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화재 현장서 5시간을? 뱀은 강했다!
입력 2013.01.10 (08:36)
수정 2013.01.1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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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서울 신월동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뱀 소동 기억하시죠.
그런데, 이번엔 불을 끄던소방관들이 갑자기 나타난뱀들 때문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네, 서울 면목동에 있는한 건물에서 불이 났는데요.
무려 다섯 시간 동안계속된 불길과 연기 속에서도이 뱀들은 생명을 유지했다고합니다.
김기흥 기자,이제 설만 지나면뱀의 해, 계사년인데,물론 뱀의 해라 그런 건 아니겠죠.
참 신기하네요.
<기자 멘트>
뱀은 온도에 민감한 동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어떻게 화마 속에서 살아남일 수 있었을까의문이 들었는데요.
사람이라면 1분도 버티기 힘든 화재 현장에서 5시간 동안이나 버텨낸 뱀들의 생명력에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그런데 불을 끄다 뱀을 발견한 소방관들은얼마나 놀랐을까요?
불이 난 건물 지하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우선 불을 끄기 위해 진입을 했다고 하는데요.
유독한 연기가 자욱했던 화재현장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7일, 오후 1시 반쯤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건물 지하에서 불이 났습니다.
신고를 받은 소방관 60여 명이 현장에 긴급히 도착했지만 시꺼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출입문 이외에 건물로 진입할 비상구는 따로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혹시나 그 안에 사람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많이 하고."
이미 유독가스는 건물 전체로 퍼진 상태였지만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저희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열쇠를 절단기로 자르고 내부로 진입했는데 진입은 신속했지만 유독가스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사람이라면 대략 1분도 못 버티지 않을까."
불이 나자 구경꾼들이 몰려들었지만 한 사람만은 망연자실한 채 낯빛이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그는 발을 동동 구르다 결국 화재현장에 뛰어 들었습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저도 정신이 없어 바로 그냥 뛰어갔는데 저의 안전을 위해서 소방관 선생님들께서 제재를 가하시더라고요."
그는 무엇 때문에 연기가 자욱한 화재 현장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을까요?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한 100여 마리 넘게 있었어요. 대부분 다 안타깝게 되가지고."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다름아닌 뱀과 도마뱀, 그리고 거북이들이었는데요.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뱀이 꿈틀대는 그런 상황이. 또 색깔도 아주 노란 이런 뱀들을 보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더욱 놀라왔던 것은 뱀과 도마뱀 등이극한의 상황에서도 발화지점 반대편 구석에 웅크린 채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그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막 뒤섞여 있는 상황에서도 그 동물들이 살려고 바짝 엎드려 있는 상황을 봤습니다. 5시간 이상을 동물들이 조금씩 버티고 있었던 거죠."
출동한 소방관들 모두 화재현장에서사람이 아닌 뱀을 구조하는 것은 처음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어려움이 컸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겁도 많이 났고 뱀을 담아 놓은 상자에서 뱀이 그 상자를 뚫고 나올까 봐 구조하는데도 상당히 조심스러웠고, 보아 뱀 같이 큰 뱀들은 한 마리인데도 무게가 상당히 나가더라고요. 두 사람이 간신히 들었습니다."
불이 난 건물 지하에서 희귀동물 분양센터를 운영하던 최씨 또한 조급한 마음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힘을 보탰습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어느 정도 연기가 빠진 다음에 소방관 선생들과 같이 들어가서 살아남은 아이들 구조를 시작했고요. 보아 뱀 등의 뱀 10여 마리, 도마뱀 7마리, 거북이 3마리 정도만 살아남았어요."
최씨는 10년 전부터 파충류의 매력에 빠져뱀을 키우기 시작하다 지난해 분양센터를 직접 차렸다고 합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동물이랑 더불어 사는 직업이 너무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얼마 안 돼서 이렇게 되니까 너무 안타깝고요."
환경부와 세관의 허가를 받아 미국, 캐나다, 이집트 등에서 희귀동물들을 마리당 최고 수백만 원에 구매해 애지중지 키워왔습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보아 뱀, 비어디 드래곤, 레오파드 게코도 있고, 작은 뱀들과 거북이도 여러 종류가 있었어요."
구조된 뱀과 도마뱀 등은 다른 희귀동물 분양센터에서 특별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아 절대 안정을 취하고 있는 중인데요.
<녹취> 구조 동물 보호자(음성변조) : "연기를 많이 마셔서 기관지 상태가 안 좋아요. 온도라든가 습도 이런 것들을 최적으로 맞춰주고 다른 생물보다 신경을 많이 써주고 환기를 많이 시켜 공기를 최대한 깨끗하게 이렇게 해주고 있어요."
