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포트] 아프리카 살리는 ‘부시맨 의사’
입력 2013.06.29 (08:24)
수정 2013.06.29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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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감동의 눈물을 주고 떠난 고 이태석 신부 아시죠? 여>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암에 걸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셨죠!
세계 곳곳에서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특파원 현장 보고는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헌신적으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이재훈 의사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외과 전문의로서 8년째 마다가스카르에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들판과 정글을 가리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찾아가 수술해'부시맨 의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하는데요.
유원중 순회 특파원이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동부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바오밥 나무와 여우원숭이 등 특이한 식생을 가진 아름다운 섬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찌든 가난을 어디에서든 목격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독재와 쿠데타가 반복되면서 해외 투자와 원조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가난 만큼이나 빈약한 의료체계를 가진 이 나라에 한국인 의사 한 명이 있습니다.
부인과 함께 선교사로 파견돼 8년째 의료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어렸을 때부터 저는 아프리카 의료선교사를 하고 싶었어요. 13-4살 때부터...그래서 의사가 됐고요."
이틀 후 50번째 오지 진료를 떠나기 위해 준비에 한창인 이재훈 의료팀.
부인과 서너명이 시작한 의료팀은 이제 10명을 오갑니다.
<인터뷰> 강영숙(이재훈 의료봉사팀 간사) : "한국에서 사셨으면 여러 것들 누리면서 사실 수 있었을 텐데 다 포기하고 이곳에 오셔서 의료나 아동사업 하고 계신 거 잖아요.."
수도 타나에서 천 킬로미터 떨어진 베로로하라는 지역이 목적지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뒤 한시간 반 동안 차를 타고 개천을 가로지르고, 강을 건넌 뒤에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며칠 전 소도둑들이 쏜 총에 맞은 환자가 의료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세균감염에 돼 수술도 해보지 못하고 숨을 거둡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안 됐지만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손을 쓸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진료팀은 잠시도 애도할 시간이 없습니다.
1년에 한 두번 볼 수 있는 의사를 만나보기 위한 환자들이 북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한 환자부터 우선 수술이 시작됩니다.
이 환자는 모낭염이라고 해 고름이 뭉쳐 혹처럼 커졌습니다.
어깨 염증을 오래 방치해 생긴 겁니다.
이번 환자는 2-3살 밖에 안된 어린 아이.
보기에도 끔찍한 몰골.
인파선 종양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진단 기계가 없어 큰 병원으로 후송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리가 코끼리처럼 붓고, 기생충 때문에 고환이 커진 노인 등 마다가스카르 오지에는 정말 보기에도 끔찍한 환자들이 널렸습니다.
병원이나 의사가 없는 마을이 전국에 2만 개가 넘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수술방엔 모기장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파리나 모기 등 다른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소한이지만 안전장치를 한 것입니다.
이재훈씨에게 '부시맨 의사'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도 숲이나 들판에 모기장에만 의존해 수술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재훈 : "동네 무당한테 물어보러 가는 거예요. 무당이 허락을 해주면 수술을 받고 아니면 안 받고 그런 환자들이 종종 있었어요."
4박 5일을 머물며 의료팀이 본 환자는 400명, 수술은 37건을 소화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8년 동안 50차례 오지 진료를 펼쳤고 어림잡아 만2천 명의 환자가 이재훈 의사의 손을 거쳐 갔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현지 의료인들이 동참하면서 오지 진료는 활발해 지고 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제2, 제3의 이재훈을 만드는 게 새로운 꿈입니다.
<인터뷰> 니리나(이재훈 의료팀/인턴 의사) : "의사가 없어서 시골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선교사들은 어차피 이 나라 사람이 아니고 지나가는 사람이어서 궁극적으로는 이 나라를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들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재훈 의사가 사는 곳은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
시내나 오지나 모두 진료 현장입니다.
이재훈 박사는 지난해부터 시내 진료를 잠정 중단하고 오지 진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대신 수도에 머물때는 이처럼 학교나 고아원을 방문해 아이들의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돕는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검진으로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모니터하는 게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초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더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지만 자연 치유력이 강한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인터뷰> 이재훈 : "조금만 도와주면 금방 살수 있는 아이들이 도움의 손길이 없어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많이 아쉽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환자들.
환자들을 위해서도 마다가스카르 정부를 위해서도 이재훈 씨는 이제 없어선 안 될 인물입니다.
3남매를 뒀지만 방학 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자녀들.
선교사 교육을 받을 때부터 벌써 10년 넘게 두 사람은 이렇게 저녁을 먹습니다.
