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기막힌 절도…‘18초’ 만에 금은방 싹쓸이

입력 2013.02.28 (08:35) 수정 2013.02.28 (09: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최근 광주, 전남 지역에서 금은방이 잇따라 털렸습니다. 피해액이 수억 원대인데요.

범행 수법들이 치밀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보시겠지만, 한 곳은 범인들이 폭풍처럼 들이닥쳐서 순식간에 귀금속을 싹쓸이해 가던데요.

김기흥 기자, 보면서도 믿기 어려운 속도더라고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제가 좀 엉뚱한 질문을 하나 할까요?

커피자판기 버튼을 누르고 커피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재 보지는 않았는데요,) 20초 내외라고 합니다.

그런데 단 18초 만에 금은방의 유리문을 부수고 들어와 수억 원대의 금품을 털고 달아난 4인조 절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광주에서는 아예 금은방 주인이 잠든 사이 집에 들어가 가게 열쇠와 보안카드를 훔쳐낸 뒤 가게를 털기도 했는데요,

잇따르고 있는 금은방 절도 행각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4일 새벽 3시 20분쯤, 남자 셋이 후다닥 건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얼마 뒤 뛰쳐나오는데요,

이들이 들어갔다 나온 곳은 바로 전남 나주의 한 금은방. 금은방을 턴 겁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큰 물건만 손으로 훔쳐가 버렸어요. 순금 목걸이, 팔찌, 18금 목걸이, 팔찌, 이렇게 큰 무게.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만 싹 쓸어가 버렸더라고요.“

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18초!

유리문이 깨지는 소리에 가게 안에서 잠자던 주인 부부가 바로 깨어나 경찰에 신고했지만, 절도범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우리 신랑은 (방문) 잡으면서 ‘도둑이야, 도둑이야’ 이렇게 악을 쓰더라고요. (저는) 강도들었다고, 일부러 강도들 들으라고 악을 쓰면서 이제 (경찰에) 신고를 했어요. (그 사이) 달아나고 없더라고요. 18초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경찰은 신고받은 지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빨라도 너무 빠른 범행에 손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녹취> 김상문 (수사과장 / 나주경찰서 ) :“이곳에서 범행하고 바로 우측 골목으로 (달아났어요.) 저희들은 피해를당한 후에 (현장에) 왔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충격을 많이 받고 있는 그런 상태였죠.“

금은방을 턴 일행 4명은 범행 사흘 만인 26일에 도주 경로를 추적한 경찰에 차례로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범행을 저지르기 이틀 전 나주 시내를 답사해 침입과 도주하기 편한 금은방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김상문 (수사과장 / 나주경찰서) : “인터넷에서 범행수법을 거기서 배웠고, 사전에 집에서 망치를 준비하고, 범행이 너무 대담합니다.“

금은방 절도 사건은 갈수록 빠르고 대담해지고 있는데요,

그만큼 사전 준비도 치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2일 새벽 5시 20분쯤. 광주의 한 금은방.

한 남성이 마치 자기 가게인 것처럼 철제 셔터를 올리고, 열쇠로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주위를 살피더니 주섬주섬 금품을 주워담는데요,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새벽) 5시 20 몇 분에 일단 들어왔더라고요. 도둑이 들어와가지고 귀걸이고 뭐고 (진열장에서) 빼내지 않은 물건을 일단 가지고 나갔어요.”

밖으로 나갔던 남성은 얼마 뒤 다시 금은방으로 들어와 금고를 강제로 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몇 분 후) 다시 온 거예요. 그 시간이 5시 45분 인가... 2층 언니가 5시 40분 정도가 되면 출근을 한 대요. 그 시간 피해서 다시 (온 거죠.)”

그리고 금고 안에 있던 5억 원대의 금품을 모조리 훔친 뒤 모습을 감췄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원래는 (철제문을) 다 내리는데, 아침에 나와 보니까 이 정도 (내려와) 있는 거예요. (놀라셨겠네요.) 그렇죠. 내가 연 것도 아닌데, 문이 열려져 있는 상태라서요.”

더 놀랐던 건 절도범이 설치해 놓은 보안경비시스템까지 해제하고 침입했다는 것.

때문에 보안업체에서도 범행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보안업체에다가 전화를 했어요. 당신네들 우리 (절도)사고 났다. 뭐하고 계셨냐 (하니까) (보안카드로 정상 해제돼서) 보안업체에서는 잘못이 없다는 거예요. 도대체 귀신이 곡할 노릇 아닙니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금은방 주인 이모 씨는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보안카드와 가게 열쇠가 없어진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습니다. 자칫 가족의 소행으로 의심받을 수도 있는 상황.