그렇다면 온도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뱀과 거북이들이 화재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바로 파충류의 특별한 호흡에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인터뷰> 박천식 교수(건국대 수의학과) : "(파충류는) 급격히 많은 활동을 할 때는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그렇지 않고 적게 움직일 때는 산소가 아닌 이산화탄소로도 호흡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이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희귀동물 분양센터 안에 있는 전기매트가 과열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 "뱀이라든지 이구아나가 들어있는 상자 바닥에 전기 매트가 깔렸었습니다. 전기 매트 과열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더운 지방에서 살고 있는 파충류를 돌보기 위해선 자동 온도 조절 기능이 있는 전기장비가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주현(00 희귀동물 분양센터) : "파충류는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온도가 낮으면 소화를 못 시켜요. 그래서 온도를 올려주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거거든요. 약간 걱정스럽기도 한데 어쨌든 열을 내줘야 동물들이 소화를 잘하고 정상적인 신진대사를 유지하니까 필요할 수밖에 없죠."
놀라운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뱀들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들지만 죽은 동물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는 최 씨.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오히려 제 부주의로 안타깝게 희생된 동물들 생각하면서 남아있는 아이들한테 더 헌신하면서 살아갈 생각입니다. "
구조를 도왔던 소방관에게도 살아남은 뱀이 남긴 교훈은 컸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극한의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뱀이나 이구아나 거북이를 보고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신기했습니다. "
계사년 뱀의 해, 극한의 화재 현장에서도 살아남은 뱀의 모습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껴봅니다.
지난해 서울 신월동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뱀 소동 기억하시죠.
그런데, 이번엔 불을 끄던소방관들이 갑자기 나타난뱀들 때문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네, 서울 면목동에 있는한 건물에서 불이 났는데요.
무려 다섯 시간 동안계속된 불길과 연기 속에서도이 뱀들은 생명을 유지했다고합니다.
김기흥 기자,이제 설만 지나면뱀의 해, 계사년인데,물론 뱀의 해라 그런 건 아니겠죠.
참 신기하네요.
<기자 멘트>
뱀은 온도에 민감한 동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어떻게 화마 속에서 살아남일 수 있었을까의문이 들었는데요.
사람이라면 1분도 버티기 힘든 화재 현장에서 5시간 동안이나 버텨낸 뱀들의 생명력에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그런데 불을 끄다 뱀을 발견한 소방관들은얼마나 놀랐을까요?
불이 난 건물 지하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우선 불을 끄기 위해 진입을 했다고 하는데요.
유독한 연기가 자욱했던 화재현장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7일, 오후 1시 반쯤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건물 지하에서 불이 났습니다.
신고를 받은 소방관 60여 명이 현장에 긴급히 도착했지만 시꺼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출입문 이외에 건물로 진입할 비상구는 따로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혹시나 그 안에 사람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많이 하고."
이미 유독가스는 건물 전체로 퍼진 상태였지만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저희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열쇠를 절단기로 자르고 내부로 진입했는데 진입은 신속했지만 유독가스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사람이라면 대략 1분도 못 버티지 않을까."
불이 나자 구경꾼들이 몰려들었지만 한 사람만은 망연자실한 채 낯빛이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그는 발을 동동 구르다 결국 화재현장에 뛰어 들었습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저도 정신이 없어 바로 그냥 뛰어갔는데 저의 안전을 위해서 소방관 선생님들께서 제재를 가하시더라고요."
그는 무엇 때문에 연기가 자욱한 화재 현장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을까요?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한 100여 마리 넘게 있었어요. 대부분 다 안타깝게 되가지고."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다름아닌 뱀과 도마뱀, 그리고 거북이들이었는데요.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뱀이 꿈틀대는 그런 상황이. 또 색깔도 아주 노란 이런 뱀들을 보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더욱 놀라왔던 것은 뱀과 도마뱀 등이극한의 상황에서도 발화지점 반대편 구석에 웅크린 채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그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막 뒤섞여 있는 상황에서도 그 동물들이 살려고 바짝 엎드려 있는 상황을 봤습니다. 5시간 이상을 동물들이 조금씩 버티고 있었던 거죠."
출동한 소방관들 모두 화재현장에서사람이 아닌 뱀을 구조하는 것은 처음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어려움이 컸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겁도 많이 났고 뱀을 담아 놓은 상자에서 뱀이 그 상자를 뚫고 나올까 봐 구조하는데도 상당히 조심스러웠고, 보아 뱀 같이 큰 뱀들은 한 마리인데도 무게가 상당히 나가더라고요. 두 사람이 간신히 들었습니다."
