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소상공인의 힘! 협동조합의 경쟁력

입력 2013.04.02 (08:42) 수정 2013.04.02 (11: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동네 농협이나 신협, 축협같은 협동조합 이용하는 분들 많죠?

직접 생협에 가입해서 이런 저런 물건들 싼 값에 공동구매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요즘 북카페 운영조합, 퀵서비스 협동조합, 또 폐지 줍는 노인 협동조합 등 색다른 협동조합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꼭 거창한 단체가 아니어도 다섯 명 이상이 모이면 힘을 합쳐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법이 넉 달 전부터 시행됐기 때문인데요.

양영은 기자,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이 서민경제 살리는 데 좀 보탬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멘트>

일단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 하기 때문에 위험도 분산된다는 점에서 서민들에겐 희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협동조합'이 뭔지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죠.

협동조합은 물건이나 서비스의 구매, 생산, 판매 활동 등을 협동으로 함께 해서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는 사업조직입니다.

따라서 자본을 중심으로 조직이 돌아가고 이익이 분배되는 게 아니라, 구성원인 조합원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람 중심의 공동체라는 장점이 있는데요.

혼자선 엄두 내기 어려운 일을 같이 할 수 있는 협동조합, 직접 보시죠.

<리포트>

오렌지 주스로 유명한 썬키스트, 스페인 축구 명문 FC 바르셀로나, 유수의 언론사죠.

미국의 AP 통신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협동조합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축협과 수협, 농협 등이 대표적인 협동조합인데요.

그런데 협동조합이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마음 맞고 뜻 맞는 사람 다섯 명만 뭉치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는데요.

최근 전국 각 지자체의 협동조합 신청 부서에는 협동조합 설립에 대한 시민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국 평균, 하루 신고 건수만 10건이 넘는다고요.

<인터뷰> 이윤화(서울시 천호동) : "장애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모임이거든요. 협동조합 부모회를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전반적인 사회적 서비스를 같이 해 나갔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렇다면 과연 어떤 협동조합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을까요?

광주광역시 재개발 지역인 신가동.

<인터뷰> 김두현(마중물 협동조합) : "이 동네에서 한 25년 살았을 거에요. 지금은 농사 안 짓고 몸이 아파서 아무 것도 못 하고 생활은 폐지를 모아서 쌀 사 먹고"

이곳 주민들은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이 대부분인데요.

한 달 동안 모은 폐지를 팔아서 얻는 수입이 약 십만 원 남짓...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했습니다.

<인터뷰> 김몽실(마중물 협동조합) : "폐지도 없고 돌아다니느라 힘들고, 예전에는 돈 주고 재활용품을 차에 실어야 해서 힘들었다고."

그런데 지난 1월 마을에 협동조합이 생기면서 어르신들의 짐이 좀 가벼워졌습니다.

재활용, 폐지 등을 무료로 수거해주는 일부터 일반 주민들이 폐지 수거를 해서 얻은 수익금을 노인 조합원들에게 돌려주는 마중물 협동조합이 생긴 겁니다.

극빈층 어르신들을 도우려는 이웃들의 마음이 십시일반 모여 생긴 재개발마을의 협동조합, 그 덕에 어르신 조합원들도 전보다 웃을 일이 많아져다는데요.

<인터뷰> 김몽실(마중물 협동조합) : "조합원이 되니까 폐지 가격도 가격답게 쳐주고 조합에서 버는 돈을 우리 폐지 줍는 사람들한테 많이 나눠주시고 여러 가지로 다 좋아요. 고맙고요."

근처에 주목해야 할 협동조합이 또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의 하청을 받아 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들인데요.

이들은 전국에서 환경미화원 최초로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꼬박 9시간을 일 하는 베테랑 환경미화원들, 그런데 왠지 오늘은 일 하는 모습이 평소와는 달리 익숙하지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 홍성수(클린광산 협동조합) : "(일한 지) 2년 됐습니다. (오늘부터) 순환제가 시작돼서 처음 운전해보는 거에요."

그렇습니다.

오늘은 운전을 하는 기사와 쓰레기를 수거하는 기사가 역할을 바꿔 일을 하는 첫 날...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차등 지급됐던 두 분야의 급여도 앞으로는 똑같이 지급할 예정입니다.

업주에게 고용돼 고용인으로 일 하던 지난 해 11월까지만 해도 이런 역할 분담은 생각지도 못 했던 일입니다.

노사 분쟁으로 업주가 폐업 신고를 한 뒤 실업자가 될 위기에 섰던 환경미화원들...

하지만 스스로 회사의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답니다.

