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로또 1등 30명…한 곳에서 10장 당첨

입력 2013.05.21 (08:35) 수정 2013.05.21 (09: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난주 로또 1등 당첨자가 30명이나 나왔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한 판매점에서는 열 명의 당첨자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러 뒷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 이번 로또 당첨 결과를 두고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고요?

<기자 멘트>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이 814만 분의 1이라고 하는데요.

벼락맞을 확률이 이 확률보다 16배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주 1등이 30명, 게다가 2등도 55명이 나왔는데요.

로또가 시작된 이래 최다 1, 2등 배출된 겁니다.

그리고 1등 30명 가운데 무려 27명이 본인이 직접 번호를 조합하는 수동으로 로또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게다가 1등 당첨자가 부산에 있는 특정 매장에서 대량 배출됐고 똑같은 번호를 수동으로 10장을 적어 제출한 사람이 당첨되기까지 해, 조작 의혹은 커지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자동도 아닌 똑같은 번호 조합으로 10장을 적어 낸다는 것은 당첨에 자신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인데요.

제기되는 의혹들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로또복권 추첨에서 6개 번호를 모두 맞춘 1등 당첨자가 무려 30명이나 쏟아졌습니다.

로또 도입 11년 만에 가장 많이 나온 것인데요.

1등이 무더기로 나오다 보니 당첨금은 4억594만원, 여기에 세금을 빼고 실제로 받은 돈은 3억 원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더욱 신기한 건, 당첨자 가운데 무려 10명이 같은 판매점에서 로또를 구입했다는 겁니다.

부산의 한 로또 판매점.

바로 이곳인데요.

취재 결과, 지난주 이곳에서 나온 1등 당첨자는 10명이 아니라 한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인이 직접 고른 번호조합을 똑같이 열 번 표기해 사간 것입니다.

<인터뷰> 권광택(로또 판매점 사장) : "그 번호에 대한 확신이 있던 분이, 한 분이 쭉 다 하신 것 같습니다. 물론 당첨되신 분은 더없이 좋으시겠지만 판매하는 제 입장에서도 판매가 조금 늘 것 같아서 아주 기분 좋은 일입니다. "

실제로 무더기 1등 당첨 소식이 알려진 뒤, 월요일아침부터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는데요.

줄이 건물 밖까지 이어졌습니다.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이 814만 분의 1임을 감안하면, 그만큼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현중(교수/연세대학교 통계학과) : "굉장히 희박한 확률입니다. 이론적으로 계산해 보면 약 2500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날 수 있는 그런 희귀한 경우가 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1등에 당첨된 복권 30장 가운데 27장이 부산의 경우처럼 구입자가 직접 번호를 골라 표기했고, 2등과 3등 당첨자도 역대 가장 많이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로또 조작설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로또 구매자 : "조금 이상하죠. 당첨자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30명 나왔다고 하니까."

<녹취> 로또 구매자 : "짜고 치는 느낌이 조금 있죠. (번호 추첨) 무작위로 돌리는데 그렇게 나올 수가 있는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로또가 조작의혹에 휩싸인 것은 지금까지 20여 차례.

토요일 판매 마감 직후 집계된 판매액과 월요일 최종 판매액이 다르다거나, 당첨발표 뒤 당첨자가 추가됐다는 것인데요.

<녹취> 로또 구매자 : "조작이 있지 않을까. 누군가 당첨될 번호를 미리 알았다든지 아니면 1등 당첨번호가 떴을 때 판매점에서 1등 번호를 (추가로) 찍어낸다든지.."

이 같은 로또 조작설은 지난 2008년, 국회에서도 논란이 됐었습니다.

<인터뷰> 진수희(2008년 9월 당시 국회의원) : "데이터가 불일치한다는 것은 당첨을 조작할 수 있는 개연성이 그 사이에 존재한다.."

추첨기를 통해 1부터 45까지 숫자가 적힌 공을 뽑는 과정에서, 공과 추첨기에 자석 같은 것을 넣는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는데요.

급기야 2009년, 감사원이 로또 조작 의혹을 조사해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당첨번호 조작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로또 측에서는 추첨 전 검증과정이 정확하고, 추첨 40분 전에 복권 판매가 마감되어 전산 서버와 판매 단말기가 차단되기 때문에 조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나눔로또 관계자 : "전혀 불가능 하고요. (추첨 전) 한 시간가량 저희가 확인 작업 같은 것을 다 해요. 검수작업이라고 해서 공식적으로 경찰관을 대동해서 확인도 매주 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돈을 받고 로또 당첨 번호를 예측해준다는 업체들이 급증하면서 로또 추첨이 특정 업체들과 결탁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인데요.

