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3차 핵실험 강행…한반도 정세는?

입력 2013.02.16 (08:08) 수정 2013.02.16 (10: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 12일,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진도 4.9 정도로 핵 수준이 1,2차 때 보다 한 단계 진전돼,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했다는 평갑니다.

핵 실험의 득과 실은 무엇이며, 대책은 없는 것인지, 조아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오전 11시 57분, 규모 4.9의 인공지진이 감지됐습니다.

진앙지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예의주시했던 북한의 핵 실험장,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로 분석됐습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입니다.

인공지진파 감지 3시간 만에 북한은 공식적으로 3차 핵실험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 수준이 한 단계 더 진전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2일) : "북부 지하 핵 시험장에서 제 3차 지하 핵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
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인공지진의 규모로 볼 때 3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지난 1,2차 핵실험 때보다 더 강력해졌습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지난 12일) : "진도는 4.9 정도로 보고 있고 그에 따른 탄으로 환산할 경우, 핵폭탄으로 환산할 경우에는 폭발규모가 (TNT 폭약) 6~7kt(6천~7천톤) 정도로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북한이 예고했던 ‘높은 수준의 핵실험’ 치고는 폭발력이 예상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상적인 폭발이라면 1만 톤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폭발력의 크기보다 북한이 밝힌 핵 억제력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한 20%가 부족하죠. 8000톤이라고 보면요. 그렇지만 이게(폭발력이) 히로시마 절반이니까 괜찮다, 아닙니다. 서울 상공에서 떨어지면 바로 20만 명은 즉사하게 되는 것이고요. 그 이후로 이제 방사능 낙진 이런 부분은 경상북도, 강원도까지 퍼질 수가 있죠. 그러니까 대단히 위력 있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저도 그동안에 폭발력만 갖고 봤는데요. 3차 실험을 보고 나니까 이건 폭발력이 아니고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종류를 여러 개 만드는 아주 정교한 실험을 그동안 실시해왔다는 게 잡힙니다."

박근혜 새 정부 출범 열흘 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 하루 전에 실시한 북한의 핵실험은 시점도 절묘했다는 평갑니다. 북한은 핵실험의 성공을 알리며 북 핵의 위력은 주변국이 더 잘 알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북한은 3차 핵실험이 성공했다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습니다.

핵실험 당일 북한 TV는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에 이은 핵실험 성공 소식에 한껏 고무된 북한 주민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지난 12일/조선중앙 TV) :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도 성공적으로 성공했지 이번에 제 3차 지하 핵 시험도 성공했지. 정말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지난 12일/조선중앙 TV) : "우리 조국과 인민은 우리 김정은 원수님의 영도 따라 정말 지하 핵 시험에 성공하는 그런 크나큰 승리를 이룩하였습니다."

이틀 후엔 대규모 군중대회를 열어 3차 핵실험 성공을 자축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는 추가 핵실험을 비롯한 나름의 조치들로 맞서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녹취> 장철(국가과학원장) : "핵 시험을 걸고 들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력을 가중시키면 우리는 강도 높은 2차, 3차의 연속 대응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며, 정의와 부정의와의 판갈이
혈전에서 어떻게 최후 승리를 이룩하는가를 세계 앞에 똑똑히 보여줄 것입니다."

핵실험 전부터 김정은이 ‘국가 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와 ‘당 세포 비서대회’를 주재하며 핵실험을 진두 진휘하는 모습을 공개했던 북한은 핵실험 성공으로 ‘김정은 리더십’을 더 공고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김정은이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을 앞두고 김정일의 유훈을 달성했다며 이번 핵실험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크게 내세우고 있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일 생일 이전에 이렇게 핵실험을 또 성공했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을 보면 결국은 북한 주민이라든지 또는 북한 군부에 대해서 강력한 체제 결속의 어떤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리고 사기를 고양하기 위한 내적 목표도 있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주변국에 현실적 위협이 될 만한 핵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이번 핵실험의 성공으로 대외협상력도 크게 제고됐습니다.

