공동 사설을 통해 주민들에게 정책 방향을 제시하던 과거의 비정상적인 관행과 분명하게 선을 긋고 김일성 시대의 방식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해 1월 1일) : "위대한 김정일의 유훈을 받들어 2012년을 강성 부흥의 전성기가 펼쳐지는 자랑찬 승리의 해로 빛내자."
지난해,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은 김정일에 대한 찬양과 김일성 일가의 유훈을 잇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김정일이란 단어는 31차례, 선군은 17차례 언급됐다.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고 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정일의 업적과 유훈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에선 선군에 대한 언급은 고작 6차례.
지난해의 1/3 수준에 불과했다.
김정은 체제가 비교적 안착하고, 또 로켓 발사에 성공하는 등 정책 결정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선군 정치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당은 인민을 믿고 인민은 당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따르는 혼연일체의 위력으로 혁명의 붉은기 폭에 승리만을 아로새겨온 일심단결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끝까지 변함없이 이어나가야 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군부의 힘을 약화시키고 당 기능 정상화를 계속 할 뜻을 내비친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물론 김정은이 앞으로도 김정일의 유훈을 존중하긴 하겠지만 김정은 방식으로 계승해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일의 선군 정치도 군부의 기득권을 보장하면서 군부와 타협하는 방식이 아니라 군대에 대한 당의 통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군사력 현대화를 통해 군부의 충성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우주를 정복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경제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자’ 이것이 올해에 우리 당과 인민이 들고나가야 할 투쟁 구호입니다."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제 강국 건설’이다.
김정은은 지난해를 결산하는 내용을 제외하고 경제 관련 부분을 신년사에서 제일 먼저 언급했다.
지난해까지 두 세 차례 정도에 불과했던 ‘경제 강국’은 올해 7차례나, ‘인민생활’ 역시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6차례나 언급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건설의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합니다. 인민생활과 직결돼 있는 부문과 단위들을 추켜세우고 생산을 늘리는 데 큰 힘을 넣어 인민들에게 생활상 혜택이 더 많이 차려지게 해야 하겠습니다."
<인터뷰> 임강택(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정책의 주요 지향점으로 경제 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 이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요. 김정은 체제 출범에도 불구하고 일반 주민들의 경제생활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서 이런 현상을 방치할 경우에 김정은 체제에 정치적 부담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특히 경제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농업과 경공업에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주민들의 식생활 문제가 여전히 체제 안정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강조한 ‘석탄’과 ‘금속공업’의 혁신 역시 주민 생활 개선을 위한 조치라는 의견이 많다.
<인터뷰> 임강택(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는 석탄 증산을 통해서 무엇보다도 시급한 전력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이와 함께 금속 공업을 통해서는 설, 생산 비의 생산을 확대하는 일이 생산기반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지난해 시범 실시한 6.28 경제 개선 방침을 전면 시행하는 등 신년사에 파격적 조치를 담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올해 신년사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남북 관계와 관련된 부분이다.
김정은은 남북 간 대결을 해소하기 위해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비교적 부드러운 어조로 언급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 나라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는 북과 남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북남 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은 북남 관계를 전진시키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근본 전제입니다."
준엄한 심판 대상이라며 지난해 남한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한의 이런 분위기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과 비슷하다.
당시도 북한은 새 정부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며 남북 공동선언의 이행을 강조했다.
대외 관계와 관련해 김정은은 기존 우방들과는 공고한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녹취>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 1일) : "앞으로도 자주, 평화, 친선의 이념 밑에 우리 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친선 협조 관계를 확대발전 시키..."
실제 김정은 부부는 지난해 마지막 날 중국 대사 등 외교 사절을 초청해 새해를 함께 맞기도 했다.
<녹취> 조선중앙TV (지난 2일) : "새해를 함께 쇠게 되어 반갑다고 우리 함께 새해의 종소리를 들어보자고 하시면서 주조 외교 대표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신 경애하는 원수님."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미국과 핵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로켓 발사로 국제사회가 제재 움직임에 나서자 성급히 정책 노선을 밝히는 대신, 의도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신년사에 대해 기존 노선을 유지했을 뿐 대체로 새로운 것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단,경제 관리 개선과 남북 관계 등의 부분에서는 변화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 역시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고질적인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남한 새 정부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정성장(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은 올해 경제 회복 그리고 경제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경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외 관계 개선, 특히 대남 관계 개선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북한은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내심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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