<인터뷰> 박재연(부인/선교사) : "너무 미안한 것은 같은 나라에서 아이를 돌봐줄 수 없기 때문에 한국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저희가 제대로 해줄 수가 없었어요."
한국에서 만 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마다가스카르.
의사인 남편과 심리학을 전공한 부인, 이 부부는 뭣에 끌려 이런 삶을 택했을까.
<인터뷰> 이재훈(의사) : "1-2시간 수술하면 되는 질병을 수십년 동안 앓고 있고요. 그런 사람들이 수술 받고 나서 그 질병에서 해방되었을 때 해방감...그런 것들이 전달되어 지는 것이 참 보람입니다."
고 이태석 신부상의 첫 수상자이기도 한 이재훈씨.
그가 준 것은 의술과 인술이었지만 현지인들이 받은 건 사랑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그 분(이태석 신부)이 톤즈 아이들을 사랑한 것 만큼 여기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사랑을 배우고 싶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술 칼을 잡는 의사.
전공은 외과이지만 소아과와 산부인과, 정형외과를 넘나드는 의사.
이재훈씨는 머나먼 타향에서 의사란 직업 이상의 고귀함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감동의 눈물을 주고 떠난 고 이태석 신부 아시죠? 여>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암에 걸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셨죠!
세계 곳곳에서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특파원 현장 보고는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헌신적으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이재훈 의사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외과 전문의로서 8년째 마다가스카르에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들판과 정글을 가리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찾아가 수술해'부시맨 의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하는데요.
유원중 순회 특파원이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동부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바오밥 나무와 여우원숭이 등 특이한 식생을 가진 아름다운 섬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찌든 가난을 어디에서든 목격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독재와 쿠데타가 반복되면서 해외 투자와 원조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가난 만큼이나 빈약한 의료체계를 가진 이 나라에 한국인 의사 한 명이 있습니다.
부인과 함께 선교사로 파견돼 8년째 의료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어렸을 때부터 저는 아프리카 의료선교사를 하고 싶었어요. 13-4살 때부터...그래서 의사가 됐고요."
이틀 후 50번째 오지 진료를 떠나기 위해 준비에 한창인 이재훈 의료팀.
부인과 서너명이 시작한 의료팀은 이제 10명을 오갑니다.
<인터뷰> 강영숙(이재훈 의료봉사팀 간사) : "한국에서 사셨으면 여러 것들 누리면서 사실 수 있었을 텐데 다 포기하고 이곳에 오셔서 의료나 아동사업 하고 계신 거 잖아요.."
수도 타나에서 천 킬로미터 떨어진 베로로하라는 지역이 목적지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뒤 한시간 반 동안 차를 타고 개천을 가로지르고, 강을 건넌 뒤에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며칠 전 소도둑들이 쏜 총에 맞은 환자가 의료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세균감염에 돼 수술도 해보지 못하고 숨을 거둡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안 됐지만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손을 쓸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진료팀은 잠시도 애도할 시간이 없습니다.
1년에 한 두번 볼 수 있는 의사를 만나보기 위한 환자들이 북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한 환자부터 우선 수술이 시작됩니다.
이 환자는 모낭염이라고 해 고름이 뭉쳐 혹처럼 커졌습니다.
어깨 염증을 오래 방치해 생긴 겁니다.
이번 환자는 2-3살 밖에 안된 어린 아이.
보기에도 끔찍한 몰골.
인파선 종양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진단 기계가 없어 큰 병원으로 후송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리가 코끼리처럼 붓고, 기생충 때문에 고환이 커진 노인 등 마다가스카르 오지에는 정말 보기에도 끔찍한 환자들이 널렸습니다.
병원이나 의사가 없는 마을이 전국에 2만 개가 넘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수술방엔 모기장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파리나 모기 등 다른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소한이지만 안전장치를 한 것입니다.
이재훈씨에게 '부시맨 의사'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도 숲이나 들판에 모기장에만 의존해 수술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재훈 : "동네 무당한테 물어보러 가는 거예요. 무당이 허락을 해주면 수술을 받고 아니면 안 받고 그런 환자들이 종종 있었어요."
4박 5일을 머물며 의료팀이 본 환자는 400명, 수술은 37건을 소화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8년 동안 50차례 오지 진료를 펼쳤고 어림잡아 만2천 명의 환자가 이재훈 의사의 손을 거쳐 갔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현지 의료인들이 동참하면서 오지 진료는 활발해 지고 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제2, 제3의 이재훈을 만드는 게 새로운 꿈입니다.
