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60세 정년 시대…임금 피크제가 쟁점

입력 2013.06.24 (21:25) 수정 2013.06.24 (22: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정년을 연장하는 법안이 두 달 전 국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시행은 2016년부터지만 노사가 합의해 이미 정년 60세를 도입한 곳도 있습니다.

정년이 연장되면 중장년층의 일자리는 늘지만 청년들의 일자리 구하기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기업들로선 임금은 한정돼 있는데 이를 어떻게 나눌지도 고민입니다.

선진국들도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부분 정년이 60세 이상입니다.

오늘 이슈앤뉴스에서는 각 나라들의 정년제도를 살펴보고, 시행착오를 줄일 방법을 알아봅니다.

이광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3년 동안 한국전력에서 근무해온 안기완 씨.

3년 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돼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신 만 56세부터는 해마다 임금을 10%씩 덜 받습니다.

<인터뷰> 안기완(한국전력 차장) : "급여적으로는 상당히 감소됐지만..자녀들도 다 학교를 마치고 직장생활 할 나이가 됐기 때문에 생활에 크게 곤란한 건 없고.."

이같은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을 위한 최대 걸림돌입니다.

우선 노동계는 노후 빈곤을 부추길 수 있다며 반대합니다.

정년을 연장하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던 국민은행에서는 장년층 중심의 소수 노조가 정당한 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며 무효화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반면 기업들은 임금 삭감 없는 정년 연장엔 난색입니다.

신규 채용 감소로 결국, 청년 실업난이 심화할 것이란 주장입니다.

<인터뷰> 이재광(광명전기 대표이사) : "정년이 60세까지 늘어났기 때문에 과연 지금 청년 일자리가 지금 현재 우리는 두명 세명 어떤땐 수시로 뽑고 있는데 그 뽑는 수가 줄어들 수 있죠."

국회가 정년 연장을 통과시키면서 "임금 체계 개편"이란 모호한 표현을 쓴 것도 논란을 부추겼습니다.

60세 정년시대로 가는 길엔 노사간, 세대 간에 풀어야 할 과제들이 쌓여있습니다.

<기자 멘트>

철혈 재상으로 불렸던 독일의 비스마르크입니다.

정년 제도는 비스마르크가 1891년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불황으로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65세 이상은 기업을 떠나도록 해 자리를 만든 것이죠.

대신 65세부턴 연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65-65 체제입니다.

당시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 이 제도를 채택했습니다.

그러나 정년은 각 나라의 경제,문화적 상황에 따라 변해왔습니다.

복지를 더 중요시 한 나라들은 정년을 보다 늘렸고, 프랑스 같은 나라는 정년을 줄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일할 수 있는 능력을 나이로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년제를 폐지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여러 상황이 비슷한 일본, 일본은 정년이 60세였는데, 올해부터 65세로 늘렸습니다.

일본은 이 과정에서 치밀한 준비를 해 혼선을 줄였습니다.

<리포트>

뜨거운 쇳물이 쏟아지는 주물공장, 직원 가운데 1/4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자입니다.

65세로 정년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우치다 코헤이(61세/츠우지 제작소) : "사장이 종신고용까지 추진하고 있어서 안심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 일본 최대 통신사는 기존 직원의 기본급을 줄여 정년 연장자 임금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후배들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녹취> NTT도코모 직원 : "정년한 선배 분들과 10년 더 같이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삭감한 기본급을 성과급 형태로 회사가 보전해주기 때문입니다.

<녹취> 시마다 아키라(NTT 도코모 총무부장) : "모두가 노력하면 젊은 사원과 정년 넘은 직원들의 보수가 줄지 않고, 오히려 늘 수도 있습니다."

도요타도 고령자 전용 생산라인과, 반일 근무제를 도입했습니다.

일본이 이렇게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할 수 있었던 것은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기 때문입니다.

60세 정년까지는 4년, 65세 정년은 7년 동안 유예기간을 두고 의무화했습니다.

<녹취> 스와 야스오(호세이 대학 교수) : "(정년 연장에 대비해) 조직의 유지 방법, 또는 개개인의 일하는 방법을 고쳐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년 연장을 강요하는 대신 퇴직 후 재고용 등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유예기간을 충분히 둔 것이 혼선을 줄인 비결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이재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뉴스] 60세 정년 시대…임금 피크제가 쟁점
    • 입력 2013-06-24 21:26:53
    • 수정2013-06-24 22:01:32
    뉴스 9
<앵커 멘트>

정년을 연장하는 법안이 두 달 전 국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시행은 2016년부터지만 노사가 합의해 이미 정년 60세를 도입한 곳도 있습니다.

