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한 지붕 다른 업종 ‘이유있는 동거’

입력 2013.03.26 (08:42) 수정 2013.03.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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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끔 큰 미용실 가면 손톱 관리해주는 작은 가게도 함께 있곤 한데요,

두 가지 서비스를 한 번에 편하게 누릴 수 있어서 편하더라고요

네, 요즘은 휴대전화 매장 한쪽에 전화기 예쁘게 꾸며주고 그림 그려주는 가게도 있던데요,

이런 걸 보통 '숍인숍'이라고 하죠

가게 안에 또 다른 가게를 두고 손님을 끌어들이는 판매 전략인데요,

비슷한 업종끼리만 뭉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달라졌다고 합니다.

양영은 기자,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숍인숍들이 인기라고요?

<기자 멘트>

네, 주유소 갈 때 빨래를 가져간다고 하면 선뜻 이해가 잘 안 가시죠,

하지만 지금부터 보시면 '아, 그렇겠구나' 하면서 납득이 되실 겁니다.

두 분 앵커의 말씀처럼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서로 다른 업종들의 조합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데요,

운영자들은 손님이 늘어서 좋고, 손님들은 시간을 벌어서 좋다는 가게 안의 가게, '숍인숍'들로 안내합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의 한 주유소, 여느 주유소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이곳엔 남다른 영업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한 여성 운전자가 옷가지를 챙겨들고 차에서 내립니다.

<녹취> "드라이 좀 해주세요."

<녹취> "네~"

이 주유소의 특화 전략!

바로 세탁솔르 함께 운영하는 겁니다.

<녹취> "주유를 하면서 세탁물도 맡기고, 세탁물을 맡기러 오는 길에 주유도 하다보니까 종전에 비해 약 30% 정도 내점 고객이 증가했습니다."

자동차에 기름을 넣을 동안 옷을 맡기고 찾을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되고, 무거운 세탁물을 바로 차에 실을 수 있어 부담도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편리함이 주유소 안 세탁소의 인기 비결인데요,

<녹취> "일이 바빠서 솔직히 세탁소 갈 시간도 없는데 출근길에 주유도 하고 세탁물도 맡기고 퇴근길에도 세탁물 찾아갈 수 있어서 정말 편한 것 같아요."

전국의 주유소 수는 만 2천 8백여 곳...

곳곳에 주유소가 생겨나면서 갈수록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기름만 팔아서는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

그래서 다른 업종의 가게와 함께 협업하는 '복합주유소'로 변신하는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 달 전에 문을 연 경기도 평택시의 한 주유소...이곳에도 또 다른 가게가 함께 있는데요.

<녹취> "불고기 버거 하나 주세요."

<녹취> "햄버거 세트요."

또 다른 가게는 패스트푸드점인데요,

차에 탄 채로 주문을 할 수 있어 호응도가 더 높습니다.

<녹취> "한곳에서 여기저기 안 다니고 주유 후에 바로 간식거리 주문할 수 있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먹을 수 있으니까 편한 것 같습니다."

<녹취> "주유소가 단지 주유만 하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차별화가 가능하고 고객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지붕 두 가게로 영업하는 걸 숍이숍이라고 하는데요, 숍인숍의 경우 운영자 입장에서는 판매가 촉진되고, 고객 입장에서는 한곳에서 여러 일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숍인숍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업종은 커피 전문점인데요,

서울 강남구의 한 커피전문점에선 향긋한 커피 향 말고도 또 다른 향이 납니다.

여기 보이시죠?

이 가게에선 커피나 디저트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꽃을 팔고 있는데요,

'꽃 파는 카페'라는 입소문 덕분에 특히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녹취> "커피 마시러 왔는데 꽃이 있어서 꽃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고 커피숍 안에 꽃향기가 가득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번에는 숍인숍으로 운영되는 화장품 가게로 가보실까요?

유기농으로 만든 비누와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시의 한 매장, 이곳에선 차를 마시러 와서 화장품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화장품을 보면서 차를 마실 수도 있고요.

<녹취> "흡수 시키셔서...만져보세요 고객님"

<녹취> "처음에 화장품을 보려고 들어오긴 했는데 커피를 파니까 또 커피도 마시면서 화장품도 살 수 있고 해서 일석이조인 것 같아요."

한 장소에서 서로 다른 두 업종이 함께 하고 있지만, 전문성 면에서는 둘 다 소홀함이 없도록 꼼꼼하게 신경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전문성이 떨어지는 건 없고요. 저희가 전문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 전문적인 바리스타와 전문적인 화장품 판매직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차와 차가 만나는 이색 가게도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카페! 사실 이 카페는 자동차 영업소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녹취>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면서 차를 구경하고 시승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평소에는 쉽게 타뵈 힘든 자동차도 이곳에선 편안하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녹취> "보통 차 살 것 아니면 구경하기 힘들잖아요. 커피 마시면서 차가 전시돼 있으니까 타볼 수도 있고 부담도 없고 좋은 것 같아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가게 안의 가게, 숍인숍!

