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참사에 불안한 중국 동포들

입력 2013.08.02 (07:40) 수정 2013.08.0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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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노량진에서 일어난 상수도관 공사장 침수 사고에 방화대교 구조물 붕괴사고까지.

피해자 대부분은 중국 동포들입니다.

3D업종을 꺼려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신해 힘들고 위험한 일자리들을 중국 동포들이 채우고 있는데, 최근 참사가 잇따르면서 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중국 동포들의 고민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무덥고 악취까지 나는 하수도관 공사장.

중국 동포 65살 김창하 씨는 하수도관 매설 작업을 일주일째 혼자 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위험하다며 남들은 피하는 작업이지만, 김 씨는 일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중국에 있는 네 딸의 학자금을 마련하려면 일이 험하다고 마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창하(중국 동포) : "딸이 그렇지 않아도 집에 빨리 오라면서요.한국 TV 보니까 중국 교포들이 사고로 엄청 숨졌다고 하면서요."

서울 구로구의 인력 시장 거리.

중국 교포들이 숨진 사고 소식이 잇따르고 있지만 건설 현장 일거리 등을 찾는 중국 동포의 발길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긴 힘듭니다.

<녹취> 이00(중국 동포) : "나도 어느 때 이렇게 당할지 모르잖아요. 사고가 언제 날지, 사람이 예측을 못하잖아요."

중국 동포들의 가슴을 더 답답하게 하는 것은 사고를 당해도 산재 처리를 받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63살 정 모 씨는 지난달 10미터 높이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지만, 산재 처리는 커녕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격자가 없어 사고인지 입증할 수 없다는 게 업체측 주장인데, 중국 동포들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처럼 산재 처리를 받지 못한다고 정 씨는 말합니다.

<인터뷰> 정00(중국 동포) : "고용노동부에 가도 증거인이 없다니까 산재처리 청구가 곤란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지난 2011년 산업 재해를 당한 외국인 근로자는 6천6백 명.

이 가운데 53%인 3천5백 명이 중국동포였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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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참사에 불안한 중국 동포들
    • 입력 2013-08-02 07:52:15
    • 수정2013-08-02 08: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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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노량진에서 일어난 상수도관 공사장 침수 사고에 방화대교 구조물 붕괴사고까지.

피해자 대부분은 중국 동포들입니다.

3D업종을 꺼려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신해 힘들고 위험한 일자리들을 중국 동포들이 채우고 있는데, 최근 참사가 잇따르면서 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홍혜림 기자가 중국 동포들의 고민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무덥고 악취까지 나는 하수도관 공사장.

중국 동포 65살 김창하 씨는 하수도관 매설 작업을 일주일째 혼자 하고 있습니다.

힘들고 위험하다며 남들은 피하는 작업이지만, 김 씨는 일을 그만둘 수 없습니다.

중국에 있는 네 딸의 학자금을 마련하려면 일이 험하다고 마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창하(중국 동포) : "딸이 그렇지 않아도 집에 빨리 오라면서요.한국 TV 보니까 중국 교포들이 사고로 엄청 숨졌다고 하면서요."

서울 구로구의 인력 시장 거리.

중국 교포들이 숨진 사고 소식이 잇따르고 있지만 건설 현장 일거리 등을 찾는 중국 동포의 발길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긴 힘듭니다.

<녹취> 이00(중국 동포) : "나도 어느 때 이렇게 당할지 모르잖아요. 사고가 언제 날지, 사람이 예측을 못하잖아요."

중국 동포들의 가슴을 더 답답하게 하는 것은 사고를 당해도 산재 처리를 받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63살 정 모 씨는 지난달 10미터 높이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쳤지만, 산재 처리는 커녕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목격자가 없어 사고인지 입증할 수 없다는 게 업체측 주장인데, 중국 동포들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처럼 산재 처리를 받지 못한다고 정 씨는 말합니다.

<인터뷰> 정00(중국 동포) : "고용노동부에 가도 증거인이 없다니까 산재처리 청구가 곤란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지난 2011년 산업 재해를 당한 외국인 근로자는 6천6백 명.

이 가운데 53%인 3천5백 명이 중국동포였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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