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용기와 힘을 주고 싶어요”

입력 2013.05.21 (08:44) 수정 2013.05.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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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트레스 풀려고 할 때 노래방 가는 사람들 있죠,

그런데 실제로 '노래'를 하면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최동석 앵커도 답답할 때 노래 부르고 싶지 않으세요?

노래 매우 많이 부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힐링 뮤직' '힐링 음반' 많이 나오잖아요,

자, 그런데 굳이 가수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노래로 힐링을 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노태영 기자가 소개해주신다고요?

<기자 멘트>

살다보면 노래가 주는 힘이 때로는 그야말로 대단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분들도 노래의 놀라운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분들입니다.

선천적인 장애를 노래로 극복하기도 했구요,

학생들과의 벽을 노래로 뛰어넘는 선생님도 있습니다.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햇살 좋은 5월의 어느 날,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공원에서는 맑은 하늘만큼 청량한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중복장애 1급의 박모세 씨.

모세 씨에게 노래는 유일한 삶의 희망입니다.

비록 눈은 잘 보이지 않고 듣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온전치 않지만 노래하는 데는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녹취>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뭔데요?) 트로트요. (누가 제일 좋아요?) 송대관, 태진아, 조항조"

얼마 전부터 관심을 갖게 된 트로트 사랑에 푹 빠진 22살 청년 모세씨, 혼자 터득한 창법이 제법 구성진데요.

지켜보는 엄마도 덩달아 신이 납니다.

<인터뷰> 조영애(박모세 어머니) : “무척 행복해요. 노래 자체도 즐겁고 행복하지만 특별히 우리 모세가 (노래)할 때는 정말로 감사하고 행복해요.”

박모세라는 이름 석 자는 지난 평창 스페셜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알려졌는데요.

<녹취> "대한사람 대한으로"

또박또박 뚜렷한 발음으로 부른 애국가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했습니다.

<녹취> "낳으시고 기르시며"

모세 씨는 태어날 당시 후두부 뼈가 없어 뇌의 90%를 잘라야 했고 1%의 생존 확률도 없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모세 : “저를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니 생각하면서 불렀어요.”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는 모세 씨를 걷게 만들었고 암기에 재능을 보이자 노래를 계속 들려줬다고 합니다.

암기하고 노래하는 것만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자신처럼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대에 섭니다.

10개의 행복 중 아홉 개는 갖지 못했지만 노래를 할 수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텨왔던 자신의 기적 같은 시간을 노래합니다.

<인터뷰> 한지윤(유방암 환우) : “저렇게 불완전한데도 이런 자리에 나와서 저렇게 봉사하고 정말 기쁨을 주고 새 희망을 주는 것이 무척 놀랍고요. 저를 비롯한 우리 암 환우들에게 정말 많은 힘이 되었어요.”

매일, 매시간, 살아있는 기적을 온몸으로 부대끼며 기쁨을 노래하는 모세씨의 노래는 존재 그 자체입니다.

<인터뷰> 박모세 : “노래를 하다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저에게 노래라는 의미는 삶의 희망이자, 꿈이자 길이에요.”

노래에 꿈을 담아 희망을 외치는 사람은 중랑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학생들과 어울려 노래를 부르는 이 사람은 이 학교의 교장 선생님입니다.

긴 머리에 청바지 차림이 선생님이라기보다는 포크 가수를 연상시키는데요.

노래 솜씨까지 가수 뺨을 칩니다.

<녹취> "아주 잘하네. 생큐 베리 머치"

<인터뷰> 배강혁(서울 중화고등학교 2학년) : “나이 차가 좀 많이 나는데 음악으로 재밌게 할 수 있는 것도 좋고요, 서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틈만 나면 기타를 들고 아이들을 찾아가 학창시절 얘기를 꺼내는데요.

방황하던 선생님을 바로 세워준 것도 노래였다고 합니다.

<인터뷰> 방승호(서울 중화고등학교 교장) : “말로 아이들에게 다가서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가수로서, 교장으로서 재밌게 살듯이 아이들에게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그런 시간을 갖게 하기 위해서 와서 노래도 불러주고 상담도 해주는 시간입니다.”

이미 2집 앨범까지 발매한 가수이자 지난해 보건복지부 선정 '이달의 나눔인'으로 선정된 국내 1호 모험 상담가인데요.

놀이라는 일종의 모험을 통해 위기에 빠진 아이들과 자유로운 상담을 유도하기 위해 노래로 친밀도를 높여 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상담을 요청하는 교육 단체가 많은데요.

주말도 헌납하고 교육 현장에서 노래를 할 때면 열 마디 말보다 노래 한 소절이 낫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합니다.

<녹취> "절반의 인생 다시 시작이다"

<인터뷰> 이숙경(서울 영화초등학교 교사) : “좀 자유로운 영혼 같으면서도 무게감이 있는 것 같아서 저희가 배울 점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녹취> "살다 보면 이슬비도 장대비도 한순간..."

교장 선생님에게 노래는 학생들과의 차가운 벽을 녹이는 일종의 수단인 셈입니다.

<인터뷰> 방승호(서울 중화고등학교 교장) : “새로운 분야 그러니까 노래와 상담을 연결시키는 또 다른 분야를 만들어서 교육계의 김장훈 같은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노래가 있어 행복한 이들은 삶의 의미를 잃고 헤매는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는 치료이자 기적이라고 말하는데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노래가 주는 긍정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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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용기와 힘을 주고 싶어요”
    • 입력 2013-05-21 08:45:19
    • 수정2013-05-21 11: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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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스트레스 풀려고 할 때 노래방 가는 사람들 있죠,

그런데 실제로 '노래'를 하면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최동석 앵커도 답답할 때 노래 부르고 싶지 않으세요?

