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상생의 길 찾아야

입력 2013.08.19 (07:36) 수정 2013.08.1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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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례 해설위원]

현대자동차가 기어이 파업에 들어갈 모양입니다. 지난 주말과 일요일 임단협마저 성과없이 끝나 오늘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내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우선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180개나 되는 요구사항 중에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거나, 대학생 자녀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니 대학에 못 간 자녀에게는 기술지원금 명목으로 천만원을 지급하라는 요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회사측은 이런 요구를 다 수용하면 1인당 1억원이 추가로 든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임금은 국내 최고 수준입니다. 노조측은 잔업이나 철야, 특근 등 장시간 노동의 대가라며 ‘귀족노조’로 불리는 것을 억울해합니다. 노조가 조합원의 처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이 공감하기에는 어려워 보입니다. 또 완성차업체가 파업하면 수천개의 협력업체 직원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쉬어야 하는 등 산업계 전체에 주는 충격도 큽니다. 한국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대외적 여건도 좋지 않습니다. 엔저 덕에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는 일본차 등의 공세로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12.3%까지 급속하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산성은 전세계 현대차 공장 가운데 국내공장이 가장 낮습니다. 사측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부족분을 해외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이럴 경우 국내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부를 유출하는 셈이 됩니다.

현대자동차가 세계5위의 자동차메이커로 성장하기 까지는 국내 소비자의 애국심이 큰 힘이 됐습니다. 그런 만큼 현대차 노사는 이제 사회적 책임감과 함께 국가경제라는 큰 그림도 생각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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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3-08-19 07: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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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례 해설위원]

현대자동차가 기어이 파업에 들어갈 모양입니다. 지난 주말과 일요일 임단협마저 성과없이 끝나 오늘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내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우선 노조의 요구가 무리하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180개나 되는 요구사항 중에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거나, 대학생 자녀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니 대학에 못 간 자녀에게는 기술지원금 명목으로 천만원을 지급하라는 요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회사측은 이런 요구를 다 수용하면 1인당 1억원이 추가로 든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임금은 국내 최고 수준입니다. 노조측은 잔업이나 철야, 특근 등 장시간 노동의 대가라며 ‘귀족노조’로 불리는 것을 억울해합니다. 노조가 조합원의 처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이 공감하기에는 어려워 보입니다. 또 완성차업체가 파업하면 수천개의 협력업체 직원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쉬어야 하는 등 산업계 전체에 주는 충격도 큽니다. 한국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대외적 여건도 좋지 않습니다. 엔저 덕에 가격경쟁력을 내세우는 일본차 등의 공세로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은 12.3%까지 급속하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산성은 전세계 현대차 공장 가운데 국내공장이 가장 낮습니다. 사측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부족분을 해외공장에서 생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이럴 경우 국내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부를 유출하는 셈이 됩니다.

현대자동차가 세계5위의 자동차메이커로 성장하기 까지는 국내 소비자의 애국심이 큰 힘이 됐습니다. 그런 만큼 현대차 노사는 이제 사회적 책임감과 함께 국가경제라는 큰 그림도 생각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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