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치솟는 전셋값…‘전세 제도’ 한계에

입력 2013.07.24 (21:19) 수정 2013.07.2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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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오늘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건 부동산 매매는 절벽을 맞은 반면 전셋값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47주 연속, 1년 가까이 올랐습니다. 지방도 비슷합니다.

집 사려는 사람은 없고, 전세 구하는 사람은 넘쳐난다는 얘긴데요.

수요가 몰려 꽉 막혀 버린 전세 시장 현장을 보실까요?

<리포트>

전세살이 3년차인 변민영 씨는 벌써 내년 전세 재계약 걱정입니다.

요즘 전세 급등 현상을 보니 2년간 맞벌이로 모은 돈을 모두 넣고서야 겨우 재계약을 했던 지난 해 상황이 떠올라서입니다.

<인터뷰> 변민영(전세 세입자) : "8천만 원에 들어온 거고 그게 이게 리모델링 되어서 그나마 다른 집보다 500만원 정도 비싼 가격이었는데 2년만에 2천만원, 2천 5백만원 이상씩 오르니까..."

문제는 지난 해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 보인다는 겁니다.

<인터뷰> 변민영(전세 세입자) : "전셋집 자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까도 걱정입니다. 요새는 아파트도 월세 형태로도 많이 나온다고 듣고 있어서..."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른 또 다른 지역을 가보니 전세가가 매매가에 바짝 다가서 있습니다.

<녹취> 허진화(부동산 중개업자) : "매매가가 지금 3억 천 정도 한단 말이에요. 지금 전세가 2억 5천 정도 하거든요. 얘도 지금 한 80% 정도..."

전셋값이 매매가의 60%에 이르면 매매를 생각한다는 게 부동산 시장의 오랜 통설이지만 현장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녹취> 박 00(전세 세입자) : "2년 벌고 거기 쏟아붓고 전세같은 경우 그런데...집을 사는 것보다는 현재는 전세로 지내는 게 훨씬 편하긴 한 것 같아요."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10채 중 4채 이상이 전셋값이 매매가의 6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세는 우리만의 독특한 제도죠.

조선 말기 국내에 들어온 일본인들이 "전세는 조선의 독특한 가옥 임차 유형"이라고 한 기록이 있을 정도니, 그 연원은 오래됐습니다.

전세가 본격 확산된 건 산업화 시절인 1970년대부터인데요.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 주택 수요는 폭발했지만, 집 살 목돈을 빌릴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현재의 전세 제도가 굳어지게 된 겁니다.

전세가 오랫동안 군림해온 건 주택 수요는 꾸준하니 집은 사두면 오른다는 신화가 생긴 때문인데 바로 이 신화가 최근 깨졌습니다.

사둬도 오른다는 확신이 줄어 집을 사기보단 전세로 몰려 전세 수요가 급증한겁니다.

반면, 전세를 놓던 임대인들은, 저금리 때문에 월세나 반전세로 바꿔 전세 공급은 줄었습니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전세 비중이 줄어들고 월세비중이 커졌습니다.

그럴수록 세입자들은 월세 부담 때문에 더욱 전세를 선호해 전세난은 심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멘트>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는 하반기에는 사정이 좀 나아질까요?

그리고 오늘 나온 대책이 도움은 될까요?

정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세 가격 오름세는 하반기에도 쉽게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전세 수요를 해소할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 하반기 4만 6천 가구 정도로 지난해보다 2만 가구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발표 내용중 수도권에 몰려 있는 이른바 불꺼진 아파트, 즉 미분양 물량의 전세 전환은 그래서 주목됩니다.

물량이 만 6천여 가구 가까와 부족분을 당장 메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로 중소형을 원하는 전세 수요와 달리 중대형이 76%나 된다는 점이 흠입니다.

<인터뷰> 김규정(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 : "도심에 직주 근접형(직장과 가까운)세입자들이 원하지 않는 물량들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당장의 전세난 해소나 가격안정에는 좀 제한적인 효과를 미칠 것..."

그러나 세입자들에게 보증금 반환을 보증하고 시공중인 미분양 주택도 전세전환을 유도하는 건 전세 시장 불안을 없애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공급을 줄인다는 구체적인 정부 의지는 전세에 머무는 매매 대기수요자들에게 긍정적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집값 하락 우려를 덜게 해 전세 수요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핵심인 세제 부분이 빠져 한계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KBS 뉴스 정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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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치솟는 전셋값…‘전세 제도’ 한계에
    • 입력 2013-07-24 21:16:22
    • 수정2013-07-24 22: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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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건 부동산 매매는 절벽을 맞은 반면 전셋값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47주 연속, 1년 가까이 올랐습니다. 지방도 비슷합니다.

