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의 또 다른 위협, EMP
입력 2013.02.18 (06:45)
수정 2013.02.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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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북 조선중앙TV 발표 :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녹취> 천영우(외교안보수석) :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 : "동맹국들과 함께 하고,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제를 강화하고, 북한의 협박에 앞장서서 확고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핵실험.
북한은 지금까지 세 차례 핵 실험 등을 통해 핵무기 보유에 한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녹취> 박휘락(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미사일에 실어서 한국 어디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거죠. 심각한 위협이죠. 이제는 국가전략이 바뀌어야 됩니다."
고삐 풀린 북한의 핵 개발, 동북아엔 핵으로 인한 ‘신 냉전’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북한이 세번째 핵 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가 긴장의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서울 불바다' 위협처럼 북한의 핵 도발이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결국 핵 무기 개발에 성공해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인명 살상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차원의 공격도 가능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 무기'의 또 다른 위협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대비는 되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태평양 중앙에 위치한 비키니 섬.
미국은 지난 1950년 이후 이곳을 비롯한 인근 섬 지역 등에서 수백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지상은 물론 수중, 심지어 대기권 밖 우주에서 까지 핵 폭발이 미치는 영향을 비밀리에 연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핵 실험은 1962년 존스턴 섬 일대에서 실시된 암호명 ‘스타피시 프라임’
400Km 상공에서 터진 핵폭탄은 열 폭풍과 방사성 낙진이란 전형적인 폭발 현상 대신 극 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오로라 현상을 만들었고, 1400km나 떨어진 하와이 지역의 전화와 라디오, 자동차 등이 고장을 일으키는 예상치 못한 피해를 일으켰습니다.
<인터뷰> 신성택(미국 몬테레이국제대 교수) : "하와이는 전부 라디오가 먹통이 돼 버렸어요. 그런 일은 세상에 없었죠. 지금까지. 그러니까 당연히 "이거 왜 이러냐?"해서 보니까 존스톤 섬에서 핵실험을 해서 그렇게 됐다. 핵실험을 했을 때 전자파가 영향을 미쳐서..."
연구 결과 이같은 피해는 핵 폭발로 발생된 감마선이 대기 원자와 충돌하고, 지구자기장의 영향으로 회전하면서 강력한 EMP, 즉 전자기 펄스를 생성했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인터뷰> 박병권(대림대학 교수) : "순간적으로 오게 되거든요. 그래서 인체에는 피해가 있다 하더라도 굉장히 미미할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지상에 있는 IT관련 장비들에 충격을 가하게 되면 아주 심각한 문제가 생기죠.."
전자장비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 전자기 펄스인 EMP가 미치는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조선해양 기자재 연구원 실험실, 전자기 펄스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특수 실험실입니다.
공중에서 핵 폭발이 일어났을 때처럼 위에서 아래로 방사하는 형태의 EMP를 발생시키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먼저 컴퓨터 작동 실험.
선을 따라 EMP를 발사하자 노트북 컴퓨터가 꺼지며 이상 작동합니다.
컴퓨터가 재 시작된 상태에 다시 EMP를 발사하자, 이번엔 완전히 멈춰버렸습니다.
<인터뷰> 김종우(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전자파 팀장 : "프로그램을 재부팅을 해보려고 했지만 아무런 동작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엔 전자회로가 내장된 모형 헬기.
실험실 안에 사람이 들어갈 수 없어 봉 위에 고정한 상태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EMP를 발사하자, 앞 전등이 꺼지고 뒷 프로펠러가 멈추더니 이상 동작을 보입니다.
<인터뷰> 김종우 팀장 : "멈춰 버렸네요.(중간에 오작동들이) 어 지금도 오작동을 하고 있네요.(진짜 헬기였으면 추락을 했겠죠.)
<인터뷰> 김종우 팀장 : "핵이 터져서 EMP 파형이 발생 됐을 때는 그 위력은 저희가 실험하고 있는 것 보다, 작게는 몇 배에서 많게는 몇 십 배까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이 핵을 이용해 대기권 밖에서 EMP공격에 나설 경우 한반도에 미치는 피해는 얼마나 될까?
국내에서 개발된 핵 EMP 발생 모형을 이용해 피해 범위와 파괴력을 추정해봤습니다.