한 지붕 두 업종, 숍인숍의 이유있는 동거는 나날이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창업 시장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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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한 지붕 다른 업종 ‘이유있는 동거’
    • 입력 2013-03-26 08:48:57
    • 수정2013-03-26 09: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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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끔 큰 미용실 가면 손톱 관리해주는 작은 가게도 함께 있곤 한데요,

두 가지 서비스를 한 번에 편하게 누릴 수 있어서 편하더라고요

네, 요즘은 휴대전화 매장 한쪽에 전화기 예쁘게 꾸며주고 그림 그려주는 가게도 있던데요,

이런 걸 보통 '숍인숍'이라고 하죠

가게 안에 또 다른 가게를 두고 손님을 끌어들이는 판매 전략인데요,

비슷한 업종끼리만 뭉치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달라졌다고 합니다.

양영은 기자,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숍인숍들이 인기라고요?

<기자 멘트>

네, 주유소 갈 때 빨래를 가져간다고 하면 선뜻 이해가 잘 안 가시죠,

하지만 지금부터 보시면 '아, 그렇겠구나' 하면서 납득이 되실 겁니다.

두 분 앵커의 말씀처럼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서로 다른 업종들의 조합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데요,

운영자들은 손님이 늘어서 좋고, 손님들은 시간을 벌어서 좋다는 가게 안의 가게, '숍인숍'들로 안내합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의 한 주유소, 여느 주유소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이곳엔 남다른 영업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한 여성 운전자가 옷가지를 챙겨들고 차에서 내립니다.

<녹취> "드라이 좀 해주세요."

<녹취> "네~"

이 주유소의 특화 전략!

바로 세탁솔르 함께 운영하는 겁니다.

<녹취> "주유를 하면서 세탁물도 맡기고, 세탁물을 맡기러 오는 길에 주유도 하다보니까 종전에 비해 약 30% 정도 내점 고객이 증가했습니다."

자동차에 기름을 넣을 동안 옷을 맡기고 찾을 수 있어 시간이 절약되고, 무거운 세탁물을 바로 차에 실을 수 있어 부담도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편리함이 주유소 안 세탁소의 인기 비결인데요,

<녹취> "일이 바빠서 솔직히 세탁소 갈 시간도 없는데 출근길에 주유도 하고 세탁물도 맡기고 퇴근길에도 세탁물 찾아갈 수 있어서 정말 편한 것 같아요."

전국의 주유소 수는 만 2천 8백여 곳...

곳곳에 주유소가 생겨나면서 갈수록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기름만 팔아서는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

그래서 다른 업종의 가게와 함께 협업하는 '복합주유소'로 변신하는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 달 전에 문을 연 경기도 평택시의 한 주유소...이곳에도 또 다른 가게가 함께 있는데요.

<녹취> "불고기 버거 하나 주세요."

<녹취> "햄버거 세트요."

또 다른 가게는 패스트푸드점인데요,

차에 탄 채로 주문을 할 수 있어 호응도가 더 높습니다.

<녹취> "한곳에서 여기저기 안 다니고 주유 후에 바로 간식거리 주문할 수 있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먹을 수 있으니까 편한 것 같습니다."

<녹취> "주유소가 단지 주유만 하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 차별화가 가능하고 고객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지붕 두 가게로 영업하는 걸 숍이숍이라고 하는데요, 숍인숍의 경우 운영자 입장에서는 판매가 촉진되고, 고객 입장에서는 한곳에서 여러 일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숍인숍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업종은 커피 전문점인데요,

서울 강남구의 한 커피전문점에선 향긋한 커피 향 말고도 또 다른 향이 납니다.

여기 보이시죠?

이 가게에선 커피나 디저트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꽃을 팔고 있는데요,

'꽃 파는 카페'라는 입소문 덕분에 특히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습니다.

<녹취> "커피 마시러 왔는데 꽃이 있어서 꽃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고 커피숍 안에 꽃향기가 가득해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번에는 숍인숍으로 운영되는 화장품 가게로 가보실까요?

유기농으로 만든 비누와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시의 한 매장, 이곳에선 차를 마시러 와서 화장품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화장품을 보면서 차를 마실 수도 있고요.

<녹취> "흡수 시키셔서...만져보세요 고객님"

<녹취> "처음에 화장품을 보려고 들어오긴 했는데 커피를 파니까 또 커피도 마시면서 화장품도 살 수 있고 해서 일석이조인 것 같아요."

한 장소에서 서로 다른 두 업종이 함께 하고 있지만, 전문성 면에서는 둘 다 소홀함이 없도록 꼼꼼하게 신경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녹취> "전문성이 떨어지는 건 없고요. 저희가 전문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 전문적인 바리스타와 전문적인 화장품 판매직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차와 차가 만나는 이색 가게도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카페! 사실 이 카페는 자동차 영업소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데요,

<녹취>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시면서 차를 구경하고 시승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평소에는 쉽게 타뵈 힘든 자동차도 이곳에선 편안하게 구경할 수 있습니다.

<녹취> "보통 차 살 것 아니면 구경하기 힘들잖아요. 커피 마시면서 차가 전시돼 있으니까 타볼 수도 있고 부담도 없고 좋은 것 같아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가게 안의 가게, 숍인숍!

한 지붕 두 업종, 숍인숍의 이유있는 동거는 나날이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창업 시장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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