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백화점 직원 투신한 이유는?
입력 2013.04.29 (08:36)
수정 2013.04.2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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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의 한 백화점 판매사원이 자신이 근무하는 백화점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살의 원인을 두고 유족과 백화점 측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는데요.
김기흥 기자, 지금 양쪽이 어떤 주장들을 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멘트>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 바로 매출 실적 압박이 있었느냐 여부입니다.
유족들은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백화점 관리 직원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의 내용을 근거로 백화점 측의 매출 압박이 상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백화점 측은 입점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매장에 무슨 매출 압박이 있었겠냐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 측이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을 커지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이번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2일 오후 1시쯤,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 3층 옥상에서 47살 김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씨는 백화점 내 한 여성복 매장에서 일하던 판매 사원으로, 발견되기 하루 전날 밤 가족에게 ‘미안하다, 딸을 잘 부탁한다’며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녹취> 현장 출동한 구급대원 (음성변조) : "그러니까 그 전날 투신하셨는데 다음 날 저희한테 신고가 들어온 거죠. (사망) 추정시간은 전날이라고 나와 있었거든요. "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김씨가 2년 전 투자한 펜션 사업이 실패하고, 최근 집을 가압류 당하면서 우울증 약을 복용해오는 등 채무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씨의 유족들은 SNS의 글을 통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고인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고인이 일하던 백화점에 매니저가 새로 들어오면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줬다"고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고인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데에는 백화점 측의 매출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숨진 김씨 가족 (음성변조) : "매일매일 시달렸다고 표현했어요. 시달려서 도저히 못 살겠다고... "
실제로 김씨가 숨지기 전, 백화점 관리 직원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에는 그만 괴롭히라며 힘들어서 먼저 떠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백화점 측은 김씨에게 ‘실시간 매출을 조회하라',‘오늘은 5백이라는 숫자를 가까이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어제 오후, 취재진이 다시 백화점을 찾아가 봤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어 보였는데요.
다만, 고인이 자살한 백화점 7층은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는데요.
백화점 직원들은 사건 이후, 적잖은 충격에 빠져있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이게 지금 그동안에 다들 곪아있던 것이 터진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
김씨의 동료들은 안 팔린 물건을 팔린 것처럼 해서라도, 실적을 올리라는 강요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김씨 동료 (음성변조) : "지금 카드를 갖고, 이 금액을 찍어서 맞춰라. 목표를 맞춰라, 그 소리죠. "
입점업체의 매출에서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떼고 있는 백화점.
입점업체의 매출이 곧 백화점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백화점 관리 직원들이 입점업체 직원에게 매출 압박을 가하는 일이 많다는 겁니다.
김씨 역시 가족과 동료의 신용카드로 물건을 판 것처럼 해 실적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일명, ‘가매출’이라는 것입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가매출이야 어느 백화점이나 다 있죠.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예요. 우리 지점뿐만 아니라 전국 지점이 다 똑같은 문제죠. 너무 막 쌓여있어서 지금은 거의 감당이 안 되는 매장들이 많죠. "
이에 대해 백화점 측은 해당 매장의 실적이 높은 편이어서, 매출 압박이 이뤄졌다는 부분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들어온 지 두 달 된 브랜드인데 자체가 매출이 좋은 브랜드고... 그런 부분 전혀 없습니다. "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김씨의 성격 상 유달리 매출에 대한 압박을 크게 느꼈을 뿐, 판매직원 대다수가 겪는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백화점에 들어와서 장사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어요. 영업직이잖아요. 그럼 매출을 독려하는 사람은 분명이 있어야 되는 거예요. (가매출이) 그렇게 싫으면 (카드) 안 긁으면 되잖아요. 간단한 것 아니에요?"
그러나 김씨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적지 않은 백화점이 입점업체의 판매직원들에게 실적을 강요하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심지어 한 언론을 통해, 해당 백화점이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당 백화점 측의 공식적인 답변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지금) 아무도 안 계십니다."