<인터뷰> 김성복(클린광산 협동조합) : "헌 장비를 일단 임대해서 썼는데 그 장비로 시작을 하다 보니 일들이 끊기고 잘 안 됐었던 거죠. 자주 고장 나고 탈도 생기고 그런 것들이 처음에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조합원들을 일으켜 세워준 건 바로 주인의식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조합원 회의가 있는 날이면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집니다.

조합원들의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지금 장갑 같은 것들이 떨어진 것 같아요."

<인터뷰> 홍석원(클린광산 협동조합) : "조합원이라고 하면 저희가 회사의 주인이지 않습니까. 그 전에 일을 했을 때는 눈치를 많이 보고요.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만 해야 했어요."

<인터뷰> 양성채(클린광산 협동조합) : "지금 여기 같은 경우는 자기가 능동적이고 자기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고 서로가 어떤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의를 하고 그 부분을 결정해서 일을 한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클린광산 파이팅!"

때로 협동조합은 오랜 꿈을 이루게 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요.

지난 2월 자전거를 사랑하는 다섯 남자들이 뭉쳤습니다.

자전거 협동조합인데요.

<인터뷰> 이윤희(서울자전거협동조합) : "우리나라에는 자전거 영세업자가 많습니다. 부품 업체들이 몇 개 모여서 국내 자전거를 생산하겠다는 것이 목적이고,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자전거로 세계 시장을 바꾸어 나가려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사실 이들은 각자가 자물쇠며 경보음 등 다른 자전거 부품을 만드는 자영업자들인데요.

좀 더 저렴하고 실용적인 대한민국 최고의 자전거를 만들겠다는 꿈을 협동조합을 통해 실현해나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명중(기획재정부 협동조합정책과장) : "설립 희망자는 지자체에 신청을 한다든지 4월 초에 만들어지는 7개 권역에 중간지원 기관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그 쪽에 신청을 하시면 저희가 모집을 해서 교육을 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기태(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 : "사업 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으면 협동조합을 만들기는 쉬워도 지속저으로 운영하기는 어렵습니다. 준비 작업을 튼튼하게 하시는 것이 좋은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협동조합 설립이 신고제로 바뀌고, 지자체 등에서 앞다퉈 전문 교육을 실시하는 등 지원도 활발한데요.

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협동 작업이기 때문에 때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의견 일치나 시장 확보 등의 현실적 어려움도 있는데요.

장단점을 꼼꼼히 살펴보고 시작한다면 성공 가능성도 더 높아지겠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화제포착] 소상공인의 힘! 협동조합의 경쟁력
    • 입력 2013-04-02 08:42:41
    • 수정2013-04-02 11:58:35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동네 농협이나 신협, 축협같은 협동조합 이용하는 분들 많죠?

직접 생협에 가입해서 이런 저런 물건들 싼 값에 공동구매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요즘 북카페 운영조합, 퀵서비스 협동조합, 또 폐지 줍는 노인 협동조합 등 색다른 협동조합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꼭 거창한 단체가 아니어도 다섯 명 이상이 모이면 힘을 합쳐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법이 넉 달 전부터 시행됐기 때문인데요.

양영은 기자,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이 서민경제 살리는 데 좀 보탬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멘트>

일단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같이 하기 때문에 위험도 분산된다는 점에서 서민들에겐 희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협동조합'이 뭔지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죠.

협동조합은 물건이나 서비스의 구매, 생산, 판매 활동 등을 협동으로 함께 해서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는 사업조직입니다.

따라서 자본을 중심으로 조직이 돌아가고 이익이 분배되는 게 아니라, 구성원인 조합원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람 중심의 공동체라는 장점이 있는데요.

혼자선 엄두 내기 어려운 일을 같이 할 수 있는 협동조합, 직접 보시죠.

<리포트>

오렌지 주스로 유명한 썬키스트, 스페인 축구 명문 FC 바르셀로나, 유수의 언론사죠.

미국의 AP 통신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협동조합이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축협과 수협, 농협 등이 대표적인 협동조합인데요.

그런데 협동조합이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마음 맞고 뜻 맞는 사람 다섯 명만 뭉치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는데요.

최근 전국 각 지자체의 협동조합 신청 부서에는 협동조합 설립에 대한 시민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국 평균, 하루 신고 건수만 10건이 넘는다고요.

<인터뷰> 이윤화(서울시 천호동) : "장애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모임이거든요. 협동조합 부모회를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전반적인 사회적 서비스를 같이 해 나갔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렇다면 과연 어떤 협동조합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을까요?

광주광역시 재개발 지역인 신가동.

<인터뷰> 김두현(마중물 협동조합) : "이 동네에서 한 25년 살았을 거에요. 지금은 농사 안 짓고 몸이 아파서 아무 것도 못 하고 생활은 폐지를 모아서 쌀 사 먹고"

이곳 주민들은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이 대부분인데요.