불이 난 건물 지하에서 희귀동물 분양센터를 운영하던 최씨 또한 조급한 마음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힘을 보탰습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어느 정도 연기가 빠진 다음에 소방관 선생들과 같이 들어가서 살아남은 아이들 구조를 시작했고요. 보아 뱀 등의 뱀 10여 마리, 도마뱀 7마리, 거북이 3마리 정도만 살아남았어요."
최씨는 10년 전부터 파충류의 매력에 빠져뱀을 키우기 시작하다 지난해 분양센터를 직접 차렸다고 합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동물이랑 더불어 사는 직업이 너무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얼마 안 돼서 이렇게 되니까 너무 안타깝고요."
환경부와 세관의 허가를 받아 미국, 캐나다, 이집트 등에서 희귀동물들을 마리당 최고 수백만 원에 구매해 애지중지 키워왔습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보아 뱀, 비어디 드래곤, 레오파드 게코도 있고, 작은 뱀들과 거북이도 여러 종류가 있었어요."
구조된 뱀과 도마뱀 등은 다른 희귀동물 분양센터에서 특별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아 절대 안정을 취하고 있는 중인데요.
<녹취> 구조 동물 보호자(음성변조) : "연기를 많이 마셔서 기관지 상태가 안 좋아요. 온도라든가 습도 이런 것들을 최적으로 맞춰주고 다른 생물보다 신경을 많이 써주고 환기를 많이 시켜 공기를 최대한 깨끗하게 이렇게 해주고 있어요."
그렇다면 온도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뱀과 거북이들이 화재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바로 파충류의 특별한 호흡에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인터뷰> 박천식 교수(건국대 수의학과) : "(파충류는) 급격히 많은 활동을 할 때는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그렇지 않고 적게 움직일 때는 산소가 아닌 이산화탄소로도 호흡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이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희귀동물 분양센터 안에 있는 전기매트가 과열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 "뱀이라든지 이구아나가 들어있는 상자 바닥에 전기 매트가 깔렸었습니다. 전기 매트 과열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더운 지방에서 살고 있는 파충류를 돌보기 위해선 자동 온도 조절 기능이 있는 전기장비가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주현(00 희귀동물 분양센터) : "파충류는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온도가 낮으면 소화를 못 시켜요. 그래서 온도를 올려주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거거든요. 약간 걱정스럽기도 한데 어쨌든 열을 내줘야 동물들이 소화를 잘하고 정상적인 신진대사를 유지하니까 필요할 수밖에 없죠."
놀라운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뱀들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들지만 죽은 동물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는 최 씨.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오히려 제 부주의로 안타깝게 희생된 동물들 생각하면서 남아있는 아이들한테 더 헌신하면서 살아갈 생각입니다. "
구조를 도왔던 소방관에게도 살아남은 뱀이 남긴 교훈은 컸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극한의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뱀이나 이구아나 거북이를 보고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신기했습니다. "
계사년 뱀의 해, 극한의 화재 현장에서도 살아남은 뱀의 모습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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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따라잡기] 화재 현장서 5시간을? 뱀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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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1-10 08:38:53
- 수정2013-01-10 10:52:29
<앵커 멘트>
지난해 서울 신월동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뱀 소동 기억하시죠.
그런데, 이번엔 불을 끄던소방관들이 갑자기 나타난뱀들 때문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네, 서울 면목동에 있는한 건물에서 불이 났는데요.
무려 다섯 시간 동안계속된 불길과 연기 속에서도이 뱀들은 생명을 유지했다고합니다.
김기흥 기자,이제 설만 지나면뱀의 해, 계사년인데,물론 뱀의 해라 그런 건 아니겠죠.
참 신기하네요.
<기자 멘트>
뱀은 온도에 민감한 동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어떻게 화마 속에서 살아남일 수 있었을까의문이 들었는데요.
사람이라면 1분도 버티기 힘든 화재 현장에서 5시간 동안이나 버텨낸 뱀들의 생명력에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그런데 불을 끄다 뱀을 발견한 소방관들은얼마나 놀랐을까요?
불이 난 건물 지하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우선 불을 끄기 위해 진입을 했다고 하는데요.
유독한 연기가 자욱했던 화재현장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7일, 오후 1시 반쯤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건물 지하에서 불이 났습니다.
신고를 받은 소방관 60여 명이 현장에 긴급히 도착했지만 시꺼먼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출입문 이외에 건물로 진입할 비상구는 따로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혹시나 그 안에 사람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많이 하고."
이미 유독가스는 건물 전체로 퍼진 상태였지만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저희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열쇠를 절단기로 자르고 내부로 진입했는데 진입은 신속했지만 유독가스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사람이라면 대략 1분도 못 버티지 않을까."