또한 판매직원들 역시 말을 아끼고 있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옆 매장 가서 수다도 못 떨어요. 뭐 물어보려고 가도 괜히 이상해서 제자리로 오고 이런 다니까요. 오해 살까봐.. "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저희 같은 경우는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는 거죠. "
김씨의 자살 원인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
그런데 취재진은 해당 백화점의 한 전직 판매직원에게서 김씨 유족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해당 백화점 전직 판매직원 (음성변조) : "파트리더(관리직원)들이 매출을 인격으로 생각하잖아요. 그 날 매출을 못 올렸으면 인사해도 그냥 고개 싹 돌려버려요. "
본인을 포함한 일부 입점업체 판매직원들 역시 백화점 관리직원의 매출 압박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녹취> 해당 백화점 전직 판매직원 (음성변조) : "만약 오후 한 3~4시 돼서 매출이 어느 정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그러면 매장에 와서 직접 이야기해요. 오늘 왜 이래요? 오늘 이 목표는 달성해야 되는 것 모르세요? (카드) 긁으라고 직접 대놓고 이야기는 안 해도 긁을 수밖에 없어요. "
경찰은 김씨의 자살동기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문이 확산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백화점 측이 매출 강요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한 백화점 판매사원이 자신이 근무하는 백화점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살의 원인을 두고 유족과 백화점 측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는데요.
김기흥 기자, 지금 양쪽이 어떤 주장들을 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멘트>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 바로 매출 실적 압박이 있었느냐 여부입니다.
유족들은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백화점 관리 직원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의 내용을 근거로 백화점 측의 매출 압박이 상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백화점 측은 입점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매장에 무슨 매출 압박이 있었겠냐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 측이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을 커지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이번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2일 오후 1시쯤,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 3층 옥상에서 47살 김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씨는 백화점 내 한 여성복 매장에서 일하던 판매 사원으로, 발견되기 하루 전날 밤 가족에게 ‘미안하다, 딸을 잘 부탁한다’며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녹취> 현장 출동한 구급대원 (음성변조) : "그러니까 그 전날 투신하셨는데 다음 날 저희한테 신고가 들어온 거죠. (사망) 추정시간은 전날이라고 나와 있었거든요. "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김씨가 2년 전 투자한 펜션 사업이 실패하고, 최근 집을 가압류 당하면서 우울증 약을 복용해오는 등 채무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씨의 유족들은 SNS의 글을 통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고인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고인이 일하던 백화점에 매니저가 새로 들어오면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줬다"고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고인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데에는 백화점 측의 매출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숨진 김씨 가족 (음성변조) : "매일매일 시달렸다고 표현했어요. 시달려서 도저히 못 살겠다고... "
실제로 김씨가 숨지기 전, 백화점 관리 직원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에는 그만 괴롭히라며 힘들어서 먼저 떠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백화점 측은 김씨에게 ‘실시간 매출을 조회하라',‘오늘은 5백이라는 숫자를 가까이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어제 오후, 취재진이 다시 백화점을 찾아가 봤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어 보였는데요.
다만, 고인이 자살한 백화점 7층은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는데요.
백화점 직원들은 사건 이후, 적잖은 충격에 빠져있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이게 지금 그동안에 다들 곪아있던 것이 터진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
김씨의 동료들은 안 팔린 물건을 팔린 것처럼 해서라도, 실적을 올리라는 강요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김씨 동료 (음성변조) : "지금 카드를 갖고, 이 금액을 찍어서 맞춰라. 목표를 맞춰라, 그 소리죠. "
입점업체의 매출에서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떼고 있는 백화점.
입점업체의 매출이 곧 백화점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백화점 관리 직원들이 입점업체 직원에게 매출 압박을 가하는 일이 많다는 겁니다.
김씨 역시 가족과 동료의 신용카드로 물건을 판 것처럼 해 실적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일명, ‘가매출’이라는 것입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가매출이야 어느 백화점이나 다 있죠.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예요. 우리 지점뿐만 아니라 전국 지점이 다 똑같은 문제죠. 너무 막 쌓여있어서 지금은 거의 감당이 안 되는 매장들이 많죠. "
이에 대해 백화점 측은 해당 매장의 실적이 높은 편이어서, 매출 압박이 이뤄졌다는 부분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들어온 지 두 달 된 브랜드인데 자체가 매출이 좋은 브랜드고... 그런 부분 전혀 없습니다. "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김씨의 성격 상 유달리 매출에 대한 압박을 크게 느꼈을 뿐, 판매직원 대다수가 겪는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백화점에 들어와서 장사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어요. 영업직이잖아요. 그럼 매출을 독려하는 사람은 분명이 있어야 되는 거예요. (가매출이) 그렇게 싫으면 (카드) 안 긁으면 되잖아요. 간단한 것 아니에요?"
