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시인 윤동주가 중국 애국 시인?

입력 2013.09.19 (21:41) 수정 2013.09.1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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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윤동주 시인은 일제에 저항하는 시를 쓰다 20대의 젊은 나이로 옥사한 대표적인 항일 시인입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윤동주 시인을 중국의 애국시인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있습니다.

김개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달리는 차에서 촬영한 명동촌 입구, 항일시인 윤동주의 고향 연변자치주의 명동 마을입니다.

입구에 한글과 한자로 '윤동주 생가'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고 쓴 작은 글씨입니다.

윤동주는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하나인 조선족으로서 중국에 애국했다고 풀이되는 표현입니다.

<인터뷰>양대언(연변대과학기술대학 교수) : "1949년 이후에 조선족이라는 족명이 붙었지 조선족이라는 건 그 당시에 뭐라고 얘기했나 하면 그 당시에는 조선 이주민이었어요."

생가 내부의 시비 가운데 일부는 아예 중국어로 쓰여 있어 윤동주가 중국어로 시를 쓴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합니다.

윤동주 생가는 백두산 관광길의 필수 코스로 많은 한국 관광객이 찾습니다.

이 구절만 보면 한국 관광객들도 오해할 만합니다.

<인터뷰> 한국 관광객 : "간도 사람이니까 조선족이지. 할아버지가 간도 사람이니까."

시인이 나고 자란 당시의 명동촌은 중국 땅이지만 조선인들의 무대였고 중학 이후의 윤동주는 평양과 서울, 일본에서 활동하며 모든 작품을 한글로 쓴 민족시인입니다.

<인터뷰> 조선족 문인(음성변조) : "학자들이나 문단의 원로들이나 알만한 사람들은 그런 이상한 말들을 만들어서 이런 시비거리를 만드는 게 저희들은 달갑지 않죠."

조선족 사회는 윤동주를 중국인으로 규정하는 것에 큰 불만이 없는 분위기입니다.

유족과 기념사업회도 중국 정부를 의식해 공식 항의를 꺼리고 있어 자칫 중국시인 윤동주로 굳어질 우려가 큽니다.

중국 명동에서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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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일 시인 윤동주가 중국 애국 시인?
    • 입력 2013-09-19 21:42:02
    • 수정2013-09-19 22: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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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윤동주 시인은 일제에 저항하는 시를 쓰다 20대의 젊은 나이로 옥사한 대표적인 항일 시인입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윤동주 시인을 중국의 애국시인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있습니다.

김개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달리는 차에서 촬영한 명동촌 입구, 항일시인 윤동주의 고향 연변자치주의 명동 마을입니다.

입구에 한글과 한자로 '윤동주 생가'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 조선족 애국시인'이라고 쓴 작은 글씨입니다.

윤동주는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하나인 조선족으로서 중국에 애국했다고 풀이되는 표현입니다.

<인터뷰>양대언(연변대과학기술대학 교수) : "1949년 이후에 조선족이라는 족명이 붙었지 조선족이라는 건 그 당시에 뭐라고 얘기했나 하면 그 당시에는 조선 이주민이었어요."

생가 내부의 시비 가운데 일부는 아예 중국어로 쓰여 있어 윤동주가 중국어로 시를 쓴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합니다.

윤동주 생가는 백두산 관광길의 필수 코스로 많은 한국 관광객이 찾습니다.

이 구절만 보면 한국 관광객들도 오해할 만합니다.

<인터뷰> 한국 관광객 : "간도 사람이니까 조선족이지. 할아버지가 간도 사람이니까."

시인이 나고 자란 당시의 명동촌은 중국 땅이지만 조선인들의 무대였고 중학 이후의 윤동주는 평양과 서울, 일본에서 활동하며 모든 작품을 한글로 쓴 민족시인입니다.

<인터뷰> 조선족 문인(음성변조) : "학자들이나 문단의 원로들이나 알만한 사람들은 그런 이상한 말들을 만들어서 이런 시비거리를 만드는 게 저희들은 달갑지 않죠."

조선족 사회는 윤동주를 중국인으로 규정하는 것에 큰 불만이 없는 분위기입니다.

유족과 기념사업회도 중국 정부를 의식해 공식 항의를 꺼리고 있어 자칫 중국시인 윤동주로 굳어질 우려가 큽니다.

중국 명동에서 KBS 뉴스 김개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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