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예술단 처형, 그 진실과 인권 실태

입력 2013.09.28 (07:49) 수정 2013.09.2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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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북한의 유명 예술단의 단원 9명 이 공개 처형됐다는 외신보도로 진실 논란과 함께 국내외 관심이 뜨겁습니다.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가족 상봉 연기가 예술단원 공개 처형과 일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술단원 처형의 진실과 북한의 인권 실태를 이슈&한반도에서 알아봤습니다.

조아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1일) : "북남사이에 당면한 일정에 올라있는 흩어진 가족 진척 상봉행사를 대화와 협상이 진행될 수 있는 정상적인 분위기가 마련될 때까지 연기한다."

지난 주,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가족 상봉의 연기로 남북 관계에 또 다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뜻밖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북한 예술단원들의 대대적인 공개 처형이 있었다는 것.

<녹취> 안찬일(세계북한연구소 소장) : "은하수 관현악단의 지휘자였던 문경진이라든지 그 다음에 이제 제2바이올리니스트, 우리말로 차석 바이올리니스트인데 정선영이라든지. 또 이렇게 해서 9명이 처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쭉 같이 활동했던 연예인들의 입을 막지 않으면 앞으로 무슨 말이 나와서 북한 사회를 혼란시키지 않을까, 이런 우려 차원에서 공개 총살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사건의 요지는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 단장인 문경진 등 북한의 유명 예술인 9명이 음란물을 제작 판매한 혐의로 지난 8월 공개 처형됐다는 것입니다.

공개처형의 진위여부에 대해 논란은 있지만 최근 은하수 관현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볼 때 공개처형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보도대로 그런 어떤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이런 주요 예술단원들이 처형을 당했다면 과거의 예를 비춰봤을 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그런 일이다.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는 지도자의 존엄에, 또는 체제 존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의 그런 불미스러운 일을 했다, 연루되었다. 그러면 처형할 수 있는 그런 체제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처형된 것으로 보이는 예술인이 속한 은하수 관현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은과연 어떤 곳일까?

먼저 왕재산 경음악단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휘파람’ 노래를 부른 예술단입니다.

북한 최초의 경음악단으로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고 전해지는데요.

김정일에 대한 찬양과 충성, 사회주의 체제 고수 등에 관련된 작품을 다수 창작했습니다.

또 ‘당신은 모르실거야’ ‘목포의 눈물’과 같은 우리나라 가요도 연주하는 등 왕재산 경음악단은 북한 주민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악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녹취> 안찬일(세계북한연구소 소장) : "평양에서 활동하는 중앙급 예술단이기 때문에 상당히 북한이, 노동당이, 노동당 선전 선동부가 관리하는 비교적 비중 있고 역량 있는 그런 예술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은하수 관현악단은 지난 2009년 5월, 김정일의 지시로 창단돼 클래식 연주는 물론 대중음악, 민요에 이르기 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연주하는 예술단입니다.

지난 해 3월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명훈이 지휘하는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합동 공연을 하는 등 국제무대에도 선을 보인바 있는데요.

은하수 관현악단은 침체된 북한 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는 등 김정은 체제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꼽히는 예술단이기도 합니다.

<녹취> 안찬일(세계북한연구소 소장) : "북한은 이제 음악 정치라고 했단 말이죠. 음악 정치를 하기 때문에 음악 정치에서는 예술단의 역할이 거의 지배적이고 노래, 음악, 무용, 가극 이런 것들로 주로 이제 통치의 합리화, 선전 선동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예술단의 역할과 기능은 대단히 큽니다."

때문에 이번 예술단원 공개처형 사건은 국내외에 언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북한은 국내 언론 보도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조선중앙통신은 22일자 논평에서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걸고 들며 처형이니, 은폐니 하는 모략설을 퍼뜨렸다.”

“최고 존엄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극악한 특 대형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북한이 돌연 이산가족 상봉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공개 처형 사건을 계기로 또 다시 북한 인권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지난 2005년 탈북한 올해 서른 한 살의 청년 신동혁씨.

신씨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자신이 왜 그곳에 있는지 이유도 모른 채 24년을 처참하게 살아야했습니다.