<녹취>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핵 협상력을 강화시키고, 중국과의 시진핑 체제의 관계에서도 정치, 군사적으로 존속되지 않겠다는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고. 남북관계 차원에서도 박근혜 정부에 끌려가지 않겠다 또는 끌려가지 않는다라고 하는 그런 차원에서의 어떤 북한 나름대로의 입장의 전환, 발전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평화협정 문제랄지 또는 전반적인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보장을 요구할 수 있는."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협상 국면이 마련되기까지는 과거 1,2차 핵실험 때보다 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국제적 고립과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지난 13일) : "동맹국들과 함께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제를 강화하고, 북한의 협박에 앞장서서 확고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기 행정부의 첫 국정연설에서 북핵에 대한 확고한 대응의지를 밝혔습니다.

일본은 조총련의 대북 송금과 방북을 제한하는 독자적인 제재와 북한을 ‘테러 지정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직후 즉각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시 지난달 채택된 결의안 2087호에 근거해 더욱 강력한 추가 제재를 협의했습니다.

<녹취> 윤덕민(국립외교원 교수) : "결국은 북한이 약속했던 핵실험이랄지 또는 장거리 로켓에 대한 모라토리엄으로 돌아온 다음에 아마도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혈맹 북한에 의해 첫 외교적 시련을 겪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 지도부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시종일관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핵실험 5시간 만에 내놓은 성명에선 이번에도 역시 주변국의 ‘냉정과 자제’를 주문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언론성명 채택 과정에서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비롯한 강제조치 관련 언급에 반발하면서 결국 강제조치 부분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윤덕민(국립외교원 교수) : "중국의 대북정책 방향 흐름이 아마 2~3년 사이에 좀 변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3대 세습 과정에 들어가면서 상당히 불안정해졌다. 그러니까 체제
안정을 최우선하는 쪽으로 대북 정책이 전환됐고 우리가 과거 몇 번 경험을 했습니다만 연평도, 천안함과 같은 그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냉정과 자제를 얘기하는 중립적 입장을 취한 적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일정부분 냉각기간이 필요할 겁니다."

중국도 화를 내는 기간이 있겠죠. 그러나 생각보다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우리 사회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은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고, 이에 대해 좀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지적합니다.

현 상황에서 북핵은 미국보다는 우리 남한에 현실적 위협이 된다는 것입니다.

<녹취>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는 핵탄두를 머리에 이고 사는 겁니다. 이게 중요한 거예요.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께서 이렇게 만성이 되어 계시는데 이건 다르다니까요. 서울은 물론이고요. 부산, 광주, 제주까지 이제 사정권입니다."

<녹취> 윤덕민(국립외교원 교수) : "사실 이번에 핵실험을 통해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것,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은 미국도 중국도 아니고 바로 한국이라고 생각됩니다. 2006년, 2009년,
2013년 핵실험도 반드시 그러한 단거리 미사일, 한반도를 겨냥한 미사일 실험과 병행하고 있다는 점, 이건 우리에 대해서 분명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겁니다."

당장 박근혜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정치적 상황과 별도로 조건 없는 지원과 낮은 수준의 경협을 명시한 대북정책에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인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당선인/지난 13일/인수위 외교국방통일 토론회) :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억제에 기초한 것이지 유화정책이 아닙니다. 북한이 이렇게 나왔을 때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변화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비핵화 논의는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이제 비대칭이라고 합니다. 저울로 치면요. 북쪽으로 훅 내려가 버린 거예요. 우린 공중에 떠 있잖습니까. 이 상태에서는 비핵화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같은 것이죠. 아무도 듣지 않아요."

하지만 일단 박근혜 당선인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에 뒀던 대북 기조의 큰 틀 속에서 지속가능한 평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당선인(지난 13일/인수위 외교국방통일 토론회) : "그것(핵실험)으로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핵을 포기하려고 할 때만이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돼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중장기 전략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녹취> 윤덕민(국립외교원 교수) : "현재의 환경 속에서는 우리도 유엔 결의안에 입각해서 제재가 불가피한 상황 속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남북 관계가 첫 단추는 그렇게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희망을 버리지 말고 일관된 입장 속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모색해갈지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하게 되면서 핵무장이나 선제 타격론 같은 논의도 오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는 평화통일일 것입니다.

