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현장 실습생 노동 인권 사각지대

입력 2013.01.18 (21:35) 수정 2013.01.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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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현장 실습생으로 일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김민재 군이 1년이 넘은 지금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군 사건 이후 정부는 각종 대책들을 쏟아냈었죠.

그럼 이제는 산업 현장에서 이들 실습생들의 노동 인권이 제대로 보호받고 있을까요?

홍성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늦은 시각, 전남 광양시의 한 공장.

근로자 수십 명이 밤새 일하고 있습니다.

아침이 밝자 공장 밖으로 나오는 근로자들.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 2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인터뷰> 전 현장 실습생 : "밤낮이 바뀌니까 미치죠, 사람이. 처음에는 야간근무를 안 한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안 하면 자른다고 해서..."

현장 실습생들의 산업재해도 여전합니다.

18살 조모 군은 지난해 금형공장에서 사전 안전교육 없이 일을 하다 손을 다쳐 영구 장애가 남게 생겼습니다.

<인터뷰> 전 현장실습생 : "갑자기 11월 달에 안 하던 것을 시키는 거예요. 바쁘니까 이것 좀 해달라. 교육을 받는 것도 아니고..."

기아차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던 김민재 군이 뇌출혈로 쓰러진 뒤, 정부는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실습현장은 여전히 열악합니다.

사고 이후 정부는 초과. 야간근로를 금지하는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를 고시했습니다.

그러나 '특례 조항'을 신설해 만 18세 이상 실습생에 대해서는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초과근로를 허용한 겁니다.

<녹취> 현장실습 참여업체 : "학교에도 제가 부탁을 했던 게 취업담당관 선생님한테 미성년자면 안 받겠다."

미성년자가 아니라해도 업체의 안전교육이나 위험 방지 조치에 대한 관리감독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

<인터뷰> 임동헌(교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 : "고용노동부는 사건이 터져야만 그때 거기만 조사합니다. 현장이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는 거죠."

전국의 산업현장 실습생은 6만여 명.

유명무실한 표준협약서 때문에 실습생들의 노동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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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현장 실습생 노동 인권 사각지대
    • 입력 2013-01-18 21:37:31
    • 수정2013-01-18 22: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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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현장 실습생으로 일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김민재 군이 1년이 넘은 지금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군 사건 이후 정부는 각종 대책들을 쏟아냈었죠. 그럼 이제는 산업 현장에서 이들 실습생들의 노동 인권이 제대로 보호받고 있을까요? 홍성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늦은 시각, 전남 광양시의 한 공장. 근로자 수십 명이 밤새 일하고 있습니다. 아침이 밝자 공장 밖으로 나오는 근로자들.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 2명도 포함돼 있습니다. <인터뷰> 전 현장 실습생 : "밤낮이 바뀌니까 미치죠, 사람이. 처음에는 야간근무를 안 한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안 하면 자른다고 해서..." 현장 실습생들의 산업재해도 여전합니다. 18살 조모 군은 지난해 금형공장에서 사전 안전교육 없이 일을 하다 손을 다쳐 영구 장애가 남게 생겼습니다. <인터뷰> 전 현장실습생 : "갑자기 11월 달에 안 하던 것을 시키는 거예요. 바쁘니까 이것 좀 해달라. 교육을 받는 것도 아니고..." 기아차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던 김민재 군이 뇌출혈로 쓰러진 뒤, 정부는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실습현장은 여전히 열악합니다. 사고 이후 정부는 초과. 야간근로를 금지하는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를 고시했습니다. 그러나 '특례 조항'을 신설해 만 18세 이상 실습생에 대해서는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초과근로를 허용한 겁니다. <녹취> 현장실습 참여업체 : "학교에도 제가 부탁을 했던 게 취업담당관 선생님한테 미성년자면 안 받겠다." 미성년자가 아니라해도 업체의 안전교육이나 위험 방지 조치에 대한 관리감독은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 <인터뷰> 임동헌(교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 : "고용노동부는 사건이 터져야만 그때 거기만 조사합니다. 현장이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는 거죠." 전국의 산업현장 실습생은 6만여 명. 유명무실한 표준협약서 때문에 실습생들의 노동 인권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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