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폐교 위기서 아토피 안심 학교로!

입력 2013.01.25 (08:42) 수정 2013.01.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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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건조한 겨울철이면 피부 질환 있는 분들은 더욱 고생스럽죠.

특히 아토피 앓는 아이들, 가려움증 때문에 본인도 괴롭지만 지켜보는 부모님들 마음도 정말 아픈데요.

병원치료에 민간요법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게 이 아토피인데요.

양영은 기자, 그런데 학교생활만 열심히 해도 아토피가 많이 호전되는 곳이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아토피 앓고 계신 분들은 이런 얘기만 들어도 귀가 번쩍 뜨이겠죠?

그만큼 절실할텐데요.

인삼으로 유명한 충남 금산군에 아토피.천식 안심 학교가 있습니다.

근데 이 학교 관련 기사를 죽 보다보니까 사람으로 치자면 인생이 참 파란만장한데요.

폐교 위기에까지 갔다가 지금은 학생이 몰려서 교실이 부족할 정도라는 이곳을 지금부터 찾아가봅니다.

<리포트>

충남 금산군 서대산 자락에 위치한 상곡초등학교.

3년 전까지만 해도 전교생이 12명에 그쳤던 이곳에 이제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녹취> "대전에서(전학)왔요"

<녹취> "서울에서 1학년 때(전학왔어요.)"

<녹취> "4살 때부터 아토피가 있었는데 초등학교 들어오면서 심해져서 여기로 이사왔어요"

아이들이 계속 도시로 떠나 문을 닫을 처지에까지 갔던 이 학교가 탈바꿈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9년, 도 교육청으로부터 친환경 인증과 아토피 안심 학교 지정을 따내면서인데요, 2년 새 24명의 학생이 전학을 왔습니다.

<인터뷰> 임찬묵(상곡초등학교 교감) : "아토피가 있는 학생들이 명절 때 이곳에 왔다가 명절 동안에 아토피가 사라지면서 효과를 인식하게 됐고요. 입소문이 퍼지면서 아토피를 앓고 있는 학생들이 다수 전학 왔습니다."

이 학교는 모든 게 아토피 치료를 지향합니다. 벽은 황토와 원목으로 돼 있고, 칠판엔 분필을 쓰지 않습니다.

또 각 교실마다 공기청정기와 피톤치드 발생기, 그리고 40여 종의 허브 화분이 비치돼 있습니다.

친환경 학교 답죠?

<녹취> "교실에 화분도 생기고 황토벽도 있어서 교실이 예뻐지고 상쾌해진 것 같아요"

<녹취> "친구들이 많이 와서 어울려 놀 수 있어서 좋아요."

친환경 교실 뿐 아니라 다양한 의료기기를 갖춘 아토피 관리 센터도 있는데요, 아이들은 언제든 이 곳을 찾아 검사와 족욕 치료, 미술 치료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요즘같은 방학 때도 말이죠.

<인터뷰> 김이래(35살/상곡초등학교 보건교사) :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질환이 되기 쉽기 때문에 꾸준하게 보습 관리를 해주고요, 소독도 하고 부모님과 상담도 하면서 가정과 학교가 함께 (아토피 치료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타지에서 심한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이들은 이 학교에 온 뒤 꾸준한 치료와 관리로 증상이 갈수록 호전돼고 있었는데요 .

<녹취> "엄마 아빠도 (저 때문에) 잠도 잘 못 자고요. 저도 스트레스 받아서 힘들었어요."

<녹취> "예전에는 많이 긁었는데 이제는 가라앉아서 많이 안 긁고 잠도 잘 오는 것 같아요."

이제 새 학기가 되면 6학년에 올라가는 유성이도 아토피 치료를 위해 대전에서 전학을 왔습니다.

<인터뷰> 강유성(13살/상곡초등학교) : "(전에는) 팔도 쓰라리고, 진물도 나고 그랬어요."

자녀들의 치료를 위해 이 마을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자 금산군은 임대용 황토주택을 지어 보급하고 있는데요.

후년까지 모두 마흔 가구를 지을 예정입니다.

유성이 어머니도 대전에 직장이 있었지만 아들의 아토피 치료를 위해 이주를 결심했습니다.