가상 상황은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폭발력 10킬로톤의 핵 폭탄이 서울 광화문 상공 50Km지점에서 폭발할 경우, 직하점인 광화문 일대는 큰 피해가 없었지만 수도권은 4만8천, 대전 지역은 3만4천, 부산 지역은 2만2천 kv/m의 emp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민경찬(한국기술연구소 소장) : "통신망들 이런 장비들이 전부 다 죽게 되겠죠. 주변에서 쓰고 있는 이동통신 기지국이랄지 이런 것들의 전원 계통이 크게 손상을 입을 것이고 고속도로에 있는 자동차는 100% 선다고 봐야 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구자기장의 영향으로 EMP 효과가 남쪽 방향으로 쏠리면서 더 높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직접 핵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휴전선 바로 위 북쪽 지역에서 노동이나 대포동 미사일을 이용해 공중 핵 실험을 한다면 남쪽의 우리 땅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민경찬(소장) : "북한에서 만약 고고도(핵)실험을 자기 영공에서 하게 되면 전자기파는 남쪽으로 큰 전개를 형성해서 집중적인 피해는 남한에서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첨단 장비가 무력화된 상황에서는 재래식 무기를 많이 보유한 북한이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에 놓일 개연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인명살상이 아닌 변형된 핵 공격을 가해올 경우 EMP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종대(디펜스21 편집장) : "제한적 목적으로, 마비만을 목적으로 하는 핵무기 개발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것이 북한이 핵의 다양한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다종화 정책이라고 생각되고 그중에서 EMP 부분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핵 무기가 갖고 있는 이같은 다양한 파괴력 때문입니다.
1997년 미 의회에 보고된 'EMP의 위협'이란 보고서를 보면 미 본토 400km상공에서 핵이 폭발할 경우 미 전역이 EMP의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아직 지상의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시험발사 등을 통해 미국 본토에 근접하는 사거리를 확보했고, 특히 EMP공격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북핵 위협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성택(교수) : "미국의 북한 미사일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실제로는 미 본토 가까이 와서 터져야 되는데 재진입을 할 때 터질 확률이 더 높죠. 물론 이건 사고입니다. 터져버렸을 때 열 폭풍. 방사성, 이런 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초기에 나오는 고고도 전자파에 의해서 미국 전역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EMP가 갖는 위험성 때문에 미국은 EMP 효과를 알게 된 1960년대 이후 적극적인 방호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종 군사 장비는 물론 주한미군 시설에도 방어시스템을 설치하고 있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종대 편집장 : "이런 부분이 향후 전세계 무기시장에서 대단히 인기 있는, 말하자면 ‘블루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각국이 EMP 폭탄이나 또는 그 폭탄으로부터 방호하는 시설, 장비, 여러 가지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핵을 이용한 대기권 밖, 고고도 EMP 공격은 그동안 북핵 억지력으로 여겨져 온 미국의 '핵우산'을 무력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우리 정부는 대책의 일환으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핵우산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인명피해를 유발하지 않는 변형된 핵 EMP 공격에 대해 핵 무기로 보복하는 것은 국제적 논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핵우산은 본래 핵 확산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의 하나로 고안됐기 때문에 핵공격에 대한 억지력으로서의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박휘락(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확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또 확신해서도 안 돼죠. 없앨 필요는 없지만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겨놓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힘이죠. 그렇잖아요? 그래서 EMP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자기파는 특성상 대기와 각종 전도체를 타고 퍼지기 때문에 철 등 금속재료로 공간을 밀폐하고 환풍구나 전선 등은 필터로 감싸야 합니다.
하지만 공사와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우선 군사시설과 전력, 대중교통체계, 금융전산망 등 핵심 시설 위주로 방호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군 시설 몇 곳만 EMP 방호 시설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정수진(EMP방호시설 제작업체 대표) : "북한에서 2006년 (2차) 핵실험한 이후에 EMP 방호가 대두돼 준비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군 시설의 3군데 정도만 EMP 방호시설이 돼 있습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TV : "원자탄의 작용특성들과 폭발위력 등 모든 측정결과들이 설계값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다종화된 우리 핵 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되였다."
국제 사회의 압박에도 핵 도박에 매진하는 북한, 결국 ‘선제타격’이란 대응 카드를 공론화시킨 우리 정부.
<녹취> 김관진 국방장관 : "투발했을 경우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전에 파괴시키는 것이 최선의 대안입니다"
북한의 핵 문제는 이제 협박의 차원을 넘어서는, 우리가 구체적으로 대비해야 할 실존하는 위협으로 떠올랐습니다.
