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주말 도심 총격전’ 40대 남성, 알고 보니…

입력 2013.03.26 (08:36) 수정 2013.03.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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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납치 성폭행 용의자가 충남 천안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그런데 경찰에 잡힌 이 피의자의 차 안에서 나온 물건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총격전의 발단이 된 납치 성폭행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범죄를 더 저질렀을 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김기흥 기자, 이 피의자는 정체가 뭔가요?

<기자 멘트>

10여분 동안의 총격전 끝에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은 지난해 9월에 출소했습니다.

성폭행를 포함해 전과 6범이었는데요.

출소한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 남성은 남의 물건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차량과 엽총을 훔쳤습니다.

그리고 이 차량 등을 이용해 여성을 납치하고 성폭행까지 저질렀는데요.

탈출한 여성을 다시 납치하기 위해 부모의 식당까지 찾아간 이 남성 뉴스따라잡기에서 도심 총격전을 재구성했습니다.

<리포트>

천안의 한 아파트 단지 앞.

주말 오전의 평화로움을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깨트립니다.

그리고 얼마 뒤 울려 퍼지는 총성!

<녹취> 목격자 : “(저 속에 총 들었나 보지?) 네, 총 쐈어요. ”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닐까 의심케 하는 광경은 모두 실제상황이었습니다.

순찰차 7대가 모여들고 흰색 레저용 차량 안의 운전자를 붙잡기 위해 공포탄 3발과 실탄 9발이 오가는 총격전까지 펼쳐졌는데요.

<녹취> 목격자 : “잡았다, 잡았다, 총 뺏었다! (엽총이야?)”

경찰과의 격렬한 대치 끝에 붙잡힌 47살 조 모씨.

지난 18일, 20대 여성 김 모씨를 성폭행하고 감금, 협박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던 납치범이었습니다.

<인터뷰> 피의자 (음성변조) : “감금한 게 아니라 그 여자가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나를 지금 납치범이라 했는데 난 너무 억울해서요.”

자신은 납치범이 아니라며 억울해하는 조 씨.

사건은 지난 18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

천안의 한 유흥가에서 조씨는 회를 먹으러 가자는 말을 건네며 20대 여성인 김 씨를 자신의 차에 태웠습니다.

하지만 차에 올라탄 뒤 돌변한 조 씨!

그는 김 씨를 차에 감금하고 성폭행하면서 사흘 동안 끌고 다녔습니다.

<인터뷰> 천성현(경감/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 : “처음에 실종사건으로 접수가 돼서 실종사건으로 수사를 하던 중에 범죄 의심점이 있어서 이제 강력 사건에 준해서 수사를 하다가 강력사건으로 수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

납치당한 지 나흘 째 되던 21일 밤.

차에 갇힌 채 충남 아산까지 끌려간 김 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아버지 (음성변조) : “말을 할 수가 없죠. 그냥 뭐 집사람이나 나나 그냥 뭐 맥이 다 풀려가지고 그냥 주저앉은 상태였죠. 우리 딸 보는 순간 눈물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딸이 무사히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는 안도감도 잠시, 김 씨 가족은 그 때부터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아버지 (음성변조) : “딸을 태우고 (끌고 다니면서) 신고하면 죽인다는 그런 협박을 해가면서. 너희 엄마 아빠 다 죽인다고. 총하고 칼하고 다 보여줘 가면서 신고만 하면 죽인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

납치한 동안 김 씨의 신상을 모두 알아낸 조 씨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면 김 씨는 물론 가족까지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일삼았다는 겁니다.

<녹취> 심리상담사9천안서북경찰서) : “처음 만났을 때는 원스톱 센터 내에서 (심리상담을) 진행했는데 그 때는 많이 불안하고 이제 가해자가 다시 찾아올까봐 많이 불안해 하는 상황이었는데요.”

고심 끝에 김 씨 가족은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납치범 조 씨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인터뷰> 천성현(경감/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 : “피의자가 신용카드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CCTV를 피해서 다니고 또한 이 피의자가 차량 번호판도 훔쳐서 차량 번호판도 갈아 다니고 해서 특정하기 좀 힘들었습니다. ”

결국 김 씨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은 김 씨의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 앞에서 잠복근무를 시작했는데요.

일요일 오전, 납치범 조 씨는 자신의 협박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인터뷰> 김영렬(천안서북경찰서 실종수사팀) : “그 (피의자) 차량이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을 발견하고요 일단은 어떻게 하든 제지하고 검거해야겠다는 생각에 그 차의 옆구리 부분을 제 (차량의) 앞 범퍼부분에 일단 충격을 가했습니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도 시속 100km 이상으로 질주하며 달아난 조 씨.

