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공장서 또 맹독성 불산 누출…관리 ‘구멍’

입력 2013.01.16 (21:04) 수정 2013.01.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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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구미 불산 누출 사고 당시 모습입니다.

이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어젯밤 충북 청주의 한 공장에서 또다시 2천5백 리터의 불산 용액이 누출돼 작업자 한 명이 다쳤습니다.

먼저, 강나루 기자가 사고 과정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보호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공장 건물 안으로 진입합니다.

어젯밤 9시 반쯤, 충북 청주의 한 LCD 가공 공장에서 맹독성 불산 용액이 누출된 때문입니다.

야간작업 중이던 주 모씨가 불산 용액 탱크 위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지면서 파이프에 충격을 줬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파이프의 이음새 부분이 파손되면서 탱크 안에 있던 용액 2천5백 리터가 흘러나왔습니다.

이 사고로 주 씨가 용액에 노출되면서 얼굴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녹취> 공장 관계자 :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점검을 하고 내려오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탱크가 한 2미터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

공장 측은 누출된 용액이 불산 비율 10퍼센트 미만인 '혼합 희석액'이라 위험성이 낮고, 곧바로 자체 폐수처리장으로 흘러들어 공장 외부로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안석영(충청북도 환경정책 과장) :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외부 누출에 대해 측정을 해서 감시를 할 겁니다. 현재 볼 때에는 내부 안전사고에 의한 누출로,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환경청 등 관계기관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불산 가스 누출 등 혹시 모를 추가 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앵커 멘트>

불산 용액이 누출된 사고 현장에는 보시는 것처럼 파이프가 분리돼 있습니다.

유해물질 작업 안전 수칙도 표시돼 있지만 직원이 밟고 작업을 하던 도중에 파이프가 깨지면서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유독물질 관리 실태를 이광열 기자가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철강 제조공장.

한 해에 불산 300톤 등 유독 물질을 다량 사용하고 있습니다.

배관마다 유독 물질 표식이 돼 있고 표면은 철강 재질이거나 별도의 코팅까지 해 충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유독물질 관리자 : "(플라스틱) 하나를 쓰는 거보다 라이닝(외부 피복) 비용이 추가로 들긴 하는데 유독물 관리를 위해서는 이 FIP 라이닝 코팅이 필수라고 봅니다."

이런 조치는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만, 의무적인 것은 아닙니다.

현행법은 유독물질 배관의 재질에 대해 누출을 방지할 수 있는 재질이라고만 규정할 뿐, 재질의 강도는 사업자 판단에 맡기고 있습니다.

당국의 점검도 믿음을 주지 못합니다.

구미 불산 사고 이후 정부는 지난해 10월, 2주간 강도높은 일제 점검을 했지만, 사고는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수(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점검이) 설계도면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가지 충격에 대한 부분은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되는 유독물질 누출 사고로 국민적 불안이 커진 만큼 원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광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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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공장서 또 맹독성 불산 누출…관리 ‘구멍’
    • 입력 2013-01-16 21:06:42
    • 수정2013-01-17 10: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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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구미 불산 누출 사고 당시 모습입니다. 이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어젯밤 충북 청주의 한 공장에서 또다시 2천5백 리터의 불산 용액이 누출돼 작업자 한 명이 다쳤습니다. 먼저, 강나루 기자가 사고 과정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보호복을 입은 소방관들이 공장 건물 안으로 진입합니다. 어젯밤 9시 반쯤, 충북 청주의 한 LCD 가공 공장에서 맹독성 불산 용액이 누출된 때문입니다. 야간작업 중이던 주 모씨가 불산 용액 탱크 위에서 내려오다 미끄러지면서 파이프에 충격을 줬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파이프의 이음새 부분이 파손되면서 탱크 안에 있던 용액 2천5백 리터가 흘러나왔습니다. 이 사고로 주 씨가 용액에 노출되면서 얼굴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녹취> 공장 관계자 :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점검을 하고 내려오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탱크가 한 2미터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 공장 측은 누출된 용액이 불산 비율 10퍼센트 미만인 '혼합 희석액'이라 위험성이 낮고, 곧바로 자체 폐수처리장으로 흘러들어 공장 외부로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안석영(충청북도 환경정책 과장) :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외부 누출에 대해 측정을 해서 감시를 할 겁니다. 현재 볼 때에는 내부 안전사고에 의한 누출로,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환경청 등 관계기관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불산 가스 누출 등 혹시 모를 추가 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앵커 멘트> 불산 용액이 누출된 사고 현장에는 보시는 것처럼 파이프가 분리돼 있습니다. 유해물질 작업 안전 수칙도 표시돼 있지만 직원이 밟고 작업을 하던 도중에 파이프가 깨지면서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유독물질 관리 실태를 이광열 기자가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철강 제조공장. 한 해에 불산 300톤 등 유독 물질을 다량 사용하고 있습니다. 배관마다 유독 물질 표식이 돼 있고 표면은 철강 재질이거나 별도의 코팅까지 해 충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녹취> 유독물질 관리자 : "(플라스틱) 하나를 쓰는 거보다 라이닝(외부 피복) 비용이 추가로 들긴 하는데 유독물 관리를 위해서는 이 FIP 라이닝 코팅이 필수라고 봅니다." 이런 조치는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만, 의무적인 것은 아닙니다. 현행법은 유독물질 배관의 재질에 대해 누출을 방지할 수 있는 재질이라고만 규정할 뿐, 재질의 강도는 사업자 판단에 맡기고 있습니다. 당국의 점검도 믿음을 주지 못합니다. 구미 불산 사고 이후 정부는 지난해 10월, 2주간 강도높은 일제 점검을 했지만, 사고는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수(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점검이) 설계도면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가지 충격에 대한 부분은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되는 유독물질 누출 사고로 국민적 불안이 커진 만큼 원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광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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