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흔들리는 지역공동체…‘고독사’ 문제 심각

입력 2013.10.01 (22:08) 수정 2013.10.0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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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산에서 60대 여성이 숨진지 5년만에 발견됐습니다.

5년 동안 어느누구도 이 노인의 사망을 알지 못했는데요.

복지 혜택도 못 받고 홀로 사는 노인들이 이런 고독사에 노출돼 있습니다.

먼저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제 오전, 다가구 주택에 세 들어 살던 67살 김모 할머니가 백골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두꺼운 옷을 겹겹이 껴입고, 손에는 장갑을 낀 채였습니다.

경찰은 지난 5년간 김씨를 보지 못했다는 이웃들의 진술로 미뤄, 홀로 살던 김씨가 추위에 떨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숨진 김씨의 집 주변은 주택 밀집 지역으로 함께 사는 이웃도 있었지만, 사망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친인척의 왕래가 없었던 김씨가 다른 사정으로 장기간 집을 비운 걸로만 이웃들은 생각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아무도 모른대요, 아무도 본 적이 없대요. 한 골목에 사는 저도 모르는데, 다른 사람은 더 모르죠."

구청 역시 김씨의 생사를 몰랐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으로 본인이 신청을 하지 않아, 자치단체의 관리 대상에 빠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선기(산시 초읍동 주민센터) : "기초생활수급자라든지, 차상위 계층, 기초 노령연금 등의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경찰은 김씨의 장례를 치르겠다는 친인척이 없자, 부검을 한 뒤 자치단체로 인계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이른바 고독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가족 해체와 함께 1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국내의 홀몸 노인은 125만 명, 급속한 노령화로 오는 2035년이면 343만 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국 이런 고독사도 앞으로 더욱 늘 수밖에 없는데요, 대책은 없는지 기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혼자 사는 노인들은 갑자기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립니다.

<인터뷰> 독거노인(74세/음성변조) : "이웃 간이라도 대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막막하죠."

이 독거노인 가정에는 집안 곳곳에 각종 센서가 붙어 있습니다.

장시간 움직임이 없으면 사회복지사가 긴급 출동하는 '노인 돌봄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각종 노인돌봄 사업 대상자를 다 합쳐도 전체 홀몸 노인의 24% 정도인 30만여 명에 불과합니다.

정부의 노력만으론 급증하는 고독사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때문에 최근엔 독거노인들이 모여 사는 이른바 노인가족 공동체가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마을에선 할머니 여섯 명이 군청이 마련해 준 집에서 함께 살면서 아플때 병간호도 해주며 서로의 지킴이가 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 곳에선 6년째 노인 혼자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종건(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사회관계를 형성시켜주고 그 분들이 그 사회관계망 속에 있게 해주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가 있고."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은 관리 사각 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는 만큼 지역공동체의 복원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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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진단] 흔들리는 지역공동체…‘고독사’ 문제 심각
    • 입력 2013-10-01 21:15:32
    • 수정2013-10-01 22:13:26
    뉴스 9
<앵커 멘트>

부산에서 60대 여성이 숨진지 5년만에 발견됐습니다.

5년 동안 어느누구도 이 노인의 사망을 알지 못했는데요.

복지 혜택도 못 받고 홀로 사는 노인들이 이런 고독사에 노출돼 있습니다.

먼저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제 오전, 다가구 주택에 세 들어 살던 67살 김모 할머니가 백골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두꺼운 옷을 겹겹이 껴입고, 손에는 장갑을 낀 채였습니다.

경찰은 지난 5년간 김씨를 보지 못했다는 이웃들의 진술로 미뤄, 홀로 살던 김씨가 추위에 떨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숨진 김씨의 집 주변은 주택 밀집 지역으로 함께 사는 이웃도 있었지만, 사망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친인척의 왕래가 없었던 김씨가 다른 사정으로 장기간 집을 비운 걸로만 이웃들은 생각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아무도 모른대요, 아무도 본 적이 없대요. 한 골목에 사는 저도 모르는데, 다른 사람은 더 모르죠."

구청 역시 김씨의 생사를 몰랐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으로 본인이 신청을 하지 않아, 자치단체의 관리 대상에 빠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선기(산시 초읍동 주민센터) : "기초생활수급자라든지, 차상위 계층, 기초 노령연금 등의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사전에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경찰은 김씨의 장례를 치르겠다는 친인척이 없자, 부검을 한 뒤 자치단체로 인계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이른바 고독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가족 해체와 함께 1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국내의 홀몸 노인은 125만 명, 급속한 노령화로 오는 2035년이면 343만 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국 이런 고독사도 앞으로 더욱 늘 수밖에 없는데요, 대책은 없는지 기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혼자 사는 노인들은 갑자기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립니다.

<인터뷰> 독거노인(74세/음성변조) : "이웃 간이라도 대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막막하죠."

이 독거노인 가정에는 집안 곳곳에 각종 센서가 붙어 있습니다.

장시간 움직임이 없으면 사회복지사가 긴급 출동하는 '노인 돌봄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각종 노인돌봄 사업 대상자를 다 합쳐도 전체 홀몸 노인의 24% 정도인 30만여 명에 불과합니다.

정부의 노력만으론 급증하는 고독사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때문에 최근엔 독거노인들이 모여 사는 이른바 노인가족 공동체가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마을에선 할머니 여섯 명이 군청이 마련해 준 집에서 함께 살면서 아플때 병간호도 해주며 서로의 지킴이가 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 곳에선 6년째 노인 혼자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종건(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사회관계를 형성시켜주고 그 분들이 그 사회관계망 속에 있게 해주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가 있고."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은 관리 사각 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는 만큼 지역공동체의 복원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기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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