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적자 폐업 위기’ 진주의료원…해법은?

입력 2013.04.08 (21:27) 수정 2013.04.08 (22: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103년 전통의 진주의료원입니다.

최근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데요,

폐업을 놓고 경상남도와 진주의료원 노조가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습니다.

오늘 9시 뉴스에선 최근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는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자세히 짚어봅니다.

먼저 휴업 6일째인 진주의료원을 이대완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폐업 방침이 통보된 지 40여 일, 응급실은 폐쇄됐고 병실은 대부분 비었습니다.

200여 명이던 입원 환자는 30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일부는 퇴원을 거부합니다.

기초생활 수급자인 이 할아버지도 여기서 7년째 폐질환 치료를 받아왔다며 딱한 사정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윤정부(중증 폐질환 환자) : "(폐업이 되면) 이제 죽을 수밖에 없지. 사람 사는 게 아니고 죽을 수밖에 없어요."

중증 환자 가족들도 환자이송을 걱정합니다.

<인터뷰> 박문희(말기 환자 보호자) : "지금 이 몸 상태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자체가 저로서는 불안하고..."

남은 의료진은 이제 공중보건의 5명이 전부...

기존에 있던 의사 11명은 계약 해지 됐습니다.

노조와 시민단체는 의료원 로비에서 41일째 농성중입니다.

경상남도는 다음주까지 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노동계는 실력으로 막겠다며 이번 주말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경상남도는 더 이상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진주의료원의 문을 닫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진주의료원 노조는 적자 원인과 폐업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인데요,

쟁점을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경상남도는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고 발표했고 폐업에 앞서 지난 3일 한달 간 휴업 조치를 내렸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의 이유는 경영 부실인데요, 지난 한해만 69억 원으로 누적부채가 279억 원에 달해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부채의 79%는 병원 건물을 신축할 때 진 빚으로 지원만 있으면 회생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적자의 원인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른데요

경상남도는 240명의 직원이 하루 평균 200명의 환자만 진료할 만큼 직원들이 일을 안한다며 방만경영을 질타합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진료비가 민간병원보다 30%나 저렴하고, MRI 등 고가의 비급여진료가 없어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다며 구조적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경상남도는 노조가 성과급제나 구조조정 등 경영혁신 노력을 받아들이지 않고 복리후생만 요구한다고 도덕적 해이를 지적합니다.

노조는 6년째 임금이 동결됐고, 8개월째 임금이 밀린 상태라며 강성 노조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입니다.

지방의료원의 경영난은 비단 진주 의료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34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흑자를 낸 곳은 김천과 충주 등 7곳에 그쳤고, 평균 적자 폭은 한해 19억원에 달합니다.

민간병원에 비해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면서 환자들이 외면하고, 적자가 쌓이는 악순환에 놓여있는 게 지방의료원의 현실인데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해법을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여년 전 서울시립 영등포병원은 하루 외래 환자 수가 8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시가 서울대 병원에 위탁한 뒤, 매일 3천여 명이 찾는 지역 거점병원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보라매병원 홍보팀장 : "서울시로부터 땅과 건물을 투자 받고, 대학병원의 경영시스템이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식으로..."

지자체의 투자와, 대학병원의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가 결합된 결괍니다.

<인터뷰> 박재갑(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 "우수 인력이 대학병원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고, 지역으로 가면 가장 우수한 두뇌집단이 그 지역에 있는 대학병원입니다. 그 지역에 있는 대학과 연계해서..."

서울 의료원은 보호자 없는 환자 안심병동을 운영하고, 취약 계층을 찾아 틀니를 무상 제공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지만, 공공의료의 사명감으로 받아들이자 시도 지원을 늘렸습니다.

<인터뷰> 기획조정실장 : "수익에 연연하지 않는 공공병원이기 때문에 보건소나 민간병원에서 하기 어려운 환자안심병동이나 틀니 사업같은 공공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울이라는 특수성이 뒷받침 된 것이긴 하지만, 지방의료원들의 만성적인 적자문제 해결에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적자 폐업 위기’ 진주의료원…해법은?
    • 입력 2013-04-08 21:27:29
    • 수정2013-04-08 22:03:55
    뉴스 9
<앵커 멘트>

103년 전통의 진주의료원입니다.

