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이슈] 교과서 논쟁 격화…부실검정이 화 키워

입력 2013.09.12 (21:16) 수정 2013.09.1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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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역사 교과서가 한 종류밖에 없던 시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여러 교과서를 발행하고 그 중 한 종류를 채택하는 검정 제도가 역사과목에 도입된 건 지난 2002년부터입니다.

다양성 확보를 위해인데요, 올해는 모두 8종이 검정을 통과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가 보수 성향이고 나머지 7종은 진보나 중도로 분류됩니다.

역사 교과서 논란은 지난 2008년 금성 출판사 교과서의 좌편향 논란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교육부의 수정 방침에 이어 출판사가 발행 포기를 검토할 정도로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보수 진보간 대립이 치열합니다.

노윤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교학사 교과서는 주로 근현대사 기술에서 진보 성향 교과서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일본이 경제 발전에 기여한 면을 조명한 식민지 근대화론, 친일 인사들의 긍정적인 활동에 대한 소개, 5.16 군사 정변의 불가피성을 부각한 대목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두고 진보 진영은 식민 지배와 독재를 미화한 교과서라고 주장하며 검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이화(뉴라이트 교과서 무효화 국민네트워크) : "반민족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내용으로 채워져있다. 이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라고도 볼 수 없는 천박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교과서 저자들은 진보 성향 교과서에도 3백여건의 오류가 발견됐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보수 사학계는 진보 성향 교과서의 역사 서술이 편향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명희(교학사 교과서 저자) :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서술돼있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새로운 교과서가 필요하다."

논란이 계속되자 교학사측은 교과서 발행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양진오(교학사 대표) : "협박 전화 오고 그러니까..말도 안되는 댓글도 달려있고 너무 힘들어서..."

교과서 검정 문제로 시작된 역사 교과서 논란은 보수와 진보 간 이념 전쟁으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기자 멘트>

이런 역사관 논쟁 못지않게 이 교과서의 사실 관계 오류가 논란을 더욱 키웠는데요.

이런 오류들을 잡아내지 못한 건 검정 절차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담당하던 역사 교과서 검정은 지난 2011년부터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국사편찬위원회로 넘어갔는데요, 검정 위원이 12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내용 검증을 담당하는 대학교수 3명이 몇 백년에 걸치는 한 시대씩 맡아 8종 교과서 전부를 분석해야하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본심사는 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해 치밀한 검토는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역사 교과서 검정 합격률을 보면 95%가 넘어, 다른 과목 교과서의 평균 합격률 69%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그만큼 검정을 통과하기가 쉽다는 얘기입니다.

검정의 투명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검정을 통과하면 교과서 자격이 생긴 것인데도 저작권 보호라는 이유로 일반 공개가 극히 제한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정 절차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수정해야 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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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니이슈] 교과서 논쟁 격화…부실검정이 화 키워
    • 입력 2013-09-12 21:17:43
    • 수정2013-09-12 22: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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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역사 교과서가 한 종류밖에 없던 시절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여러 교과서를 발행하고 그 중 한 종류를 채택하는 검정 제도가 역사과목에 도입된 건 지난 2002년부터입니다.

다양성 확보를 위해인데요, 올해는 모두 8종이 검정을 통과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가 보수 성향이고 나머지 7종은 진보나 중도로 분류됩니다.

역사 교과서 논란은 지난 2008년 금성 출판사 교과서의 좌편향 논란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교육부의 수정 방침에 이어 출판사가 발행 포기를 검토할 정도로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보수 진보간 대립이 치열합니다.

노윤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교학사 교과서는 주로 근현대사 기술에서 진보 성향 교과서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일본이 경제 발전에 기여한 면을 조명한 식민지 근대화론, 친일 인사들의 긍정적인 활동에 대한 소개, 5.16 군사 정변의 불가피성을 부각한 대목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를 두고 진보 진영은 식민 지배와 독재를 미화한 교과서라고 주장하며 검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이화(뉴라이트 교과서 무효화 국민네트워크) : "반민족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내용으로 채워져있다. 이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라고도 볼 수 없는 천박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교과서 저자들은 진보 성향 교과서에도 3백여건의 오류가 발견됐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보수 사학계는 진보 성향 교과서의 역사 서술이 편향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명희(교학사 교과서 저자) :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서술돼있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새로운 교과서가 필요하다."

논란이 계속되자 교학사측은 교과서 발행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양진오(교학사 대표) : "협박 전화 오고 그러니까..말도 안되는 댓글도 달려있고 너무 힘들어서..."

교과서 검정 문제로 시작된 역사 교과서 논란은 보수와 진보 간 이념 전쟁으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기자 멘트>

이런 역사관 논쟁 못지않게 이 교과서의 사실 관계 오류가 논란을 더욱 키웠는데요.

이런 오류들을 잡아내지 못한 건 검정 절차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담당하던 역사 교과서 검정은 지난 2011년부터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국사편찬위원회로 넘어갔는데요, 검정 위원이 12명에서 7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내용 검증을 담당하는 대학교수 3명이 몇 백년에 걸치는 한 시대씩 맡아 8종 교과서 전부를 분석해야하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본심사는 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해 치밀한 검토는 엄두를 내기 힘듭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역사 교과서 검정 합격률을 보면 95%가 넘어, 다른 과목 교과서의 평균 합격률 69%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그만큼 검정을 통과하기가 쉽다는 얘기입니다.

검정의 투명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검정을 통과하면 교과서 자격이 생긴 것인데도 저작권 보호라는 이유로 일반 공개가 극히 제한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정 절차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를 수정해야 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승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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