단서는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됐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베란다 창문) 이게 이렇게 열려있더라고요. (경찰이) 문을 열어놓고 삽니까? 이러더라고요. ‘아닙니다.’ 안 열어놓고 산다고 그랬더니...”

누군가 이 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침입해 금은방 보안카드와 열쇠를 훔쳐간 겁니다.

금은방이 털린 지 닷새 만인 지난 26일, 용의자가 붙잡혔습니다.

탐문수사를 벌이던 경찰과 추격전까지 벌이며 도망친 38살 김모 씨였습니다.

<녹취> 김옥수 (강력계장 / 광주 광산경찰서) : “(경찰이) 검문하려는 순간 이 피의자가 자기는 도난 차량을 타고 있기 때문에 (도망가려고) 우리 경찰관 차량을 추돌하고, 옆에 세워져 있는 택시까지 추돌을 한 상황이었습니다.”

김 씨는 4년 전 주식투자 실패로 진 빚, 1억 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털어놨는데요,

<녹취> 김00 (피의자/음성변조) : “((범행은) 얼마 전에 계획했나요?) 한 2, 3주 했습니다. (혼자 계획했나요?) 혼자 생각했었어요.”

김 씨의 범행 준비는 경찰도 혀를 내두를 만큼 치밀했습니다.

도주하기 쉬운 금은방을 물색하고, 세 차례에 걸쳐 사전 답사까지 한 김씨.

특히 금은방 주인을 미행해 집을 알아낸 뒤, 아파트 옥상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는 위험까지 감수하며 가게 열쇠와 보안카드를 훔쳤습니다.

검거 당시엔 가스총까지 쏘며 반항한 김 씨의 절도 행각은 초범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돕니다.