한 달 동안 모은 폐지를 팔아서 얻는 수입이 약 십만 원 남짓...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했습니다.

<인터뷰> 김몽실(마중물 협동조합) : "폐지도 없고 돌아다니느라 힘들고, 예전에는 돈 주고 재활용품을 차에 실어야 해서 힘들었다고."

그런데 지난 1월 마을에 협동조합이 생기면서 어르신들의 짐이 좀 가벼워졌습니다.

재활용, 폐지 등을 무료로 수거해주는 일부터 일반 주민들이 폐지 수거를 해서 얻은 수익금을 노인 조합원들에게 돌려주는 마중물 협동조합이 생긴 겁니다.

극빈층 어르신들을 도우려는 이웃들의 마음이 십시일반 모여 생긴 재개발마을의 협동조합, 그 덕에 어르신 조합원들도 전보다 웃을 일이 많아져다는데요.

<인터뷰> 김몽실(마중물 협동조합) : "조합원이 되니까 폐지 가격도 가격답게 쳐주고 조합에서 버는 돈을 우리 폐지 줍는 사람들한테 많이 나눠주시고 여러 가지로 다 좋아요. 고맙고요."

근처에 주목해야 할 협동조합이 또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의 하청을 받아 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들인데요.

이들은 전국에서 환경미화원 최초로 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꼬박 9시간을 일 하는 베테랑 환경미화원들, 그런데 왠지 오늘은 일 하는 모습이 평소와는 달리 익숙하지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 홍성수(클린광산 협동조합) : "(일한 지) 2년 됐습니다. (오늘부터) 순환제가 시작돼서 처음 운전해보는 거에요."

그렇습니다.

오늘은 운전을 하는 기사와 쓰레기를 수거하는 기사가 역할을 바꿔 일을 하는 첫 날...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그동안 차등 지급됐던 두 분야의 급여도 앞으로는 똑같이 지급할 예정입니다.

업주에게 고용돼 고용인으로 일 하던 지난 해 11월까지만 해도 이런 역할 분담은 생각지도 못 했던 일입니다.

노사 분쟁으로 업주가 폐업 신고를 한 뒤 실업자가 될 위기에 섰던 환경미화원들...

하지만 스스로 회사의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답니다.

<인터뷰> 김성복(클린광산 협동조합) : "헌 장비를 일단 임대해서 썼는데 그 장비로 시작을 하다 보니 일들이 끊기고 잘 안 됐었던 거죠. 자주 고장 나고 탈도 생기고 그런 것들이 처음에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조합원들을 일으켜 세워준 건 바로 주인의식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조합원 회의가 있는 날이면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집니다.

조합원들의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지금 장갑 같은 것들이 떨어진 것 같아요."

<인터뷰> 홍석원(클린광산 협동조합) : "조합원이라고 하면 저희가 회사의 주인이지 않습니까. 그 전에 일을 했을 때는 눈치를 많이 보고요.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만 해야 했어요."

<인터뷰> 양성채(클린광산 협동조합) : "지금 여기 같은 경우는 자기가 능동적이고 자기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고 서로가 어떤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의를 하고 그 부분을 결정해서 일을 한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클린광산 파이팅!"

때로 협동조합은 오랜 꿈을 이루게 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요.

지난 2월 자전거를 사랑하는 다섯 남자들이 뭉쳤습니다.

자전거 협동조합인데요.

<인터뷰> 이윤희(서울자전거협동조합) : "우리나라에는 자전거 영세업자가 많습니다. 부품 업체들이 몇 개 모여서 국내 자전거를 생산하겠다는 것이 목적이고,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자전거로 세계 시장을 바꾸어 나가려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사실 이들은 각자가 자물쇠며 경보음 등 다른 자전거 부품을 만드는 자영업자들인데요.

좀 더 저렴하고 실용적인 대한민국 최고의 자전거를 만들겠다는 꿈을 협동조합을 통해 실현해나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명중(기획재정부 협동조합정책과장) : "설립 희망자는 지자체에 신청을 한다든지 4월 초에 만들어지는 7개 권역에 중간지원 기관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그 쪽에 신청을 하시면 저희가 모집을 해서 교육을 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기태(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 : "사업 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으면 협동조합을 만들기는 쉬워도 지속저으로 운영하기는 어렵습니다. 준비 작업을 튼튼하게 하시는 것이 좋은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협동조합 설립이 신고제로 바뀌고, 지자체 등에서 앞다퉈 전문 교육을 실시하는 등 지원도 활발한데요.

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협동 작업이기 때문에 때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의견 일치나 시장 확보 등의 현실적 어려움도 있는데요.

장단점을 꼼꼼히 살펴보고 시작한다면 성공 가능성도 더 높아지겠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