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꿩 대신 닭’의 유래를 아시나요?
입력 2013.02.11 (08:42)
수정 2013.02.1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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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릴 적 빨리 한 살 더 먹고 싶은 마음에 설날 아침 따뜻한 떡국 기다리던 기억 있죠?
올 설에도 가족들 오순도순 모여앉아 떡국 드셨을텐데요.
집집마다 맛과 재료도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알고 보면 지역에 따라서도 꿩 고기를 곁들이거나 조랭이 떡으로 끓이는 등 떡국 맛이 가지각색인데요.
양영은 기자, 떡국엔 다 나름의 역사가 숨어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보면 참 재미 있습니다.
일례로요.
여러분들 드시는 크로아상이라는 빵 있잖아요
크로아상 빵은 모양이 초승달처럼 생겼는데, 초승달은 예전 오스만 투르크 제국, 지금의 터키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보면 유럽군이 오스만군을 격퇴한 걸 기념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오늘 들으실 이야기는, 우리네 정월 초하루 음식인 떡국입니다.
떡국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보실까요?
<리포트>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 기분, 한국인이라면 공감하시죠?
떡국, 옛날 모습은 어땠을까요?
확신하긴 어려워도 흔적은 찾아집니다.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재료는 꿩이죠."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꿩떡국 얘기하시나 봐요."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온다는 꿩으로 만든 떡국!
오늘 화제포착에서는 떡국에 얽힌 이야기들을 통해 그 원형을 찾아봅니다.
문헌상으로 떡국이 기록된 가장 오래된 연대는 고려 후기입니다.
전라북도 순창 등지에는 아직도 그 떡국이 남아 있는데요.
재료가 좀 특이합니다.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꿩이 맛있다고, 푹 고아서 떡국을 끓이면 참 맛이 있어요."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우리 동네는 옛날부터 꿩으로 떡국을 많이 해먹었어요. 쭉 올라가셔야 해요.(많이 올라가나요?)많이 올라가세요."
꿩은 겨울이면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오는데요.
전라도 근방에서는 그 꿩으로 떡국을 해먹었다고 합니다.
꿩떡국으로 이름난 집을 찾았습니다.
<녹취> 피디 : "꿩떡국을 해먹는다고 해서 왔는데요."
<녹취> 송민수(전라북도 순창군) : "예. 우리 집 맞습니다."
꿩은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사육이 쉽지 않아 고급 음식으로 통했습니다.
요즘엔 기술이 발달돼 꿩 사육도 가능해졌지만요.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아들아, 나는 떡을 썰 테니 너는 꿩을 잡아 손질을 잘해서 가져오너라."
<녹취> 송민수(전라북도 순창군) : "예, 알겠습니다."
모자가 오순도순 꿩떡국을 끓이는데요.
꿩육수는 쇠고기 육수보다 훨씬 진하다고 합니다.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어른들이 (살아)계실 때 꿩으로 떡국을 끓여 먹는다고 전래해 와서 명절이면 항상 꿩떡국을 끓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도 그 전통을 물려받아 (명절이면) 꿩떡국을 끓여 먹습니다."
고려 후기 때 원나라에서 전해진 매 사냥이 귀족들 사이에 퍼지면서 매가 물어온 꿩을 이용한 떡국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녹취> 김영준(근대유물전문가) : "떡국을 끓이는 방법은 고려 후기부터 쓰던 방법과 지금 먹는 방법에 큰 변화가 없고 삶은 꿩고기를 손으로 (살을) 발라서 (고명으로) 올려서 먹는 방법도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적인 음식문화의 변화가 없이 대표적으로 먹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꿩떡국의 역사, 그러고 보니까 500년을 훌쩍 넘겼네요.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간도 잘 맞고 땡큐!"
하지만 지금은 꿩떡국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쇠고기 가격부담이 없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꿩떡국을 보기가 어려워진 건데요.
<녹취> 남(전라북도 순창군) : "떡국 먹으러 왔습니다!"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어서 오세요!"
하지마 이곳에선 여전히 인기만점!
설날 이른 아침부터 꿩떡국 먹으러 주민들이 모였습니다.
<녹취> 남(전라북도 순창군) : "꿩고기 좀 많이 넣어 주세요.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꿩을 푹 삶아낸 진한 육수와 마늘, 파, 참기름으로 양념한 맛깔스런 고명까지.