그 때부터 도심 10여 km를 가로지르는 추격전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천성현(경감/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 : “신호위반은 말할 것도 없고요. 차선 위반, 역주행 이런 거 엄청 많이 했었죠. 왜냐하면 이제 잡히면 자기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필사적으로 도주를 했던 상황입니다. ”

조 씨가 타고 있던 차량과 추격했던 경찰차 곳곳에 남은 흔적들이 당시 추격전의 긴박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영화 같은 추격전 끝에 검거된 조 씨!

경찰을 놀라게 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천성현(경감/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 : “이거 다 훔친 겁니다, 훔친 거. 이거 다. 자기가 샀다고 하는 것도 있는데 일단 보시면 아예 여기서 생활을 할 수 있게. 그렇게 해서 다니고 있었습니다. 라면도 여기서 끓여 먹고.”

160여발의 탄알과 갖가지 종류의 흉기들.

연료통은 물론 식료품까지 차 안은 훔친 물건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전과 6범으로 지난해 9월 출소한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떠돌며 훔친 차 안에서 의식주를 해결해 왔던 겁니다.

<인터뷰> 피의자 (음성변조) : “팔려고 했던 거예요. 먹고 살려고 했던 거예요.”

그저 내다팔기 위해 훔친 물건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조 씨.

하지만 경찰은 조 씨에게서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차 안에 쌓인 잡동사니 더미 속에서 심상치 않은 물건들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천성현(경감/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 : “여자 속옷 11점 내지 15점일 거예요.”

<녹취> “(다른 여성들 성범죄랑 관계 있을까요?) 그 부분도 저희는 생각하고 있죠. 증거 확보를 최대한 많이 하고 있어요. 여죄 추궁을 하기 위해서.”

끔찍한 납치극에 보복까지 벌인 조 씨.

차 안에서 발견된 여성의 구두와 속옷이 성폭행 전과자인 조 씨의 여죄를 밝혀내는 단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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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주말 도심 총격전’ 40대 남성, 알고 보니…
    • 입력 2013-03-26 08:37:19
    • 수정2013-03-26 09: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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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납치 성폭행 용의자가 충남 천안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그런데 경찰에 잡힌 이 피의자의 차 안에서 나온 물건들이 심상치 않습니다.

총격전의 발단이 된 납치 성폭행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범죄를 더 저질렀을 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김기흥 기자, 이 피의자는 정체가 뭔가요?

<기자 멘트>

10여분 동안의 총격전 끝에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은 지난해 9월에 출소했습니다.

성폭행를 포함해 전과 6범이었는데요.

출소한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 남성은 남의 물건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차량과 엽총을 훔쳤습니다.

그리고 이 차량 등을 이용해 여성을 납치하고 성폭행까지 저질렀는데요.

탈출한 여성을 다시 납치하기 위해 부모의 식당까지 찾아간 이 남성 뉴스따라잡기에서 도심 총격전을 재구성했습니다.

<리포트>

천안의 한 아파트 단지 앞.

주말 오전의 평화로움을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깨트립니다.

그리고 얼마 뒤 울려 퍼지는 총성!

<녹취> 목격자 : “(저 속에 총 들었나 보지?) 네, 총 쐈어요. ”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닐까 의심케 하는 광경은 모두 실제상황이었습니다.

순찰차 7대가 모여들고 흰색 레저용 차량 안의 운전자를 붙잡기 위해 공포탄 3발과 실탄 9발이 오가는 총격전까지 펼쳐졌는데요.

<녹취> 목격자 : “잡았다, 잡았다, 총 뺏었다! (엽총이야?)”

경찰과의 격렬한 대치 끝에 붙잡힌 47살 조 모씨.

지난 18일, 20대 여성 김 모씨를 성폭행하고 감금, 협박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던 납치범이었습니다.

<인터뷰> 피의자 (음성변조) : “감금한 게 아니라 그 여자가 약속을 어겼기 때문에…. 나를 지금 납치범이라 했는데 난 너무 억울해서요.”

자신은 납치범이 아니라며 억울해하는 조 씨.

사건은 지난 18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자정이 넘은 시각.

천안의 한 유흥가에서 조씨는 회를 먹으러 가자는 말을 건네며 20대 여성인 김 씨를 자신의 차에 태웠습니다.

