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충전] 가파도에 넘실대는 청보리 물결

입력 2013.05.03 (08:16) 수정 2013.05.0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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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5월과 가장 어울리는 색은 뭘까요?

아무래도 초록??

그렇죠.

산과 들에서도 초록의 기운을 느낄 수 있지만 이 섬에 가면 싱그러운 봄 기운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바로 가파돈데요.

하멜이 표류할 때 처음 도착한 곳이 바로 가파도라고 하죠.

기현정 기자, 오늘 가파도의 청보리 밭으로 안내해주신다고요?

<기자 멘트>

네, 가파도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주민들만 살고 있는 알려지지않은 작은 섬이었는데요,

이 가파도에 봄이 되면 푸른 청보리 물결이 넘실되는 풍경이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4월말에서 5월초에는 이 빼어난 경관을 배경으로 축제도 열린다고 하는데요,

겨우내 자란 청보리가 푸른 바다와 함께 장관을 이루고 있는 가파도 청보리 축제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싱그러운 녹색 기운을 찾아간 곳은 제주도입니다.

이맘때의 제주도는 노란 유채꽃과 함께 천혜의 자연을 선물하는데요.

제주도의 푸른 바다만큼이나 푸른 섬이 있습니다.

<녹취> "청보리 보러 가파도로 갑니다~~"

하루 평균 천오백 명이 찾는다는 가파도행 여객선은 이미 만선인데요.

제주 모슬포항과 마라도 사이에 위치한 가파도.

10분 정도 배를 타고 가면, 마주할 수 있습니다.

최대 해발고도가 20미터에 불과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섬인데요,

마치, 바다 위에 얇은 방석을 펴놓은 것 같이 보일 정도입니다.

또, 온통 주황색인 가파도의 지붕은 청보리 밭을 정원 삼아 활짝 핀 꽃처럼 느껴집니다.

해안과 마을 빼고는 섬 전체가 청보리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60만 제곱미터의 보리밭은 지평선이 수평선에 맞닿아 파도와 함께 넘실댑니다.

바람이 세고, 해수가 많이 유입되는 환경 때문에 모진 풍파에 강한 청보리는 가파도의 유일한 특용작물이기도 한데요.

빼어난 경관과 청보리를 활용해,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청보리 축제가 이어집니다.

보리밭 사잇길을 따라 걸으면, 온 몸으로 봄을 만끽할 수 있는데요.

<인터뷰> "봄이 제 손에 이렇게 안기는 듯 한 느낌이랄까요?"

<녹취> "초록 바다에 빠지고 싶어요~"

들판을 따라 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과 해안을 따라 걷는 가파도의 올레길은 어느 길을 택하든 넉넉잡아 두세 시간이면 섬 전체를 고루 둘러볼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가파도에서는 이런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녹취> "지금 불고 계신 것은 뭐예요?"

<녹취> "이게 보리에요."

보릿고개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 청보리는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데요.

<인터뷰> "(보리피리를) 한 번 불다가 (어른들에게) 들키면, 많이 혼이 났어요. (어른들) 몰래 불었던 거지, 아시면 혼이 났다니까요."

<녹취> "이게 뽑으면 뽑혀요."

보릿대를 뽑아 적당히 자른 후, 아래쪽을 한두 번 깨물어 불면, 손쉽게 보리피리가 완성됩니다.

<인터뷰> "뛰어다니면서 보리피리 불면, 삐삐삐삐 소리 나고 그랬어요. 그때가 그립네요."

또, 가파도의 청보리 축제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도 있는데요.

<녹취> "좋아~ 방수바지를 입고 향한 곳은 바다입니다."

<녹취> "얼마나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녹취> "가득! 고봉! 고봉!"

<녹취> "한 바구니 잡고 오겠습니다."

청정 바다에서 미역과 해조류를 먹고 자란 가파도의 소라는 먼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손쉽게 잡을 수 있는데요.
[ 현장음 ] 잡았다. 그저 눈에 보이는 걸 먼저 주우면 됩니다. [ 현장음 ] 한 바구니 채우지 못하면 (바다에서) 못나오게 할거야~

180여 명의 주민 중 3분의 1 이상이 해녀일 정도로 가파도는 소라를 비롯해 전복, 성게, 톳과 같은 해산물이 풍부한데요.