<녹취> 천영우(외교안보수석) :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 : "동맹국들과 함께 하고,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제를 강화하고, 북한의 협박에 앞장서서 확고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핵실험.
북한은 지금까지 세 차례 핵 실험 등을 통해 핵무기 보유에 한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녹취> 박휘락(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미사일에 실어서 한국 어디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거죠. 심각한 위협이죠. 이제는 국가전략이 바뀌어야 됩니다."
고삐 풀린 북한의 핵 개발, 동북아엔 핵으로 인한 ‘신 냉전’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북한이 세번째 핵 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가 긴장의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서울 불바다' 위협처럼 북한의 핵 도발이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결국 핵 무기 개발에 성공해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인명 살상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차원의 공격도 가능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 무기'의 또 다른 위협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대비는 되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태평양 중앙에 위치한 비키니 섬.
미국은 지난 1950년 이후 이곳을 비롯한 인근 섬 지역 등에서 수백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지상은 물론 수중, 심지어 대기권 밖 우주에서 까지 핵 폭발이 미치는 영향을 비밀리에 연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핵 실험은 1962년 존스턴 섬 일대에서 실시된 암호명 ‘스타피시 프라임’
400Km 상공에서 터진 핵폭탄은 열 폭풍과 방사성 낙진이란 전형적인 폭발 현상 대신 극 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오로라 현상을 만들었고, 1400km나 떨어진 하와이 지역의 전화와 라디오, 자동차 등이 고장을 일으키는 예상치 못한 피해를 일으켰습니다.
<인터뷰> 신성택(미국 몬테레이국제대 교수) : "하와이는 전부 라디오가 먹통이 돼 버렸어요. 그런 일은 세상에 없었죠. 지금까지. 그러니까 당연히 "이거 왜 이러냐?"해서 보니까 존스톤 섬에서 핵실험을 해서 그렇게 됐다. 핵실험을 했을 때 전자파가 영향을 미쳐서..."
연구 결과 이같은 피해는 핵 폭발로 발생된 감마선이 대기 원자와 충돌하고, 지구자기장의 영향으로 회전하면서 강력한 EMP, 즉 전자기 펄스를 생성했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인터뷰> 박병권(대림대학 교수) : "순간적으로 오게 되거든요. 그래서 인체에는 피해가 있다 하더라도 굉장히 미미할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지상에 있는 IT관련 장비들에 충격을 가하게 되면 아주 심각한 문제가 생기죠.."
전자장비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 전자기 펄스인 EMP가 미치는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조선해양 기자재 연구원 실험실, 전자기 펄스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특수 실험실입니다.
공중에서 핵 폭발이 일어났을 때처럼 위에서 아래로 방사하는 형태의 EMP를 발생시키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먼저 컴퓨터 작동 실험.
선을 따라 EMP를 발사하자 노트북 컴퓨터가 꺼지며 이상 작동합니다.
컴퓨터가 재 시작된 상태에 다시 EMP를 발사하자, 이번엔 완전히 멈춰버렸습니다.
<인터뷰> 김종우(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전자파 팀장 : "프로그램을 재부팅을 해보려고 했지만 아무런 동작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엔 전자회로가 내장된 모형 헬기.
실험실 안에 사람이 들어갈 수 없어 봉 위에 고정한 상태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EMP를 발사하자, 앞 전등이 꺼지고 뒷 프로펠러가 멈추더니 이상 동작을 보입니다.
<인터뷰> 김종우 팀장 : "멈춰 버렸네요.(중간에 오작동들이) 어 지금도 오작동을 하고 있네요.(진짜 헬기였으면 추락을 했겠죠.)
<인터뷰> 김종우 팀장 : "핵이 터져서 EMP 파형이 발생 됐을 때는 그 위력은 저희가 실험하고 있는 것 보다, 작게는 몇 배에서 많게는 몇 십 배까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이 핵을 이용해 대기권 밖에서 EMP공격에 나설 경우 한반도에 미치는 피해는 얼마나 될까?
국내에서 개발된 핵 EMP 발생 모형을 이용해 피해 범위와 파괴력을 추정해봤습니다.
