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건강 빅데이터’ 활용 본격화

입력 2013.09.01 (07:14) 수정 2013.09.0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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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자료는 5천만 명의 질병발생과 진행, 치료 등의 전 과정이 모두 담긴 세계에서 유례가 드문 빅데이텁니다.

이 자료를 사용해, 아시아 최대 규모, 최장 기간의 흡연 관련 질병통계가 나와 의료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향후에 공공기관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하루에 담배 한 갑씩 15년간 피운 30대 남성입니다.

암에 걸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인터뷰> 흡연자(35살) : "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고 하는데, 담배 피우는 사람이 몸에 와 닿을 수 있게 느낄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거든요."

한국인 130만 명을 19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14만여 명의 암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를 흡연자 군과 비흡연자 군으로 나눠보니 흡연자의 후두암 발생이 대여섯 배나 됐고, 남성은 폐암이 4.6배, 여성은 췌장암이 3.6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인터뷰> 지선하(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흡연상태에 따라서 개인의 개별 폐암이나 심장병으로 인한 입원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도면에서 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엄청난 규모의 모집단과 20년 가까운 장시간 연구는 5천만 가입자를 바탕으로 한 건강 보험자료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인터뷰> 신순애(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관리실장) : "다른 나라는 지불제도가 포괄수가제나 예산제 이렇게 하니까 (구체적 자료가) 없는데 우리는 행위별 수가제를 하기 때문에 세부적인 진료내역을 다 파악할 수 있는 이런 자료고…"

이같은 빅데이터를 통해 흡연으로 인한 구체적인 건강보험 손실 규모도 전체 진료비의 3.7%에 달하는 1조 7천억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암 발생률과 재정 소요액이 구체적으로 추산된 만큼 담배회사의 과실을 따질 논리적 근거도 마련된 셈입니다.

현재 2건의 담배 소송이 대법원과 고등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모두 개별 소비자들이 낸 것으로, 거대 담배회사들에 맞서 1,2심에서 패소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빅 데이터'를 손에 쥔 공공기관이 소송을 건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 정부가 소송에 나선 미국에서는 23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합의금을 받아낸 바 있어, 건보공단과 담배회사의 법정 싸움이 현실화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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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최대 ‘건강 빅데이터’ 활용 본격화
    • 입력 2013-09-01 07:16:28
    • 수정2013-09-01 08:03:18
    일요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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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자료는 5천만 명의 질병발생과 진행, 치료 등의 전 과정이 모두 담긴 세계에서 유례가 드문 빅데이텁니다.

이 자료를 사용해, 아시아 최대 규모, 최장 기간의 흡연 관련 질병통계가 나와 의료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향후에 공공기관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하루에 담배 한 갑씩 15년간 피운 30대 남성입니다.

암에 걸릴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인터뷰> 흡연자(35살) : "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고 하는데, 담배 피우는 사람이 몸에 와 닿을 수 있게 느낄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거든요."

한국인 130만 명을 19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14만여 명의 암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를 흡연자 군과 비흡연자 군으로 나눠보니 흡연자의 후두암 발생이 대여섯 배나 됐고, 남성은 폐암이 4.6배, 여성은 췌장암이 3.6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인터뷰> 지선하(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흡연상태에 따라서 개인의 개별 폐암이나 심장병으로 인한 입원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도면에서 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엄청난 규모의 모집단과 20년 가까운 장시간 연구는 5천만 가입자를 바탕으로 한 건강 보험자료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인터뷰> 신순애(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관리실장) : "다른 나라는 지불제도가 포괄수가제나 예산제 이렇게 하니까 (구체적 자료가) 없는데 우리는 행위별 수가제를 하기 때문에 세부적인 진료내역을 다 파악할 수 있는 이런 자료고…"

이같은 빅데이터를 통해 흡연으로 인한 구체적인 건강보험 손실 규모도 전체 진료비의 3.7%에 달하는 1조 7천억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암 발생률과 재정 소요액이 구체적으로 추산된 만큼 담배회사의 과실을 따질 논리적 근거도 마련된 셈입니다.

현재 2건의 담배 소송이 대법원과 고등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모두 개별 소비자들이 낸 것으로, 거대 담배회사들에 맞서 1,2심에서 패소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빅 데이터'를 손에 쥔 공공기관이 소송을 건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 정부가 소송에 나선 미국에서는 23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합의금을 받아낸 바 있어, 건보공단과 담배회사의 법정 싸움이 현실화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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