하지만 차에 올라탄 뒤 돌변한 조 씨!

그는 김 씨를 차에 감금하고 성폭행하면서 사흘 동안 끌고 다녔습니다.

<인터뷰> 천성현(경감/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 : “처음에 실종사건으로 접수가 돼서 실종사건으로 수사를 하던 중에 범죄 의심점이 있어서 이제 강력 사건에 준해서 수사를 하다가 강력사건으로 수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

납치당한 지 나흘 째 되던 21일 밤.

차에 갇힌 채 충남 아산까지 끌려간 김 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아버지 (음성변조) : “말을 할 수가 없죠. 그냥 뭐 집사람이나 나나 그냥 뭐 맥이 다 풀려가지고 그냥 주저앉은 상태였죠. 우리 딸 보는 순간 눈물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딸이 무사히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는 안도감도 잠시, 김 씨 가족은 그 때부터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피해자의 아버지 (음성변조) : “딸을 태우고 (끌고 다니면서) 신고하면 죽인다는 그런 협박을 해가면서. 너희 엄마 아빠 다 죽인다고. 총하고 칼하고 다 보여줘 가면서 신고만 하면 죽인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

납치한 동안 김 씨의 신상을 모두 알아낸 조 씨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면 김 씨는 물론 가족까지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일삼았다는 겁니다.

<녹취> 심리상담사9천안서북경찰서) : “처음 만났을 때는 원스톱 센터 내에서 (심리상담을) 진행했는데 그 때는 많이 불안하고 이제 가해자가 다시 찾아올까봐 많이 불안해 하는 상황이었는데요.”

고심 끝에 김 씨 가족은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납치범 조 씨의 행적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인터뷰> 천성현(경감/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 : “피의자가 신용카드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CCTV를 피해서 다니고 또한 이 피의자가 차량 번호판도 훔쳐서 차량 번호판도 갈아 다니고 해서 특정하기 좀 힘들었습니다. ”

결국 김 씨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은 김 씨의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 앞에서 잠복근무를 시작했는데요.

일요일 오전, 납치범 조 씨는 자신의 협박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인터뷰> 김영렬(천안서북경찰서 실종수사팀) : “그 (피의자) 차량이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을 발견하고요 일단은 어떻게 하든 제지하고 검거해야겠다는 생각에 그 차의 옆구리 부분을 제 (차량의) 앞 범퍼부분에 일단 충격을 가했습니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도 시속 100km 이상으로 질주하며 달아난 조 씨.

그 때부터 도심 10여 km를 가로지르는 추격전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천성현(경감/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 : “신호위반은 말할 것도 없고요. 차선 위반, 역주행 이런 거 엄청 많이 했었죠. 왜냐하면 이제 잡히면 자기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필사적으로 도주를 했던 상황입니다. ”

조 씨가 타고 있던 차량과 추격했던 경찰차 곳곳에 남은 흔적들이 당시 추격전의 긴박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영화 같은 추격전 끝에 검거된 조 씨!

경찰을 놀라게 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천성현(경감/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 : “이거 다 훔친 겁니다, 훔친 거. 이거 다. 자기가 샀다고 하는 것도 있는데 일단 보시면 아예 여기서 생활을 할 수 있게. 그렇게 해서 다니고 있었습니다. 라면도 여기서 끓여 먹고.”

160여발의 탄알과 갖가지 종류의 흉기들.

연료통은 물론 식료품까지 차 안은 훔친 물건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전과 6범으로 지난해 9월 출소한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떠돌며 훔친 차 안에서 의식주를 해결해 왔던 겁니다.

<인터뷰> 피의자 (음성변조) : “팔려고 했던 거예요. 먹고 살려고 했던 거예요.”

그저 내다팔기 위해 훔친 물건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조 씨.

하지만 경찰은 조 씨에게서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차 안에 쌓인 잡동사니 더미 속에서 심상치 않은 물건들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천성현(경감/천안서북경찰서 강력2팀) : “여자 속옷 11점 내지 15점일 거예요.”

<녹취> “(다른 여성들 성범죄랑 관계 있을까요?) 그 부분도 저희는 생각하고 있죠. 증거 확보를 최대한 많이 하고 있어요. 여죄 추궁을 하기 위해서.”

끔찍한 납치극에 보복까지 벌인 조 씨.

차 안에서 발견된 여성의 구두와 속옷이 성폭행 전과자인 조 씨의 여죄를 밝혀내는 단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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