맛은 어떨까요?
<녹취> 남(전라북도 순창군) : "이 떡국의 진짜 맛은 꿩고기예요, 꿩고기!(꿩고기요?)진짜 드셔 보세요."
그런데, 이 꿩떡국에서 속담 하나가 비롯됐다고 하는데요.
잘 아시는 속담입니다.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옛날에는 꿩이 비싸서 없어서 닭을 먹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꿩 대신 닭이에요."
꿩 대신 닭이라고요?
방금 말씀드린대로 꿩이 귀할 적에 서민들은 닭으로 떡국을 끓여먹었다는데요.
여기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녹취> 김영준(근대유물전문가) : "꿩 대신 닭이 구하기 쉬우므로 닭으로, 꿩떡국은 못 먹어도 닭떡국은 끓여 먹기 쉬웠으니까 평민들이 '꿩 대신 닭'이라고 해서 떡국도 그렇게 먹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성의 조랭이 떡국에도 흥미로운 속설이 전해내려오는데요.
개성 사람들이 고려를 멸망하게 한 태조 이성계가 미워 그의 목을 조르는 듯한 독특한 형상의 떡을 만들었다는 설입니다.
물론 조롱박 모양을 닮아서 조랭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녹취> 이명숙(한국전통음식연구가) : "개성사람들은 정월이면 꼭 조랭이떡국을 먹어요. 조랭이떡국이 개성의 향토음식입니다."
또 다른 이색 떡국들 구경해볼까요?
먼저 닭발로 육수를 낸 닭장떡국입니다.
<녹취> 남(전라도) : "떡국에다가 닭장조림을 넣어서 먹는 것이 전라도의 풍습입니다."
닭발은 콜라겐 덩어리라 맛도 있고 영양도 만점인데요,
그런가하면 이웃 충청도에서는 방앗간이 귀해서 생겨난 떡국도 있습니다.
쪄낸 떡이 아닌 생떡을 이용해서 만들어 이름도 날떡국, 혹은 생떡국이라고 불리는데요.
<녹취> 여(충청도) : "옛날에는 방앗간이 멀어서 집집이 쌀가루를 찧어서 손으로 가래떡 모양을 만들어 끓여 먹었어요. 날떡국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윤숙자 소장(한국전통음식연구소) : "새해 첫날 깨끗하고 하얀 떡국을 먹으면서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1년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날, 축복의 날, 그런 떡국이 바로 오늘 보여 드린 떡국이라고 할 수 있어요."
떡국 안에 들어가는 떡의 동그란 모양은 엽전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재산이 풍성하게 일어나라는 의미인데요.
선조들의 지혜와 깊은 바람을 담고 있는 떡국, 이번 설에 맛있게 드셨나요?
그럼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부자되세요.
어릴 적 빨리 한 살 더 먹고 싶은 마음에 설날 아침 따뜻한 떡국 기다리던 기억 있죠?
올 설에도 가족들 오순도순 모여앉아 떡국 드셨을텐데요.
집집마다 맛과 재료도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알고 보면 지역에 따라서도 꿩 고기를 곁들이거나 조랭이 떡으로 끓이는 등 떡국 맛이 가지각색인데요.
양영은 기자, 떡국엔 다 나름의 역사가 숨어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보면 참 재미 있습니다.
일례로요.
여러분들 드시는 크로아상이라는 빵 있잖아요
크로아상 빵은 모양이 초승달처럼 생겼는데, 초승달은 예전 오스만 투르크 제국, 지금의 터키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보면 유럽군이 오스만군을 격퇴한 걸 기념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오늘 들으실 이야기는, 우리네 정월 초하루 음식인 떡국입니다.
떡국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보실까요?
<리포트>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 기분, 한국인이라면 공감하시죠?
떡국, 옛날 모습은 어땠을까요?
확신하긴 어려워도 흔적은 찾아집니다.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재료는 꿩이죠."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꿩떡국 얘기하시나 봐요."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온다는 꿩으로 만든 떡국!
오늘 화제포착에서는 떡국에 얽힌 이야기들을 통해 그 원형을 찾아봅니다.
문헌상으로 떡국이 기록된 가장 오래된 연대는 고려 후기입니다.