<녹취> 신동혁(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 : "항상 배가 고파가지고 어떻게 하면은 일을 더 많이 하고 어떻게 하면은 신고를 더 많이 해서 간수한테 다른 사람의 밥을 뺏어먹을 수 있을지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고, 저희들은 항상 음식이 부족하고 항상 배고프다고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정말 그야말로 극단적인 그런 방식이다. 반 인권적이고 또 어떻게 보면 북한 체제를 단적으로 정말 비정상적인 체제, 반 국제규범에 해당하는 체제, 이렇게 볼 수 있는 상징적인 그런 수용소라고 볼 수 있죠."

신씨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정치범 수용소의 생활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충격 그 자체입니다.

<녹취> 신동혁(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 "제 발목에 족쇄를 채우고 거꾸로 매달아 놨었습니다. 매달아놨고. 그리고 이제 숯불로 된, 그런 풀무로 돌려가지고 숯불을 피워가지고 제 등을 지지게 됐었고. 그리고 이제 갈고리로 꿰기 까지 했고요. 한 2-3일 정도를 그렇게 당했던 것 같습니다."

인권이라는 단어조차 무의미하게 만드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정기적으로 공개처형을 하고 있다고 신씨는 증언합니다.

<녹취> 신동혁(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 "많은 죄수들 앞에서 어떠한 죄수를 말뚝에다 묶고 공개처형을 시키는 겁니다. 총으로 쏴서 죽일 수도 있고, 아니면 교수형이라고 해서 밧줄에 묶어서 그렇게 죽이는 것도 있었고, 일 년에 두 번씩 꼭꼭 공개처형하는 모습을 보게 됐었습니다."

실제로 공개처형은 국제 사회가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공개처형을 택하는 것은 그 만큼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녹취> 정영태(통일연구원 북한연구위원) : "보통 공개총살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이 조금만 반체제적인 어떤 활동을 했을 때 공개 처형을 받게 된다는 그런 두려움을 갖도록. 소위 두려움의 극대화죠. 이 두려움의 극대화를 통해서 체제 유지를 안전하게 해나간다. 이런 의미가 사실 있어요. 인권 유린의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보게 되겠죠."

공개처형이 인권 유린이라는 것을 북한을 탈출한 후에나 알았다는 신씨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외의 세상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녹취> 신동혁(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거는 오직 간수들이 시키는 일만, 또 때리면 매 맞고 밥을 안 주면 굶고 이런 것만 할 수 있는 게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총을 차고 다니는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저렇게 태어난 사람들이고 나처럼 죄수인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죄수의 신분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당연히 죄수로 살아야 되는가보다. 그냥 제가 생각할 수 있었던 거는 이게 답니다."

북한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여러 개의 국제인권 조약에 비준, 가입해 있기는 합니다.

통일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81년, 유엔이 채택한 자유권규약 및 사회권규약에 가입하고 1990년에는 아동권리협약, 2001년에는 여성차별철폐협약 등의 당사국이 돼 정기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또 지난 2009년에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4년 6개월에 한 번씩 유엔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인권상황을 상호 점검하고 개선책을 권고하는 제도인 정례인권 검토를 수검하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인권 개선의 의지를 보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통일연구원이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분석할 결과, 2008년에는 74명, 2010년에는 76명, 2011년에는 85명이 공개 처형된 것으로 파악됐고, 해마다 증가 추세로 보입니다.

북한의 인권 유린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반증인데요.

이에 지난 3월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결의가 표결 없이 채택됐습니다. 북한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3월22일) : "유엔 인권이사회라는 것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고 정치 테러를 일삼는 미국의 모략도구, 꼭두각시로 전락된 지 오래다.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 국가인 우리 나라에서는 인권문제라는 것이 있을 수도 없으며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는다."

북한은 지금까지 유엔 인권 이사회의 특별절차인 북한인권 특별 보고관 제도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이들의 방북 또한 한 번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국제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리고 이제 인권 문제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에 북한 사회가 지속적으로 불이익을 당한다. 이것을 이제 일관되게 보여줘야 되는 것이거든요."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 인권. 이런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건 국가나 통치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북한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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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北 예술단 처형, 그 진실과 인권 실태
    • 입력 2013-09-28 07: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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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 ]입니다.

