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이슈] 스타 몸값이 제작비 절반…벼랑 끝 드라마 외주

입력 2013.07.26 (21:25) 수정 2013.07.26 (22: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화려하게만 보였던 드라마 외주 제작의 어두운 이면이 김종학 PD의 자살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김 PD가 마지막으로 연출했던 이 작품은 제작비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6억여 원의 출연료 소송을 당했는데요.

이렇게 소송중인 드라마가 9편에 금액도 수십억원입니다.

김 PD에 앞서 2명의 제작자도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외주 제작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먼저 외주제작 시스템의 현주소를 조태흠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인기리에 방송 중인 KBS 드라마 '상어'입니다.

드라마 '상어'의 제작은 한 이동통신망 사업자, 즉 외주제작사가 맡고 있습니다.

지난해 지상파 3사에서 이처럼 외주사가 제작한 드라마는 46편, 전체의 70%를 넘습니다.

외주 비율이 커지다 보니 드라마 외주사도 덩달아 늘어나 등록된 업체만 150여 곳에 이릅니다.

하지만, 지난해 지상파에서 한 편이라도 드라마를 편성 받아 제작한 업체는 34곳뿐입니다.

나머지는 경쟁에서 밀린 겁니다.

<인터뷰> 박상주(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팀장) : "제작사들은 편성을 받지 못하면 생존의 위협, 존폐의 위기가 닥친다고 볼 수 있고요. 편성 확약서를 받으면 그때부터 실제로 투자가 이뤄지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위해 외주사가 내세우는 건 스타 연기자와 인기 작가입니다.

따라서 수많은 외주사들이 소수의 스타를 섭외하기 위해 달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출혈 수주'로 인한 피해는 임금 체불 등의 형식으로 힘없는 보조 연기자와 스태프 등에게 전가됩니다.

<인터뷰> 오성민(외주제작사 대표) : "원래 그분들은 적은 금액을 받고 일을 하게 돼있습니다. 시스템이. 그런데 그 돈마저도 못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외주 시스템의 한 축인 방송사들도 출연자의 '이름값'보다는 기획과 아이디어에 더 비중을 두는 합리적인 외주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합니다.

<기자 멘트>

오랫동안 우리 드라마 출연료는 '등급별 정액제'였습니다.

지난 1997년 IMF때만 해도 회당 2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천년대 들어 한류가 시작되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드라마 붐이 인데다 대형 기획사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른바 '톱스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그 정점은 지난 2007년 '태왕사신기'의 배용준이 받은 회당 2억 5천만 원 이었는데, 이 정도면 드라마 한 회를 찍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케이블과 종편 등장도 몸값 상승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현재 스타 연기자들은 회당 5천에서 많게는 1억 5천만 원까지, 인기 작가들은 수천만원을 받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러다보니 제작사들은 전체 제작비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출연료로 쓰고 있는데 일본이나 미국과 비교해서도 터무니없이 높은 비율입니다.

결국 드라마가 창출한 과실을 일부 스타 연기자와 인기작가가 독식하는 기형적인 구조인 셈입니다.

그래서 출연료를 드라마 성적과 연계하는 러닝 개런티제 도입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데요, 이해관계가 엇갈려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드라마 제작 산업 자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합리적인 출연료 책정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해보입니다.

KBS 뉴스 위재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니이슈] 스타 몸값이 제작비 절반…벼랑 끝 드라마 외주
    • 입력 2013-07-26 21:27:46
    • 수정2013-07-26 22:07:00
    뉴스 9
<기자 멘트>

화려하게만 보였던 드라마 외주 제작의 어두운 이면이 김종학 PD의 자살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김 PD가 마지막으로 연출했던 이 작품은 제작비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6억여 원의 출연료 소송을 당했는데요.

이렇게 소송중인 드라마가 9편에 금액도 수십억원입니다.

김 PD에 앞서 2명의 제작자도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외주 제작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먼저 외주제작 시스템의 현주소를 조태흠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인기리에 방송 중인 KBS 드라마 '상어'입니다.

드라마 '상어'의 제작은 한 이동통신망 사업자, 즉 외주제작사가 맡고 있습니다.

지난해 지상파 3사에서 이처럼 외주사가 제작한 드라마는 46편, 전체의 70%를 넘습니다.

외주 비율이 커지다 보니 드라마 외주사도 덩달아 늘어나 등록된 업체만 150여 곳에 이릅니다.

하지만, 지난해 지상파에서 한 편이라도 드라마를 편성 받아 제작한 업체는 34곳뿐입니다.

나머지는 경쟁에서 밀린 겁니다.

<인터뷰> 박상주(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팀장) : "제작사들은 편성을 받지 못하면 생존의 위협, 존폐의 위기가 닥친다고 볼 수 있고요. 편성 확약서를 받으면 그때부터 실제로 투자가 이뤄지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위해 외주사가 내세우는 건 스타 연기자와 인기 작가입니다.

따라서 수많은 외주사들이 소수의 스타를 섭외하기 위해 달려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출혈 수주'로 인한 피해는 임금 체불 등의 형식으로 힘없는 보조 연기자와 스태프 등에게 전가됩니다.

<인터뷰> 오성민(외주제작사 대표) : "원래 그분들은 적은 금액을 받고 일을 하게 돼있습니다. 시스템이. 그런데 그 돈마저도 못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외주 시스템의 한 축인 방송사들도 출연자의 '이름값'보다는 기획과 아이디어에 더 비중을 두는 합리적인 외주 검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합니다.

<기자 멘트>

오랫동안 우리 드라마 출연료는 '등급별 정액제'였습니다.

지난 1997년 IMF때만 해도 회당 2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천년대 들어 한류가 시작되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드라마 붐이 인데다 대형 기획사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이른바 '톱스타'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그 정점은 지난 2007년 '태왕사신기'의 배용준이 받은 회당 2억 5천만 원 이었는데, 이 정도면 드라마 한 회를 찍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케이블과 종편 등장도 몸값 상승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현재 스타 연기자들은 회당 5천에서 많게는 1억 5천만 원까지, 인기 작가들은 수천만원을 받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러다보니 제작사들은 전체 제작비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출연료로 쓰고 있는데 일본이나 미국과 비교해서도 터무니없이 높은 비율입니다.

결국 드라마가 창출한 과실을 일부 스타 연기자와 인기작가가 독식하는 기형적인 구조인 셈입니다.

그래서 출연료를 드라마 성적과 연계하는 러닝 개런티제 도입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데요, 이해관계가 엇갈려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드라마 제작 산업 자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합리적인 출연료 책정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해보입니다.

KBS 뉴스 위재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