가상 상황은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폭발력 10킬로톤의 핵 폭탄이 서울 광화문 상공 50Km지점에서 폭발할 경우, 직하점인 광화문 일대는 큰 피해가 없었지만 수도권은 4만8천, 대전 지역은 3만4천, 부산 지역은 2만2천 kv/m의 emp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민경찬(한국기술연구소 소장) : "통신망들 이런 장비들이 전부 다 죽게 되겠죠. 주변에서 쓰고 있는 이동통신 기지국이랄지 이런 것들의 전원 계통이 크게 손상을 입을 것이고 고속도로에 있는 자동차는 100% 선다고 봐야 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구자기장의 영향으로 EMP 효과가 남쪽 방향으로 쏠리면서 더 높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직접 핵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휴전선 바로 위 북쪽 지역에서 노동이나 대포동 미사일을 이용해 공중 핵 실험을 한다면 남쪽의 우리 땅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민경찬(소장) : "북한에서 만약 고고도(핵)실험을 자기 영공에서 하게 되면 전자기파는 남쪽으로 큰 전개를 형성해서 집중적인 피해는 남한에서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첨단 장비가 무력화된 상황에서는 재래식 무기를 많이 보유한 북한이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에 놓일 개연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인명살상이 아닌 변형된 핵 공격을 가해올 경우 EMP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종대(디펜스21 편집장) : "제한적 목적으로, 마비만을 목적으로 하는 핵무기 개발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것이 북한이 핵의 다양한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다종화 정책이라고 생각되고 그중에서 EMP 부분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핵 무기가 갖고 있는 이같은 다양한 파괴력 때문입니다.
1997년 미 의회에 보고된 'EMP의 위협'이란 보고서를 보면 미 본토 400km상공에서 핵이 폭발할 경우 미 전역이 EMP의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아직 지상의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시험발사 등을 통해 미국 본토에 근접하는 사거리를 확보했고, 특히 EMP공격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북핵 위협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성택(교수) : "미국의 북한 미사일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실제로는 미 본토 가까이 와서 터져야 되는데 재진입을 할 때 터질 확률이 더 높죠. 물론 이건 사고입니다. 터져버렸을 때 열 폭풍. 방사성, 이런 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초기에 나오는 고고도 전자파에 의해서 미국 전역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EMP가 갖는 위험성 때문에 미국은 EMP 효과를 알게 된 1960년대 이후 적극적인 방호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종 군사 장비는 물론 주한미군 시설에도 방어시스템을 설치하고 있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종대 편집장 : "이런 부분이 향후 전세계 무기시장에서 대단히 인기 있는, 말하자면 ‘블루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각국이 EMP 폭탄이나 또는 그 폭탄으로부터 방호하는 시설, 장비, 여러 가지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핵을 이용한 대기권 밖, 고고도 EMP 공격은 그동안 북핵 억지력으로 여겨져 온 미국의 '핵우산'을 무력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우리 정부는 대책의 일환으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핵우산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인명피해를 유발하지 않는 변형된 핵 EMP 공격에 대해 핵 무기로 보복하는 것은 국제적 논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핵우산은 본래 핵 확산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의 하나로 고안됐기 때문에 핵공격에 대한 억지력으로서의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박휘락(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확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또 확신해서도 안 돼죠. 없앨 필요는 없지만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겨놓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힘이죠. 그렇잖아요? 그래서 EMP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자기파는 특성상 대기와 각종 전도체를 타고 퍼지기 때문에 철 등 금속재료로 공간을 밀폐하고 환풍구나 전선 등은 필터로 감싸야 합니다.
하지만 공사와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우선 군사시설과 전력, 대중교통체계, 금융전산망 등 핵심 시설 위주로 방호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군 시설 몇 곳만 EMP 방호 시설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정수진(EMP방호시설 제작업체 대표) : "북한에서 2006년 (2차) 핵실험한 이후에 EMP 방호가 대두돼 준비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군 시설의 3군데 정도만 EMP 방호시설이 돼 있습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TV : "원자탄의 작용특성들과 폭발위력 등 모든 측정결과들이 설계값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다종화된 우리 핵 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되였다."
국제 사회의 압박에도 핵 도박에 매진하는 북한, 결국 ‘선제타격’이란 대응 카드를 공론화시킨 우리 정부.
<녹취> 김관진 국방장관 : "투발했을 경우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전에 파괴시키는 것이 최선의 대안입니다"
북한의 핵 문제는 이제 협박의 차원을 넘어서는, 우리가 구체적으로 대비해야 할 실존하는 위협으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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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핵의 또 다른 위협, E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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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2-18 06:45:53
- 수정2013-02-18 09:28:37

<녹취> 북 조선중앙TV 발표 :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된 이번 핵시험은..."
