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없는 ‘국민’ 매년 수백 명…소송으로 신분 얻어

입력 2013.03.26 (07:37) 수정 2013.03.2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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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름도, 주민번호도 없어서 법적으로는 '유령 신세'인 국민이 놀랍게도 매년 수백 명씩 확인되고 있습니다.

소송으로 힘들게 법적 신분을 되찾고는 있지만, 같은 사례가 얼마나 더 있는지 파악조차 힘들다고 합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살 기쁨이는 3년 전에야 법적인 이름을 얻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출생 신고도 안 된 채 버려졌고, 소송으로 가족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성과 본을 갖게 됐습니다.

<녹취> 이기쁨(7살) : "기쁨이라고 쓸 수도 있고, 이기쁨이라고 쓸 수도 있어요."

그 덕에 올해부턴 유치원에 다닐 수 있습니다.

<인터뷰> 윤용옥(파주보육원장) : "주민번호가 없으면 아이들이 병원 갈 때 혜택을 받을 수가 없고요. 두 번째로는 어린이집 갔을 때도 보조를 받을 수 없어서 어린이집 다닐 수 없고요."

법적인 신분을 찾는 과정은 힘겹습니다.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신분을 만들어달라고 신청하고, 법원이 소송을 통해 허가하면, 새 신분을 얻게 됩니다.

<녹취> "김은숙 님! 축하드려요!"

자신의 신분을 중년의 나이에 처음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남들에겐 당연한 국민의 권리를 난생 처음 누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미숙(장애연금 수령자) :" (나라에서 돈도 주고요?) 맛있는 것도 먹고, 옷도 사입고, 머리도 하고, 화장품도 사고 그래요."

보건사회연구원은 '유령 국민'을 만 천여 명으로 추정했지만, 대부분 어디 있는지 몰라 소송을 도울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전병욱(법률구조공단 발전기획팀장) :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아서 직접 저희를 찾아 오거나 시설에서 연락을 하지 않는 이상 저희가 알아내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근 5년간 소송으로 비로소 신분을 얻은 국민은 천 7백여 명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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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번호 없는 ‘국민’ 매년 수백 명…소송으로 신분 얻어
    • 입력 2013-03-26 07:41:00
    • 수정2013-03-26 13: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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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름도, 주민번호도 없어서 법적으로는 '유령 신세'인 국민이 놀랍게도 매년 수백 명씩 확인되고 있습니다.

소송으로 힘들게 법적 신분을 되찾고는 있지만, 같은 사례가 얼마나 더 있는지 파악조차 힘들다고 합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살 기쁨이는 3년 전에야 법적인 이름을 얻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출생 신고도 안 된 채 버려졌고, 소송으로 가족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성과 본을 갖게 됐습니다.

<녹취> 이기쁨(7살) : "기쁨이라고 쓸 수도 있고, 이기쁨이라고 쓸 수도 있어요."

그 덕에 올해부턴 유치원에 다닐 수 있습니다.

<인터뷰> 윤용옥(파주보육원장) : "주민번호가 없으면 아이들이 병원 갈 때 혜택을 받을 수가 없고요. 두 번째로는 어린이집 갔을 때도 보조를 받을 수 없어서 어린이집 다닐 수 없고요."

법적인 신분을 찾는 과정은 힘겹습니다.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신분을 만들어달라고 신청하고, 법원이 소송을 통해 허가하면, 새 신분을 얻게 됩니다.

<녹취> "김은숙 님! 축하드려요!"

자신의 신분을 중년의 나이에 처음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남들에겐 당연한 국민의 권리를 난생 처음 누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미숙(장애연금 수령자) :" (나라에서 돈도 주고요?) 맛있는 것도 먹고, 옷도 사입고, 머리도 하고, 화장품도 사고 그래요."

보건사회연구원은 '유령 국민'을 만 천여 명으로 추정했지만, 대부분 어디 있는지 몰라 소송을 도울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전병욱(법률구조공단 발전기획팀장) :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아서 직접 저희를 찾아 오거나 시설에서 연락을 하지 않는 이상 저희가 알아내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근 5년간 소송으로 비로소 신분을 얻은 국민은 천 7백여 명입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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