<인터뷰> 남소영(강유성 어머니) : "심할 경우에는 눈썹도 다 빠질 정도였거든요. 그 정도로 심하고...하루에도 로션을 하루 저녁에 큰 거 한 통을 다 발라도 "엄마, 살이 찢어질 거 같아" 할 정도로 건조한 게 심했어요. 웃으면 볼이 톡톡 이렇게 진물 나오고 웃기만 해도 상처 날 정도로 심했었어요."

집에서는 어머니가 밖에서는 학교측의 꾸준한 관리로 유성이는 더욱 밝은 아이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인터뷰> 강유성(13살/상곡초등학교) : "옛날에는 애들이 저 징그럽다고 싫어했는데. 여긴 애들이 다 아토피니까 저도 같이 노니까 즐거워요. "

처음 이 오지마을에 올 때는 조금만 있다 도시로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유성이 가족은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가도 계속 여기서 살 계획입니다.

<인터뷰> 남소영(강유성 어머니) : "교육은 걱정이 되죠. 많이 되죠. 아이가 아팠었으니까 그때는 교육 신경 쓸 겨를이 없었거든요. 건강만 하라고 그랬는데 이왕 고학년이 되니까 신경이 쓰이는 거예요. 학원도 없고 그래서. 근데 학교에서 수업을 거의 개인 지도식으로 봐주세요."

이처럼 부모들의 진학걱정을 덜기 위해 상곡 초등학교에서는 영어와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무료로 운영하며 방학중에도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찬묵(상곡초등학교 교감) : "도시와 다르게 (이곳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장소와 공간이 부족합니다. 유일하게 놀 수 있는 장소가 학교이고, 학교에서 놀기만 하는 건 그래서 학교에서 유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아이들의 특기 적성에 맞게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금산 상곡초등학교처럼 아토피.천식 안심 교육기관으로 운영되는 곳은 전국적으로 오백 군데에 이릅니다.