노래 매우 많이 부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힐링 뮤직' '힐링 음반' 많이 나오잖아요,

자, 그런데 굳이 가수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노래로 힐링을 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노태영 기자가 소개해주신다고요?

<기자 멘트>

살다보면 노래가 주는 힘이 때로는 그야말로 대단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분들도 노래의 놀라운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분들입니다.

선천적인 장애를 노래로 극복하기도 했구요,

학생들과의 벽을 노래로 뛰어넘는 선생님도 있습니다.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햇살 좋은 5월의 어느 날,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공원에서는 맑은 하늘만큼 청량한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중복장애 1급의 박모세 씨.

모세 씨에게 노래는 유일한 삶의 희망입니다.

비록 눈은 잘 보이지 않고 듣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온전치 않지만 노래하는 데는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녹취>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뭔데요?) 트로트요. (누가 제일 좋아요?) 송대관, 태진아, 조항조"

얼마 전부터 관심을 갖게 된 트로트 사랑에 푹 빠진 22살 청년 모세씨, 혼자 터득한 창법이 제법 구성진데요.

지켜보는 엄마도 덩달아 신이 납니다.

<인터뷰> 조영애(박모세 어머니) : “무척 행복해요. 노래 자체도 즐겁고 행복하지만 특별히 우리 모세가 (노래)할 때는 정말로 감사하고 행복해요.”

박모세라는 이름 석 자는 지난 평창 스페셜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알려졌는데요.

<녹취> "대한사람 대한으로"

또박또박 뚜렷한 발음으로 부른 애국가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했습니다.

<녹취> "낳으시고 기르시며"

모세 씨는 태어날 당시 후두부 뼈가 없어 뇌의 90%를 잘라야 했고 1%의 생존 확률도 없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박모세 : “저를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니 생각하면서 불렀어요.”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는 모세 씨를 걷게 만들었고 암기에 재능을 보이자 노래를 계속 들려줬다고 합니다.

암기하고 노래하는 것만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자신처럼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무대에 섭니다.

10개의 행복 중 아홉 개는 갖지 못했지만 노래를 할 수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텨왔던 자신의 기적 같은 시간을 노래합니다.

<인터뷰> 한지윤(유방암 환우) : “저렇게 불완전한데도 이런 자리에 나와서 저렇게 봉사하고 정말 기쁨을 주고 새 희망을 주는 것이 무척 놀랍고요. 저를 비롯한 우리 암 환우들에게 정말 많은 힘이 되었어요.”

매일, 매시간, 살아있는 기적을 온몸으로 부대끼며 기쁨을 노래하는 모세씨의 노래는 존재 그 자체입니다.

<인터뷰> 박모세 : “노래를 하다 보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저에게 노래라는 의미는 삶의 희망이자, 꿈이자 길이에요.”

노래에 꿈을 담아 희망을 외치는 사람은 중랑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만날 수 있었는데요.

학생들과 어울려 노래를 부르는 이 사람은 이 학교의 교장 선생님입니다.

긴 머리에 청바지 차림이 선생님이라기보다는 포크 가수를 연상시키는데요.

노래 솜씨까지 가수 뺨을 칩니다.

<녹취> "아주 잘하네. 생큐 베리 머치"

<인터뷰> 배강혁(서울 중화고등학교 2학년) : “나이 차가 좀 많이 나는데 음악으로 재밌게 할 수 있는 것도 좋고요, 서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틈만 나면 기타를 들고 아이들을 찾아가 학창시절 얘기를 꺼내는데요.

방황하던 선생님을 바로 세워준 것도 노래였다고 합니다.

<인터뷰> 방승호(서울 중화고등학교 교장) : “말로 아이들에게 다가서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가수로서, 교장으로서 재밌게 살듯이 아이들에게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그런 시간을 갖게 하기 위해서 와서 노래도 불러주고 상담도 해주는 시간입니다.”

이미 2집 앨범까지 발매한 가수이자 지난해 보건복지부 선정 '이달의 나눔인'으로 선정된 국내 1호 모험 상담가인데요.

놀이라는 일종의 모험을 통해 위기에 빠진 아이들과 자유로운 상담을 유도하기 위해 노래로 친밀도를 높여 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상담을 요청하는 교육 단체가 많은데요.

주말도 헌납하고 교육 현장에서 노래를 할 때면 열 마디 말보다 노래 한 소절이 낫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합니다.

<녹취> "절반의 인생 다시 시작이다"

<인터뷰> 이숙경(서울 영화초등학교 교사) : “좀 자유로운 영혼 같으면서도 무게감이 있는 것 같아서 저희가 배울 점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녹취> "살다 보면 이슬비도 장대비도 한순간..."

교장 선생님에게 노래는 학생들과의 차가운 벽을 녹이는 일종의 수단인 셈입니다.

<인터뷰> 방승호(서울 중화고등학교 교장) : “새로운 분야 그러니까 노래와 상담을 연결시키는 또 다른 분야를 만들어서 교육계의 김장훈 같은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노래가 있어 행복한 이들은 삶의 의미를 잃고 헤매는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는 치료이자 기적이라고 말하는데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노래가 주는 긍정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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