전라북도 순창 등지에는 아직도 그 떡국이 남아 있는데요.
재료가 좀 특이합니다.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꿩이 맛있다고, 푹 고아서 떡국을 끓이면 참 맛이 있어요."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우리 동네는 옛날부터 꿩으로 떡국을 많이 해먹었어요. 쭉 올라가셔야 해요.(많이 올라가나요?)많이 올라가세요."
꿩은 겨울이면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오는데요.
전라도 근방에서는 그 꿩으로 떡국을 해먹었다고 합니다.
꿩떡국으로 이름난 집을 찾았습니다.
<녹취> 피디 : "꿩떡국을 해먹는다고 해서 왔는데요."
<녹취> 송민수(전라북도 순창군) : "예. 우리 집 맞습니다."
꿩은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사육이 쉽지 않아 고급 음식으로 통했습니다.
요즘엔 기술이 발달돼 꿩 사육도 가능해졌지만요.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아들아, 나는 떡을 썰 테니 너는 꿩을 잡아 손질을 잘해서 가져오너라."
<녹취> 송민수(전라북도 순창군) : "예, 알겠습니다."
모자가 오순도순 꿩떡국을 끓이는데요.
꿩육수는 쇠고기 육수보다 훨씬 진하다고 합니다.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어른들이 (살아)계실 때 꿩으로 떡국을 끓여 먹는다고 전래해 와서 명절이면 항상 꿩떡국을 끓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도 그 전통을 물려받아 (명절이면) 꿩떡국을 끓여 먹습니다."
고려 후기 때 원나라에서 전해진 매 사냥이 귀족들 사이에 퍼지면서 매가 물어온 꿩을 이용한 떡국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녹취> 김영준(근대유물전문가) : "떡국을 끓이는 방법은 고려 후기부터 쓰던 방법과 지금 먹는 방법에 큰 변화가 없고 삶은 꿩고기를 손으로 (살을) 발라서 (고명으로) 올려서 먹는 방법도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적인 음식문화의 변화가 없이 대표적으로 먹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꿩떡국의 역사, 그러고 보니까 500년을 훌쩍 넘겼네요.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간도 잘 맞고 땡큐!"
하지만 지금은 꿩떡국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쇠고기 가격부담이 없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꿩떡국을 보기가 어려워진 건데요.
<녹취> 남(전라북도 순창군) : "떡국 먹으러 왔습니다!"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어서 오세요!"
하지마 이곳에선 여전히 인기만점!
설날 이른 아침부터 꿩떡국 먹으러 주민들이 모였습니다.
<녹취> 남(전라북도 순창군) : "꿩고기 좀 많이 넣어 주세요.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꿩을 푹 삶아낸 진한 육수와 마늘, 파, 참기름으로 양념한 맛깔스런 고명까지.
맛은 어떨까요?
<녹취> 남(전라북도 순창군) : "이 떡국의 진짜 맛은 꿩고기예요, 꿩고기!(꿩고기요?)진짜 드셔 보세요."
그런데, 이 꿩떡국에서 속담 하나가 비롯됐다고 하는데요.
잘 아시는 속담입니다.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옛날에는 꿩이 비싸서 없어서 닭을 먹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꿩 대신 닭이에요."
꿩 대신 닭이라고요?
방금 말씀드린대로 꿩이 귀할 적에 서민들은 닭으로 떡국을 끓여먹었다는데요.
여기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녹취> 김영준(근대유물전문가) : "꿩 대신 닭이 구하기 쉬우므로 닭으로, 꿩떡국은 못 먹어도 닭떡국은 끓여 먹기 쉬웠으니까 평민들이 '꿩 대신 닭'이라고 해서 떡국도 그렇게 먹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성의 조랭이 떡국에도 흥미로운 속설이 전해내려오는데요.
개성 사람들이 고려를 멸망하게 한 태조 이성계가 미워 그의 목을 조르는 듯한 독특한 형상의 떡을 만들었다는 설입니다.
물론 조롱박 모양을 닮아서 조랭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녹취> 이명숙(한국전통음식연구가) : "개성사람들은 정월이면 꼭 조랭이떡국을 먹어요. 조랭이떡국이 개성의 향토음식입니다."