북한의 유명 예술단의 단원 9명 이 공개 처형됐다는 외신보도로 진실 논란과 함께 국내외 관심이 뜨겁습니다.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가족 상봉 연기가 예술단원 공개 처형과 일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술단원 처형의 진실과 북한의 인권 실태를 이슈&한반도에서 알아봤습니다.

조아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1일) : "북남사이에 당면한 일정에 올라있는 흩어진 가족 진척 상봉행사를 대화와 협상이 진행될 수 있는 정상적인 분위기가 마련될 때까지 연기한다."

지난 주, 북한의 일방적인 이산가족 상봉의 연기로 남북 관계에 또 다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뜻밖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북한 예술단원들의 대대적인 공개 처형이 있었다는 것.

<녹취> 안찬일(세계북한연구소 소장) : "은하수 관현악단의 지휘자였던 문경진이라든지 그 다음에 이제 제2바이올리니스트, 우리말로 차석 바이올리니스트인데 정선영이라든지. 또 이렇게 해서 9명이 처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쭉 같이 활동했던 연예인들의 입을 막지 않으면 앞으로 무슨 말이 나와서 북한 사회를 혼란시키지 않을까, 이런 우려 차원에서 공개 총살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사건의 요지는 북한의 은하수 관현악단 단장인 문경진 등 북한의 유명 예술인 9명이 음란물을 제작 판매한 혐의로 지난 8월 공개 처형됐다는 것입니다.

공개처형의 진위여부에 대해 논란은 있지만 최근 은하수 관현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볼 때 공개처형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보도대로 그런 어떤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서 이런 주요 예술단원들이 처형을 당했다면 과거의 예를 비춰봤을 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그런 일이다.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는 지도자의 존엄에, 또는 체제 존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의 그런 불미스러운 일을 했다, 연루되었다. 그러면 처형할 수 있는 그런 체제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처형된 것으로 보이는 예술인이 속한 은하수 관현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은과연 어떤 곳일까?

먼저 왕재산 경음악단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휘파람’ 노래를 부른 예술단입니다.

북한 최초의 경음악단으로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고 전해지는데요.

김정일에 대한 찬양과 충성, 사회주의 체제 고수 등에 관련된 작품을 다수 창작했습니다.

또 ‘당신은 모르실거야’ ‘목포의 눈물’과 같은 우리나라 가요도 연주하는 등 왕재산 경음악단은 북한 주민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악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녹취> 안찬일(세계북한연구소 소장) : "평양에서 활동하는 중앙급 예술단이기 때문에 상당히 북한이, 노동당이, 노동당 선전 선동부가 관리하는 비교적 비중 있고 역량 있는 그런 예술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은하수 관현악단은 지난 2009년 5월, 김정일의 지시로 창단돼 클래식 연주는 물론 대중음악, 민요에 이르기 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연주하는 예술단입니다.

지난 해 3월에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정명훈이 지휘하는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합동 공연을 하는 등 국제무대에도 선을 보인바 있는데요.

은하수 관현악단은 침체된 북한 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는 등 김정은 체제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꼽히는 예술단이기도 합니다.

<녹취> 안찬일(세계북한연구소 소장) : "북한은 이제 음악 정치라고 했단 말이죠. 음악 정치를 하기 때문에 음악 정치에서는 예술단의 역할이 거의 지배적이고 노래, 음악, 무용, 가극 이런 것들로 주로 이제 통치의 합리화, 선전 선동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예술단의 역할과 기능은 대단히 큽니다."

때문에 이번 예술단원 공개처형 사건은 국내외에 언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북한은 국내 언론 보도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는데요, 조선중앙통신은 22일자 논평에서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걸고 들며 처형이니, 은폐니 하는 모략설을 퍼뜨렸다.”

“최고 존엄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극악한 특 대형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북한이 돌연 이산가족 상봉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번 공개 처형 사건을 계기로 또 다시 북한 인권의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지난 2005년 탈북한 올해 서른 한 살의 청년 신동혁씨.

신씨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자신이 왜 그곳에 있는지 이유도 모른 채 24년을 처참하게 살아야했습니다.

