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수산물 원산지 단속해보니…

입력 2013.09.19 (08:35) 수정 2013.09.19 (16:1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앞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관련 소식도 전해드렸습니다만 아무래도 일본 수산물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진이 수산물이 판매되고 있는 현장의 실태가 어떤지 여러 곳을 단속반과 함께 둘러봤습니다.

김기흥 기자와 얘기 나눕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떻던가요?

<기자 멘트>

추석 대목을 앞두고 북적대야 할 시장 분위기는 너무나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이게 다 모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때문인데요

그런 만큼 일본산 수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하지 못하도록 원산지 표시 단속이 강화됐습니다.

15일 동안 이뤄진 단속에는 조사공무원과 특별사법경찰관 등 600여 명이 동원됐는데요

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의 한 수산시장.

단속반원들이 수산물 원산지 표시 단속에 나섰습니다.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해 적발된 한 상점.

상인은 자신이 팔고 있는 도미가 어디에서 온 건지도 잘 모르고 있는데요.

<녹취> 수산시장 상인 : "저기 빨간 고기만 러시아산인 줄 알았어. 진짜야. (원산지 표시) 새로 쓸게요. "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변명해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녹취> 수산시장 상인 : "(도매업자에게) 물어봤어. 지난번에 태평양산이라고 그러대?"

<녹취> 단속반원 : "아니 이게 말이에요. 러시아에서 수입해온 것을 원양산으로 거짓표시 해놓은 거예요. "

<녹취> 상인 : "나는 거짓말 안 해. 거짓말 안 해."

<녹취> 단속반원 : "지금 현재 거짓으로 표시가 된 거라고요, 사장님."

아예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원산지 표시 푯말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상점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는데요.

<녹취> 단속반원 : "이렇게 표시를 애매하게 하시면 안돼요."

<녹취> 수산시장 상인 : "이렇게 해놓으라고요?"

<녹취> 단속반원 : "그게 아니라, 따로따로 하나를 더 갖다가 하셔야지."

단속반원의 지적에, 부랴부랴 원산지 표시 푯말을 제대로 갖다 놓습니다.

<인터뷰> 오영진(특별사법 경찰관/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 "육안으로 봐서는 (원산지 허위 표시 판별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희가 보다가 의심이 되는 게 있으면 품목을 찍어서 집중적으로 (확인)합니다."

이번에는 인천의 한 수산시장.

중국산 점성어를 국내산인 것처럼 속여 판 횟집이 단속에 적발됐는데요.

<녹취> 단속반 : "중국산인데 국산으로 되어 있잖아?"

<녹취> 상인 : "아니, 아니. 뒤집어 보세요."

<녹취> 단속반 : "뒤집어도 아무것도 없잖아. 점성어를 국산이라고 팔았잖아."

한 번만 봐달라며 통사정을 합니다.

<녹취> "죽은 거 그냥 건져 놓은 건데 봐주세요. 이거 뭐, 크게 속이려고 한 것도 아닌데..."

가자미의 원산지를 표시 하지 않은 상인은 단속에 걸리자, 불만을 토로하는데요.

<녹취> "그건(원산지 푯말) 나만 안 놓고 팔고 있어? 안 놓은 사람이 얼마나 많아요."

이날 하루 이곳에서만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사례가 두 건, 원사지를 허위로 표시한 사례가 한 건 적발됐습니다.

<인터뷰> 하영권(팀장/인천시 수산물사무소) : "허위 표시한 것은 횟집에서 점성어를 중국산인데 국산으로 둔갑해서 팔아서 단속 적발된 것이고, 가자미하고 병어. 그것은 미표시해서 과태료로 벌금이 나갑니다."

이처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지자체에서는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보름동안 수산물 원산지 표시 특별 단속을 실시했는데요.

단속 결과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사례가 80건, 외국산을 국내산 등으로 속여 판 허위 표시 사례가 17건으로 모두 97건이 적발됐습니다.

시장뿐만 아니라 중소마트와 대형마트도 단속 대상이었는데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수요가 많은 조기와 명태 등 제수용 수산물들이 집중 단속됐습니다.

<녹취> 마트 수산물 코너 직원(음성변조) : "각자 상품마다 원산지를 (표시했어요.) 소비자들도 그거(원산지)에 민감하셔서 꼭 표시를 해놓고 있거든요."

그런데, 취재진이 단속반원과 동행했던 사흘 내내 한창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시장 안은 추석 대목 치곤 한산한 모습이었는데요.

<인터뷰> 수산시장 상인 (음성변조) : "없잖아, 사람이 없어. 그리고 사가지도 않아. 물어나 보고 다니고 안 팔려. "

최근 일본 원전의 오염수 유출로 인해 수산물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인터뷰> 수산시장 상인 (음성변조) :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에 방사능 때문에 엄청 수산시장이 피해를 봤어."