또 다른 이색 떡국들 구경해볼까요?
먼저 닭발로 육수를 낸 닭장떡국입니다.
<녹취> 남(전라도) : "떡국에다가 닭장조림을 넣어서 먹는 것이 전라도의 풍습입니다."
닭발은 콜라겐 덩어리라 맛도 있고 영양도 만점인데요,
그런가하면 이웃 충청도에서는 방앗간이 귀해서 생겨난 떡국도 있습니다.
쪄낸 떡이 아닌 생떡을 이용해서 만들어 이름도 날떡국, 혹은 생떡국이라고 불리는데요.
<녹취> 여(충청도) : "옛날에는 방앗간이 멀어서 집집이 쌀가루를 찧어서 손으로 가래떡 모양을 만들어 끓여 먹었어요. 날떡국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윤숙자 소장(한국전통음식연구소) : "새해 첫날 깨끗하고 하얀 떡국을 먹으면서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1년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날, 축복의 날, 그런 떡국이 바로 오늘 보여 드린 떡국이라고 할 수 있어요."
떡국 안에 들어가는 떡의 동그란 모양은 엽전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재산이 풍성하게 일어나라는 의미인데요.
선조들의 지혜와 깊은 바람을 담고 있는 떡국, 이번 설에 맛있게 드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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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3-02-11 13: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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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빨리 한 살 더 먹고 싶은 마음에 설날 아침 따뜻한 떡국 기다리던 기억 있죠?
올 설에도 가족들 오순도순 모여앉아 떡국 드셨을텐데요.
집집마다 맛과 재료도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알고 보면 지역에 따라서도 꿩 고기를 곁들이거나 조랭이 떡으로 끓이는 등 떡국 맛이 가지각색인데요.
양영은 기자, 떡국엔 다 나름의 역사가 숨어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보면 참 재미 있습니다.
일례로요.
여러분들 드시는 크로아상이라는 빵 있잖아요
크로아상 빵은 모양이 초승달처럼 생겼는데, 초승달은 예전 오스만 투르크 제국, 지금의 터키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보면 유럽군이 오스만군을 격퇴한 걸 기념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오늘 들으실 이야기는, 우리네 정월 초하루 음식인 떡국입니다.
떡국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보실까요?
<리포트>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 기분, 한국인이라면 공감하시죠?
떡국, 옛날 모습은 어땠을까요?
확신하긴 어려워도 흔적은 찾아집니다.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재료는 꿩이죠."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꿩떡국 얘기하시나 봐요."
아주 오래 전부터 전해온다는 꿩으로 만든 떡국!
오늘 화제포착에서는 떡국에 얽힌 이야기들을 통해 그 원형을 찾아봅니다.
문헌상으로 떡국이 기록된 가장 오래된 연대는 고려 후기입니다.
전라북도 순창 등지에는 아직도 그 떡국이 남아 있는데요.
재료가 좀 특이합니다.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꿩이 맛있다고, 푹 고아서 떡국을 끓이면 참 맛이 있어요."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우리 동네는 옛날부터 꿩으로 떡국을 많이 해먹었어요. 쭉 올라가셔야 해요.(많이 올라가나요?)많이 올라가세요."
꿩은 겨울이면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오는데요.
전라도 근방에서는 그 꿩으로 떡국을 해먹었다고 합니다.
꿩떡국으로 이름난 집을 찾았습니다.
<녹취> 피디 : "꿩떡국을 해먹는다고 해서 왔는데요."
<녹취> 송민수(전라북도 순창군) : "예. 우리 집 맞습니다."
꿩은 불과 30년 전까지만 해도 사육이 쉽지 않아 고급 음식으로 통했습니다.
요즘엔 기술이 발달돼 꿩 사육도 가능해졌지만요.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아들아, 나는 떡을 썰 테니 너는 꿩을 잡아 손질을 잘해서 가져오너라."
<녹취> 송민수(전라북도 순창군) : "예, 알겠습니다."
모자가 오순도순 꿩떡국을 끓이는데요.
꿩육수는 쇠고기 육수보다 훨씬 진하다고 합니다.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어른들이 (살아)계실 때 꿩으로 떡국을 끓여 먹는다고 전래해 와서 명절이면 항상 꿩떡국을 끓이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도 그 전통을 물려받아 (명절이면) 꿩떡국을 끓여 먹습니다."