취재진이 직접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번호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해 앞으로 나올 번호를 예상하는 것일 뿐, 번호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엄규석(로또 당첨번호 예측 업체) : "과거 당첨번호를 분석해 보면 자주 나오는 패턴과 그렇지 않은 패턴이 있어요. (1년 동안 번호 당) 균일하게 6번이나 7번은 꼭 나와야 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런 부분이 하나의 패턴이 되니까 이런 패턴을 가지고 저희가 당첨번호를 연구해서 조합을 전송하는 것이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업체들의 번호 예측 가능성에 대해 반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중(교수/연세대학교 통계학과) : "통계학적으로 번호 예측이란 불가능합니다. 이번 주에 당첨될 번호는 지난주와는 별개로 완전히 새롭게 시작되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당첨 확률이 매우 낮은 로또 1등.

꿈 풀이 같은 비합리적인 요소가 더해져 기대심리는 오히려 높아지기 때문에, 이런 과도한 기대심리가 깨지면서 조작설이 확산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채규만(교수/성신여대 심리학과) : "나는 잃었는데 다른 사람은 로또로 일확천금을 이뤘다는 것에 대한 불만 사항을 공격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또 측은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7이 포함된 숫자가 3개나 들어 있었고, 숫자도 고르게 분포됐기 때문에 1등 당첨자가 많았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 같은 번호로 중복구매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 4일에는 한 남성이 자신이 구입한 로또 번호를 친구 2명에게 알렸고, 친구들도 같은 번호의 로또를 사 3명이 함께 1등에 당첨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로또 판매점 관계자 : "똑같은 번호 많이 사요. 같은 번호로 오만 원어치 달라는 사람 많아요."

<녹취> 로또 판매점 관계자 : "A부터 E까지 동일 번호를 쓰는 분이 간혹 있어요. 다섯 개를 똑같이"

복권위원회는 빈도는 낮지만 1등에 다수 당첨된 해외 사례가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98명, 일본에서는 167명의 1등 당첨자가 나온 사례가 있었는데요.

그러나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로또 1등 당첨자가 무더기로 나온 만큼, 당분간 로또 추첨 조작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로또 1등 30명…한 곳에서 10장 당첨
    • 입력 2013-05-21 08:37:49
    • 수정2013-05-21 09:02:22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지난주 로또 1등 당첨자가 30명이나 나왔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한 판매점에서는 열 명의 당첨자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러 뒷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기흥 기자, 이번 로또 당첨 결과를 두고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다고요?

<기자 멘트>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이 814만 분의 1이라고 하는데요.

벼락맞을 확률이 이 확률보다 16배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주 1등이 30명, 게다가 2등도 55명이 나왔는데요.

로또가 시작된 이래 최다 1, 2등 배출된 겁니다.

그리고 1등 30명 가운데 무려 27명이 본인이 직접 번호를 조합하는 수동으로 로또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게다가 1등 당첨자가 부산에 있는 특정 매장에서 대량 배출됐고 똑같은 번호를 수동으로 10장을 적어 제출한 사람이 당첨되기까지 해, 조작 의혹은 커지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자동도 아닌 똑같은 번호 조합으로 10장을 적어 낸다는 것은 당첨에 자신이 없다면 쉽지 않은 일인데요.

제기되는 의혹들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로또복권 추첨에서 6개 번호를 모두 맞춘 1등 당첨자가 무려 30명이나 쏟아졌습니다.

로또 도입 11년 만에 가장 많이 나온 것인데요.

1등이 무더기로 나오다 보니 당첨금은 4억594만원, 여기에 세금을 빼고 실제로 받은 돈은 3억 원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더욱 신기한 건, 당첨자 가운데 무려 10명이 같은 판매점에서 로또를 구입했다는 겁니다.

부산의 한 로또 판매점.

바로 이곳인데요.

취재 결과, 지난주 이곳에서 나온 1등 당첨자는 10명이 아니라 한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인이 직접 고른 번호조합을 똑같이 열 번 표기해 사간 것입니다.

<인터뷰> 권광택(로또 판매점 사장) : "그 번호에 대한 확신이 있던 분이, 한 분이 쭉 다 하신 것 같습니다. 물론 당첨되신 분은 더없이 좋으시겠지만 판매하는 제 입장에서도 판매가 조금 늘 것 같아서 아주 기분 좋은 일입니다. "

실제로 무더기 1등 당첨 소식이 알려진 뒤, 월요일아침부터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는데요.