<녹취> 김옥수 (강력계장 / 광주 광산경찰서) : “이번 범행을 최초로 한 걸로 그렇게 확인이 되고 있지만, 작년 8월 1일자 (범행에 이용한) 그 차량을 절취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범행을 안 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서 지금 여죄를 수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일들이 현실에서 잇따라 일어나면서 이제 절도를 막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금은방 주인과 경찰의 고민도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기막힌 절도…‘18초’ 만에 금은방 싹쓸이
    • 입력 2013-02-28 08:38:30
    • 수정2013-02-28 09:43:05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최근 광주, 전남 지역에서 금은방이 잇따라 털렸습니다. 피해액이 수억 원대인데요. 범행 수법들이 치밀했습니다. 조금 있다가 보시겠지만, 한 곳은 범인들이 폭풍처럼 들이닥쳐서 순식간에 귀금속을 싹쓸이해 가던데요. 김기흥 기자, 보면서도 믿기 어려운 속도더라고요. <기자 멘트> 그렇습니다. 제가 좀 엉뚱한 질문을 하나 할까요? 커피자판기 버튼을 누르고 커피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재 보지는 않았는데요,) 20초 내외라고 합니다. 그런데 단 18초 만에 금은방의 유리문을 부수고 들어와 수억 원대의 금품을 털고 달아난 4인조 절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광주에서는 아예 금은방 주인이 잠든 사이 집에 들어가 가게 열쇠와 보안카드를 훔쳐낸 뒤 가게를 털기도 했는데요, 잇따르고 있는 금은방 절도 행각을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4일 새벽 3시 20분쯤, 남자 셋이 후다닥 건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얼마 뒤 뛰쳐나오는데요, 이들이 들어갔다 나온 곳은 바로 전남 나주의 한 금은방. 금은방을 턴 겁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큰 물건만 손으로 훔쳐가 버렸어요. 순금 목걸이, 팔찌, 18금 목걸이, 팔찌, 이렇게 큰 무게.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만 싹 쓸어가 버렸더라고요.“ 범행에 걸린 시간은 단 18초! 유리문이 깨지는 소리에 가게 안에서 잠자던 주인 부부가 바로 깨어나 경찰에 신고했지만, 절도범들은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우리 신랑은 (방문) 잡으면서 ‘도둑이야, 도둑이야’ 이렇게 악을 쓰더라고요. (저는) 강도들었다고, 일부러 강도들 들으라고 악을 쓰면서 이제 (경찰에) 신고를 했어요. (그 사이) 달아나고 없더라고요. 18초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경찰은 신고받은 지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빨라도 너무 빠른 범행에 손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녹취> 김상문 (수사과장 / 나주경찰서 ) :“이곳에서 범행하고 바로 우측 골목으로 (달아났어요.) 저희들은 피해를당한 후에 (현장에) 왔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충격을 많이 받고 있는 그런 상태였죠.“ 금은방을 턴 일행 4명은 범행 사흘 만인 26일에 도주 경로를 추적한 경찰에 차례로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범행을 저지르기 이틀 전 나주 시내를 답사해 침입과 도주하기 편한 금은방을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 김상문 (수사과장 / 나주경찰서) : “인터넷에서 범행수법을 거기서 배웠고, 사전에 집에서 망치를 준비하고, 범행이 너무 대담합니다.“ 금은방 절도 사건은 갈수록 빠르고 대담해지고 있는데요, 그만큼 사전 준비도 치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 22일 새벽 5시 20분쯤. 광주의 한 금은방. 한 남성이 마치 자기 가게인 것처럼 철제 셔터를 올리고, 열쇠로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주위를 살피더니 주섬주섬 금품을 주워담는데요,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새벽) 5시 20 몇 분에 일단 들어왔더라고요. 도둑이 들어와가지고 귀걸이고 뭐고 (진열장에서) 빼내지 않은 물건을 일단 가지고 나갔어요.” 밖으로 나갔던 남성은 얼마 뒤 다시 금은방으로 들어와 금고를 강제로 열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몇 분 후) 다시 온 거예요. 그 시간이 5시 45분 인가... 2층 언니가 5시 40분 정도가 되면 출근을 한 대요. 그 시간 피해서 다시 (온 거죠.)” 그리고 금고 안에 있던 5억 원대의 금품을 모조리 훔친 뒤 모습을 감췄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원래는 (철제문을) 다 내리는데, 아침에 나와 보니까 이 정도 (내려와) 있는 거예요. (놀라셨겠네요.) 그렇죠. 내가 연 것도 아닌데, 문이 열려져 있는 상태라서요.” 더 놀랐던 건 절도범이 설치해 놓은 보안경비시스템까지 해제하고 침입했다는 것. 때문에 보안업체에서도 범행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보안업체에다가 전화를 했어요. 당신네들 우리 (절도)사고 났다. 뭐하고 계셨냐 (하니까) (보안카드로 정상 해제돼서) 보안업체에서는 잘못이 없다는 거예요. 도대체 귀신이 곡할 노릇 아닙니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금은방 주인 이모 씨는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보안카드와 가게 열쇠가 없어진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습니다. 자칫 가족의 소행으로 의심받을 수도 있는 상황. 단서는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됐습니다. <녹취> 피해 금은방 업주 (음성변조) : “(베란다 창문) 이게 이렇게 열려있더라고요. (경찰이) 문을 열어놓고 삽니까? 이러더라고요. ‘아닙니다.’ 안 열어놓고 산다고 그랬더니...” 누군가 이 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침입해 금은방 보안카드와 열쇠를 훔쳐간 겁니다. 금은방이 털린 지 닷새 만인 지난 26일, 용의자가 붙잡혔습니다. 탐문수사를 벌이던 경찰과 추격전까지 벌이며 도망친 38살 김모 씨였습니다. <녹취> 김옥수 (강력계장 / 광주 광산경찰서) : “(경찰이) 검문하려는 순간 이 피의자가 자기는 도난 차량을 타고 있기 때문에 (도망가려고) 우리 경찰관 차량을 추돌하고, 옆에 세워져 있는 택시까지 추돌을 한 상황이었습니다.” 김 씨는 4년 전 주식투자 실패로 진 빚, 1억 원을 갚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털어놨는데요, <녹취> 김00 (피의자/음성변조) : “((범행은) 얼마 전에 계획했나요?) 한 2, 3주 했습니다. (혼자 계획했나요?) 혼자 생각했었어요.” 김 씨의 범행 준비는 경찰도 혀를 내두를 만큼 치밀했습니다. 도주하기 쉬운 금은방을 물색하고, 세 차례에 걸쳐 사전 답사까지 한 김씨. 특히 금은방 주인을 미행해 집을 알아낸 뒤, 아파트 옥상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는 위험까지 감수하며 가게 열쇠와 보안카드를 훔쳤습니다. 검거 당시엔 가스총까지 쏘며 반항한 김 씨의 절도 행각은 초범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돕니다. <녹취> 김옥수 (강력계장 / 광주 광산경찰서) : “이번 범행을 최초로 한 걸로 그렇게 확인이 되고 있지만, 작년 8월 1일자 (범행에 이용한) 그 차량을 절취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범행을 안 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어서 지금 여죄를 수사하고 있는 중입니다.”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일들이 현실에서 잇따라 일어나면서 이제 절도를 막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금은방 주인과 경찰의 고민도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