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추억의 불량 식품, 그 맛 기억나시나요?”

입력 2013.09.30 (08:42) 수정 2013.09.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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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렸을 때 학교 앞에서 팔던 뽑기나 달고나 빨대 과자 기억나시죠?

그걸 과자라고 해야 되나요?

빨대 안에 사탕 같은 게 들어서 참 맛있었는데요.

쫀드기와 어포도 있었죠?

갑자기 웬 옛날 얘기냐... 싶으시겠지만, 요즘도 인기가 여전하다고요.

어딜 가면 날 수 있는지,또 왜 다시 인기인지 알아봅니다.

노태영 기자 나와 있는데요.

근데 중요한 게 이런 것들이'불량 식품'이 아니라고요?

<기자 멘트>

학교 앞 문방구에서 주로 사먹던 그 음식들.

한때 불량식품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기도 했었는데요.

지금은 대부분 정부의 공인까지 받은 식품으로 값싸고 품질이 떨어진다며 무시당했던 예전의 불량식품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그시절 추억의 맛은 여전히 그대로였는데요.

추억 속 길거리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서울에서 가장 한국적인 곳이라는 인사동.

가지각색의 전통물건들 사이에 유난히 사람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이 있습니다.

<녹취> “이거 다 옛날 거야.”

신기하게 쳐다보는 물건은 전통 먹거리.

<녹취> “엄청 신기해.”

<녹취> “우리 많이 먹던 거다.”

바로 어린 시절 즐겨먹던 추억의 식품들인데요.

형형색색의 군것질거리들이 아스라한 추억을 자극합니다.

<녹취> “돈 아끼고 아껴서 이거 하나 사먹으려고 굉장히 많이 애썼던 기억이 나요.”

<녹취> “옛날에는 100원 주면 이런 거 다 사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파는 데가 없어요.”

<녹취> “지금은 파는 데가 없어서 옛날 추억 같은 아련함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사라져가는 추억의 식품들.

빛바랜 영상 속에 그 시절 향수가 고스란히 녹아있는데요.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쪼르르 달려갔던 문방구엔 잘만 뽑으면 커다란 사탕을 뽑아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던 뽑기에,국자에 설탕을 녹여 만든 달콤한 달고나까지.

100원만 있으면 풍성하게 먹을 수 있어 어린 아이들에겐 그야말로 참새방아간이었습니다.

지금은 30년이 넘은 지방공장에서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대구에 있는 한 튀김과자 공장.

입구부터 고소한 냄새가 추억을 자극하는데요.

동글동글 노릿노릿하게 튀겨진 이것은 콩 모양을 본 따 밀가루로 만든 일명 콩과자입니다.

<녹취> "(이것들이 다 뭐예요?) 우리가 어렸을 때 즐겨 먹던 추억의 먹거리입니다."

잘 튀겨진 과자는 불량이 없는지 일일이 확인한 후 포대에 담아 깨끗한 식용유와 설탕을 골고루 넣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원통에서 구우면 완성되는데요.

<인터뷰> 김영보(튀김과자 공장 대표) : “(불량식품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는 허가된 재료로 정성껏 깨끗하게 만들기 때문에 절대로 불량식품이 아닙니다.”

부르는 말이 불량식품이지 재료나 공정은 일반 과자와 같습니다.

포장도 30년 전 그 디자인 그대로!

주머니에 한 줌 넣고 먹던 그맛도 예전 그대로입니다.

<인터뷰> 김세훈(튀김과자 공장 직원) : “초등학교 때 먹었던 거라서 일할 때 한번씩 사장님께 물어보고 집에 들고 가면서 먹기도 해요.”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주문량도 부쩍 늘었습니다.

<인터뷰> 김영보(튀김과자 공장 대표) : “우리 같은 업체가 없어지면 먹거리에 대한 추억도 사라지잖아요. 그래서 안전한 먹거리에 추억을 담아 정성껏 만듭니다.”

한 때 불량식품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러한 업체들도 덩달아 시련을 겪었는데요.

불량식품이라는 과거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40년 동안 쫀드기를 만들어 온 부산의 이 공장은 아예 현대화된 첨단 시설로 설비를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김봉수(식품 공장 상무) : “다들 불량식품, 불량식품 하니까 어느 누구한테 내놔도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시설을 새로 다시 하는 겁니다.”

1970년대 자주 썼던 물건들을 모아놓은 박물관.

오래된 상점 간판이며교실 풍경에서 어린 시절 향수가 떠오르는데요.

추억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군것질.

저마다 입에 하나씩 물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워 보입니다.

<녹취> “(여기 왜 오신 거예요?) 제 친구들 데리고 제가 어린 시절에 어떻게 보냈는지 보여주고 추억 회상하려고요.(그런데 계속 뭔가를 드시네요?) 추억하면 이런 식품이 빠질 수가 없잖아요.”