<녹취> 신동혁(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 : "항상 배가 고파가지고 어떻게 하면은 일을 더 많이 하고 어떻게 하면은 신고를 더 많이 해서 간수한테 다른 사람의 밥을 뺏어먹을 수 있을지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고, 저희들은 항상 음식이 부족하고 항상 배고프다고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정말 그야말로 극단적인 그런 방식이다. 반 인권적이고 또 어떻게 보면 북한 체제를 단적으로 정말 비정상적인 체제, 반 국제규범에 해당하는 체제, 이렇게 볼 수 있는 상징적인 그런 수용소라고 볼 수 있죠."

신씨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정치범 수용소의 생활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충격 그 자체입니다.

<녹취> 신동혁(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 "제 발목에 족쇄를 채우고 거꾸로 매달아 놨었습니다. 매달아놨고. 그리고 이제 숯불로 된, 그런 풀무로 돌려가지고 숯불을 피워가지고 제 등을 지지게 됐었고. 그리고 이제 갈고리로 꿰기 까지 했고요. 한 2-3일 정도를 그렇게 당했던 것 같습니다."

인권이라는 단어조차 무의미하게 만드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정기적으로 공개처형을 하고 있다고 신씨는 증언합니다.

<녹취> 신동혁(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 "많은 죄수들 앞에서 어떠한 죄수를 말뚝에다 묶고 공개처형을 시키는 겁니다. 총으로 쏴서 죽일 수도 있고, 아니면 교수형이라고 해서 밧줄에 묶어서 그렇게 죽이는 것도 있었고, 일 년에 두 번씩 꼭꼭 공개처형하는 모습을 보게 됐었습니다."

실제로 공개처형은 국제 사회가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공개처형을 택하는 것은 그 만큼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녹취> 정영태(통일연구원 북한연구위원) : "보통 공개총살을 통해서 북한 주민들이 조금만 반체제적인 어떤 활동을 했을 때 공개 처형을 받게 된다는 그런 두려움을 갖도록. 소위 두려움의 극대화죠. 이 두려움의 극대화를 통해서 체제 유지를 안전하게 해나간다. 이런 의미가 사실 있어요. 인권 유린의 극단적인 표현이라고 보게 되겠죠."

공개처형이 인권 유린이라는 것을 북한을 탈출한 후에나 알았다는 신씨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외의 세상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녹취> 신동혁(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 "우리가 할 수 있었던 거는 오직 간수들이 시키는 일만, 또 때리면 매 맞고 밥을 안 주면 굶고 이런 것만 할 수 있는 게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기 때문에 총을 차고 다니는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저렇게 태어난 사람들이고 나처럼 죄수인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렇게 죄수의 신분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당연히 죄수로 살아야 되는가보다. 그냥 제가 생각할 수 있었던 거는 이게 답니다."

북한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여러 개의 국제인권 조약에 비준, 가입해 있기는 합니다.

통일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81년, 유엔이 채택한 자유권규약 및 사회권규약에 가입하고 1990년에는 아동권리협약, 2001년에는 여성차별철폐협약 등의 당사국이 돼 정기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또 지난 2009년에는 유엔 인권이사회가 4년 6개월에 한 번씩 유엔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인권상황을 상호 점검하고 개선책을 권고하는 제도인 정례인권 검토를 수검하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인권 개선의 의지를 보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통일연구원이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분석할 결과, 2008년에는 74명, 2010년에는 76명, 2011년에는 85명이 공개 처형된 것으로 파악됐고, 해마다 증가 추세로 보입니다.

북한의 인권 유린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반증인데요.

이에 지난 3월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결의가 표결 없이 채택됐습니다. 북한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 TV(지난 3월22일) : "유엔 인권이사회라는 것은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고 정치 테러를 일삼는 미국의 모략도구, 꼭두각시로 전락된 지 오래다.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 국가인 우리 나라에서는 인권문제라는 것이 있을 수도 없으며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는다."

북한은 지금까지 유엔 인권 이사회의 특별절차인 북한인권 특별 보고관 제도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이들의 방북 또한 한 번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유호열(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 "국제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리고 이제 인권 문제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에 북한 사회가 지속적으로 불이익을 당한다. 이것을 이제 일관되게 보여줘야 되는 것이거든요."

인간의 가장 기본적 권리인 인권. 이런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건 국가나 통치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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