<인터뷰> 니리나(이재훈 의료팀/인턴 의사) : "의사가 없어서 시골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선교사들은 어차피 이 나라 사람이 아니고 지나가는 사람이어서 궁극적으로는 이 나라를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들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재훈 의사가 사는 곳은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
시내나 오지나 모두 진료 현장입니다.
이재훈 박사는 지난해부터 시내 진료를 잠정 중단하고 오지 진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대신 수도에 머물때는 이처럼 학교나 고아원을 방문해 아이들의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돕는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검진으로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모니터하는 게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초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더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지만 자연 치유력이 강한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인터뷰> 이재훈 : "조금만 도와주면 금방 살수 있는 아이들이 도움의 손길이 없어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많이 아쉽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환자들.
환자들을 위해서도 마다가스카르 정부를 위해서도 이재훈 씨는 이제 없어선 안 될 인물입니다.
3남매를 뒀지만 방학 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자녀들.
선교사 교육을 받을 때부터 벌써 10년 넘게 두 사람은 이렇게 저녁을 먹습니다.
<인터뷰> 박재연(부인/선교사) : "너무 미안한 것은 같은 나라에서 아이를 돌봐줄 수 없기 때문에 한국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저희가 제대로 해줄 수가 없었어요."
한국에서 만 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마다가스카르.
의사인 남편과 심리학을 전공한 부인, 이 부부는 뭣에 끌려 이런 삶을 택했을까.
<인터뷰> 이재훈(의사) : "1-2시간 수술하면 되는 질병을 수십년 동안 앓고 있고요. 그런 사람들이 수술 받고 나서 그 질병에서 해방되었을 때 해방감...그런 것들이 전달되어 지는 것이 참 보람입니다."
고 이태석 신부상의 첫 수상자이기도 한 이재훈씨.
그가 준 것은 의술과 인술이었지만 현지인들이 받은 건 사랑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그 분(이태석 신부)이 톤즈 아이들을 사랑한 것 만큼 여기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사랑을 배우고 싶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술 칼을 잡는 의사.
전공은 외과이지만 소아과와 산부인과, 정형외과를 넘나드는 의사.
이재훈씨는 머나먼 타향에서 의사란 직업 이상의 고귀함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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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3-06-29 09:48:25
- 수정2013-06-29 22:51:31
<앵커 멘트>
감동의 눈물을 주고 떠난 고 이태석 신부 아시죠? 여>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암에 걸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셨죠!
세계 곳곳에서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특파원 현장 보고는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헌신적으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이재훈 의사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외과 전문의로서 8년째 마다가스카르에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들판과 정글을 가리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찾아가 수술해'부시맨 의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하는데요.
유원중 순회 특파원이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동부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바오밥 나무와 여우원숭이 등 특이한 식생을 가진 아름다운 섬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찌든 가난을 어디에서든 목격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독재와 쿠데타가 반복되면서 해외 투자와 원조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가난 만큼이나 빈약한 의료체계를 가진 이 나라에 한국인 의사 한 명이 있습니다.
부인과 함께 선교사로 파견돼 8년째 의료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어렸을 때부터 저는 아프리카 의료선교사를 하고 싶었어요. 13-4살 때부터...그래서 의사가 됐고요."
이틀 후 50번째 오지 진료를 떠나기 위해 준비에 한창인 이재훈 의료팀.
부인과 서너명이 시작한 의료팀은 이제 10명을 오갑니다.
<인터뷰> 강영숙(이재훈 의료봉사팀 간사) : "한국에서 사셨으면 여러 것들 누리면서 사실 수 있었을 텐데 다 포기하고 이곳에 오셔서 의료나 아동사업 하고 계신 거 잖아요.."
수도 타나에서 천 킬로미터 떨어진 베로로하라는 지역이 목적지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뒤 한시간 반 동안 차를 타고 개천을 가로지르고, 강을 건넌 뒤에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며칠 전 소도둑들이 쏜 총에 맞은 환자가 의료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세균감염에 돼 수술도 해보지 못하고 숨을 거둡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안 됐지만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손을 쓸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진료팀은 잠시도 애도할 시간이 없습니다.
1년에 한 두번 볼 수 있는 의사를 만나보기 위한 환자들이 북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한 환자부터 우선 수술이 시작됩니다.
이 환자는 모낭염이라고 해 고름이 뭉쳐 혹처럼 커졌습니다.
어깨 염증을 오래 방치해 생긴 겁니다.
이번 환자는 2-3살 밖에 안된 어린 아이.