줄이 건물 밖까지 이어졌습니다.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이 814만 분의 1임을 감안하면, 그만큼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현중(교수/연세대학교 통계학과) : "굉장히 희박한 확률입니다. 이론적으로 계산해 보면 약 2500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날 수 있는 그런 희귀한 경우가 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1등에 당첨된 복권 30장 가운데 27장이 부산의 경우처럼 구입자가 직접 번호를 골라 표기했고, 2등과 3등 당첨자도 역대 가장 많이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로또 조작설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로또 구매자 : "조금 이상하죠. 당첨자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30명 나왔다고 하니까."

<녹취> 로또 구매자 : "짜고 치는 느낌이 조금 있죠. (번호 추첨) 무작위로 돌리는데 그렇게 나올 수가 있는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로또가 조작의혹에 휩싸인 것은 지금까지 20여 차례.

토요일 판매 마감 직후 집계된 판매액과 월요일 최종 판매액이 다르다거나, 당첨발표 뒤 당첨자가 추가됐다는 것인데요.

<녹취> 로또 구매자 : "조작이 있지 않을까. 누군가 당첨될 번호를 미리 알았다든지 아니면 1등 당첨번호가 떴을 때 판매점에서 1등 번호를 (추가로) 찍어낸다든지.."

이 같은 로또 조작설은 지난 2008년, 국회에서도 논란이 됐었습니다.

<인터뷰> 진수희(2008년 9월 당시 국회의원) : "데이터가 불일치한다는 것은 당첨을 조작할 수 있는 개연성이 그 사이에 존재한다.."

추첨기를 통해 1부터 45까지 숫자가 적힌 공을 뽑는 과정에서, 공과 추첨기에 자석 같은 것을 넣는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는데요.

급기야 2009년, 감사원이 로또 조작 의혹을 조사해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당첨번호 조작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로또 측에서는 추첨 전 검증과정이 정확하고, 추첨 40분 전에 복권 판매가 마감되어 전산 서버와 판매 단말기가 차단되기 때문에 조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나눔로또 관계자 : "전혀 불가능 하고요. (추첨 전) 한 시간가량 저희가 확인 작업 같은 것을 다 해요. 검수작업이라고 해서 공식적으로 경찰관을 대동해서 확인도 매주 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돈을 받고 로또 당첨 번호를 예측해준다는 업체들이 급증하면서 로또 추첨이 특정 업체들과 결탁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인데요.

취재진이 직접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번호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해 앞으로 나올 번호를 예상하는 것일 뿐, 번호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엄규석(로또 당첨번호 예측 업체) : "과거 당첨번호를 분석해 보면 자주 나오는 패턴과 그렇지 않은 패턴이 있어요. (1년 동안 번호 당) 균일하게 6번이나 7번은 꼭 나와야 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런 부분이 하나의 패턴이 되니까 이런 패턴을 가지고 저희가 당첨번호를 연구해서 조합을 전송하는 것이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당 업체들의 번호 예측 가능성에 대해 반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현중(교수/연세대학교 통계학과) : "통계학적으로 번호 예측이란 불가능합니다. 이번 주에 당첨될 번호는 지난주와는 별개로 완전히 새롭게 시작되는 그런 것이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당첨 확률이 매우 낮은 로또 1등.

꿈 풀이 같은 비합리적인 요소가 더해져 기대심리는 오히려 높아지기 때문에, 이런 과도한 기대심리가 깨지면서 조작설이 확산된다는 겁니다.

<인터뷰> 채규만(교수/성신여대 심리학과) : "나는 잃었는데 다른 사람은 로또로 일확천금을 이뤘다는 것에 대한 불만 사항을 공격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또 측은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7이 포함된 숫자가 3개나 들어 있었고, 숫자도 고르게 분포됐기 때문에 1등 당첨자가 많았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 같은 번호로 중복구매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 4일에는 한 남성이 자신이 구입한 로또 번호를 친구 2명에게 알렸고, 친구들도 같은 번호의 로또를 사 3명이 함께 1등에 당첨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로또 판매점 관계자 : "똑같은 번호 많이 사요. 같은 번호로 오만 원어치 달라는 사람 많아요."

<녹취> 로또 판매점 관계자 : "A부터 E까지 동일 번호를 쓰는 분이 간혹 있어요. 다섯 개를 똑같이"

복권위원회는 빈도는 낮지만 1등에 다수 당첨된 해외 사례가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98명, 일본에서는 167명의 1등 당첨자가 나온 사례가 있었는데요.

그러나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로또 1등 당첨자가 무더기로 나온 만큼, 당분간 로또 추첨 조작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