<인터뷰> 수산시장 상인 (음성변조) : "우리가 몇 십 년 그런 것(장사를) 했지만 진짜 이런 날은 없었어."

혹시나 일본산이 아닐까 하는 의심 때문에 수산물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건데요.

<인터뷰> 소비자 (음성변조) : "(일본산이) 아닌 것도 찝찝해요, 사실은. 자국민도 속는다는데 우리들이야, 뭐. 일본에서도 일본 사람이 일본 사람 속인다는데."

그렇다면, 일본산 수산물은 얼마나 유통되고 있을까요.

현장에서 일본산으로 표기된 수산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녹취> 수산시장 상인 : "가리비는 일본산이라 요즘 내놓지는 않아요. 안 팔아요."

<녹취> 단속반 : "그럼 (원산지 표시) 지우셔야지."

마트의 경우도 마찬가지.

<녹취> 마트 수산물 코너 직원 : "꽤 되었죠. 오래전부터 생태부터 (일본산은) 안 팔고 있어요."

일본 수산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자, 정부는 지난 9일부터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을 전면 수입 금지했는데요.

하지만 올 상반기 수입된 일본 수산물의 양은 만 5천 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011년 4만 5천 톤에서 지난해 2만 3천 톤까지 줄었다가 올 상반기 다시 늘었습니다.

이런 현실 때문에 원산지 표시만 보고 사야하는 소비자들은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는데요.

<인터뷰> 김창순(소비자) : "(원산지를) 많이 살펴보는 편이에요. 그 전에는 그냥 믿고 먹었는데 일단 뭐든 사려면 살펴보게 되고... "

국내산 참돔으로 둔갑될 수 있는 일본산 도미는 몸통이 빨갛고 등에 청록색 반점이 선명하지만, 국내산은 약간 연한 빛에 반점이 거의 없습니다.

또 국산 고등어는 일본산에 비해 청록색 물결무늬가 가늘고 희미한데요.

모든 수산물의 원산지를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원산지 표시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인례(대표/녹색소비자단체) : "(현재 수산물 표시 기준은) 생선을 잡은 선박이 어느 나라에 소속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표시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이제는 원산지 표시가 정확하게 어느 해역, 어느 지역에서 잡혔냐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정보로 보이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허위 표시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수산물 원산지 단속해보니…
    • 입력 2013-09-19 08:18:57
    • 수정2013-09-19 16:16:14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앞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관련 소식도 전해드렸습니다만 아무래도 일본 수산물에 대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진이 수산물이 판매되고 있는 현장의 실태가 어떤지 여러 곳을 단속반과 함께 둘러봤습니다.

김기흥 기자와 얘기 나눕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떻던가요?

<기자 멘트>

추석 대목을 앞두고 북적대야 할 시장 분위기는 너무나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이게 다 모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때문인데요

그런 만큼 일본산 수산물이 국내산으로 둔갑하지 못하도록 원산지 표시 단속이 강화됐습니다.

15일 동안 이뤄진 단속에는 조사공무원과 특별사법경찰관 등 600여 명이 동원됐는데요

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의 한 수산시장.

단속반원들이 수산물 원산지 표시 단속에 나섰습니다.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해 적발된 한 상점.

상인은 자신이 팔고 있는 도미가 어디에서 온 건지도 잘 모르고 있는데요.

<녹취> 수산시장 상인 : "저기 빨간 고기만 러시아산인 줄 알았어. 진짜야. (원산지 표시) 새로 쓸게요. "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변명해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녹취> 수산시장 상인 : "(도매업자에게) 물어봤어. 지난번에 태평양산이라고 그러대?"

<녹취> 단속반원 : "아니 이게 말이에요. 러시아에서 수입해온 것을 원양산으로 거짓표시 해놓은 거예요. "

<녹취> 상인 : "나는 거짓말 안 해. 거짓말 안 해."

<녹취> 단속반원 : "지금 현재 거짓으로 표시가 된 거라고요, 사장님."

아예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거나 원산지 표시 푯말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상점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는데요.

<녹취> 단속반원 : "이렇게 표시를 애매하게 하시면 안돼요."

<녹취> 수산시장 상인 : "이렇게 해놓으라고요?"

<녹취> 단속반원 : "그게 아니라, 따로따로 하나를 더 갖다가 하셔야지."

단속반원의 지적에, 부랴부랴 원산지 표시 푯말을 제대로 갖다 놓습니다.

<인터뷰> 오영진(특별사법 경찰관/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 "육안으로 봐서는 (원산지 허위 표시 판별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희가 보다가 의심이 되는 게 있으면 품목을 찍어서 집중적으로 (확인)합니다."

이번에는 인천의 한 수산시장.