<인터뷰> "얼마나 잡으셨어요? 이만큼!"

소라 잡이 체험료 5천원에 수확이 굉장합니다.

<녹취> "어머님, 고봉처럼 많이 잡으신다고 하셨잖아요?"

<녹취> "너무 욕심이 과했던 것 같아요~"

수확한 소라는 직접 가지고 갈 수 있는데요.

맛이 달고, 씹히는 식감이 좋아, 다양한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가파도산 해산물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녹취> "보말 칼국수 왔어요~"

보말칼국수라는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칼국수인데요,

제주 방언으로 보말은 고둥을 뜻합니다.

고둥을 끓는 물에 데쳐, 내장 째 꺼내 버무린 후, 칼국수를 넣어 끓여주는데요.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가파도 앞바다를 양념삼아 먹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보말칼국수입니다.

<녹취> "아우~ 맛있다~ "

<녹취> "칼국수는 가파도에서 먹는 칼국수가 최고예요~"

<인터뷰> "바다의 향기가 나면서요.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꼬들꼬들 해요~"

그런가하면 관광객들이 가파도의 별미를 다 맛보지 못하는 게 아쉬웠던 한 민박집 주인, 가파도산 해산물로 한 상 가득 차려내는데요.

<녹취> "옥돔 나왔어요~"

<녹취> "와~ 진짜 좋다~"

1인당 만원이라는 민박집의 해산물 정식에는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집니다.

<인터뷰> "싱싱한 정도가 아니에요. 살아 움직여요."

<인터뷰> "바다의 향이 그냥 물씬 나는 것 같아요. 와~ 진짜 멋지네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뿐이었던 가파도에는 봄의 시작과 함께 청보리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데요.

<녹취> "가파도로 가고파~ 청보리 밭으로 오세요~"

따사로운 봄 햇살과 어릴 적 추억이 더해져 풍성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청보리밭.

올 봄 가기 전에 푸른 물결 넘실거리는 가파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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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충전] 가파도에 넘실대는 청보리 물결
    • 입력 2013-05-03 08:24:04
    • 수정2013-05-03 08: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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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5월과 가장 어울리는 색은 뭘까요?

아무래도 초록??

그렇죠.

산과 들에서도 초록의 기운을 느낄 수 있지만 이 섬에 가면 싱그러운 봄 기운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바로 가파돈데요.

하멜이 표류할 때 처음 도착한 곳이 바로 가파도라고 하죠.

기현정 기자, 오늘 가파도의 청보리 밭으로 안내해주신다고요?

<기자 멘트>

네, 가파도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주민들만 살고 있는 알려지지않은 작은 섬이었는데요,

이 가파도에 봄이 되면 푸른 청보리 물결이 넘실되는 풍경이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4월말에서 5월초에는 이 빼어난 경관을 배경으로 축제도 열린다고 하는데요,

겨우내 자란 청보리가 푸른 바다와 함께 장관을 이루고 있는 가파도 청보리 축제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싱그러운 녹색 기운을 찾아간 곳은 제주도입니다.

이맘때의 제주도는 노란 유채꽃과 함께 천혜의 자연을 선물하는데요.

제주도의 푸른 바다만큼이나 푸른 섬이 있습니다.

<녹취> "청보리 보러 가파도로 갑니다~~"

하루 평균 천오백 명이 찾는다는 가파도행 여객선은 이미 만선인데요.

제주 모슬포항과 마라도 사이에 위치한 가파도.

10분 정도 배를 타고 가면, 마주할 수 있습니다.

최대 해발고도가 20미터에 불과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섬인데요,

마치, 바다 위에 얇은 방석을 펴놓은 것 같이 보일 정도입니다.

또, 온통 주황색인 가파도의 지붕은 청보리 밭을 정원 삼아 활짝 핀 꽃처럼 느껴집니다.

해안과 마을 빼고는 섬 전체가 청보리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60만 제곱미터의 보리밭은 지평선이 수평선에 맞닿아 파도와 함께 넘실댑니다.