보기에도 끔찍한 몰골.
인파선 종양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진단 기계가 없어 큰 병원으로 후송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리가 코끼리처럼 붓고, 기생충 때문에 고환이 커진 노인 등 마다가스카르 오지에는 정말 보기에도 끔찍한 환자들이 널렸습니다.
병원이나 의사가 없는 마을이 전국에 2만 개가 넘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수술방엔 모기장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파리나 모기 등 다른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소한이지만 안전장치를 한 것입니다.
이재훈씨에게 '부시맨 의사'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도 숲이나 들판에 모기장에만 의존해 수술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재훈 : "동네 무당한테 물어보러 가는 거예요. 무당이 허락을 해주면 수술을 받고 아니면 안 받고 그런 환자들이 종종 있었어요."
4박 5일을 머물며 의료팀이 본 환자는 400명, 수술은 37건을 소화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8년 동안 50차례 오지 진료를 펼쳤고 어림잡아 만2천 명의 환자가 이재훈 의사의 손을 거쳐 갔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현지 의료인들이 동참하면서 오지 진료는 활발해 지고 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제2, 제3의 이재훈을 만드는 게 새로운 꿈입니다.
<인터뷰> 니리나(이재훈 의료팀/인턴 의사) : "의사가 없어서 시골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선교사들은 어차피 이 나라 사람이 아니고 지나가는 사람이어서 궁극적으로는 이 나라를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들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재훈 의사가 사는 곳은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
시내나 오지나 모두 진료 현장입니다.
이재훈 박사는 지난해부터 시내 진료를 잠정 중단하고 오지 진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대신 수도에 머물때는 이처럼 학교나 고아원을 방문해 아이들의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돕는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검진으로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모니터하는 게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초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더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지만 자연 치유력이 강한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인터뷰> 이재훈 : "조금만 도와주면 금방 살수 있는 아이들이 도움의 손길이 없어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많이 아쉽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환자들.
환자들을 위해서도 마다가스카르 정부를 위해서도 이재훈 씨는 이제 없어선 안 될 인물입니다.
3남매를 뒀지만 방학 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자녀들.
선교사 교육을 받을 때부터 벌써 10년 넘게 두 사람은 이렇게 저녁을 먹습니다.
<인터뷰> 박재연(부인/선교사) : "너무 미안한 것은 같은 나라에서 아이를 돌봐줄 수 없기 때문에 한국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저희가 제대로 해줄 수가 없었어요."
한국에서 만 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마다가스카르.
의사인 남편과 심리학을 전공한 부인, 이 부부는 뭣에 끌려 이런 삶을 택했을까.
<인터뷰> 이재훈(의사) : "1-2시간 수술하면 되는 질병을 수십년 동안 앓고 있고요. 그런 사람들이 수술 받고 나서 그 질병에서 해방되었을 때 해방감...그런 것들이 전달되어 지는 것이 참 보람입니다."
고 이태석 신부상의 첫 수상자이기도 한 이재훈씨.
그가 준 것은 의술과 인술이었지만 현지인들이 받은 건 사랑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그 분(이태석 신부)이 톤즈 아이들을 사랑한 것 만큼 여기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사랑을 배우고 싶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술 칼을 잡는 의사.
전공은 외과이지만 소아과와 산부인과, 정형외과를 넘나드는 의사.
이재훈씨는 머나먼 타향에서 의사란 직업 이상의 고귀함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감동의 눈물을 주고 떠난 고 이태석 신부 아시죠? 여>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암에 걸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셨죠!
세계 곳곳에서 이태석 신부의 뜻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특파원 현장 보고는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헌신적으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이재훈 의사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외과 전문의로서 8년째 마다가스카르에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들판과 정글을 가리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찾아가 수술해'부시맨 의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하는데요.
유원중 순회 특파원이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동부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바오밥 나무와 여우원숭이 등 특이한 식생을 가진 아름다운 섬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찌든 가난을 어디에서든 목격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독재와 쿠데타가 반복되면서 해외 투자와 원조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가난 만큼이나 빈약한 의료체계를 가진 이 나라에 한국인 의사 한 명이 있습니다.
부인과 함께 선교사로 파견돼 8년째 의료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어렸을 때부터 저는 아프리카 의료선교사를 하고 싶었어요. 13-4살 때부터...그래서 의사가 됐고요."
이틀 후 50번째 오지 진료를 떠나기 위해 준비에 한창인 이재훈 의료팀.
부인과 서너명이 시작한 의료팀은 이제 10명을 오갑니다.