중국산 점성어를 국내산인 것처럼 속여 판 횟집이 단속에 적발됐는데요.

<녹취> 단속반 : "중국산인데 국산으로 되어 있잖아?"

<녹취> 상인 : "아니, 아니. 뒤집어 보세요."

<녹취> 단속반 : "뒤집어도 아무것도 없잖아. 점성어를 국산이라고 팔았잖아."

한 번만 봐달라며 통사정을 합니다.

<녹취> "죽은 거 그냥 건져 놓은 건데 봐주세요. 이거 뭐, 크게 속이려고 한 것도 아닌데..."

가자미의 원산지를 표시 하지 않은 상인은 단속에 걸리자, 불만을 토로하는데요.

<녹취> "그건(원산지 푯말) 나만 안 놓고 팔고 있어? 안 놓은 사람이 얼마나 많아요."

이날 하루 이곳에서만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사례가 두 건, 원사지를 허위로 표시한 사례가 한 건 적발됐습니다.

<인터뷰> 하영권(팀장/인천시 수산물사무소) : "허위 표시한 것은 횟집에서 점성어를 중국산인데 국산으로 둔갑해서 팔아서 단속 적발된 것이고, 가자미하고 병어. 그것은 미표시해서 과태료로 벌금이 나갑니다."

이처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지자체에서는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보름동안 수산물 원산지 표시 특별 단속을 실시했는데요.

단속 결과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사례가 80건, 외국산을 국내산 등으로 속여 판 허위 표시 사례가 17건으로 모두 97건이 적발됐습니다.

시장뿐만 아니라 중소마트와 대형마트도 단속 대상이었는데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수요가 많은 조기와 명태 등 제수용 수산물들이 집중 단속됐습니다.

<녹취> 마트 수산물 코너 직원(음성변조) : "각자 상품마다 원산지를 (표시했어요.) 소비자들도 그거(원산지)에 민감하셔서 꼭 표시를 해놓고 있거든요."

그런데, 취재진이 단속반원과 동행했던 사흘 내내 한창 손님들로 북적여야 할 시장 안은 추석 대목 치곤 한산한 모습이었는데요.

<인터뷰> 수산시장 상인 (음성변조) : "없잖아, 사람이 없어. 그리고 사가지도 않아. 물어나 보고 다니고 안 팔려. "

최근 일본 원전의 오염수 유출로 인해 수산물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인터뷰> 수산시장 상인 (음성변조) :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에 방사능 때문에 엄청 수산시장이 피해를 봤어."

<인터뷰> 수산시장 상인 (음성변조) : "우리가 몇 십 년 그런 것(장사를) 했지만 진짜 이런 날은 없었어."

혹시나 일본산이 아닐까 하는 의심 때문에 수산물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건데요.

<인터뷰> 소비자 (음성변조) : "(일본산이) 아닌 것도 찝찝해요, 사실은. 자국민도 속는다는데 우리들이야, 뭐. 일본에서도 일본 사람이 일본 사람 속인다는데."

그렇다면, 일본산 수산물은 얼마나 유통되고 있을까요.

현장에서 일본산으로 표기된 수산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녹취> 수산시장 상인 : "가리비는 일본산이라 요즘 내놓지는 않아요. 안 팔아요."

<녹취> 단속반 : "그럼 (원산지 표시) 지우셔야지."

마트의 경우도 마찬가지.

<녹취> 마트 수산물 코너 직원 : "꽤 되었죠. 오래전부터 생태부터 (일본산은) 안 팔고 있어요."

일본 수산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지자, 정부는 지난 9일부터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을 전면 수입 금지했는데요.

하지만 올 상반기 수입된 일본 수산물의 양은 만 5천 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011년 4만 5천 톤에서 지난해 2만 3천 톤까지 줄었다가 올 상반기 다시 늘었습니다.

이런 현실 때문에 원산지 표시만 보고 사야하는 소비자들은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는데요.

<인터뷰> 김창순(소비자) : "(원산지를) 많이 살펴보는 편이에요. 그 전에는 그냥 믿고 먹었는데 일단 뭐든 사려면 살펴보게 되고... "

국내산 참돔으로 둔갑될 수 있는 일본산 도미는 몸통이 빨갛고 등에 청록색 반점이 선명하지만, 국내산은 약간 연한 빛에 반점이 거의 없습니다.

또 국산 고등어는 일본산에 비해 청록색 물결무늬가 가늘고 희미한데요.

모든 수산물의 원산지를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원산지 표시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인례(대표/녹색소비자단체) : "(현재 수산물 표시 기준은) 생선을 잡은 선박이 어느 나라에 소속되어 있느냐에 따라서 표시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이제는 원산지 표시가 정확하게 어느 해역, 어느 지역에서 잡혔냐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정보로 보이고..."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 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허위 표시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