최근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데요,

폐업을 놓고 경상남도와 진주의료원 노조가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습니다.

오늘 9시 뉴스에선 최근 사회적인 논란이 되고 있는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자세히 짚어봅니다.

먼저 휴업 6일째인 진주의료원을 이대완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폐업 방침이 통보된 지 40여 일, 응급실은 폐쇄됐고 병실은 대부분 비었습니다.

200여 명이던 입원 환자는 30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일부는 퇴원을 거부합니다.

기초생활 수급자인 이 할아버지도 여기서 7년째 폐질환 치료를 받아왔다며 딱한 사정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윤정부(중증 폐질환 환자) : "(폐업이 되면) 이제 죽을 수밖에 없지. 사람 사는 게 아니고 죽을 수밖에 없어요."

중증 환자 가족들도 환자이송을 걱정합니다.

<인터뷰> 박문희(말기 환자 보호자) : "지금 이 몸 상태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자체가 저로서는 불안하고..."

남은 의료진은 이제 공중보건의 5명이 전부...

기존에 있던 의사 11명은 계약 해지 됐습니다.

노조와 시민단체는 의료원 로비에서 41일째 농성중입니다.

경상남도는 다음주까지 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조례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노동계는 실력으로 막겠다며 이번 주말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경상남도는 더 이상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진주의료원의 문을 닫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진주의료원 노조는 적자 원인과 폐업에 대해 전혀 다른 입장인데요,

쟁점을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경상남도는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겠다고 발표했고 폐업에 앞서 지난 3일 한달 간 휴업 조치를 내렸습니다.

진주의료원 폐업의 이유는 경영 부실인데요, 지난 한해만 69억 원으로 누적부채가 279억 원에 달해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부채의 79%는 병원 건물을 신축할 때 진 빚으로 지원만 있으면 회생이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적자의 원인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른데요

경상남도는 240명의 직원이 하루 평균 200명의 환자만 진료할 만큼 직원들이 일을 안한다며 방만경영을 질타합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진료비가 민간병원보다 30%나 저렴하고, MRI 등 고가의 비급여진료가 없어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다며 구조적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경상남도는 노조가 성과급제나 구조조정 등 경영혁신 노력을 받아들이지 않고 복리후생만 요구한다고 도덕적 해이를 지적합니다.

노조는 6년째 임금이 동결됐고, 8개월째 임금이 밀린 상태라며 강성 노조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입니다.

지방의료원의 경영난은 비단 진주 의료원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34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흑자를 낸 곳은 김천과 충주 등 7곳에 그쳤고, 평균 적자 폭은 한해 19억원에 달합니다.

민간병원에 비해 의료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면서 환자들이 외면하고, 적자가 쌓이는 악순환에 놓여있는 게 지방의료원의 현실인데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해법을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여년 전 서울시립 영등포병원은 하루 외래 환자 수가 80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시가 서울대 병원에 위탁한 뒤, 매일 3천여 명이 찾는 지역 거점병원으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보라매병원 홍보팀장 : "서울시로부터 땅과 건물을 투자 받고, 대학병원의 경영시스템이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식으로..."

지자체의 투자와, 대학병원의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가 결합된 결괍니다.

<인터뷰> 박재갑(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 "우수 인력이 대학병원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고, 지역으로 가면 가장 우수한 두뇌집단이 그 지역에 있는 대학병원입니다. 그 지역에 있는 대학과 연계해서..."

서울 의료원은 보호자 없는 환자 안심병동을 운영하고, 취약 계층을 찾아 틀니를 무상 제공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업무량이 폭증했지만, 공공의료의 사명감으로 받아들이자 시도 지원을 늘렸습니다.

<인터뷰> 기획조정실장 : "수익에 연연하지 않는 공공병원이기 때문에 보건소나 민간병원에서 하기 어려운 환자안심병동이나 틀니 사업같은 공공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울이라는 특수성이 뒷받침 된 것이긴 하지만, 지방의료원들의 만성적인 적자문제 해결에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