정년이 연장되면 중장년층의 일자리는 늘지만 청년들의 일자리 구하기는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기업들로선 임금은 한정돼 있는데 이를 어떻게 나눌지도 고민입니다.

선진국들도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부분 정년이 60세 이상입니다.

오늘 이슈앤뉴스에서는 각 나라들의 정년제도를 살펴보고, 시행착오를 줄일 방법을 알아봅니다.

이광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33년 동안 한국전력에서 근무해온 안기완 씨.

3년 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돼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신 만 56세부터는 해마다 임금을 10%씩 덜 받습니다.

<인터뷰> 안기완(한국전력 차장) : "급여적으로는 상당히 감소됐지만..자녀들도 다 학교를 마치고 직장생활 할 나이가 됐기 때문에 생활에 크게 곤란한 건 없고.."

이같은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을 위한 최대 걸림돌입니다.

우선 노동계는 노후 빈곤을 부추길 수 있다며 반대합니다.

정년을 연장하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던 국민은행에서는 장년층 중심의 소수 노조가 정당한 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며 무효화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반면 기업들은 임금 삭감 없는 정년 연장엔 난색입니다.

신규 채용 감소로 결국, 청년 실업난이 심화할 것이란 주장입니다.

<인터뷰> 이재광(광명전기 대표이사) : "정년이 60세까지 늘어났기 때문에 과연 지금 청년 일자리가 지금 현재 우리는 두명 세명 어떤땐 수시로 뽑고 있는데 그 뽑는 수가 줄어들 수 있죠."

국회가 정년 연장을 통과시키면서 "임금 체계 개편"이란 모호한 표현을 쓴 것도 논란을 부추겼습니다.

60세 정년시대로 가는 길엔 노사간, 세대 간에 풀어야 할 과제들이 쌓여있습니다.

<기자 멘트>

철혈 재상으로 불렸던 독일의 비스마르크입니다.

정년 제도는 비스마르크가 1891년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불황으로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65세 이상은 기업을 떠나도록 해 자리를 만든 것이죠.

대신 65세부턴 연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른바 65-65 체제입니다.

당시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 이 제도를 채택했습니다.

그러나 정년은 각 나라의 경제,문화적 상황에 따라 변해왔습니다.

복지를 더 중요시 한 나라들은 정년을 보다 늘렸고, 프랑스 같은 나라는 정년을 줄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은 일할 수 있는 능력을 나이로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년제를 폐지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여러 상황이 비슷한 일본, 일본은 정년이 60세였는데, 올해부터 65세로 늘렸습니다.

일본은 이 과정에서 치밀한 준비를 해 혼선을 줄였습니다.

<리포트>

뜨거운 쇳물이 쏟아지는 주물공장, 직원 가운데 1/4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자입니다.

65세로 정년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녹취> 우치다 코헤이(61세/츠우지 제작소) : "사장이 종신고용까지 추진하고 있어서 안심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 일본 최대 통신사는 기존 직원의 기본급을 줄여 정년 연장자 임금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후배들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녹취> NTT도코모 직원 : "정년한 선배 분들과 10년 더 같이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삭감한 기본급을 성과급 형태로 회사가 보전해주기 때문입니다.

<녹취> 시마다 아키라(NTT 도코모 총무부장) : "모두가 노력하면 젊은 사원과 정년 넘은 직원들의 보수가 줄지 않고, 오히려 늘 수도 있습니다."

도요타도 고령자 전용 생산라인과, 반일 근무제를 도입했습니다.

일본이 이렇게 65세까지 정년을 연장할 수 있었던 것은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기 때문입니다.

60세 정년까지는 4년, 65세 정년은 7년 동안 유예기간을 두고 의무화했습니다.

<녹취> 스와 야스오(호세이 대학 교수) : "(정년 연장에 대비해) 조직의 유지 방법, 또는 개개인의 일하는 방법을 고쳐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년 연장을 강요하는 대신 퇴직 후 재고용 등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유예기간을 충분히 둔 것이 혼선을 줄인 비결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이재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