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끊임없는 ‘로또 조작’ 논란, 왜?

입력 2013.05.20 (21:26) 수정 2013.05.2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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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흔히 로또 당첨 확률을 길가다 벼락 맞을 확률과 비교하는데, 실제 계산해보면 로또 당첨 확률이 814만 분의 1로, 벼락 맞을 확률보다 더 낮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엔 이 6개 숫자를 모두 맞힌 로또 당첨자가 무려 30명이나 나와 조작 의혹이 불거졌는데요.

때마다 불거져온 각종 조작 의혹과 설들을, 이호을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1등 당첨자가 10명이나 나온 것으로 알려진 로또 판매점.

월요일부터 로또를 사려는 줄이 건물 밖까지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지난주 이곳에서 나온 1등 당첨자는 열 명이 아니라, 한 사람이 똑같은 번호조합을 열 번 표기해 사간 걸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권광택(로또 판매점 사장) : "그 번호에 대한 확신이 있던 분이, 한 분이 쭉 다 하신 것 같습니다."

지난주 로또 1등에 당첨된 복권 30장 중 27장이 이처럼 구입자가 직접 번호를 골라 표기한 겁니다.

당첨 번호를 미리 안 것 아니냐는 조작설이 불거진 이윱니다.

<인터뷰> 로또 구매자 :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 국민은 이해를 못 해요. 우연의 일치치고는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로또가 조작 의혹에 휩싸인 것은 지금까지 20여 차례, 토요일 판매 마감 직후 집계된 판매액과 월요일 최종 판매액이 다르다는 등의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회에서도 논란이 됐습니다.

<인터뷰> 진수희(2008년 9월/당시 국회의원) : "데이터가 불일치한다는 것은 당첨을 조작할 수 있는 개연성이 그 사이에 존재한다.."

급기야 2009년에 감사원이 로또 조작 의혹을 조사해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당첨번호 조작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로또 추첨과정에서 당첨번호 조작이 가능할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임승창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로또 추첨은 매주 생방송으로 진행되죠.

이 추첨기에서 1부터 45까지 숫자가 적힌 공을 뽑는 겁니다.

추첨장에는 이 45개의 공이 든 가방이 다섯 개 준비됩니다.

추첨 전에 각 가방에서 공 5개씩 무작위로 뽑아서 무게와 크기를 사전 점검하는데요.

조작을 막기 위해섭니다.

공 하나의 무게는 약 4그램, 지름은 4.5cm입니다.

이상 없으면 추첨기에 넣을 가방 하나를 방청객이 고르는데, 이 과정은 경찰관 2명이 죽 지켜봅니다.

물론, 공과 추첨기에 자석 같은 걸 넣어서 조작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혹도 있죠?

자, 추첨이 시작되면 투명한 추첨기안에 바람이 불면서 공이 섞이기 시작합니다.

공에 자석을 넣으면 무거워져 바람에 잘 뜨지 않게 됩니다. 금방 탄로가 나는 거죠.

추첨기에는 4개의 추출구가 있는데, 각 추출구가 돌아가면서 이렇게 공을 하나씩 잡아서 떨어뜨리고 6개가 모이면 1등 당첨번호가 되는 겁니다.

이 추첨 40분 전에 로또 복권 판매가 마감되고, 전산 서버와 판매 단말기가 차단되기 때문에 추첨과 동시에 복권을 사거나 출력하는 조작도 불가능합니다.

그럼 로또 복권을 두고 왜 이렇게 조작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걸까요?

박일중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2010년 월드컵 당시 결승전을 포함해 모두 8경기의 승부를 예측한 문어 '파울'은 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8경기 승부를 모두 맞출 확률은 로또에서 4등이나 5등에 당첨될 확률입니다.

로또 1등은 당첨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러나 꿈풀이 같은 비합리적 요소가 더해져 기대심리는 오히려 높아지기도 합니다.

때문에 이런 과도한 기대심리가 깨지면서 조작설이 확산되곤 합니다.

<인터뷰> 채규만(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 : "나는 잃었는데 다른 사람은 로또로 일확천금을 이뤘다는 것에 대한 불만 사항을 공격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1,3,5,7,9의 홀수 번호만으로 98명이 동시에 1등에 당첨되기도 했고, 일본에서는 167명이 한꺼번에 당첨된 사례도 있습니다.

한꺼번에 30명이 당첨되는 게 아주 희귀한 경우는 아니란 겁니다.

<인터뷰> 엄규석(인터넷 로또업체) : "약 4년 전에 19명의 당첨자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이번 경우 희귀한 경우라고 할 수는 있지만 아무 불가능한 경우는 아닙니다."

로또 구입 금액 천 원을 한 장으로 계산하면 지난 10년간 한 회 평균 5천만 장이 팔린 셈입니다.