장기적 이익의 관점에서 유엔의 대북제재엔 동참하면서도 남북관계와 한반도 안보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대화도 병행하는 우리 정부의 유연한 대북정책을 기대해 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한반도] 北 3차 핵실험 강행…한반도 정세는?
    • 입력 2013-02-16 08:08:51
    • 수정2013-02-16 10:39:44
    남북의 창
<앵커 멘트> 먼저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 12일,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진도 4.9 정도로 핵 수준이 1,2차 때 보다 한 단계 진전돼,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했다는 평갑니다. 핵 실험의 득과 실은 무엇이며, 대책은 없는 것인지, 조아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오전 11시 57분, 규모 4.9의 인공지진이 감지됐습니다. 진앙지는 그동안 우리 정부가 예의주시했던 북한의 핵 실험장,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로 분석됐습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입니다. 인공지진파 감지 3시간 만에 북한은 공식적으로 3차 핵실험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또 북한의 핵 수준이 한 단계 더 진전됐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12일) : "북부 지하 핵 시험장에서 제 3차 지하 핵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 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인공지진의 규모로 볼 때 3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지난 1,2차 핵실험 때보다 더 강력해졌습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지난 12일) : "진도는 4.9 정도로 보고 있고 그에 따른 탄으로 환산할 경우, 핵폭탄으로 환산할 경우에는 폭발규모가 (TNT 폭약) 6~7kt(6천~7천톤) 정도로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북한이 예고했던 ‘높은 수준의 핵실험’ 치고는 폭발력이 예상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정상적인 폭발이라면 1만 톤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폭발력의 크기보다 북한이 밝힌 핵 억제력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한 20%가 부족하죠. 8000톤이라고 보면요. 그렇지만 이게(폭발력이) 히로시마 절반이니까 괜찮다, 아닙니다. 서울 상공에서 떨어지면 바로 20만 명은 즉사하게 되는 것이고요. 그 이후로 이제 방사능 낙진 이런 부분은 경상북도, 강원도까지 퍼질 수가 있죠. 그러니까 대단히 위력 있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저도 그동안에 폭발력만 갖고 봤는데요. 3차 실험을 보고 나니까 이건 폭발력이 아니고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 종류를 여러 개 만드는 아주 정교한 실험을 그동안 실시해왔다는 게 잡힙니다." 박근혜 새 정부 출범 열흘 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첫 국정연설 하루 전에 실시한 북한의 핵실험은 시점도 절묘했다는 평갑니다. 북한은 핵실험의 성공을 알리며 북 핵의 위력은 주변국이 더 잘 알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습니다. 북한은 3차 핵실험이 성공했다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습니다. 핵실험 당일 북한 TV는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에 이은 핵실험 성공 소식에 한껏 고무된 북한 주민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지난 12일/조선중앙 TV) :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도 성공적으로 성공했지 이번에 제 3차 지하 핵 시험도 성공했지. 정말 무서울 것이 없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지난 12일/조선중앙 TV) : "우리 조국과 인민은 우리 김정은 원수님의 영도 따라 정말 지하 핵 시험에 성공하는 그런 크나큰 승리를 이룩하였습니다." 이틀 후엔 대규모 군중대회를 열어 3차 핵실험 성공을 자축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는 추가 핵실험을 비롯한 나름의 조치들로 맞서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녹취> 장철(국가과학원장) : "핵 시험을 걸고 들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력을 가중시키면 우리는 강도 높은 2차, 3차의 연속 대응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며, 정의와 부정의와의 판갈이 혈전에서 어떻게 최후 승리를 이룩하는가를 세계 앞에 똑똑히 보여줄 것입니다." 핵실험 전부터 김정은이 ‘국가 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와 ‘당 세포 비서대회’를 주재하며 핵실험을 진두 진휘하는 모습을 공개했던 북한은 핵실험 성공으로 ‘김정은 리더십’을 더 공고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김정은이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을 앞두고 김정일의 유훈을 달성했다며 이번 핵실험을 김정은의 업적으로 크게 내세우고 있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김정일 생일 이전에 이렇게 핵실험을 또 성공했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을 보면 결국은 북한 주민이라든지 또는 북한 군부에 대해서 강력한 체제 결속의 어떤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리고 사기를 고양하기 위한 내적 목표도 있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주변국에 현실적 위협이 될 만한 핵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이번 핵실험의 성공으로 대외협상력도 크게 제고됐습니다. <녹취>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핵 협상력을 강화시키고, 중국과의 시진핑 체제의 관계에서도 정치, 군사적으로 존속되지 않겠다는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고. 남북관계 차원에서도 박근혜 정부에 끌려가지 않겠다 또는 끌려가지 않는다라고 하는 그런 차원에서의 어떤 북한 나름대로의 입장의 전환, 발전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평화협정 문제랄지 또는 전반적인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보장을 요구할 수 있는."