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비극의 땅, 시리아 난민촌을 가다

입력 2013.08.15 (00:01) 수정 2013.08.1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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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1세기 최악의 유혈 사태, 시리아 내전이 벌써 2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시작된 정부군과 반군의 싸움이 이제는 중동지역의 전면적인 종파 분쟁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녹취> "신은 위대하다. 코린 마을이 정부군의 폭격을 받고 있습니다"

시리아에선 지난 2년동안 10만 여명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사망하고 하루에도 난민이 육천 명씩 늘어나고 있는데요.

KBS 취재진이 직접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생존을 위해 고향을 등진 채 국경을 넘은 시리아 난민들의 고단한 삶을 살펴보겠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지난 주 직접 시리아 현지를 다녀왔는데.. 먼저 현지 상황을 좀 설명해 주시죠.

<답변> 현재 시리아는 전-후방이 따로 없이 다수의 반군 단체들이 시리아 정부군과 곳곳에서 전투를 벌이는 상황입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 도심은 정부군이 장악했지만 외곽 지역은 반군들이 치고 빠지기식 게릴라 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내전 초반엔 반군의 공세에 정부군이 많은 지역에서 통제를 잃고 아사드 독재 정권의 몰락이 가시화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정부군이 헤즈볼라와 연합공세를 펴 전략 요충지인 홈스의 알-쿠사르가 함락되는 등 지금은 시리아 반군이 수세에 몰리는 형국입니다.

<녹취> 알 아사드(시리아 대통령) : "군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군의 힘은 당신들을 지지하는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시리아는 당신들과 함께할 겁니다.여기에 반군의 내부갈등과 이란과 헤즈볼라의 시리아 정부 지원도 전세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

지난 2년간 시리아에서 매달 평균 5천 명이 숨지고 난민이 무려 180만 명이나 발생했는데요.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만큼 당장 해결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죠.

<질문> 복창현 특파원,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는 자타리 난민수용소도 다녀왔다면서요.

그곳 난민들의 생활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KBS 취재진이 찾아간 자타리 난민수용소는 시리아 국경과 30여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데요.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차로 2시간가량을 달려가야 합니다.

이곳엔 포탄과 총을 피해 목숨을 건지기 위해 참혹한 고향을 떠난 시리아 난민들의 임시 보금자리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곳에 수용된 시리아 난민만 줄잡아 50만 여명.

엄청난 규모죠.

이들은 사막 한가운데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국제기구에서 보내준 구호품으로 고된 삶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녹취> 나자드 하마드(장애인) : "사막에서 살기가 힘들어요. 겨울엔 비로 뒤덮이고, 텐트에서 자는 데 주변엔 다 물이에요.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용서할 수 없어요."

<녹취> 카신 호산(수염남) : "여기에 1년 정도 있었는데, 원조를 받은 쌀과 곡식을 팔아야 감자나 채소를 살 수 있어요."

<질문> 50만명이 모여있다면 그야말로 포화 상태일 텐데요...

난민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은 어떤 점입니까?

<답변> 네, 말씀하신 대로 수용소 내부는 열악하기 그지없는데요.

화장실은 커녕, 하수처리 시설도 없어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건강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의료시설도 열악해 만약 피난 과정에서 심한 상처라도 입었다면 수용소 밖을 한참 달려가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합니다.

<녹취> 마흐무드 알하리리(난민 환자) : "시리아의 삶은 공습으로 인한 파괴와 죽음으로 비참하기만 합니다. 생필품도 부족하고 집들은 파괴돼 많은 사람이 피난에 나섭니다. 매일 이런 상황이 반복되죠."

요르단 암만 시내의 한 병원은 시리아 출신 독지가들이 개인적으로 돈을 모아서 난민들의 치료를 돕고 있었습니다.

하루 평균 2-3백 명의 난민들이 외래 진료를 받고 있고, 중상을 입은 환자들은 입원치료 중인데 그나마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난민들이 대다수입니다.

<질문>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안타깝지만 국제기구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그럼 난민들이 지금 기댈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는 건가요?

<답변> 네, 현재로서는 중동 주변국에 퍼져 있는 시리아 출신 독지가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근근이 생활을 잇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나라 밖 뿐만 아니라 시리아 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인구도 무려 4백만 명이나 되는데요.

이들은 언제든지 난민이 될 수 있는 이른바 ‘잠재적 난민’이지만 치열한 내전이 계속되면서 국제구호단체들의 접근이 제한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리아 난민은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중동 지역 전체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하루빨리 시리아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시리아 내전의 종식을 위해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기를 기대해봅니다.