<녹취> 천영우(외교안보수석) :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정면도전이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 : "동맹국들과 함께 하고,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제를 강화하고, 북한의 협박에 앞장서서 확고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핵실험.
북한은 지금까지 세 차례 핵 실험 등을 통해 핵무기 보유에 한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녹취> 박휘락(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미사일에 실어서 한국 어디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거죠. 심각한 위협이죠. 이제는 국가전략이 바뀌어야 됩니다."
고삐 풀린 북한의 핵 개발, 동북아엔 핵으로 인한 ‘신 냉전’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북한이 세번째 핵 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가 긴장의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서울 불바다' 위협처럼 북한의 핵 도발이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결국 핵 무기 개발에 성공해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인명 살상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차원의 공격도 가능하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 무기'의 또 다른 위협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대비는 되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태평양 중앙에 위치한 비키니 섬.
미국은 지난 1950년 이후 이곳을 비롯한 인근 섬 지역 등에서 수백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지상은 물론 수중, 심지어 대기권 밖 우주에서 까지 핵 폭발이 미치는 영향을 비밀리에 연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핵 실험은 1962년 존스턴 섬 일대에서 실시된 암호명 ‘스타피시 프라임’
400Km 상공에서 터진 핵폭탄은 열 폭풍과 방사성 낙진이란 전형적인 폭발 현상 대신 극 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오로라 현상을 만들었고, 1400km나 떨어진 하와이 지역의 전화와 라디오, 자동차 등이 고장을 일으키는 예상치 못한 피해를 일으켰습니다.
<인터뷰> 신성택(미국 몬테레이국제대 교수) : "하와이는 전부 라디오가 먹통이 돼 버렸어요. 그런 일은 세상에 없었죠. 지금까지. 그러니까 당연히 "이거 왜 이러냐?"해서 보니까 존스톤 섬에서 핵실험을 해서 그렇게 됐다. 핵실험을 했을 때 전자파가 영향을 미쳐서..."
연구 결과 이같은 피해는 핵 폭발로 발생된 감마선이 대기 원자와 충돌하고, 지구자기장의 영향으로 회전하면서 강력한 EMP, 즉 전자기 펄스를 생성했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인터뷰> 박병권(대림대학 교수) : "순간적으로 오게 되거든요. 그래서 인체에는 피해가 있다 하더라도 굉장히 미미할 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지상에 있는 IT관련 장비들에 충격을 가하게 되면 아주 심각한 문제가 생기죠.."
전자장비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 전자기 펄스인 EMP가 미치는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조선해양 기자재 연구원 실험실, 전자기 펄스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특수 실험실입니다.
공중에서 핵 폭발이 일어났을 때처럼 위에서 아래로 방사하는 형태의 EMP를 발생시키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먼저 컴퓨터 작동 실험.
선을 따라 EMP를 발사하자 노트북 컴퓨터가 꺼지며 이상 작동합니다.
컴퓨터가 재 시작된 상태에 다시 EMP를 발사하자, 이번엔 완전히 멈춰버렸습니다.
<인터뷰> 김종우(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전자파 팀장 : "프로그램을 재부팅을 해보려고 했지만 아무런 동작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엔 전자회로가 내장된 모형 헬기.
실험실 안에 사람이 들어갈 수 없어 봉 위에 고정한 상태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EMP를 발사하자, 앞 전등이 꺼지고 뒷 프로펠러가 멈추더니 이상 동작을 보입니다.
<인터뷰> 김종우 팀장 : "멈춰 버렸네요.(중간에 오작동들이) 어 지금도 오작동을 하고 있네요.(진짜 헬기였으면 추락을 했겠죠.)
<인터뷰> 김종우 팀장 : "핵이 터져서 EMP 파형이 발생 됐을 때는 그 위력은 저희가 실험하고 있는 것 보다, 작게는 몇 배에서 많게는 몇 십 배까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이 핵을 이용해 대기권 밖에서 EMP공격에 나설 경우 한반도에 미치는 피해는 얼마나 될까?
국내에서 개발된 핵 EMP 발생 모형을 이용해 피해 범위와 파괴력을 추정해봤습니다.