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협상 국면이 마련되기까지는 과거 1,2차 핵실험 때보다 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국제적 고립과 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지난 13일) : "동맹국들과 함께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제를 강화하고, 북한의 협박에 앞장서서 확고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기 행정부의 첫 국정연설에서 북핵에 대한 확고한 대응의지를 밝혔습니다. 일본은 조총련의 대북 송금과 방북을 제한하는 독자적인 제재와 북한을 ‘테러 지정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직후 즉각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시 지난달 채택된 결의안 2087호에 근거해 더욱 강력한 추가 제재를 협의했습니다. <녹취> 윤덕민(국립외교원 교수) : "결국은 북한이 약속했던 핵실험이랄지 또는 장거리 로켓에 대한 모라토리엄으로 돌아온 다음에 아마도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혈맹 북한에 의해 첫 외교적 시련을 겪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 지도부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시종일관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핵실험 5시간 만에 내놓은 성명에선 이번에도 역시 주변국의 ‘냉정과 자제’를 주문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언론성명 채택 과정에서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비롯한 강제조치 관련 언급에 반발하면서 결국 강제조치 부분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윤덕민(국립외교원 교수) : "중국의 대북정책 방향 흐름이 아마 2~3년 사이에 좀 변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3대 세습 과정에 들어가면서 상당히 불안정해졌다. 그러니까 체제 안정을 최우선하는 쪽으로 대북 정책이 전환됐고 우리가 과거 몇 번 경험을 했습니다만 연평도, 천안함과 같은 그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냉정과 자제를 얘기하는 중립적 입장을 취한 적도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일정부분 냉각기간이 필요할 겁니다." 중국도 화를 내는 기간이 있겠죠. 그러나 생각보다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우리 사회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은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고, 이에 대해 좀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지적합니다. 현 상황에서 북핵은 미국보다는 우리 남한에 현실적 위협이 된다는 것입니다. <녹취>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는 핵탄두를 머리에 이고 사는 겁니다. 이게 중요한 거예요.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께서 이렇게 만성이 되어 계시는데 이건 다르다니까요. 서울은 물론이고요. 부산, 광주, 제주까지 이제 사정권입니다." <녹취> 윤덕민(국립외교원 교수) : "사실 이번에 핵실험을 통해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것,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은 미국도 중국도 아니고 바로 한국이라고 생각됩니다. 2006년, 2009년, 2013년 핵실험도 반드시 그러한 단거리 미사일, 한반도를 겨냥한 미사일 실험과 병행하고 있다는 점, 이건 우리에 대해서 분명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겁니다." 당장 박근혜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정치적 상황과 별도로 조건 없는 지원과 낮은 수준의 경협을 명시한 대북정책에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인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당선인/지난 13일/인수위 외교국방통일 토론회) :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억제에 기초한 것이지 유화정책이 아닙니다. 북한이 이렇게 나왔을 때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변화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비핵화 논의는 더 이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서균렬(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 "이제 비대칭이라고 합니다. 저울로 치면요. 북쪽으로 훅 내려가 버린 거예요. 우린 공중에 떠 있잖습니까. 이 상태에서는 비핵화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같은 것이죠. 아무도 듣지 않아요." 하지만 일단 박근혜 당선인은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에 뒀던 대북 기조의 큰 틀 속에서 지속가능한 평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근혜(대통령 당선인(지난 13일/인수위 외교국방통일 토론회) : "그것(핵실험)으로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핵을 포기하려고 할 때만이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돼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중장기 전략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녹취> 윤덕민(국립외교원 교수) : "현재의 환경 속에서는 우리도 유엔 결의안에 입각해서 제재가 불가피한 상황 속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남북 관계가 첫 단추는 그렇게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희망을 버리지 말고 일관된 입장 속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모색해갈지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하게 되면서 핵무장이나 선제 타격론 같은 논의도 오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목표는 평화통일일 것입니다. 장기적 이익의 관점에서 유엔의 대북제재엔 동참하면서도 남북관계와 한반도 안보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대화도 병행하는 우리 정부의 유연한 대북정책을 기대해 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