그러나 김씨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적지 않은 백화점이 입점업체의 판매직원들에게 실적을 강요하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심지어 한 언론을 통해, 해당 백화점이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당 백화점 측의 공식적인 답변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지금) 아무도 안 계십니다."
또한 판매직원들 역시 말을 아끼고 있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옆 매장 가서 수다도 못 떨어요. 뭐 물어보려고 가도 괜히 이상해서 제자리로 오고 이런 다니까요. 오해 살까봐.. "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저희 같은 경우는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는 거죠. "
김씨의 자살 원인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
그런데 취재진은 해당 백화점의 한 전직 판매직원에게서 김씨 유족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해당 백화점 전직 판매직원 (음성변조) : "파트리더(관리직원)들이 매출을 인격으로 생각하잖아요. 그 날 매출을 못 올렸으면 인사해도 그냥 고개 싹 돌려버려요. "
본인을 포함한 일부 입점업체 판매직원들 역시 백화점 관리직원의 매출 압박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녹취> 해당 백화점 전직 판매직원 (음성변조) : "만약 오후 한 3~4시 돼서 매출이 어느 정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그러면 매장에 와서 직접 이야기해요. 오늘 왜 이래요? 오늘 이 목표는 달성해야 되는 것 모르세요? (카드) 긁으라고 직접 대놓고 이야기는 안 해도 긁을 수밖에 없어요. "
경찰은 김씨의 자살동기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문이 확산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백화점 측이 매출 강요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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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4-29 08:37:08
- 수정2013-04-29 08:55:15

<앵커 멘트>
서울의 한 백화점 판매사원이 자신이 근무하는 백화점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살의 원인을 두고 유족과 백화점 측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는데요.
김기흥 기자, 지금 양쪽이 어떤 주장들을 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멘트>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 바로 매출 실적 압박이 있었느냐 여부입니다.
유족들은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백화점 관리 직원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의 내용을 근거로 백화점 측의 매출 압박이 상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백화점 측은 입점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매장에 무슨 매출 압박이 있었겠냐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 측이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을 커지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이번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2일 오후 1시쯤,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 3층 옥상에서 47살 김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씨는 백화점 내 한 여성복 매장에서 일하던 판매 사원으로, 발견되기 하루 전날 밤 가족에게 ‘미안하다, 딸을 잘 부탁한다’며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녹취> 현장 출동한 구급대원 (음성변조) : "그러니까 그 전날 투신하셨는데 다음 날 저희한테 신고가 들어온 거죠. (사망) 추정시간은 전날이라고 나와 있었거든요. "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김씨가 2년 전 투자한 펜션 사업이 실패하고, 최근 집을 가압류 당하면서 우울증 약을 복용해오는 등 채무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씨의 유족들은 SNS의 글을 통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고인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고인이 일하던 백화점에 매니저가 새로 들어오면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줬다"고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고인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데에는 백화점 측의 매출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숨진 김씨 가족 (음성변조) : "매일매일 시달렸다고 표현했어요. 시달려서 도저히 못 살겠다고... "
실제로 김씨가 숨지기 전, 백화점 관리 직원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에는 그만 괴롭히라며 힘들어서 먼저 떠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백화점 측은 김씨에게 ‘실시간 매출을 조회하라',‘오늘은 5백이라는 숫자를 가까이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어제 오후, 취재진이 다시 백화점을 찾아가 봤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어 보였는데요.
다만, 고인이 자살한 백화점 7층은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는데요.