가상 상황은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폭발력 10킬로톤의 핵 폭탄이 서울 광화문 상공 50Km지점에서 폭발할 경우, 직하점인 광화문 일대는 큰 피해가 없었지만 수도권은 4만8천, 대전 지역은 3만4천, 부산 지역은 2만2천 kv/m의 emp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민경찬(한국기술연구소 소장) : "통신망들 이런 장비들이 전부 다 죽게 되겠죠. 주변에서 쓰고 있는 이동통신 기지국이랄지 이런 것들의 전원 계통이 크게 손상을 입을 것이고 고속도로에 있는 자동차는 100% 선다고 봐야 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구자기장의 영향으로 EMP 효과가 남쪽 방향으로 쏠리면서 더 높게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직접 핵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휴전선 바로 위 북쪽 지역에서 노동이나 대포동 미사일을 이용해 공중 핵 실험을 한다면 남쪽의 우리 땅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민경찬(소장) : "북한에서 만약 고고도(핵)실험을 자기 영공에서 하게 되면 전자기파는 남쪽으로 큰 전개를 형성해서 집중적인 피해는 남한에서 일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첨단 장비가 무력화된 상황에서는 재래식 무기를 많이 보유한 북한이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에 놓일 개연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인명살상이 아닌 변형된 핵 공격을 가해올 경우 EMP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종대(디펜스21 편집장) : "제한적 목적으로, 마비만을 목적으로 하는 핵무기 개발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것이 북한이 핵의 다양한 효과를 노릴 수 있는 다종화 정책이라고 생각되고 그중에서 EMP 부분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핵 무기가 갖고 있는 이같은 다양한 파괴력 때문입니다.
1997년 미 의회에 보고된 'EMP의 위협'이란 보고서를 보면 미 본토 400km상공에서 핵이 폭발할 경우 미 전역이 EMP의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아직 지상의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시험발사 등을 통해 미국 본토에 근접하는 사거리를 확보했고, 특히 EMP공격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북핵 위협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성택(교수) : "미국의 북한 미사일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실제로는 미 본토 가까이 와서 터져야 되는데 재진입을 할 때 터질 확률이 더 높죠. 물론 이건 사고입니다. 터져버렸을 때 열 폭풍. 방사성, 이런 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초기에 나오는 고고도 전자파에 의해서 미국 전역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EMP가 갖는 위험성 때문에 미국은 EMP 효과를 알게 된 1960년대 이후 적극적인 방호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각종 군사 장비는 물론 주한미군 시설에도 방어시스템을 설치하고 있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종대 편집장 : "이런 부분이 향후 전세계 무기시장에서 대단히 인기 있는, 말하자면 ‘블루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각국이 EMP 폭탄이나 또는 그 폭탄으로부터 방호하는 시설, 장비, 여러 가지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핵을 이용한 대기권 밖, 고고도 EMP 공격은 그동안 북핵 억지력으로 여겨져 온 미국의 '핵우산'을 무력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실시하자 우리 정부는 대책의 일환으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핵우산 약속'을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인명피해를 유발하지 않는 변형된 핵 EMP 공격에 대해 핵 무기로 보복하는 것은 국제적 논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핵우산은 본래 핵 확산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의 하나로 고안됐기 때문에 핵공격에 대한 억지력으로서의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박휘락(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 "확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또 확신해서도 안 돼죠. 없앨 필요는 없지만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겨놓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힘이죠. 그렇잖아요? 그래서 EMP의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자기파는 특성상 대기와 각종 전도체를 타고 퍼지기 때문에 철 등 금속재료로 공간을 밀폐하고 환풍구나 전선 등은 필터로 감싸야 합니다.
하지만 공사와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우선 군사시설과 전력, 대중교통체계, 금융전산망 등 핵심 시설 위주로 방호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군 시설 몇 곳만 EMP 방호 시설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정수진(EMP방호시설 제작업체 대표) : "북한에서 2006년 (2차) 핵실험한 이후에 EMP 방호가 대두돼 준비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군 시설의 3군데 정도만 EMP 방호시설이 돼 있습니다."
<녹취> 북한 조선중앙TV : "원자탄의 작용특성들과 폭발위력 등 모든 측정결과들이 설계값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다종화된 우리 핵 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되였다."
국제 사회의 압박에도 핵 도박에 매진하는 북한, 결국 ‘선제타격’이란 대응 카드를 공론화시킨 우리 정부.
<녹취> 김관진 국방장관 : "투발했을 경우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전에 파괴시키는 것이 최선의 대안입니다"
북한의 핵 문제는 이제 협박의 차원을 넘어서는, 우리가 구체적으로 대비해야 할 실존하는 위협으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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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민 기자 sa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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