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고통 부탁에…” 가족 합의해 부친 살해

<앵커 멘트>

말기 뇌종양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아들이 살해했습니다.

가족들은 통증에 괴로워하는 아버지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송형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8일, 경기도 포천의 한 빌라에서 27살 이모 씨가 57살 아버지를 살해했습니다.

이 씨와 가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뇌종양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면서 자신을 숨지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유가족(음성변조) : "(아버지가) 많이 아프셨어요. (고통이 심하셨던 건가요?) 예."

이 씨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문자메시지를 가족들에게 남긴 뒤 이곳 저수지를 배회하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씨의 아버지는 지난해 말 의사로부터 8개월 정도 살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심한 통증을 견디다 못한 아버지가 가족들의 합의를 종용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법적으로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어난 비극이였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아버지가 너무 힘들고 아프다, 그러니까 너희 손에 가고 싶다라는 얘기를 해서, 나는 못한다 뭔 소리냐 그렇게 하다가..."

경찰은 이 씨에 대해 존속 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KBS 뉴스 송형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