그중에서도 이 학교는 천혜의 청정환경과 폐교를 살리려는 학교, 지역주민, 그리고 지자체가 함께 이뤄낸 성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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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폐교 위기서 아토피 안심 학교로!
    • 입력 2013-01-25 08:45:18
    • 수정2013-01-25 11: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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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렇게 건조한 겨울철이면 피부 질환 있는 분들은 더욱 고생스럽죠. 특히 아토피 앓는 아이들, 가려움증 때문에 본인도 괴롭지만 지켜보는 부모님들 마음도 정말 아픈데요. 병원치료에 민간요법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게 이 아토피인데요. 양영은 기자, 그런데 학교생활만 열심히 해도 아토피가 많이 호전되는 곳이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아토피 앓고 계신 분들은 이런 얘기만 들어도 귀가 번쩍 뜨이겠죠? 그만큼 절실할텐데요. 인삼으로 유명한 충남 금산군에 아토피.천식 안심 학교가 있습니다. 근데 이 학교 관련 기사를 죽 보다보니까 사람으로 치자면 인생이 참 파란만장한데요. 폐교 위기에까지 갔다가 지금은 학생이 몰려서 교실이 부족할 정도라는 이곳을 지금부터 찾아가봅니다. <리포트> 충남 금산군 서대산 자락에 위치한 상곡초등학교. 3년 전까지만 해도 전교생이 12명에 그쳤던 이곳에 이제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녹취> "대전에서(전학)왔요" <녹취> "서울에서 1학년 때(전학왔어요.)" <녹취> "4살 때부터 아토피가 있었는데 초등학교 들어오면서 심해져서 여기로 이사왔어요" 아이들이 계속 도시로 떠나 문을 닫을 처지에까지 갔던 이 학교가 탈바꿈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9년, 도 교육청으로부터 친환경 인증과 아토피 안심 학교 지정을 따내면서인데요, 2년 새 24명의 학생이 전학을 왔습니다. <인터뷰> 임찬묵(상곡초등학교 교감) : "아토피가 있는 학생들이 명절 때 이곳에 왔다가 명절 동안에 아토피가 사라지면서 효과를 인식하게 됐고요. 입소문이 퍼지면서 아토피를 앓고 있는 학생들이 다수 전학 왔습니다." 이 학교는 모든 게 아토피 치료를 지향합니다. 벽은 황토와 원목으로 돼 있고, 칠판엔 분필을 쓰지 않습니다. 또 각 교실마다 공기청정기와 피톤치드 발생기, 그리고 40여 종의 허브 화분이 비치돼 있습니다. 친환경 학교 답죠? <녹취> "교실에 화분도 생기고 황토벽도 있어서 교실이 예뻐지고 상쾌해진 것 같아요" <녹취> "친구들이 많이 와서 어울려 놀 수 있어서 좋아요." 친환경 교실 뿐 아니라 다양한 의료기기를 갖춘 아토피 관리 센터도 있는데요, 아이들은 언제든 이 곳을 찾아 검사와 족욕 치료, 미술 치료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요즘같은 방학 때도 말이죠. <인터뷰> 김이래(35살/상곡초등학교 보건교사) :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질환이 되기 쉽기 때문에 꾸준하게 보습 관리를 해주고요, 소독도 하고 부모님과 상담도 하면서 가정과 학교가 함께 (아토피 치료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타지에서 심한 아토피로 고생하던 아이들은 이 학교에 온 뒤 꾸준한 치료와 관리로 증상이 갈수록 호전돼고 있었는데요 . <녹취> "엄마 아빠도 (저 때문에) 잠도 잘 못 자고요. 저도 스트레스 받아서 힘들었어요." <녹취> "예전에는 많이 긁었는데 이제는 가라앉아서 많이 안 긁고 잠도 잘 오는 것 같아요." 이제 새 학기가 되면 6학년에 올라가는 유성이도 아토피 치료를 위해 대전에서 전학을 왔습니다. <인터뷰> 강유성(13살/상곡초등학교) : "(전에는) 팔도 쓰라리고, 진물도 나고 그랬어요." 자녀들의 치료를 위해 이 마을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자 금산군은 임대용 황토주택을 지어 보급하고 있는데요. 후년까지 모두 마흔 가구를 지을 예정입니다. 유성이 어머니도 대전에 직장이 있었지만 아들의 아토피 치료를 위해 이주를 결심했습니다. <인터뷰> 남소영(강유성 어머니) : "심할 경우에는 눈썹도 다 빠질 정도였거든요. 그 정도로 심하고...하루에도 로션을 하루 저녁에 큰 거 한 통을 다 발라도 "엄마, 살이 찢어질 거 같아" 할 정도로 건조한 게 심했어요. 웃으면 볼이 톡톡 이렇게 진물 나오고 웃기만 해도 상처 날 정도로 심했었어요." 집에서는 어머니가 밖에서는 학교측의 꾸준한 관리로 유성이는 더욱 밝은 아이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인터뷰> 강유성(13살/상곡초등학교) : "옛날에는 애들이 저 징그럽다고 싫어했는데. 여긴 애들이 다 아토피니까 저도 같이 노니까 즐거워요. " 처음 이 오지마을에 올 때는 조금만 있다 도시로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유성이 가족은 아이가 중학교에 올라가도 계속 여기서 살 계획입니다. <인터뷰> 남소영(강유성 어머니) : "교육은 걱정이 되죠. 많이 되죠. 아이가 아팠었으니까 그때는 교육 신경 쓸 겨를이 없었거든요. 건강만 하라고 그랬는데 이왕 고학년이 되니까 신경이 쓰이는 거예요. 학원도 없고 그래서. 근데 학교에서 수업을 거의 개인 지도식으로 봐주세요." 이처럼 부모들의 진학걱정을 덜기 위해 상곡 초등학교에서는 영어와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무료로 운영하며 방학중에도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찬묵(상곡초등학교 교감) : "도시와 다르게 (이곳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장소와 공간이 부족합니다. 유일하게 놀 수 있는 장소가 학교이고, 학교에서 놀기만 하는 건 그래서 학교에서 유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아이들의 특기 적성에 맞게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금산 상곡초등학교처럼 아토피.천식 안심 교육기관으로 운영되는 곳은 전국적으로 오백 군데에 이릅니다. 그중에서도 이 학교는 천혜의 청정환경과 폐교를 살리려는 학교, 지역주민, 그리고 지자체가 함께 이뤄낸 성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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