불이 나자 구경꾼들이 몰려들었지만 한 사람만은 망연자실한 채 낯빛이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그는 발을 동동 구르다 결국 화재현장에 뛰어 들었습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저도 정신이 없어 바로 그냥 뛰어갔는데 저의 안전을 위해서 소방관 선생님들께서 제재를 가하시더라고요."
그는 무엇 때문에 연기가 자욱한 화재 현장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을까요?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한 100여 마리 넘게 있었어요. 대부분 다 안타깝게 되가지고."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다름아닌 뱀과 도마뱀, 그리고 거북이들이었는데요.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뱀이 꿈틀대는 그런 상황이. 또 색깔도 아주 노란 이런 뱀들을 보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더욱 놀라왔던 것은 뱀과 도마뱀 등이극한의 상황에서도 발화지점 반대편 구석에 웅크린 채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그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막 뒤섞여 있는 상황에서도 그 동물들이 살려고 바짝 엎드려 있는 상황을 봤습니다. 5시간 이상을 동물들이 조금씩 버티고 있었던 거죠."
출동한 소방관들 모두 화재현장에서사람이 아닌 뱀을 구조하는 것은 처음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어려움이 컸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겁도 많이 났고 뱀을 담아 놓은 상자에서 뱀이 그 상자를 뚫고 나올까 봐 구조하는데도 상당히 조심스러웠고, 보아 뱀 같이 큰 뱀들은 한 마리인데도 무게가 상당히 나가더라고요. 두 사람이 간신히 들었습니다."
불이 난 건물 지하에서 희귀동물 분양센터를 운영하던 최씨 또한 조급한 마음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힘을 보탰습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어느 정도 연기가 빠진 다음에 소방관 선생들과 같이 들어가서 살아남은 아이들 구조를 시작했고요. 보아 뱀 등의 뱀 10여 마리, 도마뱀 7마리, 거북이 3마리 정도만 살아남았어요."
최씨는 10년 전부터 파충류의 매력에 빠져뱀을 키우기 시작하다 지난해 분양센터를 직접 차렸다고 합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동물이랑 더불어 사는 직업이 너무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얼마 안 돼서 이렇게 되니까 너무 안타깝고요."
환경부와 세관의 허가를 받아 미국, 캐나다, 이집트 등에서 희귀동물들을 마리당 최고 수백만 원에 구매해 애지중지 키워왔습니다.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보아 뱀, 비어디 드래곤, 레오파드 게코도 있고, 작은 뱀들과 거북이도 여러 종류가 있었어요."
구조된 뱀과 도마뱀 등은 다른 희귀동물 분양센터에서 특별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아 절대 안정을 취하고 있는 중인데요.
<녹취> 구조 동물 보호자(음성변조) : "연기를 많이 마셔서 기관지 상태가 안 좋아요. 온도라든가 습도 이런 것들을 최적으로 맞춰주고 다른 생물보다 신경을 많이 써주고 환기를 많이 시켜 공기를 최대한 깨끗하게 이렇게 해주고 있어요."
그렇다면 온도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뱀과 거북이들이 화재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바로 파충류의 특별한 호흡에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인터뷰> 박천식 교수(건국대 수의학과) : "(파충류는) 급격히 많은 활동을 할 때는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그렇지 않고 적게 움직일 때는 산소가 아닌 이산화탄소로도 호흡할 수 있는 그런 기능이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희귀동물 분양센터 안에 있는 전기매트가 과열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 "뱀이라든지 이구아나가 들어있는 상자 바닥에 전기 매트가 깔렸었습니다. 전기 매트 과열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더운 지방에서 살고 있는 파충류를 돌보기 위해선 자동 온도 조절 기능이 있는 전기장비가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인터뷰> 박주현(00 희귀동물 분양센터) : "파충류는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온도가 낮으면 소화를 못 시켜요. 그래서 온도를 올려주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거거든요. 약간 걱정스럽기도 한데 어쨌든 열을 내줘야 동물들이 소화를 잘하고 정상적인 신진대사를 유지하니까 필요할 수밖에 없죠."
놀라운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뱀들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들지만 죽은 동물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는 최 씨.
<녹취> 최00(피해 매장 주인/음성변조) : "오히려 제 부주의로 안타깝게 희생된 동물들 생각하면서 남아있는 아이들한테 더 헌신하면서 살아갈 생각입니다. "
구조를 도왔던 소방관에게도 살아남은 뱀이 남긴 교훈은 컸습니다.
<인터뷰> 김중우(소방위/중랑소방서 재난조사관) : "극한의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뱀이나 이구아나 거북이를 보고 상당히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신기했습니다. "
계사년 뱀의 해, 극한의 화재 현장에서도 살아남은 뱀의 모습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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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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