바람이 세고, 해수가 많이 유입되는 환경 때문에 모진 풍파에 강한 청보리는 가파도의 유일한 특용작물이기도 한데요.

빼어난 경관과 청보리를 활용해,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청보리 축제가 이어집니다.

보리밭 사잇길을 따라 걸으면, 온 몸으로 봄을 만끽할 수 있는데요.

<인터뷰> "봄이 제 손에 이렇게 안기는 듯 한 느낌이랄까요?"

<녹취> "초록 바다에 빠지고 싶어요~"

들판을 따라 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과 해안을 따라 걷는 가파도의 올레길은 어느 길을 택하든 넉넉잡아 두세 시간이면 섬 전체를 고루 둘러볼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가파도에서는 이런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녹취> "지금 불고 계신 것은 뭐예요?"

<녹취> "이게 보리에요."

보릿고개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 청보리는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데요.

<인터뷰> "(보리피리를) 한 번 불다가 (어른들에게) 들키면, 많이 혼이 났어요. (어른들) 몰래 불었던 거지, 아시면 혼이 났다니까요."

<녹취> "이게 뽑으면 뽑혀요."

보릿대를 뽑아 적당히 자른 후, 아래쪽을 한두 번 깨물어 불면, 손쉽게 보리피리가 완성됩니다.

<인터뷰> "뛰어다니면서 보리피리 불면, 삐삐삐삐 소리 나고 그랬어요. 그때가 그립네요."

또, 가파도의 청보리 축제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도 있는데요.

<녹취> "좋아~ 방수바지를 입고 향한 곳은 바다입니다."

<녹취> "얼마나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녹취> "가득! 고봉! 고봉!"

<녹취> "한 바구니 잡고 오겠습니다."

청정 바다에서 미역과 해조류를 먹고 자란 가파도의 소라는 먼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손쉽게 잡을 수 있는데요.
[ 현장음 ] 잡았다. 그저 눈에 보이는 걸 먼저 주우면 됩니다. [ 현장음 ] 한 바구니 채우지 못하면 (바다에서) 못나오게 할거야~

180여 명의 주민 중 3분의 1 이상이 해녀일 정도로 가파도는 소라를 비롯해 전복, 성게, 톳과 같은 해산물이 풍부한데요.

<인터뷰> "얼마나 잡으셨어요? 이만큼!"

소라 잡이 체험료 5천원에 수확이 굉장합니다.

<녹취> "어머님, 고봉처럼 많이 잡으신다고 하셨잖아요?"

<녹취> "너무 욕심이 과했던 것 같아요~"

수확한 소라는 직접 가지고 갈 수 있는데요.

맛이 달고, 씹히는 식감이 좋아, 다양한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가파도산 해산물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녹취> "보말 칼국수 왔어요~"

보말칼국수라는 이름만큼이나 특별한 칼국수인데요,

제주 방언으로 보말은 고둥을 뜻합니다.

고둥을 끓는 물에 데쳐, 내장 째 꺼내 버무린 후, 칼국수를 넣어 끓여주는데요.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가파도 앞바다를 양념삼아 먹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보말칼국수입니다.

<녹취> "아우~ 맛있다~ "

<녹취> "칼국수는 가파도에서 먹는 칼국수가 최고예요~"

<인터뷰> "바다의 향기가 나면서요.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꼬들꼬들 해요~"

그런가하면 관광객들이 가파도의 별미를 다 맛보지 못하는 게 아쉬웠던 한 민박집 주인, 가파도산 해산물로 한 상 가득 차려내는데요.

<녹취> "옥돔 나왔어요~"

<녹취> "와~ 진짜 좋다~"

1인당 만원이라는 민박집의 해산물 정식에는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집니다.

<인터뷰> "싱싱한 정도가 아니에요. 살아 움직여요."

<인터뷰> "바다의 향이 그냥 물씬 나는 것 같아요. 와~ 진짜 멋지네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민들뿐이었던 가파도에는 봄의 시작과 함께 청보리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데요.

<녹취> "가파도로 가고파~ 청보리 밭으로 오세요~"

따사로운 봄 햇살과 어릴 적 추억이 더해져 풍성한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청보리밭.

올 봄 가기 전에 푸른 물결 넘실거리는 가파도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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