고려 후기 때 원나라에서 전해진 매 사냥이 귀족들 사이에 퍼지면서 매가 물어온 꿩을 이용한 떡국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녹취> 김영준(근대유물전문가) : "떡국을 끓이는 방법은 고려 후기부터 쓰던 방법과 지금 먹는 방법에 큰 변화가 없고 삶은 꿩고기를 손으로 (살을) 발라서 (고명으로) 올려서 먹는 방법도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적인 음식문화의 변화가 없이 대표적으로 먹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꿩떡국의 역사, 그러고 보니까 500년을 훌쩍 넘겼네요.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간도 잘 맞고 땡큐!"
하지만 지금은 꿩떡국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쇠고기 가격부담이 없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꿩떡국을 보기가 어려워진 건데요.
<녹취> 남(전라북도 순창군) : "떡국 먹으러 왔습니다!"
<녹취> 여(전라북도 순창군) : "어서 오세요!"
하지마 이곳에선 여전히 인기만점!
설날 이른 아침부터 꿩떡국 먹으러 주민들이 모였습니다.
<녹취> 남(전라북도 순창군) : "꿩고기 좀 많이 넣어 주세요. 얼마나 맛있는지 몰라요."
꿩을 푹 삶아낸 진한 육수와 마늘, 파, 참기름으로 양념한 맛깔스런 고명까지.
맛은 어떨까요?
<녹취> 남(전라북도 순창군) : "이 떡국의 진짜 맛은 꿩고기예요, 꿩고기!(꿩고기요?)진짜 드셔 보세요."
그런데, 이 꿩떡국에서 속담 하나가 비롯됐다고 하는데요.
잘 아시는 속담입니다.
<녹취> 양희례(전라북도 순창군) : "옛날에는 꿩이 비싸서 없어서 닭을 먹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꿩 대신 닭이에요."
꿩 대신 닭이라고요?
방금 말씀드린대로 꿩이 귀할 적에 서민들은 닭으로 떡국을 끓여먹었다는데요.
여기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녹취> 김영준(근대유물전문가) : "꿩 대신 닭이 구하기 쉬우므로 닭으로, 꿩떡국은 못 먹어도 닭떡국은 끓여 먹기 쉬웠으니까 평민들이 '꿩 대신 닭'이라고 해서 떡국도 그렇게 먹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성의 조랭이 떡국에도 흥미로운 속설이 전해내려오는데요.
개성 사람들이 고려를 멸망하게 한 태조 이성계가 미워 그의 목을 조르는 듯한 독특한 형상의 떡을 만들었다는 설입니다.
물론 조롱박 모양을 닮아서 조랭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녹취> 이명숙(한국전통음식연구가) : "개성사람들은 정월이면 꼭 조랭이떡국을 먹어요. 조랭이떡국이 개성의 향토음식입니다."
또 다른 이색 떡국들 구경해볼까요?
먼저 닭발로 육수를 낸 닭장떡국입니다.
<녹취> 남(전라도) : "떡국에다가 닭장조림을 넣어서 먹는 것이 전라도의 풍습입니다."
닭발은 콜라겐 덩어리라 맛도 있고 영양도 만점인데요,
그런가하면 이웃 충청도에서는 방앗간이 귀해서 생겨난 떡국도 있습니다.
쪄낸 떡이 아닌 생떡을 이용해서 만들어 이름도 날떡국, 혹은 생떡국이라고 불리는데요.
<녹취> 여(충청도) : "옛날에는 방앗간이 멀어서 집집이 쌀가루를 찧어서 손으로 가래떡 모양을 만들어 끓여 먹었어요. 날떡국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윤숙자 소장(한국전통음식연구소) : "새해 첫날 깨끗하고 하얀 떡국을 먹으면서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1년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날, 축복의 날, 그런 떡국이 바로 오늘 보여 드린 떡국이라고 할 수 있어요."
떡국 안에 들어가는 떡의 동그란 모양은 엽전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재산이 풍성하게 일어나라는 의미인데요.
선조들의 지혜와 깊은 바람을 담고 있는 떡국, 이번 설에 맛있게 드셨나요?
그럼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부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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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은 기자 yey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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