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자금난 숨기고 직원 압박 채권 판매

입력 2013.10.04 (21:37) 수정 2013.10.06 (10: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동양그룹이 자금난을 숨긴채 직원들에게 계열사 채권을 판매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동양증권 노조는 현재현 회장을 사기 혐의로 고발하기로 해 파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김준범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양증권 직원 42살 고모 씨.

투자 고객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는 죄책감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녹취> 고 씨 유족 :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었다는 데 대한 판매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고 씨는 유서에서 그룹 총수인 현재현 회장이 직원들까지 속였다며 신랄하게 비난했습니다.

회사가 자금난을 숨기고 채권 판매를 압박했다는 겁니다.

특히 동양증권은 '주거래점수화'라는 제도를 통해 계열사 채권 판매 실적을 인사평가와 연계해왔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입니다.

<녹취> 동양증권 직원 : "전화를 몇 통화 했을 때 몇 점 가점, 어떤 상품을 팔았을 때 몇 점 이런 식인 거죠."

실적에 따라 등급까지 매겼기 때문에 사실상 강제였다는 건데, 회사 측은 판촉을 위한 통상적인 제도라는 입장입니다.

동양증권 노조는 회사 측이 채권 판매를 압박해온 증거를 조만간 공개하고, 현재현 회장을 다음주에 사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투자 피해자들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법정관리에서 현 회장의 경영권을 배제해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는데, 이틀 만에 3천여 명이 서명했습니다.

<인터뷰> 이경섭(동양 피해자 모임 대표) : "결혼 자금, 퇴직 자금, 노후 자금들을 안전하다는 말을 믿고 투자했던 분이 대다수였던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자 법원은 동양 계열사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에 대한 결정을 일단 다음주로 미뤘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동양그룹, 자금난 숨기고 직원 압박 채권 판매
    • 입력 2013-10-04 21:38:49
    • 수정2013-10-06 10:33:03
    뉴스 9
<앵커 멘트>

동양그룹이 자금난을 숨긴채 직원들에게 계열사 채권을 판매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동양증권 노조는 현재현 회장을 사기 혐의로 고발하기로 해 파장은 커지고 있습니다.

김준범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동양증권 직원 42살 고모 씨.

투자 고객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는 죄책감을 견디지 못했습니다.

<녹취> 고 씨 유족 :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었다는 데 대한 판매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고 씨는 유서에서 그룹 총수인 현재현 회장이 직원들까지 속였다며 신랄하게 비난했습니다.

회사가 자금난을 숨기고 채권 판매를 압박했다는 겁니다.

특히 동양증권은 '주거래점수화'라는 제도를 통해 계열사 채권 판매 실적을 인사평가와 연계해왔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입니다.

<녹취> 동양증권 직원 : "전화를 몇 통화 했을 때 몇 점 가점, 어떤 상품을 팔았을 때 몇 점 이런 식인 거죠."

실적에 따라 등급까지 매겼기 때문에 사실상 강제였다는 건데, 회사 측은 판촉을 위한 통상적인 제도라는 입장입니다.

동양증권 노조는 회사 측이 채권 판매를 압박해온 증거를 조만간 공개하고, 현재현 회장을 다음주에 사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투자 피해자들의 반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법정관리에서 현 회장의 경영권을 배제해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는데, 이틀 만에 3천여 명이 서명했습니다.

<인터뷰> 이경섭(동양 피해자 모임 대표) : "결혼 자금, 퇴직 자금, 노후 자금들을 안전하다는 말을 믿고 투자했던 분이 대다수였던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안팎의 반발이 거세지자 법원은 동양 계열사의 법정관리 개시 여부에 대한 결정을 일단 다음주로 미뤘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