<인터뷰> 강영숙(이재훈 의료봉사팀 간사) : "한국에서 사셨으면 여러 것들 누리면서 사실 수 있었을 텐데 다 포기하고 이곳에 오셔서 의료나 아동사업 하고 계신 거 잖아요.."
수도 타나에서 천 킬로미터 떨어진 베로로하라는 지역이 목적지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뒤 한시간 반 동안 차를 타고 개천을 가로지르고, 강을 건넌 뒤에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며칠 전 소도둑들이 쏜 총에 맞은 환자가 의료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세균감염에 돼 수술도 해보지 못하고 숨을 거둡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안 됐지만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손을 쓸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진료팀은 잠시도 애도할 시간이 없습니다.
1년에 한 두번 볼 수 있는 의사를 만나보기 위한 환자들이 북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한 환자부터 우선 수술이 시작됩니다.
이 환자는 모낭염이라고 해 고름이 뭉쳐 혹처럼 커졌습니다.
어깨 염증을 오래 방치해 생긴 겁니다.
이번 환자는 2-3살 밖에 안된 어린 아이.
보기에도 끔찍한 몰골.
인파선 종양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진단 기계가 없어 큰 병원으로 후송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리가 코끼리처럼 붓고, 기생충 때문에 고환이 커진 노인 등 마다가스카르 오지에는 정말 보기에도 끔찍한 환자들이 널렸습니다.
병원이나 의사가 없는 마을이 전국에 2만 개가 넘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수술방엔 모기장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파리나 모기 등 다른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소한이지만 안전장치를 한 것입니다.
이재훈씨에게 '부시맨 의사'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도 숲이나 들판에 모기장에만 의존해 수술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재훈 : "동네 무당한테 물어보러 가는 거예요. 무당이 허락을 해주면 수술을 받고 아니면 안 받고 그런 환자들이 종종 있었어요."
4박 5일을 머물며 의료팀이 본 환자는 400명, 수술은 37건을 소화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난 8년 동안 50차례 오지 진료를 펼쳤고 어림잡아 만2천 명의 환자가 이재훈 의사의 손을 거쳐 갔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현지 의료인들이 동참하면서 오지 진료는 활발해 지고 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제2, 제3의 이재훈을 만드는 게 새로운 꿈입니다.
<인터뷰> 니리나(이재훈 의료팀/인턴 의사) : "의사가 없어서 시골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선교사들은 어차피 이 나라 사람이 아니고 지나가는 사람이어서 궁극적으로는 이 나라를 이끌어갈 미래의 인재들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재훈 의사가 사는 곳은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
시내나 오지나 모두 진료 현장입니다.
이재훈 박사는 지난해부터 시내 진료를 잠정 중단하고 오지 진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대신 수도에 머물때는 이처럼 학교나 고아원을 방문해 아이들의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돕는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검진으로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모니터하는 게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초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더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지만 자연 치유력이 강한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인터뷰> 이재훈 : "조금만 도와주면 금방 살수 있는 아이들이 도움의 손길이 없어서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많이 아쉽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환자들.
환자들을 위해서도 마다가스카르 정부를 위해서도 이재훈 씨는 이제 없어선 안 될 인물입니다.
3남매를 뒀지만 방학 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자녀들.
선교사 교육을 받을 때부터 벌써 10년 넘게 두 사람은 이렇게 저녁을 먹습니다.
<인터뷰> 박재연(부인/선교사) : "너무 미안한 것은 같은 나라에서 아이를 돌봐줄 수 없기 때문에 한국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저희가 제대로 해줄 수가 없었어요."
한국에서 만 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마다가스카르.
의사인 남편과 심리학을 전공한 부인, 이 부부는 뭣에 끌려 이런 삶을 택했을까.
<인터뷰> 이재훈(의사) : "1-2시간 수술하면 되는 질병을 수십년 동안 앓고 있고요. 그런 사람들이 수술 받고 나서 그 질병에서 해방되었을 때 해방감...그런 것들이 전달되어 지는 것이 참 보람입니다."
고 이태석 신부상의 첫 수상자이기도 한 이재훈씨.
그가 준 것은 의술과 인술이었지만 현지인들이 받은 건 사랑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재훈(의사) : "그 분(이태석 신부)이 톤즈 아이들을 사랑한 것 만큼 여기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사랑을 배우고 싶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술 칼을 잡는 의사.
전공은 외과이지만 소아과와 산부인과, 정형외과를 넘나드는 의사.
이재훈씨는 머나먼 타향에서 의사란 직업 이상의 고귀함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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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중 기자 i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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