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갈 길 먼 ‘종량제’…무단 투기·역류까지

입력 2013.08.06 (21:11) 수정 2013.08.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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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확대 시행된 지, 석 달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시범실시 이후 14개 자치구에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조사해보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정도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줄었는지는 의문인데요.

여전히 종량제로 인한 각종 불편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상점에서 음식물 종량제 봉투를 파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수퍼 운영자 : "많이들 찾는데...마진이 안남아서 안갖다놔요. 100만원씩 갖다놓으면 다 안팔려서.."

한참을 가, 다른 곳에서 찾은 종량제 봉투. 하지만, 가장 작은 게 2리텁니다.

1,2인 가구가 채우려면 며칠씩 걸리는 크깁니다.

<인터뷰> 변수미(광진구 능동) : "너무 커요. 옆에 두면 날이 더우니까 냄새나고...어떤 때는 다 채우지도 못하고 버린다니까요."

구매와 사용이 불편한데다 비용도 적쟎이 들자 아예 다른 방법을 택하는 집이 생기고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기계로 갈아, 하수관에 버리는 겁니다.

문제는 대부분이 불법이라는 점.

정부 승인 제품과 배출 방식이 다릅니다.

정부 인증을 받은 이 오물 분쇄기에서는, 이렇게 고형물 대부분이 회수되고, 나머지 20%만 하수관으로 흘러들어갑니다.

불법 제품은 모든 배출물을 하수관으로 내버립니다.

하수도법 위반으로 자칫 관이 막힐 수도 있습니다.

이들 제품은 특히 종량제 시행 이후, 판매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녹취> 환경부 관계자 : "판매와 사용만 단속을 해왔는데, 법을 좀 바꿔서 제조업체도 관리하는 쪽으로 법을 고칠 생각..."

종량제 실시 이후 쓰레기 배출량이 줄었다고 하지만, 실제론 이렇게 불법 폐기가 많아 효과는 의문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음식물을 함부로 버리는 일 때문에 엉뚱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변기나 싱크대에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오수관을 막아 변기물이 역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3층 집안에 들어서자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변기 물이 역류해 화장실은 오물 천지가 됐습니다.

오물이 또 쏟아져 나올까 봐 변기를 천으로 덮어놓았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변기에서 정말 왜 그 도로에서 물 막히면 물이 확 나오듯이 인분이 뛰쳐나오는 거예요."

역류한 오수를 보니 미나리나 포도 껍질 같은 음식물 쓰레기가 잔뜩 섞여있습니다.

위층 주민들 가운데 누군가가 변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겁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한두 집이 버렸겠어요? 윗집에서 내려오는 거잖아요"

이 아파트에선 1층 집 싱크대에서 하수가 뿜어져 나와 배관 수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배관이 막혀 하수가 역류한 것인데, 배관에 쌓여있던 오물들을 보니 음식물 쓰레기들입니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선 공동 오수관이나 하수관을 쓰는데, 변기나 싱크대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관이 굽은 곳에서 쓰레기가 쌓여 막히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물이 내려오면 관이 막힌 곳에서 가까운 층부터 오수 등이 역류하는 겁니다.

<인터뷰> 수원주민 : "종량제가 8월 1일부터인데 그 때부터 누적된 거 같아요. 아파트 생활 수십 년인데 이런 일은 없었어요."

음식물 쓰레기로 배관이 막히면 더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녹취> 김승집(음식물 처리업체 대표) : "음식물은 고이게 되면 거기에서 가스가 발생합니다. 관로의 폭발이라든지...."

오수가 역류하기 전에는 배관이 막히는 징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각 아파트마다 음식물 쓰레기를 화장실이나 싱크대에 버리지 말자는 게시물까지 나붙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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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06 21:12:10
    • 수정2013-08-06 22: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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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확대 시행된 지, 석 달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시범실시 이후 14개 자치구에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조사해보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정도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배출되는 쓰레기 양이 줄었는지는 의문인데요.

여전히 종량제로 인한 각종 불편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상점에서 음식물 종량제 봉투를 파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수퍼 운영자 : "많이들 찾는데...마진이 안남아서 안갖다놔요. 100만원씩 갖다놓으면 다 안팔려서.."

한참을 가, 다른 곳에서 찾은 종량제 봉투. 하지만, 가장 작은 게 2리텁니다.

1,2인 가구가 채우려면 며칠씩 걸리는 크깁니다.

<인터뷰> 변수미(광진구 능동) : "너무 커요. 옆에 두면 날이 더우니까 냄새나고...어떤 때는 다 채우지도 못하고 버린다니까요."

구매와 사용이 불편한데다 비용도 적쟎이 들자 아예 다른 방법을 택하는 집이 생기고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기계로 갈아, 하수관에 버리는 겁니다.

문제는 대부분이 불법이라는 점.

정부 승인 제품과 배출 방식이 다릅니다.

정부 인증을 받은 이 오물 분쇄기에서는, 이렇게 고형물 대부분이 회수되고, 나머지 20%만 하수관으로 흘러들어갑니다.

불법 제품은 모든 배출물을 하수관으로 내버립니다.

하수도법 위반으로 자칫 관이 막힐 수도 있습니다.

이들 제품은 특히 종량제 시행 이후, 판매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녹취> 환경부 관계자 : "판매와 사용만 단속을 해왔는데, 법을 좀 바꿔서 제조업체도 관리하는 쪽으로 법을 고칠 생각..."

종량제 실시 이후 쓰레기 배출량이 줄었다고 하지만, 실제론 이렇게 불법 폐기가 많아 효과는 의문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음식물을 함부로 버리는 일 때문에 엉뚱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변기나 싱크대에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오수관을 막아 변기물이 역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3층 집안에 들어서자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변기 물이 역류해 화장실은 오물 천지가 됐습니다.

오물이 또 쏟아져 나올까 봐 변기를 천으로 덮어놓았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변기에서 정말 왜 그 도로에서 물 막히면 물이 확 나오듯이 인분이 뛰쳐나오는 거예요."

역류한 오수를 보니 미나리나 포도 껍질 같은 음식물 쓰레기가 잔뜩 섞여있습니다.

위층 주민들 가운데 누군가가 변기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 겁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한두 집이 버렸겠어요? 윗집에서 내려오는 거잖아요"

이 아파트에선 1층 집 싱크대에서 하수가 뿜어져 나와 배관 수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배관이 막혀 하수가 역류한 것인데, 배관에 쌓여있던 오물들을 보니 음식물 쓰레기들입니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선 공동 오수관이나 하수관을 쓰는데, 변기나 싱크대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면 관이 굽은 곳에서 쓰레기가 쌓여 막히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물이 내려오면 관이 막힌 곳에서 가까운 층부터 오수 등이 역류하는 겁니다.

<인터뷰> 수원주민 : "종량제가 8월 1일부터인데 그 때부터 누적된 거 같아요. 아파트 생활 수십 년인데 이런 일은 없었어요."

음식물 쓰레기로 배관이 막히면 더 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녹취> 김승집(음식물 처리업체 대표) : "음식물은 고이게 되면 거기에서 가스가 발생합니다. 관로의 폭발이라든지...."

오수가 역류하기 전에는 배관이 막히는 징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각 아파트마다 음식물 쓰레기를 화장실이나 싱크대에 버리지 말자는 게시물까지 나붙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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