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노인들의 ‘힘겨운 겨울나기’

입력 2013.01.15 (12:21) 수정 2013.01.1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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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힘없고 돈 없어 어르신들이 밀리고 밀려서 찾는 곳이 쪽방촌이죠,

홀로 남았다는 외로움과 올해 유례없는 추위와 싸우고 있는 쪽방촌 노인들을 이대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달동네라 불리다, 요즘은 쪽방촌이란 이름이 더 익숙해진 진주의 한 마을,

78살의 천명수 할머니 집은 겨울 초입부터 물이 끊겼습니다.

해가 들지 않은 산비탈에 터를 잡은 탓에 수도관이 꽁꽁 얼어버린 겁니다.

관절염을 앓고 있는 몸을 이끌고 100미터 넘는 빙판길을 걸어 물을 길어와야 합니다.

<인터뷰> 천명수(78살) : "(연탄)불을 끄고 산지가 20년이 돼간다. 연탄보일러도 고장이 났고, 저 방도 (불이) 안 들어오지..."

이웃 김유연 할머니는 전기장판에 의지해 한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한낮 방바닥은 이미 얼음장, 입을 열 때마다 입김이 납니다.

수입은 정부지원금을 포함해 한 달에 30만 원이 고작, 월세와 약값으로 20만 원을 쓰고 나면 난방은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유연(85) : "(전기장판을) 이렇게 온도를 올렸는데도 하나도 안 따뜻하다. 하나도..."

추운 겨울, 멀리 떨어진 공중 화장실에 가는 것도, 바람막이 하나 없는 마당에서 씻는 것도 고역입니다.

<인터뷰> 조영백(72) : "딴 거 할 여유가 있습니까. 빠듯하게 그냥 명만 유지하는 거지요."

외로움에 몸과 맘이 지칠 대로 지쳐 찬 바람이라도 맞으면 감기나 유행병에 걸리기 일쑤입니다.

<인터뷰> 김용환(진주시 옥봉동 사회복지사) : "병원비 내고 약값 내면 난방비로 내기도 힘든 상황이니까..."

유례없는 한파 속에 방치된 독거노인들.

이번 겨울을 어떻게 날지, 눈물마저 얼어버렸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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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쪽방촌 노인들의 ‘힘겨운 겨울나기’
    • 입력 2013-01-15 12:21:43
    • 수정2013-01-15 1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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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힘없고 돈 없어 어르신들이 밀리고 밀려서 찾는 곳이 쪽방촌이죠, 홀로 남았다는 외로움과 올해 유례없는 추위와 싸우고 있는 쪽방촌 노인들을 이대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달동네라 불리다, 요즘은 쪽방촌이란 이름이 더 익숙해진 진주의 한 마을, 78살의 천명수 할머니 집은 겨울 초입부터 물이 끊겼습니다. 해가 들지 않은 산비탈에 터를 잡은 탓에 수도관이 꽁꽁 얼어버린 겁니다. 관절염을 앓고 있는 몸을 이끌고 100미터 넘는 빙판길을 걸어 물을 길어와야 합니다. <인터뷰> 천명수(78살) : "(연탄)불을 끄고 산지가 20년이 돼간다. 연탄보일러도 고장이 났고, 저 방도 (불이) 안 들어오지..." 이웃 김유연 할머니는 전기장판에 의지해 한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한낮 방바닥은 이미 얼음장, 입을 열 때마다 입김이 납니다. 수입은 정부지원금을 포함해 한 달에 30만 원이 고작, 월세와 약값으로 20만 원을 쓰고 나면 난방은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유연(85) : "(전기장판을) 이렇게 온도를 올렸는데도 하나도 안 따뜻하다. 하나도..." 추운 겨울, 멀리 떨어진 공중 화장실에 가는 것도, 바람막이 하나 없는 마당에서 씻는 것도 고역입니다. <인터뷰> 조영백(72) : "딴 거 할 여유가 있습니까. 빠듯하게 그냥 명만 유지하는 거지요." 외로움에 몸과 맘이 지칠 대로 지쳐 찬 바람이라도 맞으면 감기나 유행병에 걸리기 일쑤입니다. <인터뷰> 김용환(진주시 옥봉동 사회복지사) : "병원비 내고 약값 내면 난방비로 내기도 힘든 상황이니까..." 유례없는 한파 속에 방치된 독거노인들. 이번 겨울을 어떻게 날지, 눈물마저 얼어버렸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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