백화점 직원들은 사건 이후, 적잖은 충격에 빠져있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이게 지금 그동안에 다들 곪아있던 것이 터진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
김씨의 동료들은 안 팔린 물건을 팔린 것처럼 해서라도, 실적을 올리라는 강요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김씨 동료 (음성변조) : "지금 카드를 갖고, 이 금액을 찍어서 맞춰라. 목표를 맞춰라, 그 소리죠. "
입점업체의 매출에서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떼고 있는 백화점.
입점업체의 매출이 곧 백화점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백화점 관리 직원들이 입점업체 직원에게 매출 압박을 가하는 일이 많다는 겁니다.
김씨 역시 가족과 동료의 신용카드로 물건을 판 것처럼 해 실적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일명, ‘가매출’이라는 것입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가매출이야 어느 백화점이나 다 있죠.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예요. 우리 지점뿐만 아니라 전국 지점이 다 똑같은 문제죠. 너무 막 쌓여있어서 지금은 거의 감당이 안 되는 매장들이 많죠. "
이에 대해 백화점 측은 해당 매장의 실적이 높은 편이어서, 매출 압박이 이뤄졌다는 부분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들어온 지 두 달 된 브랜드인데 자체가 매출이 좋은 브랜드고... 그런 부분 전혀 없습니다. "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김씨의 성격 상 유달리 매출에 대한 압박을 크게 느꼈을 뿐, 판매직원 대다수가 겪는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백화점에 들어와서 장사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어요. 영업직이잖아요. 그럼 매출을 독려하는 사람은 분명이 있어야 되는 거예요. (가매출이) 그렇게 싫으면 (카드) 안 긁으면 되잖아요. 간단한 것 아니에요?"
그러나 김씨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적지 않은 백화점이 입점업체의 판매직원들에게 실적을 강요하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심지어 한 언론을 통해, 해당 백화점이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당 백화점 측의 공식적인 답변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지금) 아무도 안 계십니다."
또한 판매직원들 역시 말을 아끼고 있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옆 매장 가서 수다도 못 떨어요. 뭐 물어보려고 가도 괜히 이상해서 제자리로 오고 이런 다니까요. 오해 살까봐.. "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저희 같은 경우는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는 거죠. "
김씨의 자살 원인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
그런데 취재진은 해당 백화점의 한 전직 판매직원에게서 김씨 유족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해당 백화점 전직 판매직원 (음성변조) : "파트리더(관리직원)들이 매출을 인격으로 생각하잖아요. 그 날 매출을 못 올렸으면 인사해도 그냥 고개 싹 돌려버려요. "
본인을 포함한 일부 입점업체 판매직원들 역시 백화점 관리직원의 매출 압박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녹취> 해당 백화점 전직 판매직원 (음성변조) : "만약 오후 한 3~4시 돼서 매출이 어느 정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그러면 매장에 와서 직접 이야기해요. 오늘 왜 이래요? 오늘 이 목표는 달성해야 되는 것 모르세요? (카드) 긁으라고 직접 대놓고 이야기는 안 해도 긁을 수밖에 없어요. "
경찰은 김씨의 자살동기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문이 확산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백화점 측이 매출 강요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한 백화점 판매사원이 자신이 근무하는 백화점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살의 원인을 두고 유족과 백화점 측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는데요.
김기흥 기자, 지금 양쪽이 어떤 주장들을 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멘트>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 바로 매출 실적 압박이 있었느냐 여부입니다.
유족들은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백화점 관리 직원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의 내용을 근거로 백화점 측의 매출 압박이 상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백화점 측은 입점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매장에 무슨 매출 압박이 있었겠냐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 측이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파문을 커지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이번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2일 오후 1시쯤, 서울의 한 대형백화점 3층 옥상에서 47살 김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씨는 백화점 내 한 여성복 매장에서 일하던 판매 사원으로, 발견되기 하루 전날 밤 가족에게 ‘미안하다, 딸을 잘 부탁한다’며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녹취> 현장 출동한 구급대원 (음성변조) : "그러니까 그 전날 투신하셨는데 다음 날 저희한테 신고가 들어온 거죠. (사망) 추정시간은 전날이라고 나와 있었거든요. "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김씨가 2년 전 투자한 펜션 사업이 실패하고, 최근 집을 가압류 당하면서 우울증 약을 복용해오는 등 채무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씨의 유족들은 SNS의 글을 통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고인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고인이 일하던 백화점에 매니저가 새로 들어오면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줬다"고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고인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데에는 백화점 측의 매출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인터뷰> 숨진 김씨 가족 (음성변조) : "매일매일 시달렸다고 표현했어요. 시달려서 도저히 못 살겠다고... "
실제로 김씨가 숨지기 전, 백화점 관리 직원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에는 그만 괴롭히라며 힘들어서 먼저 떠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백화점 측은 김씨에게 ‘실시간 매출을 조회하라',‘오늘은 5백이라는 숫자를 가까이하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어제 오후, 취재진이 다시 백화점을 찾아가 봤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어 보였는데요.