가을이 되면서 평일에도 추억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 판매량이 증가했다는데요.

어포에 막대 사탕, 빨대과자와 쫀드기엔 저마다 사연도 많습니다.

<녹취> “엄마는 학교 다닐 때 이걸 먹었어. 그땐 젤리가 없어서. 수업할 때 이거 쪽쪽 빨아 먹었어.”

<인터뷰> 장연욱(서울시 신월동) : “어렸을 때 짝사랑도 생각이 나네요. 초등학교 다닐 때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있잖아요. (간식도) 같이 나눠 먹고, 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추억의 식품은 인기입니다.

서울의 한 복고주점.

벽에 붙은 딱지며 추억의 책가방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건이지만 가장 반응이 뜨거운 것은 뭐니뭐니 해도 먹거립니다.

죽죽 늘여먹는 테이프 과자도 보이는데요.

<녹취>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거 같아요.”

<녹취> “추억의 맛이에요. 정말 맛있어요.”

술 한 잔 하려고 왔다가 옛 생각을 자극하는 이 식품들로 더 즐거워지니 한 번 찾은 손님들은 그 맛을 기억해 또 찾는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유현(복고 주점 대표) : “(이런 식품을 기본 안주로 주는 이유가 뭐예요?) 저희가 홍대에 있는 복고 주점이다 보니까 오는 사람들도 옛날 추억을 생각하며 오거든요. 어렸을 때 먹던 추억식품을 떠올리며 옛날 얘기도 많이 하고 재밌게 놀 수 있으니까요.”

<녹취> “서비스 안주요.”

<인터뷰> 안병찬(경기도 김포시) : “한 10년 만에 먹어보는 것 같아요. 옛날 맛은 나지 않는데 추억 때문에 계속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 이아람(서울시 반포동) : “불량식품 먹는다고, (몸에) 안 좋은 거 먹는다고 엄마한테 많이 혼났는데 맛있어서 사먹었었거든요. 오랜만에 기회가 돼서 먹게 됐는데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맛있네요.”

동전 몇 푼으로 달콤한 맛을 선물해줬던 추억의 군것질거리들.

세월이 흐르면서 파는 곳도 만드는 곳도 변했지만 달콤한 그 추억의 맛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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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제포착] “추억의 불량 식품, 그 맛 기억나시나요?”
    • 입력 2013-09-30 08:45:07
    • 수정2013-09-30 10: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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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렸을 때 학교 앞에서 팔던 뽑기나 달고나 빨대 과자 기억나시죠?

그걸 과자라고 해야 되나요?

빨대 안에 사탕 같은 게 들어서 참 맛있었는데요.

쫀드기와 어포도 있었죠?

갑자기 웬 옛날 얘기냐... 싶으시겠지만, 요즘도 인기가 여전하다고요.

어딜 가면 날 수 있는지,또 왜 다시 인기인지 알아봅니다.

노태영 기자 나와 있는데요.

근데 중요한 게 이런 것들이'불량 식품'이 아니라고요?

<기자 멘트>

학교 앞 문방구에서 주로 사먹던 그 음식들.

한때 불량식품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기도 했었는데요.

지금은 대부분 정부의 공인까지 받은 식품으로 값싸고 품질이 떨어진다며 무시당했던 예전의 불량식품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그시절 추억의 맛은 여전히 그대로였는데요.

추억 속 길거리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서울에서 가장 한국적인 곳이라는 인사동.

가지각색의 전통물건들 사이에 유난히 사람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이 있습니다.

<녹취> “이거 다 옛날 거야.”

신기하게 쳐다보는 물건은 전통 먹거리.

<녹취> “엄청 신기해.”

<녹취> “우리 많이 먹던 거다.”

바로 어린 시절 즐겨먹던 추억의 식품들인데요.

형형색색의 군것질거리들이 아스라한 추억을 자극합니다.

<녹취> “돈 아끼고 아껴서 이거 하나 사먹으려고 굉장히 많이 애썼던 기억이 나요.”

<녹취> “옛날에는 100원 주면 이런 거 다 사 먹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파는 데가 없어요.”

<녹취> “지금은 파는 데가 없어서 옛날 추억 같은 아련함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사라져가는 추억의 식품들.

빛바랜 영상 속에 그 시절 향수가 고스란히 녹아있는데요.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쪼르르 달려갔던 문방구엔 잘만 뽑으면 커다란 사탕을 뽑아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던 뽑기에,국자에 설탕을 녹여 만든 달콤한 달고나까지.

100원만 있으면 풍성하게 먹을 수 있어 어린 아이들에겐 그야말로 참새방아간이었습니다.

지금은 30년이 넘은 지방공장에서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대구에 있는 한 튀김과자 공장.