2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시리아 난민촌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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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비극의 땅, 시리아 난민촌을 가다
    • 입력 2013-08-15 11:46:14
    • 수정2013-08-15 13:32:56
    글로벌24
<앵커 멘트>

21세기 최악의 유혈 사태, 시리아 내전이 벌써 2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시작된 정부군과 반군의 싸움이 이제는 중동지역의 전면적인 종파 분쟁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녹취> "신은 위대하다. 코린 마을이 정부군의 폭격을 받고 있습니다"

시리아에선 지난 2년동안 10만 여명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사망하고 하루에도 난민이 육천 명씩 늘어나고 있는데요.

KBS 취재진이 직접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생존을 위해 고향을 등진 채 국경을 넘은 시리아 난민들의 고단한 삶을 살펴보겠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질문> 지난 주 직접 시리아 현지를 다녀왔는데.. 먼저 현지 상황을 좀 설명해 주시죠.

<답변> 현재 시리아는 전-후방이 따로 없이 다수의 반군 단체들이 시리아 정부군과 곳곳에서 전투를 벌이는 상황입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 도심은 정부군이 장악했지만 외곽 지역은 반군들이 치고 빠지기식 게릴라 전을 펼치고 있는데요.

내전 초반엔 반군의 공세에 정부군이 많은 지역에서 통제를 잃고 아사드 독재 정권의 몰락이 가시화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정부군이 헤즈볼라와 연합공세를 펴 전략 요충지인 홈스의 알-쿠사르가 함락되는 등 지금은 시리아 반군이 수세에 몰리는 형국입니다.

<녹취> 알 아사드(시리아 대통령) : "군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군의 힘은 당신들을 지지하는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시리아는 당신들과 함께할 겁니다.여기에 반군의 내부갈등과 이란과 헤즈볼라의 시리아 정부 지원도 전세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

지난 2년간 시리아에서 매달 평균 5천 명이 숨지고 난민이 무려 180만 명이나 발생했는데요.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만큼 당장 해결이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죠.

<질문> 복창현 특파원,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는 자타리 난민수용소도 다녀왔다면서요.

그곳 난민들의 생활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KBS 취재진이 찾아간 자타리 난민수용소는 시리아 국경과 30여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데요.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차로 2시간가량을 달려가야 합니다.

이곳엔 포탄과 총을 피해 목숨을 건지기 위해 참혹한 고향을 떠난 시리아 난민들의 임시 보금자리가 마련돼 있습니다.

이곳에 수용된 시리아 난민만 줄잡아 50만 여명.

엄청난 규모죠.

이들은 사막 한가운데나 다름없는 이곳에서 국제기구에서 보내준 구호품으로 고된 삶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녹취> 나자드 하마드(장애인) : "사막에서 살기가 힘들어요. 겨울엔 비로 뒤덮이고, 텐트에서 자는 데 주변엔 다 물이에요.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용서할 수 없어요."

<녹취> 카신 호산(수염남) : "여기에 1년 정도 있었는데, 원조를 받은 쌀과 곡식을 팔아야 감자나 채소를 살 수 있어요."

<질문> 50만명이 모여있다면 그야말로 포화 상태일 텐데요...

난민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은 어떤 점입니까?

<답변> 네, 말씀하신 대로 수용소 내부는 열악하기 그지없는데요.

화장실은 커녕, 하수처리 시설도 없어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돼 건강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의료시설도 열악해 만약 피난 과정에서 심한 상처라도 입었다면 수용소 밖을 한참 달려가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합니다.

<녹취> 마흐무드 알하리리(난민 환자) : "시리아의 삶은 공습으로 인한 파괴와 죽음으로 비참하기만 합니다. 생필품도 부족하고 집들은 파괴돼 많은 사람이 피난에 나섭니다. 매일 이런 상황이 반복되죠."

요르단 암만 시내의 한 병원은 시리아 출신 독지가들이 개인적으로 돈을 모아서 난민들의 치료를 돕고 있었습니다.

하루 평균 2-3백 명의 난민들이 외래 진료를 받고 있고, 중상을 입은 환자들은 입원치료 중인데 그나마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난민들이 대다수입니다.

<질문>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안타깝지만 국제기구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그럼 난민들이 지금 기댈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는 건가요?

<답변> 네, 현재로서는 중동 주변국에 퍼져 있는 시리아 출신 독지가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근근이 생활을 잇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나라 밖 뿐만 아니라 시리아 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인구도 무려 4백만 명이나 되는데요.

이들은 언제든지 난민이 될 수 있는 이른바 ‘잠재적 난민’이지만 치열한 내전이 계속되면서 국제구호단체들의 접근이 제한돼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리아 난민은 계속해서 급증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중동 지역 전체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하루빨리 시리아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복창현 특파원 수고했습니다.

시리아 내전의 종식을 위해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기를 기대해봅니다.

2년째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시리아 난민촌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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