다만, 고인이 자살한 백화점 7층은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는데요.
백화점 직원들은 사건 이후, 적잖은 충격에 빠져있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이게 지금 그동안에 다들 곪아있던 것이 터진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
김씨의 동료들은 안 팔린 물건을 팔린 것처럼 해서라도, 실적을 올리라는 강요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김씨 동료 (음성변조) : "지금 카드를 갖고, 이 금액을 찍어서 맞춰라. 목표를 맞춰라, 그 소리죠. "
입점업체의 매출에서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떼고 있는 백화점.
입점업체의 매출이 곧 백화점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백화점 관리 직원들이 입점업체 직원에게 매출 압박을 가하는 일이 많다는 겁니다.
김씨 역시 가족과 동료의 신용카드로 물건을 판 것처럼 해 실적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일명, ‘가매출’이라는 것입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가매출이야 어느 백화점이나 다 있죠.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예요. 우리 지점뿐만 아니라 전국 지점이 다 똑같은 문제죠. 너무 막 쌓여있어서 지금은 거의 감당이 안 되는 매장들이 많죠. "
이에 대해 백화점 측은 해당 매장의 실적이 높은 편이어서, 매출 압박이 이뤄졌다는 부분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들어온 지 두 달 된 브랜드인데 자체가 매출이 좋은 브랜드고... 그런 부분 전혀 없습니다. "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김씨의 성격 상 유달리 매출에 대한 압박을 크게 느꼈을 뿐, 판매직원 대다수가 겪는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백화점에 들어와서 장사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없을 수 없어요. 영업직이잖아요. 그럼 매출을 독려하는 사람은 분명이 있어야 되는 거예요. (가매출이) 그렇게 싫으면 (카드) 안 긁으면 되잖아요. 간단한 것 아니에요?"
그러나 김씨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적지 않은 백화점이 입점업체의 판매직원들에게 실적을 강요하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졌습니다.
심지어 한 언론을 통해, 해당 백화점이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해당 백화점 측의 공식적인 답변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관계자 (음성변조) : "(지금) 아무도 안 계십니다."
또한 판매직원들 역시 말을 아끼고 있었습니다.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옆 매장 가서 수다도 못 떨어요. 뭐 물어보려고 가도 괜히 이상해서 제자리로 오고 이런 다니까요. 오해 살까봐.. "
<녹취> 백화점 의류 판매원 (음성변조) : "저희 같은 경우는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하는 거죠. "
김씨의 자살 원인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
그런데 취재진은 해당 백화점의 한 전직 판매직원에게서 김씨 유족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해당 백화점 전직 판매직원 (음성변조) : "파트리더(관리직원)들이 매출을 인격으로 생각하잖아요. 그 날 매출을 못 올렸으면 인사해도 그냥 고개 싹 돌려버려요. "
본인을 포함한 일부 입점업체 판매직원들 역시 백화점 관리직원의 매출 압박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녹취> 해당 백화점 전직 판매직원 (음성변조) : "만약 오후 한 3~4시 돼서 매출이 어느 정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그러면 매장에 와서 직접 이야기해요. 오늘 왜 이래요? 오늘 이 목표는 달성해야 되는 것 모르세요? (카드) 긁으라고 직접 대놓고 이야기는 안 해도 긁을 수밖에 없어요. "
경찰은 김씨의 자살동기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문이 확산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백화점 측이 매출 강요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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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흥 기자 he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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