입구부터 고소한 냄새가 추억을 자극하는데요.

동글동글 노릿노릿하게 튀겨진 이것은 콩 모양을 본 따 밀가루로 만든 일명 콩과자입니다.

<녹취> "(이것들이 다 뭐예요?) 우리가 어렸을 때 즐겨 먹던 추억의 먹거리입니다."

잘 튀겨진 과자는 불량이 없는지 일일이 확인한 후 포대에 담아 깨끗한 식용유와 설탕을 골고루 넣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원통에서 구우면 완성되는데요.

<인터뷰> 김영보(튀김과자 공장 대표) : “(불량식품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는 허가된 재료로 정성껏 깨끗하게 만들기 때문에 절대로 불량식품이 아닙니다.”

부르는 말이 불량식품이지 재료나 공정은 일반 과자와 같습니다.

포장도 30년 전 그 디자인 그대로!

주머니에 한 줌 넣고 먹던 그맛도 예전 그대로입니다.

<인터뷰> 김세훈(튀김과자 공장 직원) : “초등학교 때 먹었던 거라서 일할 때 한번씩 사장님께 물어보고 집에 들고 가면서 먹기도 해요.”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주문량도 부쩍 늘었습니다.

<인터뷰> 김영보(튀김과자 공장 대표) : “우리 같은 업체가 없어지면 먹거리에 대한 추억도 사라지잖아요. 그래서 안전한 먹거리에 추억을 담아 정성껏 만듭니다.”

한 때 불량식품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러한 업체들도 덩달아 시련을 겪었는데요.

불량식품이라는 과거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40년 동안 쫀드기를 만들어 온 부산의 이 공장은 아예 현대화된 첨단 시설로 설비를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김봉수(식품 공장 상무) : “다들 불량식품, 불량식품 하니까 어느 누구한테 내놔도 부끄럽지 않게 하려고 시설을 새로 다시 하는 겁니다.”

1970년대 자주 썼던 물건들을 모아놓은 박물관.

오래된 상점 간판이며교실 풍경에서 어린 시절 향수가 떠오르는데요.

추억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군것질.

저마다 입에 하나씩 물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워 보입니다.

<녹취> “(여기 왜 오신 거예요?) 제 친구들 데리고 제가 어린 시절에 어떻게 보냈는지 보여주고 추억 회상하려고요.(그런데 계속 뭔가를 드시네요?) 추억하면 이런 식품이 빠질 수가 없잖아요.”

가을이 되면서 평일에도 추억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 판매량이 증가했다는데요.

어포에 막대 사탕, 빨대과자와 쫀드기엔 저마다 사연도 많습니다.

<녹취> “엄마는 학교 다닐 때 이걸 먹었어. 그땐 젤리가 없어서. 수업할 때 이거 쪽쪽 빨아 먹었어.”

<인터뷰> 장연욱(서울시 신월동) : “어렸을 때 짝사랑도 생각이 나네요. 초등학교 다닐 때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있잖아요. (간식도) 같이 나눠 먹고, 주고 싶은 마음 때문에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추억의 식품은 인기입니다.

서울의 한 복고주점.

벽에 붙은 딱지며 추억의 책가방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건이지만 가장 반응이 뜨거운 것은 뭐니뭐니 해도 먹거립니다.

죽죽 늘여먹는 테이프 과자도 보이는데요.

<녹취> “다시 옛날로 돌아가는 거 같아요.”

<녹취> “추억의 맛이에요. 정말 맛있어요.”

술 한 잔 하려고 왔다가 옛 생각을 자극하는 이 식품들로 더 즐거워지니 한 번 찾은 손님들은 그 맛을 기억해 또 찾는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유현(복고 주점 대표) : “(이런 식품을 기본 안주로 주는 이유가 뭐예요?) 저희가 홍대에 있는 복고 주점이다 보니까 오는 사람들도 옛날 추억을 생각하며 오거든요. 어렸을 때 먹던 추억식품을 떠올리며 옛날 얘기도 많이 하고 재밌게 놀 수 있으니까요.”

<녹취> “서비스 안주요.”

<인터뷰> 안병찬(경기도 김포시) : “한 10년 만에 먹어보는 것 같아요. 옛날 맛은 나지 않는데 추억 때문에 계속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 이아람(서울시 반포동) : “불량식품 먹는다고, (몸에) 안 좋은 거 먹는다고 엄마한테 많이 혼났는데 맛있어서 사먹었었거든요. 오랜만에 기회가 돼서 먹게 됐는데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맛있네요.”

동전 몇 푼으로 달콤한 맛을 선물해줬던 추억의 군것질거리들.

세월이 흐르면서 파는 곳도 만드는 곳도 변했지만 달콤한 그 추억의 맛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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