집 사려는 사람은 없고, 전세 구하는 사람은 넘쳐난다는 얘긴데요.

수요가 몰려 꽉 막혀 버린 전세 시장 현장을 보실까요?

<리포트>

전세살이 3년차인 변민영 씨는 벌써 내년 전세 재계약 걱정입니다.

요즘 전세 급등 현상을 보니 2년간 맞벌이로 모은 돈을 모두 넣고서야 겨우 재계약을 했던 지난 해 상황이 떠올라서입니다.

<인터뷰> 변민영(전세 세입자) : "8천만 원에 들어온 거고 그게 이게 리모델링 되어서 그나마 다른 집보다 500만원 정도 비싼 가격이었는데 2년만에 2천만원, 2천 5백만원 이상씩 오르니까..."

문제는 지난 해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 보인다는 겁니다.

<인터뷰> 변민영(전세 세입자) : "전셋집 자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까도 걱정입니다. 요새는 아파트도 월세 형태로도 많이 나온다고 듣고 있어서..."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른 또 다른 지역을 가보니 전세가가 매매가에 바짝 다가서 있습니다.

<녹취> 허진화(부동산 중개업자) : "매매가가 지금 3억 천 정도 한단 말이에요. 지금 전세가 2억 5천 정도 하거든요. 얘도 지금 한 80% 정도..."

전셋값이 매매가의 60%에 이르면 매매를 생각한다는 게 부동산 시장의 오랜 통설이지만 현장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녹취> 박 00(전세 세입자) : "2년 벌고 거기 쏟아붓고 전세같은 경우 그런데...집을 사는 것보다는 현재는 전세로 지내는 게 훨씬 편하긴 한 것 같아요."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10채 중 4채 이상이 전셋값이 매매가의 60%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세는 우리만의 독특한 제도죠.

조선 말기 국내에 들어온 일본인들이 "전세는 조선의 독특한 가옥 임차 유형"이라고 한 기록이 있을 정도니, 그 연원은 오래됐습니다.

전세가 본격 확산된 건 산업화 시절인 1970년대부터인데요.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 주택 수요는 폭발했지만, 집 살 목돈을 빌릴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현재의 전세 제도가 굳어지게 된 겁니다.

전세가 오랫동안 군림해온 건 주택 수요는 꾸준하니 집은 사두면 오른다는 신화가 생긴 때문인데 바로 이 신화가 최근 깨졌습니다.

사둬도 오른다는 확신이 줄어 집을 사기보단 전세로 몰려 전세 수요가 급증한겁니다.

반면, 전세를 놓던 임대인들은, 저금리 때문에 월세나 반전세로 바꿔 전세 공급은 줄었습니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전세 비중이 줄어들고 월세비중이 커졌습니다.

그럴수록 세입자들은 월세 부담 때문에 더욱 전세를 선호해 전세난은 심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멘트>

가을 이사철이 시작되는 하반기에는 사정이 좀 나아질까요?

그리고 오늘 나온 대책이 도움은 될까요?

정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세 가격 오름세는 하반기에도 쉽게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전세 수요를 해소할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 하반기 4만 6천 가구 정도로 지난해보다 2만 가구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발표 내용중 수도권에 몰려 있는 이른바 불꺼진 아파트, 즉 미분양 물량의 전세 전환은 그래서 주목됩니다.

물량이 만 6천여 가구 가까와 부족분을 당장 메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로 중소형을 원하는 전세 수요와 달리 중대형이 76%나 된다는 점이 흠입니다.

<인터뷰> 김규정(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 : "도심에 직주 근접형(직장과 가까운)세입자들이 원하지 않는 물량들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당장의 전세난 해소나 가격안정에는 좀 제한적인 효과를 미칠 것..."

그러나 세입자들에게 보증금 반환을 보증하고 시공중인 미분양 주택도 전세전환을 유도하는 건 전세 시장 불안을 없애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공급을 줄인다는 구체적인 정부 의지는 전세에 머무는 매매 대기수요자들에게 긍정적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집값 하락 우려를 덜게 해 전세 수요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핵심인 세제 부분이 빠져 한계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KBS 뉴스 정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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