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아동·노인 보호시설 ‘부실 급식’…전면 조사

입력 2013.02.23 (21:07) 수정 2013.02.2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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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식단은 정부가 보호시설에 한끼당 식사비로 지원하는 돈으로 차려본 겁니다.

너무 부실하죠.

정확하게 한끼당 지원비가 김밥 한줄 값도 안되는 1527원에 불과한데 지난 2004년부터 10년 동안 식비지원이 570원 정도 오르는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부실한 급식 탓에 아이들은 영양 악화와 성장 부진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먼저 홍혜림 기자가 실태를 파악해봤습니다.

<리포트>

중증 질환자들이 많은 한 노인보호시설의 식사시간.

삶은 고기와 고추무침, 김치가 반찬의 전붑니다.

<녹취>요양원 거주노인(음성변조): "(반찬이)너무 부실하게 나오더라구요. 연로하신 분들이 계시니까 좀 맞지 않지..."

한끼 당 급식지원비가 턱없이 모자라다 보니 텃밭을 직접 가꿔 채소를 자급하고 있습니다.

간장과 된장도 직접 만들어 재료비를 줄여왔습니다.

하지만, 겨울엔 이마저도 힘들어 식단이 부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최미정(영양사): "당뇨가 있으시다 보니까 잡곡을 많이 섞어드리고 싶은데, 잡곡을 섞어드리기도 힘든 거예요. 금액에 맞추다 보면"

이런 식단은 중증질환을 앓는 노인들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동보호시설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적은 급식비 때문에 값싼 외국산 재료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보호시설의 하루 음식 재료비는 56만 원, 정부 지원금 35만 원을 크게 웃돕니다.

후원이 없으면, 급식이 불가능합니다.

<인터뷰>하지윤(영양사): "쌀하고 김치를 후원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운영되고 있고요. 만약 후원을 받지 않는다면 답이 없고..."

최근 한 사회단체는 부실급식이 아동의 발육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급식비 인상을 요구하는 `시민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앵커 멘트>

복지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보호시설의 급식조차 제대로 지원되지 못하자 정부가 다음주부터 처음으로 전면 실태 조사를 벌입니다.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김성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재 아동과 노인 등 보호 시설 수용자는 모두 9만여 명, 정부가 이들에게 지원하는 한끼당 급식비는 모두 똑같습니다.

정부가 보호시설의 급식실태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선 것은 1961년 생활보호 대상자를 지원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입니다.

보호시설의 규모나 지역, 종류별로 적절한 급식비를 알아보겠다는 겁니다.

<전화녹취> 박문수 사무관(보건복지부): "최근에는 소규모 시설이 증가하는 추세가 있고 후원금을 모집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시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문제는 예산, 급식비를 한 끼에 백 원만 올려도 1년에 100억 원이 더 필요합니다.

때문에, 식재료를 값싸게 살 수 있도록 각 시설들의 지역별 공동 구매와 직거래를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봉주(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금처럼 시설단위로 하기보다는 보다 체계를 만들어서 하는 방안을 과도기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줄어드는 기부금을 늘리기위해 세제 혜택을 더주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기부금을 모으기 힘든 소규모 보호시설에는 '푸드뱅크'와 같은 봉사단체와 연결해주는 것도 또다른 대안입니다.

KBS 뉴스 김성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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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아동·노인 보호시설 ‘부실 급식’…전면 조사
    • 입력 2013-02-23 21:09:00
    • 수정2013-02-23 21: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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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식단은 정부가 보호시설에 한끼당 식사비로 지원하는 돈으로 차려본 겁니다. 너무 부실하죠. 정확하게 한끼당 지원비가 김밥 한줄 값도 안되는 1527원에 불과한데 지난 2004년부터 10년 동안 식비지원이 570원 정도 오르는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부실한 급식 탓에 아이들은 영양 악화와 성장 부진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먼저 홍혜림 기자가 실태를 파악해봤습니다. <리포트> 중증 질환자들이 많은 한 노인보호시설의 식사시간. 삶은 고기와 고추무침, 김치가 반찬의 전붑니다. <녹취>요양원 거주노인(음성변조): "(반찬이)너무 부실하게 나오더라구요. 연로하신 분들이 계시니까 좀 맞지 않지..." 한끼 당 급식지원비가 턱없이 모자라다 보니 텃밭을 직접 가꿔 채소를 자급하고 있습니다. 간장과 된장도 직접 만들어 재료비를 줄여왔습니다. 하지만, 겨울엔 이마저도 힘들어 식단이 부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최미정(영양사): "당뇨가 있으시다 보니까 잡곡을 많이 섞어드리고 싶은데, 잡곡을 섞어드리기도 힘든 거예요. 금액에 맞추다 보면" 이런 식단은 중증질환을 앓는 노인들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동보호시설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적은 급식비 때문에 값싼 외국산 재료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보호시설의 하루 음식 재료비는 56만 원, 정부 지원금 35만 원을 크게 웃돕니다. 후원이 없으면, 급식이 불가능합니다. <인터뷰>하지윤(영양사): "쌀하고 김치를 후원 받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로 운영되고 있고요. 만약 후원을 받지 않는다면 답이 없고..." 최근 한 사회단체는 부실급식이 아동의 발육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급식비 인상을 요구하는 `시민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앵커 멘트> 복지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보호시설의 급식조차 제대로 지원되지 못하자 정부가 다음주부터 처음으로 전면 실태 조사를 벌입니다.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요? 김성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재 아동과 노인 등 보호 시설 수용자는 모두 9만여 명, 정부가 이들에게 지원하는 한끼당 급식비는 모두 똑같습니다. 정부가 보호시설의 급식실태에 대한 전면 조사에 나선 것은 1961년 생활보호 대상자를 지원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입니다. 보호시설의 규모나 지역, 종류별로 적절한 급식비를 알아보겠다는 겁니다. <전화녹취> 박문수 사무관(보건복지부): "최근에는 소규모 시설이 증가하는 추세가 있고 후원금을 모집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시고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문제는 예산, 급식비를 한 끼에 백 원만 올려도 1년에 100억 원이 더 필요합니다. 때문에, 식재료를 값싸게 살 수 있도록 각 시설들의 지역별 공동 구매와 직거래를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봉주(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금처럼 시설단위로 하기보다는 보다 체계를 만들어서 하는 방안을 과도기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줄어드는 기부금을 늘리기위해 세제 혜택을 더주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기부금을 모으기 힘든 소규모 보호시설에는 '푸드뱅크'와 같은 봉사단체와 연결해주는 것도 또다른 대안입니다. KBS 뉴스 김성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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