확률적으로 한 회 1등 당첨자는 5.7명이고, 지금까지 1등에 당첨된 사람은 한 회 평균 5.8명으로 확률과 거의 일치합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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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끊임없는 ‘로또 조작’ 논란, 왜?
    • 입력 2013-05-20 21:28:04
    • 수정2013-05-20 22: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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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흔히 로또 당첨 확률을 길가다 벼락 맞을 확률과 비교하는데, 실제 계산해보면 로또 당첨 확률이 814만 분의 1로, 벼락 맞을 확률보다 더 낮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엔 이 6개 숫자를 모두 맞힌 로또 당첨자가 무려 30명이나 나와 조작 의혹이 불거졌는데요.

때마다 불거져온 각종 조작 의혹과 설들을, 이호을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1등 당첨자가 10명이나 나온 것으로 알려진 로또 판매점.

월요일부터 로또를 사려는 줄이 건물 밖까지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지난주 이곳에서 나온 1등 당첨자는 열 명이 아니라, 한 사람이 똑같은 번호조합을 열 번 표기해 사간 걸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권광택(로또 판매점 사장) : "그 번호에 대한 확신이 있던 분이, 한 분이 쭉 다 하신 것 같습니다."

지난주 로또 1등에 당첨된 복권 30장 중 27장이 이처럼 구입자가 직접 번호를 골라 표기한 겁니다.

당첨 번호를 미리 안 것 아니냐는 조작설이 불거진 이윱니다.

<인터뷰> 로또 구매자 :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 국민은 이해를 못 해요. 우연의 일치치고는 너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로또가 조작 의혹에 휩싸인 것은 지금까지 20여 차례, 토요일 판매 마감 직후 집계된 판매액과 월요일 최종 판매액이 다르다는 등의 의혹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회에서도 논란이 됐습니다.

<인터뷰> 진수희(2008년 9월/당시 국회의원) : "데이터가 불일치한다는 것은 당첨을 조작할 수 있는 개연성이 그 사이에 존재한다.."

급기야 2009년에 감사원이 로또 조작 의혹을 조사해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당첨번호 조작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로또 추첨과정에서 당첨번호 조작이 가능할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임승창 기자가 분석합니다.

<리포트>

로또 추첨은 매주 생방송으로 진행되죠.

이 추첨기에서 1부터 45까지 숫자가 적힌 공을 뽑는 겁니다.

추첨장에는 이 45개의 공이 든 가방이 다섯 개 준비됩니다.

추첨 전에 각 가방에서 공 5개씩 무작위로 뽑아서 무게와 크기를 사전 점검하는데요.

조작을 막기 위해섭니다.

공 하나의 무게는 약 4그램, 지름은 4.5cm입니다.

이상 없으면 추첨기에 넣을 가방 하나를 방청객이 고르는데, 이 과정은 경찰관 2명이 죽 지켜봅니다.

물론, 공과 추첨기에 자석 같은 걸 넣어서 조작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혹도 있죠?

자, 추첨이 시작되면 투명한 추첨기안에 바람이 불면서 공이 섞이기 시작합니다.

공에 자석을 넣으면 무거워져 바람에 잘 뜨지 않게 됩니다. 금방 탄로가 나는 거죠.

추첨기에는 4개의 추출구가 있는데, 각 추출구가 돌아가면서 이렇게 공을 하나씩 잡아서 떨어뜨리고 6개가 모이면 1등 당첨번호가 되는 겁니다.

이 추첨 40분 전에 로또 복권 판매가 마감되고, 전산 서버와 판매 단말기가 차단되기 때문에 추첨과 동시에 복권을 사거나 출력하는 조작도 불가능합니다.

그럼 로또 복권을 두고 왜 이렇게 조작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걸까요?

박일중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2010년 월드컵 당시 결승전을 포함해 모두 8경기의 승부를 예측한 문어 '파울'은 세계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8경기 승부를 모두 맞출 확률은 로또에서 4등이나 5등에 당첨될 확률입니다.

로또 1등은 당첨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러나 꿈풀이 같은 비합리적 요소가 더해져 기대심리는 오히려 높아지기도 합니다.

때문에 이런 과도한 기대심리가 깨지면서 조작설이 확산되곤 합니다.

<인터뷰> 채규만(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 : "나는 잃었는데 다른 사람은 로또로 일확천금을 이뤘다는 것에 대한 불만 사항을 공격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1,3,5,7,9의 홀수 번호만으로 98명이 동시에 1등에 당첨되기도 했고, 일본에서는 167명이 한꺼번에 당첨된 사례도 있습니다.

한꺼번에 30명이 당첨되는 게 아주 희귀한 경우는 아니란 겁니다.

<인터뷰> 엄규석(인터넷 로또업체) : "약 4년 전에 19명의 당첨자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이번 경우 희귀한 경우라고 할 수는 있지만 아무 불가능한 경우는 아닙니다."

로또 구입 금액 천 원을 한 장으로 계산하면 지난 10년간 한 회 평균 5천만 장이 팔린 셈입니다.

확률적으로 한 회 1등 당첨자는 5.7명이고, 지금까지 1등에 당첨된 사람은 한 회 평균 5.8명으로 확률과 거의 일치합니다.

KBS 뉴스 박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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